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988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988화(988/990)
제988화
“후우….”
마크 괴튼은 숲으로 들어간 라온을 확인하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따라온 보람이 있군.’
라온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죽을힘을 다해서 따라붙었는데, 아주 조금이나마 그에게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었다.
‘이제 다음은….’
마크 괴튼이 숲속을 달려가는 라온의 기운을 느끼며 눈동자를 굴릴 때였다.
콰르르르릉!
어둑해진 하늘 위에서 샛노란 벼락이 떨어졌다.
‘마법? 주술?’
아니,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무슨 힘으로 불러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뇌전은 자연의 벼락처럼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흐읍!”
마크 괴튼이 왼발로 대지를 짓누르며 도를 세웠다. 쏟아지는 벼락을 향해 청뢰도의 초식을 펼쳐냈다.
콰아아아아아아!
퍼렇게 번뜩이는 도신으로 샛노란 벼락을 가르고, 눈앞으로 다가온 몬스터들의 벽도 베어버렸다.
‘전주를 보냈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야.’
마크 괴튼이 드래곤의 뿔과 이빨로 만든 벽룡도를 다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주가 다시 나올 때까지 최대한 이곳을 정리해 놓아야 해.’
라온이 멀린을 구해서 이 땅을 벗어나려면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가 나오기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천라지망을 와해시켜 놓아야 한다.
‘여기는 정말 목숨을 걸어야겠군.’
라온이 천라지망을 형성하던 몬스터와 에덴의 귀신을 절반 이상 베었지만, 아직도 무수히 많은 적들이 남아 있었다.
특히 에덴의 간부들은 라온이 무서워서 수하와 몬스터들만 보냈기에 죽은 놈들이 거의 없었다.
음흉하게 숨어 있는 간부 놈들을 먼저 처리해야 했다.
‘그랜드 마스터는 피하고, 마스터 위주로.’
지금 이 진법 안에는 그랜드 마스터의 기운을 지닌 괴물도 존재한다.
정면 대결을 피하며 마스터들부터 제거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물론 가장 주의해야 할 놈은….’
마크 괴튼은 생각을 정리하다 말고 벽룡도를 쳐올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벼락을 갈랐다.
‘이 벼락을 떨어뜨리는 지휘관 놈이지만.’
들판이 전부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서 이 천라지망을 운용하는 지휘관을 찾으려고 했지만, 놈은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몬스터들의 숲속에 숨어서 지시를 내리고, 기습적으로 벼락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캬갸갸갸걍!
마크 괴튼은 우측과 좌측에서 날아드는 창과 화살을 뇌기로 밀어내며 눈매를 좁혔다.
‘천라지망의 압력은 여전히 전주님께 향하고 있군.’
에덴의 귀신들은 당연하게도 자신보다 라온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무시당하고 있는 이 순간을 이용해야 했다.
‘어떻게든 막는다!’
마크 괴튼은 라온이 들어간 숲의 입구로 다가가며 녹색 무복을 입은 에덴의 귀신들을 베어버렸다.
‘힘을 많이 써서는 안 돼.’
자리를 잡은 채 호흡을 골랐다. 이 전투는 장기전이 될 테니, 최대한 힘을 비축하며 싸워야 했다.
캬아아아아앙!
라온이 들어간 입구를 막기 위해 다시 보법을 밟으려고 할 때, 붉은 오크의 투구를 쓴 쌍검사와 검은 트롤의 가면을 쓴 주술사가 숲을 향해 움직였다. 적쌍귀과 흑혼귀. 에덴의 간부들이 라온의 뒤를 쫓으려는 것 같았다.
‘움직이는 건가!’
마크 괴튼이 입술 안쪽을 씹으며 숲으로 들어가려는 적쌍귀의 목을 향해 도를 내리찍었다.
“음!”
적쌍귀는 자신의 기척을 느낀 듯 급박하게 몸을 돌리며 쌍검으로 투기의 벽을 세웠다.
쩌어어어어어엉!
마크 괴튼은 뇌전이 깃든 벽룡도로 적쌍귀의 방어를 깨부수고, 놈의 어깨를 깊게 갈랐다.
“크윽….”
