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leased pitcher returns as a diamond RAW novel - Chapter (162)
방출당한 투수가 금강불괴로 돌아옴-125화(162/172)
125화. 정신 나간 놈일세
<미국 전역의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타석 장외 투런 홈런, 두 번째 타석 타구속도 122.5마일 짜리 만루 홈런을 때려낸 자이언츠의 슈퍼루키 도준우>
<수비에서, 타석에서, 그리고 베이스 위에서, 모든 것이 완벽했던 도준우의 빅리그 데뷔전,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양키스 구단주가 집어던진 컵이 단장의 발 앞에 뒹굴고 있을 거라는 거다. 양키스로서는 정말 아까운 선수를 놓쳤다”>
<유격수를 맡기에는 너무 거대한 체구, 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킨 완벽한 수비,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골드글러브 유격수의 빈자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레전드 제프 켄트 “지난 시즌 팀 홈런 순위 최하위에 머물렀던 자이언츠 타선이 확 달라졌다. 발 빠른 타자들이 루상에서 투수의 신경을 건드려주고 도준우를 비롯한 중심타자들이 타점을 쓸어 담는 이상적인 형태가 만들어졌다”>
└ 이게 꿈은 아니겠지? 만약 그런 거면 난 내 머리통에 샷건을 날릴 지도 몰라
└ 꿈 아니야. 어떻게 아냐고? 내가 방금 샷건을 쏴봤으니까 알지
└ 젠장, 정말 대단해.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설마설마 했는데…
└ 한 가지 확실한 건 도준우 영입과 관련된 직원들의 연봉을 최소 두 배는 올려줘야 한다는 거야. 저런 선수를 올해 최저연봉으로 쓸 수 있다는 거잖아?
└ 바비, 제이슨, 잭… 마이너 때 정말 좋아하던 녀석들이 슬럼프에 빠진 것 같아 가슴 아팠는데 오늘 보니 완전히 살아났어.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저 정도면 충분히 만족해
└ 이제 우리 팀에도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꽤 늘어났어. 도준우는 말할 것도 없고, 호세, 카일, 로베르토, 디에고까지 20홈런에 도전해볼만 한 타자가 다섯이나 되지. 그러니 굳이 그 녀석들까지 장타를 노릴 필요가 없어졌어
└ 맙소사… 생각해보니 정말 끝내주는군. 이 모든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고작 계약금 500만 달러, 연봉 75만 달러 밖에 안 들었다는 거잖아?
└ 주여, 자이언츠 프런트에 축복을!
난리가 난 건 메이저리그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KBO 출신으로 빅리거가 된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 중에서는 꽤나 그럴 듯한 성적을 낸 선수도 간혹 있었지만,
한 경기만에 메이저리그 전체를 들썩거리게 만든 선수는 도준우가 처음이었다.
국내 야구 커뮤니티가 뒤집어졌다.
└ 도준우 메이저리그 가면 밑천 들어날 거라고 했던 놈들 대가리 박아라
└ ㅋㅋㅋ 시발, 장외 홈런에 197km/h짜리 만루 홈런에 진짜 개 미친 듯
└ 그것도 다른 투수도 아니고 양키스 에이스를 상대로
└ 저런 놈이 KBO에서 뛰었으니 타이탄스가 우승 같은 걸 하는 거지
└ 난 타격도 타격이지만 유격수 수비 진짜, 와 소리가 절로 나오던데
└ 키가 큰데 팔 다리도 길어, 거기에 발도 빨라, 근처로 가는 공은 다 잡아내는 느낌
└ 아무튼 진짜 개뽕차네
└ 지금 이 분위기에 못 웃는 놈들은 꼴빠들이겠지
└ 냅둬, 거긴 어제 개막전 7대 1로 터지고 초상집일텐데
**
“맷, 잘 들어. 포심은 높은 코스로만 던지는 거야. 그리고 다시 낮게 스플리터, 명심해. 어제 루카스가 낮은 코스 투심을 던지다가 홈런 두 방을 맞았다는 걸.”
“오케이, 충분히 이해했어요.”
전날 대패의 여파가 아직 남은 양키스 덕아웃, 투수코치가 오늘 경기 선발인 맷 지머를 잡아놓고 다시 한 번 신신당부했다.
