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981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981화(981/990)
제981화
“우, 우리만으로 드래곤을 잡으라고? 진심이야?”
버렌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저게 이상한 노래를 만들더니, 머리까지 돌아버렸나….”
마르타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머리에 댄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렸다.
“응. 할게….”
루난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듯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저는 싫어요!”
도리안은 오랜만에 겁쟁이 기질이 발동된 듯 맹렬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고룡이 분명할 텐데, 우리가 어떻게 잡아요!”
그는 절대 안 된다며 눈을 질끈 내리감았다.
“노, 농담인 게 당연하잖아!”
크레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라온의 눈빛을 살폈다.
“아니네? 저 인간 진심인데…?”
그는 자신에게 제일 많이 얻어맞은 사람답게 바로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드래곤이라….”
마크 괴튼은 기대가 된다는 듯 도에 손을 올린 채 입맛을 다셨다.
“전주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면 우리가 거부할 수는 없지. 다만 잘 생각해야 해. 너무 과한 임무일 수도 있으니까.”
트레빈은 제대로 생각한 게 맞냐며 라온을 바라보았다.
“저 말이 맞다.”
보르고스가 긴 한숨을 내쉬며 눈매를 찌푸렸다.
“창룡 드시우로스는 고룡이다. 광풍전의 무력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지만, 너 없이 상대할 수는 없어.”
그가 담배 연기처럼 탁한 숨을 내뱉었다.
“드워프들은 그 망할 드래곤에게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아니, 살아도 산 게 아닌 상태지. 어설픈 장난이나 구원을 해줄 거라면 아예 도와주지 않고, 못 본 척 지나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보르고스는 죽지 못해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설픈 희망을 주는 건 최악의 행동이라며 눈썹을 내렸다.
“물론 나도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그가 콧잔등을 구긴 채 발끝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착취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으니까. 참으로 무력해….”
보르고스는 도와줄 힘도 없었고, 다른 이들에게 부탁할 수도 없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해하네.”
발칸이 보르고스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상관도 없는 일에 죽어달라고 하는 건 악마도 못 할 짓이니까.”
그는 본인이라고 해도 보르고스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며 짧게 혀를 찼다.
“보르고스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고룡을 상대하려면 초월자가 와야 하죠.”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광룡 카이바르를 잡았을 때도 놈의 공격 대부분을 아리스가 막아주었다. 자신은 그저 마지막에 검을 찔러넣었을 뿐이다.
“다만 장난을 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이 녀석들이 그 드래곤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진심이라고?”
버렌이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물론 다 하라는 건 아니야.”
라온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브레스와 초월급 마법은 내가 막아줄 거다.”
아리스와 똑같은 방식으로, 전멸당할 수 있는 공격만 막아주겠다고 말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음, 그렇다면….”
버렌은 조금의 승산을 느낀 듯 눈동자를 굴렸다.
“그럼 할 수 있지! 브레스만 없으면 진짜 도마뱀일 뿐이잖아!”
마르타는 제 손으로 드래곤을 잡아보고 싶었다며 큼지막하게 손뼉을 쳤다.
“응. 할게….”
루난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아까와 같은 대답을 하며 고개를 꾸벅였다.
“나, 난 그래도 싫어요!”
도리안은 이미 드래곤의 뱃속에 들어와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전신을 바들바들 떨었다.
“생각을 해보면 검을 든 전주님보다는 드래곤이 덜 무서울지도?”
크레인은 마인드를 바꿔보자며 눈을 내리감았다.
“어쩔 수 없지….”
“그래. 싫다고 안 시킬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든 해내는 수밖에.”
다른 검사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 동의했네.”
라온은 투지를 세우는 광풍전의 검사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저는 아닌데요?”
도리안이 손을 들어 올렸지만, 무시했다.
-저놈은 변하지를 않는구나.
라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도 막상 가면 잘 싸울 거야.’
도리안은 심안을 깨우친 이후 싸워야 할 곳에서 도망치거나 물러나지 않았다. 겁을 먹은 건 사실이지만, 동료가 위험할 때는 제대로 나설 것이다.
“계속 말씀 해주십시오. 창룡 드시우로스에 대해서.”
라온이 보르고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창룡 드시우로스는 동부 사막 끝에 둥지를 세운 레드 드래곤이다. 지옥불의 열기로 모든 것을 재로 만드는 악룡이지.”
보르고스는 드시우로스가 머무는 장소를 말해주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사막이라니, 드워프들을 데리고 있다고 하길래 화산 근처에 살 줄 알았는데.”
라온이 보르고스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사막도 열기로 가득하지만, 드워프의 재능을 가장 이용할 수 있는 곳은 화산 근처다. 왜 사막에 있는 건지 모르겠다.
“놈이 직접 열기를 뿌려주니까.”