신음을 흘리며 물러서는 적쌍귀에게 따라붙어 목을 베려고 할 때 우측에서 검은 덩어리가 날아들었다. 흑혼귀의 사령 주술이었다.
‘위험해.’
마크 괴튼이 눈매를 찌푸리며 공격을 방어로 전환했다.
‘주술은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몰라. 최대한 피하자.’
물결치듯 다가오는 주술을 베어버리고, 흑혼귀에게 나아갔다.
“어딜 가느냐!”
적쌍귀는 자신을 보내주지 않겠다는 듯 등을 향해 쌍검을 내리쳤다. 녹이 슨 칼날 위로 솟아오른 투기가 오러를 부술 듯이 밀어닥쳤다.
“선약이 있어서.”
마크 괴튼이 도신을 살짝 기울여 적쌍귀의 공세를 흘려낸 후 흑혼귀의 좌측으로 짓쳐 들었다.
콰아아아아아아!
단전 속에 타오르는 뇌기를 불러와 흑혼귀의 가슴을 향해 청뢰도의 초식을 펼쳤다.
콰드드드득!
흑혼귀가 방어의 술식을 펼쳤지만, 청뢰도는 놈이 만들어낸 벽을 가르고 가슴에 깊은 상흔을 새겨놓았다.
“커헉!”
흑혼귀가 가슴을 부여잡은 채 피를 토했다. 주술 때문인지 그의 살이 저절로 붙으며 상처를 회복했지만, 내상은 지우지 못할 것이다.
‘충분히 막을 수 있어.’
적쌍귀와 흑혼귀 모두 상위 마스터였지만, 자신과는 쌓아온 경험이 다르다. 둘을 동시에 상대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파지지지직!
마크 괴튼이 벽룡도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청뢰도의 푸른 벼락 줄기를 불러와 적쌍귀와 흑혼귀를 동시에 압박했다.
“이, 이놈이!”
“같은 마스터인데 어찌….”
흑혼귀와 적쌍귀는 합공을 해도 밀리는 상황에 당황한 듯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찌지지지직!
뒤에서 밀려드는 화살과 마법은 뇌전의 벽으로 막으며 흑혼귀와 적쌍귀를 향해 퍼런 벼락의 칼날을 밀어붙였다.
콰드드드득!
마크 괴튼의 벽룡도가 적쌍귀의 쌍검과 흑혼귀의 지팡이를 부수고 놈들의 목을 가르려고 하는 찰나였다.
쿠와아아아아앙!
섬뜩한 절삭음이 귓가에 울린 순간 뇌전으로 만들어낸 벽이 깨지고, 자신의 허리로 오싹할 정도로 날카로운 참격이 파고들어 왔다.
찌지지지직!
벽룡도를 눕혀서 쇄도해온 참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기운은 자신이 준비도 없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콰아아아아앙!
마크 괴튼은 결국 아이가 발로 찬 돌멩이처럼 거칠게 바닥을 구르며 멀리 튕겨 나갔다.
“크으….”
마크 괴튼이 검은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스으으으으.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흑혼귀 옆으로 키가 훤칠한 무인이 다가온다.
손에는 색이 다른 두 쌍의 낫을 들었고, 팔다리는 비정상적으로 길었다. 그는 얼굴에 쓰고 있는 사마귀의 투구를 긁으며 날개를 떠는 듯한 입소리를 흘렸다.
“백랑귀….”
마크 괴튼이 사마귀의 투구를 쓴 남자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저 괴물이 이곳에 있었나?’
그랜드 마스터가 숨어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저 귀신일 줄은 몰랐다.
‘하필이면 저놈이라니….’
백랑귀는 자이언트 맨티스 로드의 특성을 이어받은 에덴의 간부다.
흉폭하기만 한 자이언트 맨티스와 달리 조심스러우면서도 잔인하며, 감각도 뛰어나기에 무인으로서는 상대하기에 어려운 괴물이었다.
스으으으!
백랑귀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두 쌍의 낫을 아래로 내린 채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 등을 돌렸다.
“크으….”
마크 괴튼이 떨리는 무릎에 힘을 주며 몸을 일으켰다.
‘놈을 보내서는 안 돼.’
지금 라온은 멀린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다.