어제 경기에서 도준우는 양키스 에이스가 던진 낮은 코스 투심을 받아쳐 엄청난 타구들을 만들어냈다.
도준우의 타격 매커니즘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건 KBO 시절 어퍼스윙을 즐기던 도준우가 메이저리그 입성 후에는 레벨 스윙에 가까운 폼으로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윙폼을 완전히 바꿨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어제 그놈이 엄청난 어퍼 스윙으로 말도 안 되는 타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제가 저 애송이 코를 납작하게 만들겠습니다. 그러니 믿어보세요, 코치.”
어제의 결과물이 우연이 아니라면 역시 도준우를 상대로 낮은 코스의 공은 위험하다. 눈높이의 공으로 선구안을 흐트러뜨리고 떨어지는 브레이킹볼로 범타를 유도하는, 고전적이지만 그만큼 확실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어제 등판한 에이스보다 오늘 선발로 예정된 맷 지머 쪽이 도준우를 상대하기에는 더 좋은 조건을 갖고 있었다.
타자 눈높이로 형성되는 102마일 하이패스트볼과 거의 바닥에 처박힐 듯한 스플리터의 조합이야말로 맷 지머라는 투수를 상징하는 투구 로케이션이기 때문이다.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려는 양키스, 첫날 승리의 여세를 이어가려는 자이언츠,
양 팀 간의 시즌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플레이!”
<1번 타자 라이트필더 바비 와그너>
어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친 자이언츠의 리드오프가 타석에 들어섰다.
양키스의 선발 맷 지머는 생각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난 시즌 이도 저도 아니던 저 타자가 이제는 제법 경계해야 할 타자가 되었다는 것.
파앙
“스트라이크!”
또 하나 확실한 게 있다. 구속 102마일, 최고 회전수 2,600RPM에 달하는 자신의 포심은 무적이라는 것.
딱!
“파울!”
시작부터 바로 전력투구,
경기 초반부터 너무 힘을 빼는 게 아닌가 싶지만 어쩔 수 없다. 패배의 기억을 씻어내고 자이언츠 놈들의 기세를 꺾으려면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
맷 지머가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포심이 연속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딱!
“아웃!”
“그렇지! 오늘은 훨씬 낫군!”
“루카스 멍청한 놈 따윈 잊자고! 이제부터는 맷, 네가 우리 팀 에이스야!”
어제 경기에서 도준우에게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거대한 홈런 두 방을 맞은 루카스는 경기장에 출근하지 않은 채 심리상담사와 면담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멘탈에 큰 금이 간 듯하다.
나약한 놈이다. 텍사스 출신 마초맨 맷 지머는 이 팀 에이스의 멘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작 프로 2년차 애송이한테 몇 방 맞았다고 그 지경이라니. 하얗게 질린 얼굴로 뭔가를 중얼거리던 한심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참에 정말 에이스 자리를 노려볼까? 그럼 내 연봉 앞자리가 달라지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던 맷 지머가 갑자기 인상을 푹 찡그렸다.
<2번 타자 숏스탑 도준우>
나왔다. 문제의 그놈이 등장했다.
아시아에서 온 자이언츠의 애송이 유격수.
인정한다. 저 녀석은 꽤나 대단하다. 다른 건 몰라도 힘 하나만큼은 진짜다.
철이 들기 무섭게 코요테 무리로부터 농장의 가축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 했던 텍사스 사나이 맷 지머가 이번에는 자신의 직장이자 집인 양키스를 지키기 위해 공을 들었다.
저놈이 힘으로 나온다면 나도 힘이다. 남자 대 남자의 대결은 누가 더 힘이 세고 배짱이 두둑하냐에 따라 갈리는 거다.
덤벼라. 나는 메이저리그, 아니 전 세계 최고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의 2선발이며, 조만간 1선발이 될 지도 모를 남자 중의 남자 맷 지머다.
“흐압!”
눈치작전이나 간 보기 따위는 필요 없었다. 코치가 당부한 말 따위는 어디론가 날아간지 오래였다. 대신 남자의 혼을 담은 직구가 도준우를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101.8마일, 2,590RPM, 현 시점 맷 지머가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강한 공이 도준우의 배트와 정면 출동했다.
그리고,
따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타격음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멀리, 아주 멀리,
좌측 펜스를 넘어 3층 외야 관중석 최상단에 떨어지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빌어먹을! 또 맞았어! 장난해?”