보르고스가 입매를 비틀어 내렸다.
“화력을? 그건 너무 강할 텐데요?”
라온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노예 따위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지.”
보르고스는 알다시피 드래곤은 다른 종족을 벌레처럼 생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쓰레기 같은 놈이….”
버렌이 입술을 콱 깨물었다.
“하아, 드래곤이나, 대천사나 왜 제대로 된 놈이 없는 거지?”
마르타는 어릴 때 엄마가 읽어준 책이 맞는 게 하나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응. 마왕이 더 착해….”
루난은 천족과 드래곤이 싫다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이스크림 소녀여!
라스는 루난의 말에 감동한 듯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라온이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 다행이라니, 그게 무슨….”
보르고스가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떨었다.
“혹시라도 제가 선한 드래곤을 잘못 건드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라온은 서늘한 미소를 그렸다.
“죽여도 아무런 가책도 없을 놈이라 다행이라는 뜻입었습니다.”
제천검의 검병을 잡으며 천천히 등을 돌렸다.
“준비만 하고 계세요.”
라온이 살짝 고개만 돌려서 눈을 동그랗게 뜬 보르고스와 발칸을 바라보았다.
“레드 드래곤의 시체를 가지고 올 테니까.”
다시 바쁘게 작업을 해보자고 말하고서 미르탄 마을을 내려갔다.
“전주님을 따르도록.”
버렌의 지시에 광풍전 검사들은 언제 장난스럽게 떠들었냐는 듯 날카로운 기파를 일으키며 그 뒤를 따라갔다.
“크흐….”
발칸이 술을 들이켜며 고개를 저었다.
“어린 녀석들이 이제는 제대로 닦인 검이 되었구나.”
그는 보고만 있어도 대견하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
보르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닦았는지 하나같이 명검이로군.”
그는 놀랍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누가 닦다니, 저기 있잖아.”
발칸이 가장 앞에서 걸어가는 라온의 널찍한 등을 가리키며 큼지막하게 웃었다.
“우리보다 더 검을 잘 벼리는 장인이.”
그는 숯가마 앞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하던 과거의 라온을 떠올리며 짙은 미소를 흘렸다.
“아직 멀었지?”
더 나아가거라. 라온.
*
*
*
말라붙다 못해 전부 타버린 듯한 회색 사막.
갈색 수염을 넝마처럼 늘어뜨린 드워프가 힘없이 걸음을 옮기며 모래 속을 살피고 있었다.
“이제는 이곳에도 없군.”
한참 동안 모래를 살피던 드워프는 힘없이 주저앉은 채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숲과 산을 사막으로 만들어야 할 지 모르겠어.”
그는 모래가 가득 묻은 손으로 꺼멓게 그을린 얼굴을 가린 채 어깨를 떨었다.
“후우우….”
갈색 수염의 드워프는 세월의 고난이 느껴지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가야지. 그래도….”
그는 주먹으로 무릎을 누르며 몸을 일으켰다.
“지옥 같은 길이야.”
갈색 수염 드워프가 턱을 저으며 왔던 길을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푸우우우욱!
그의 몸이 바다에 빠진 것처럼 모래 속으로 푹 파고들었다.
“으어어어억!”
갈색 수염 드워프가 비명을 지르며 팔다리를 버둥거렸지만, 그의 다리는 몇 초 지나기도 전에 부드러운 땅에 닿았다.
“뭐, 뭐야, 여긴….”
갈색 수염 드워프가 눈을 부릅떴다.
‘서리? 왜 서리가….’
퍼런 서리가 불길처럼 타오르며 주변으로 다가오는 모래를 막는 벽을 세우고 있었다. 수십 년 간 이 사막을 지나다녔지만 이런 현상은 처음이었다.
“혹시 갈색 수염 부족이십니까?”
드워프는 등 뒤에서 들린 나지막한 목소리에 황급히 몸을 돌았다.
“음!”
자신의 뒤에는 키가 훤칠한 금발적안의 인간이 서 있었다. 종족이 다름에도 그를 보자 눈이 부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뭐냐. 저 검기는….’
다만 인간의 화려한 얼굴도 그의 영혼 속에서 느껴지는 웅대한 검기와 비교하면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
“마, 맞네. 헌데 인간이 왜 여기에….”
갈색 수염 드워프는 금발적안의 인간과 그 뒤에 서 있는 검사들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회색 망치 부족의 족장 보르고스 님의 말씀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금발적안의 검사가 부드럽게 웃으며 손을 뻗었다.
“라온 지그하르트라고 합니다.”
*
*
*
라온은 겁에 질린 듯한 갈색 수염의 드워프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내 이름을 모르는군.’
자랑은 아니지만, 현재 대륙에서 자신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표정을 보니, 오랫동안 이 사막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았다.
‘거기다 이렇게 마른 드워프는 처음 봐.’