숲에 있는 초월자와 싸울 때 숨어 있던 백랑귀가 기습을 해온다면 아무리 전주라고 해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막아야 했다.
쿠우우웅!
벽룡도에 전력의 오러를 담으며 땅을 박찼다. 거칠게 타오르는 뇌전에 청뢰도의 구결을 얹어 벼락을 그려냈다.
“멍청한 놈.”
백랑귀가 입으로 날갯소리를 흘리며 기울여 두었던 낫을 사납게 올려쳤다.
콰아아아아아아!
매섭게 치솟은 낫 위로 새하얀 강환이 타올라 청뢰도의 벼락을 가르고, 자신의 가슴까지 베어버렸다.
“커헉….”
마크 괴튼이 피를 토하며 뒤로 물러섰다. 핏물이 쏟아지는 가슴을 지혈하기 위해서 숨을 고를 때 우측과 좌측에서 검격과 주술이 날아들었다.
치아아아앙!
적쌍귀와 흑혼귀다. 놈들은 백랑귀가 만들어준 시간 동안 호흡을 회복한 후 자신을 향해 칼을 들이밀었다.
‘젠장!’
마크 괴튼은 핏물이 흐르는 가슴의 상처를 왼손으로 잡은 채 뒤로 물러서며 적쌍귀와 흑혼귀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냈다.
쩌어어어엉!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에 이전에는 여유롭게 막을 수 있던 검격이나 주술도 베어내기 버거웠다.
스으으으으.
백랑귀는 자신을 이미 죽은 자라고 여기는 듯 다시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 등을 돌렸다. 맛있어 보이는 먹잇감만 사냥하는 맨티스 로드의 성향인 것 같았다.
‘절대 안 돼!’
마크 괴튼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적쌍귀와 흑혼귀를 청뢰도의 벼락으로 밀어낸 후 다시 숲을 향해 달렸다.
“멈춰라!”
핏물이 흘러내리는 가슴을 그대로 드러낸 채 백랑귀의 낫을 향해 도를 내리찍었다.
“이놈이….”
백랑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더 강해진 마크 괴튼의 돌진에 놀란 듯 눈매를 찌푸렸다.
“전주님께 약속을 했다….”
마크 괴튼의 눈빛은 백랑귀의 오싹한 살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퍼렇게 번뜩이는 도를 양손으로 잡은 채 대지를 부술 듯이 발을 굴렀다.
“내가 죽기 전에는 누구도 이 길을 넘을 수 없다!”
*
*
*
“괜찮을까요?”
크레인이 한참 멀어진 가주전을 돌아보며 입맛을 다셨다.
“전주님의 표정이 굉장히 심각해 보였는데….”
그는 라온이 걱정이 된다며 눈썹을 내렸다.
“음, 내가 광풍전에 들어온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얼굴은 처음 봤어.”
트레빈도 라온이 신경 쓰인다는 듯 낮은 신음을 흘렸다.
“저는 훈련생 시절부터 계속 라온 님을 봐왔지만, 오늘 같은 표정은 정말 몇 번 없었어요….”
도리안은 심각한 일이 분명하다며 볼을 긁적였다.
“그래. 심각했지.”
버렌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가고 싶을 정도였어.”
그는 함께 갈지 고민했다며 짧게 혀를 찼다.
“고민을 했는데, 왜 가지 않으신 거예요?”
크레인이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온 뒤에 호법님이 계셨으니까.”
버렌은 그게 전부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 사람은 본인의 목숨보다 라온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거든.”
그는 그 부분만큼은 광풍전 제일이라며 피식 웃었다.
“호법님이 강해지려는 이유도 라온에게 도움이 되려는 거잖아.”
마르타가 모르냐는 듯 턱을 까딱였다.
“광풍전에서 라온 다음으로 수련을 많이 하는 건 우리 셋과 그 사람뿐이라고.”
그녀는 마크 괴튼의 열의는 자신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며 은은한 미소를 그렸다.
“응. 걱정하지 않아도 돼.”
루난이 자줏빛 노을이 비치는 하늘을 올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웃으며 돌아올 거야.”
*
*
*
“후욱….”
마크 괴튼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자줏빛 핏물을 토해냈다.
‘이러다가 정말 죽겠군.’
흑혼귀와 적쌍귀의 공격은 막을 수 있지만, 백랑귀의 참격은 하나하나가 자신의 영혼을 위협할 정도로 매서웠다.
집중력이 조금만 떨어진다면 한참 전에 목이 잘려 나갔을 것이다.
‘전주님이 괜히 집중력 강화훈련을 하신 게 아니야.’
당시에는 지옥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전에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캬아아아아앙!
흑혼귀의 주술을 쳐내고, 적쌍귀의 검격을 흘려내며 호흡을 고르려고 할 때 백랑귀의 낫이 떨어진다. 피할 수 없는 방향에 전신의 털이 쭈뼛 섰다.
‘막지 못하면….’
공격을!
마크 괴튼은 라온에게 얻은 심득을 떠올리며 날아드는 백랑귀의 낫을 향해 벽룡도를 내리쳤다.
쿠와아아아아앙!
백랑귀의 낫과 맞부딪친 벽룡도가 부러질 것처럼 휘어진다.
자신에게 부족한 무력을 무기 자체의 능력으로 완화 해주고 있었다. 대륙장인 발칸이 드래곤의 뿔로 만든 도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진즉에 죽었을 것이다.
“징한 놈이로구나.”
백랑귀가 짜증이 난다는 듯 손을 젓자, 그의 낫이 곤충의 날개처럼 파르르 흔들렸다.
‘무슨… 아!’
마크 괴튼이 낫의 움직임에 집중하다가 다급하게 좌측으로 몸을 던졌다.
파아아아악!
하지만 이미 늦은 듯 자신의 허리가 깊게 파여나가며 또 한 번 핏물이 쏟아져 내렸다.
“커헉….”
오러로 지혈을 하려고 했지만, 너무 날카롭게 베였기 때문인지 피가 잘 멈추지 않았다.
“이제 끝이로군.”
“거머리 같은 놈!”
흑혼귀와 적쌍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달려들어 검격과 사령이 깃든 주술을 쏟아냈다.
‘숨을 쉴 틈이 없어….’
마크 괴튼은 상처를 지혈할 틈도 없이 도를 세워서 흑혼귀와 적쌍귀의 공세를 차단했다.
‘머리가 멍해지는군….’
시야가 흐려지고, 생각이 급격히 줄어든다. 피를 너무 흘려서 정말 위험한 상태가 된 것 같았다.
스으으으으!
백랑귀는 이전처럼 숲으로 가지 않고, 먹잇감을 노리듯 천천히 다가왔다. 그가 직접 끝을 내려는 것 같았다.
‘차라리 잘 되었어.’
마크 괴튼이 가는 웃음을 흘렸다.
‘시간은 충분히 끌었을 테니까.’
힘이 다 빠져서 라온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라면 분명 멀린을 구해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백랑귀! 다 죽은 놈은 신경 쓰지 말고, 라온 지그하르트를 쫓아라!]백랑귀가 천천히 낫을 세우려고 할 때 허공에서 어딘가 어눌한 음성이 들려왔다.
백랑귀에게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이 천라지망을 형성한 지휘관인 것 같았다.
“쯧.”
백랑귀는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한 듯 짧게 혀를 차고서 빠르게 등을 돌렸다.
‘아직 안 되는데….’
지금 백랑귀를 보냈다가 라온이 기습을 당하면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다. 1분이라도. 아니, 1초라도 더 잡아두어야 한다.
‘움직일 수 있어. 무조건 해야 해.’
흑혼귀와 적쌍귀의 움직임을 뇌리에 담았다. 두 놈을 빠르게 베고 움직인다면 조금 더 백랑귀의 발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보법부터… 윽!’
보법을 밟아서 뒤로 물러나려고 했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적쌍귀와 흑혼귀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뿐이었다.
‘몸으로 안 된다면….’
마크 괴튼이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다른 방식으로라도 막을 수밖에!’
손끝에 어린 뇌전으로 적쌍귀와 흑혼귀를 조금이나마 밀어낸 후 허리를 세웠다.
“백랑귀! 내가 두려운가!”
마크 괴튼이 백랑귀의 이름을 부르며 입매를 비틀었다.