드워프는 통나무처럼 작으면서도 딴딴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눈앞의 드워프는 너무 말라서 키가 작은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보르고스. 그가…?”
갈색 수염 드워프는 보르고스의 이름을 대놓고 불렀다. 부족에서 나름 위치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혹시 갈색 수염 부족에서 어떤 위치이신지….”
라온이 갈색 수염 드워프를 보며 시선을 좁혔다.
“내 이름은 라티루. 갈색 수염 부족의 족장일세.”
갈색 수염의 드워프는 스스로를 족장이라 소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 족장이라고?”
마르타가 믿기 힘들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많이 굶으신 듯하군.”
버렌은 안타깝다는 듯 낮은 신음을 흘렸다.
“먹을래?”
루난은 도리안이 먹고 있던 과자를 뺏어서 드워프에게 건네주었다.
“음….”
라온이 라티루의 모습을 다시 살피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족장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못했다.
“보르고스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을 수 있겠소?”
라티루가 라온을 바라보며 자신감이 없는 목소리를 흘렸다.
“창룡 드시우로스에게 억류되어 있는 드워프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을 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라온이 라티루에게 보르고스가 써준 편지를 건네주었다.
“음….”
라티루는 한참이나 편지를 읽고 또 읽다가 접었다.
“자네와 보르고스의 마음은 알겠네. 하지만 도움은 받을 수 없어.”
그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라온이 라티루의 가는 목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낮췄다.
“자네들, 나를 보고 족장 같지 않다고 생각했지?”
라티루가 라온만이 아니라, 그 뒤에 선 검사들을 보며 가는 웃음을 흘렸다.
“죄, 죄송합니다.”
버렌이 실례를 했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아니, 이해하네. 나라도 그냥 거지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라티루가 본인의 생색을 살피며 고개를 까딱였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네. 외부에 나올 수 있는 건 나를 비롯한 부족의 간부들뿐이니까.”
그는 간부들만 외부에 나가서 재료를 찾을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 그 이유는….”
라온은 라티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떨리는 신음을 흘렸다.
“자네의 생각이 맞네. 드워프는 부족에 강한 애착을 지닌 종족이지. 그래서 부족민을 인질로 두고, 우리가 도망칠 수 없게 만든 것이야.”
라티루는 그래서 본인이 직접 이 사막을 돌고 있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창룡 드시우로스는 강하면서도 영악하네. 자네들이 강해서 놈을 잡을 수 있다고 해도 분명 우리 종족이 희생될 것이야.”
그는 지금까지 버텨준 부족민은 단 한 명도 버릴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네. 차라리 내 목숨을 달라고 했다면 주었을 텐데.”
라티루는 명백한 거절을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보르고스 님에 대해서 얼마나 아십니까?”
라온이 라티루와 시선을 마주치며 보르고스의 이름을 꺼냈다.
“친구라기에는 조금 멀고, 동료라고 하기에는 조금 가깝네.”
라티루는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예상보다 더 친한 것 같았다.
“보르고스 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제게 도와달라고 하셨죠.”
“음….”
그는 라온의 말을 들으며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저희는 여러분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저희에게도 이득이 될 부분이 많으니,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라온은 도움을 주겠다가 아니라, 도와달라고 말하며 허리를 굽혔다.
-하여튼 말은 잘해….
라스는 천천히 표정이 변해가는 라티루를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약속드리죠. 누구 하나 죽지 않은 채 그 악룡의 목을 베어드리겠습니다.”
라온은 확신이 담긴 어조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 자네는….”
라티루가 라온의 눈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인간인데, 이상할 정도로 믿음이 갔다. 보르고스의 편지를 떠나 이 인간의 진심이 전해져오기 때문인 것 같았다.
“믿어보세요. 저놈 초월자니까.”
마르타가 라온을 초월자라 소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흑탑주의 목도 우리 전주가 베었으니까요.”
버렌도 믿으면 보답을 해줄 거라며 웃었다.
“초월자? 흑탑…?”
라티루가 라온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제가 다 잡은 건 아닙니다. 다만 말씀드렸듯이 창룡 드시우로스는 저희가 잡을 수 있습니다.”
라온이 다시 도와달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라티루는 내려간 라온의 머리를 보며 턱을 떨었다.
‘내가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데….’
자신이 겁을 먹고 용기를 내지 못하기에 이곳까지 도와주러 온 사람들이 역으로 도와달라고 하고 있었다.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아아….”
라티루가 눈을 감은 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좋네. 그럼 내가 무얼 해야 하는가.”
자신은 몰라도 태어나자마자, 그 용의 노예가 된 아이들에게 구원을 주고 싶었다. 스스로가 죽을 생각을 하며 라온의 요청에 대한 답을 꺼냈다.