“계속 도망치기만 하다니! 괜히 벌레가 아니로구나!”
무서운 게 아니라면 자신과 싸우라고 외치며 벽룡도를 세웠다.
“미친놈….”
백랑귀가 입매를 비틀며 다시 낫을 들어 올렸다.
“그 주둥아리를 일자로 베어주마!”
[시간 낭비 그만하고! 숲으로 들어가라니까!]그가 사납게 낫을 그으려고 할 때 다시 지휘관의 음성이 들려왔다.
“백랑….”
[이놈은 내가 끝내주마!]다시 백랑귀를 부르려고 할 때 까뭇한 하늘 전체가 붉게 번쩍이더니, 시야를 모두 가릴 정도로 거대한 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쿠으으으으으!
마크 괴튼은 찰나의 순간에 정수리까지 내려온 벼락을 보며 헛숨을 흘렸다.
‘이게… 진정한 벼락인가?’
지금까지 자신이 펼쳐냈던 벼락과는 격이 다르다. 깊으면서도, 장대하고, 강맹하면서도, 유연했다.
‘그리고….’
자유로워.
그저 초식에 맞게 벼락을 형상화하던 자신의 도법과 달리 저 벼락은 세상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게 뻗어나 있었다.
‘그래. 본래 벼락이란….’
천공 위에서 떨어지기에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지.
‘그럼 내 도법도….’
벼락과 그 벼락을 그려야 하는 도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자, 뇌리를 채우고 있던 수많은 도법들이 모조리 가라앉았다.
허무해진 공간을 채우는 건 단 하나의 선.
다만 그 선은 어디로든 뻗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웠다.
스으으으으!
마크 괴튼이 힘이 다 빠진 손끝으로 벽룡도를 들어 올렸다. 뇌리에 새겨진 푸른 선을 떠올리며 두 눈을 내리감았다.
콰르르르르릉!
벽룡도 위로 천지사방을 물들이는 청광이 피어나고, 그 속에서 하늘이 무너질 듯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파지지지지직!
천라지망의 지휘관이 내리친 벼락은 마크 괴튼을 내리찍는 게 아니라, 그의 힘이 된 듯 붉게 번뜩이며 주변을 휘돌았다.
“마, 막아. 당장 막아!”
백랑귀는 지금의 마크 괴튼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은 듯 두 낫을 세운 채 붉고 푸른 참격을 쏘아냈다. 두 색의 강환이 뒤섞이며 거대한 낫의 형상을 그렸다.
“이놈!”
“또 무슨 짓을!”
적쌍귀와 흑혼귀도 섬뜩함을 느낀 듯 지닌 기운을 모조리 폭발시켜 절기를 쏟아냈다.
치이이이익!
마크 괴튼은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 채 머리 위로 세운 벽룡도를 그어 내렸다.
청뢰도 극의.
만파신결.
마크 괴튼이 표현하는 것은 도법도, 무학도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신념이 푸른 뇌전과 함께 떨어져 내렸다.
쿠와아아아아아앙!
하늘 자체를 그려낸 듯한 무수한 벼락 줄기에 백랑귀의 몸이 갈라지고, 적쌍귀와 흑혼귀의 존재 자체가 지워졌다.
후우우우욱!
마크 괴튼은 천지와 공명하듯 몸에 차오르는 힘을 느끼며 벽룡도를 쥔 손을 들어 올렸다.
우우우우우웅!
천라지망의 지휘관은 이제야 자신을 경계하는 듯 진법의 압력을 집중시켰다.
쿠구구구구구!
진을 형성하는 에덴의 귀신들과 몬스터들도 라온을 쫓는 대신 자신을 향해 밀려들기 시작했다.
“하아아….”
마크 괴튼이 살짝 굽어진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끔찍한 고통이 정신을 뒤덮었고, 몸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흔들렸으며, 수많은 적이 앞을 막고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쿠우우우웅!
마크 괴튼은 라온이 들어간 숲의 입구 앞에 서서 진각을 밟았다. 사납게 밀려 들어오는 몬스터와 에덴의 대군을 향해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웅심을 터트렸다.
“오라! 내가 광풍전주의 호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