“창룡이 있는 정확한 위치와 레어의 형태를 알려주십시오. 레어 안에서 평소와 같이 생활하시다가 저희가 움직이면 모든 부족민들을 데리고 외부로 나와주세요.”
라온은 그거면 된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말 그거면 되는 건가? 드시우로스의 비늘을 찌른다든가 하는 건….”
“그런 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땅 위로 올라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 이후는 자신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알겠네. 일단 위치는….”
라티루는 창룡 드시우로스가 몸을 숨기고 있는 레어의 위치와 규모에 대해서 세세하게 말해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네요.”
라온은 지도에 창룡의 위치와 레어의 전도를 그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찾아가겠습니다.”
“내, 내일이라고?”
“예. 드래곤은 눈치가 빠른 놈들입니다. 시간을 끌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아, 알겠네. 그럼….”
라티루는 아직도 믿기 힘들다는 듯 눈을 끔벅이다가 레어로 떠났다.
“어디나 개새끼들이 있네.”
마르타가 이를 갈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내가 책에서 읽은 드래곤은 세계를 수호하는 중재자의 모습이었는데….”
버렌은 점점 더 실망하게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응. 도마뱀만도 못해….”
루난도 비호감이라고 말하며 눈썹을 내렸다.
“지금 도마뱀 욕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라온이 세 조장과 그 뒤에 있는 검사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계획 짤 시간도 부족하지 않아?”
자신은 지금부터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말하며 손을 저었다.
“그, 그렇지….”
“저 망할 전주가 안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심술쟁이….”
버렌, 마르타, 루난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 모이자고. 회의부터 해야지.”
트레빈이 손뼉을 치며 다른 사람들을 불렀다.
“일단 인질을 구할 방법부터 생각하자.”
“쉽지 않겠는데? 나가는 길이 하나뿐이야.”
“그것도 좁고.”
“그럼 드래곤을 끌어내야 하는데….”
“드래곤을 먼저 끌어내면 기습을 못 하잖아. 우리끼리 잡으려면 기습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검사들은 각자가 지닌 의견을 꺼내며 진중한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흐음….”
라온은 팔짱을 낀 채로 그 모습을 보며 콧노래를 불렀다.
-이놈….
라스는 라온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지랄을 할 눈빛인데?
*
*
*
다음 날 정오.
광풍전 검사들은 사막에 땅굴을 파며 창룡 드시우로스의 레어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최선이야?”
라온이 광풍전 검사들의 뒤를 따라가며 입맛을 다셨다.
“어쩔 수 없잖아. 출구가 너무 좁아. 인질을 전부 구해서 나오려면 먼저 길부터 뚫어야 한다고.”
마르타가 드래곤이 먼저 움직였다가는 인질들이 모두 죽을 수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우리가 안에서 사람들을 구한 후 드래곤의 공격을 막으면서 외부로 나가는 수밖에 없어.”
버렌도 그게 가장 좋다며 모래를 뒤로 던졌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
루난은 버렌과 마르타가 하니까 따라간다며 고개를 꾸벅였다.
“창룡의 위치와 레어의 형태를 알고 있으니, 그 이득을 취할 방법을 써야지.”
트레빈도 지금은 이 방법이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손을 저었다.
“자, 이제 조용히들 해. 거의 레어 근처니까.”
버렌은 지도를 살피며 짧게 숨을 내쉬었다. 다른 검사들도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라온이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데.”
코앞에 있는 레어 내부의 기척을 살피다가 서리를 일으키며 모래 위로 올라갔다.
“야!”
“라온!”
“허억!”
비명을 지르는 광풍전 간부들에게 짙은 미소를 그려준 후 사막 위로 올라갔다.
고오오오오!
눈앞에 거대한 모래 산이 보인다. 저 아래에 창룡 드시우로스와 드워프들이 모여 있었다.
“후웁….”
라온이 숨을 깊게 들이켠 후 최대한 크게 입을 벌렸다.
“사막에 숨어 사는 도마뱀 새끼야! 너를 죽일 용사님들이 왔다! 당장 튀어나와!”
포효 같은 외침에 사막의 모래가 쓸려나가고, 모래 산이 무너질 것처럼 뒤흔들렸다.
쿠구구구구구구!
라온의 외침을 들은 듯 모래 산 내부에서 거대한 마나의 울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창룡 드시우로스가 그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 같았다.
“으아아아악!”
“이 미친놈아!”
“진짜 왜 저러는 거야!”
“계획도 좋다고 해놓고 왜 지랄이냐고!”
검사들은 갑자기 미쳐 날뛰는 라온을 보며 괴성을 질렀다.
-이럴 줄 알았지….
라스는 눈에서 광기가 보였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도 알잖아.’
라온은 모래 산 아래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붉은 비늘을 보며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저 녀석들의 방식으로는 인질을 구하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