“저 애송이한테 몇 방을 맞는 거야?”
“너희가 그러고도 양키스야? 개자식들아! 집어쳐!”
관중석이 또 뒤집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야구장을 가득 채운 4만7천 명의 관중들이 자신들의 팀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그 야유의 대부분은 투수인 맷 지머에게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맷 지머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게 남자의 대결이지.”
**
어쩌면 정말일지도 몰랐다. 양키스의 에이스에 어울리는 게 루카스 스캇이 아니라 맷 지머일지도 모른다는 일부 팬들, 그리고 맷 지머 본인의 주장 말이다.
도준우에게 홈런을 맞고 멘탈이 바스라졌던 1선발과 달리 2선발인 맷 지머는 조금도 기죽지 않은 표정으로 꿋꿋이 공을 던졌다. 그렇게 추가 실점 없이 첫 번째 수비 이닝이 끝났다.
1대 0, 한 점 뒤진 양키스가 반격에 나섰다.
오늘 자이언츠의 선발인 루이스 디아스는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3.88, 11승 9패를 기록하며 2선발로서 자신의 몫을 다한 제법 쓸 만한 선발투수다.
하지만 개막전 패배로 잔뜩 독이 오른 스타 군단 양키스의 공격력을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딱!
“좋아! 일단 한 점!”
“가브리엘! 역시 네가 최고야! 다음 타석에서는 홈런도 한 방 쳐달라고!”
안타와 진루타로 만들어진 찬스를 양키스의 간판타자 가브리엘 킹이 놓치지 않았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 양키스가 한 점을 격하며 스코어 1대 1,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자 맷 지머의 어깨가 더욱 가벼워졌다. 그가 던지는 최고 수준의 포심과 위력적인 스플리터가 자이언츠 타자들의 배트를 헛 돌게 만들었다.
긴장과 짜증으로 가득 찼던 양키 스타디움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느슨해졌다. 여유를 찾은 팬들이 맥주를 들이키며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여유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딱!
양 팀이 1대 1로 맞서던 3회 초, 자이언츠의 9번 타자 잭 캠프가 2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치며 1루로 출루했다.
그러자 자이언츠 감독은 망설임 없이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경기 초반 보내기 번트, 그건 도준우의 클러치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
툭
“세이프!”
그렇게 만들어진 1사 주자 2루, 추가 득점 찬스,
<2번 타자 숏스탑 도준우>
다시 그의 타석이 돌아왔다.
**
“타임!”
경기중단을 요청한 양키스의 포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가 맷 지머를 향해 물었다.
“거를까?”
“장난해? 저런 애송이한테 겁을 먹고 도망가란 말이야?”
맞는 말이었다.
우리는 양키스다. 그리고 맷 지머는 누가 뭐래도 그 양키스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다.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애송이를 피해 도망가라는 건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물론 그 애송이가 어제 양키스 에이스를 상대로 홈런 두 방을 터뜨리긴 했지만,
“그럼 최대한 조심해서, 내 말 이해했지?”
“조심이라… 훗.”
맷 지머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봐, 요한.”
“음?”
“저 녀석은 조심조심 피한다고 해서 잡아낼 수 있는 녀석이 아니야. 오직 힘 대 힘, 남자 대 남자, 둘 중 하나는 이 그라운드에서 죽는다는 마음으로 싸워야 잡아낼 수 있는 맹수, 그래, 그리즐리 같은 놈이라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러다가 1회에 벌써 큰 것 한 방 맞지 않았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쑥 내려갔다. 그 말을 하는 맷 지머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인내심을 발휘하기로 한 포수가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좋아, 그럼 남자다우면서도 약간은 조심스럽게, 어때?”
“흐음… 뭐, 그 정도면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겠군. 맹수를 잡으려면 사냥꾼도 경계를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좋아, 그렇게 하자고.”
대화를 마친 포수가 마운드를 내려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 그래서 뭘 어떻게 던지기로 한 거지?’
다시 올라가고 싶었지만 주심이 노려보고 있었다. 입맛을 쩝 다신 포수가 홈플레이트 뒤 자신의 자리에 주저앉았다.
‘존 바깥으로, 배트가 안 닿는 곳에 하이패스트볼’
끄덕
웬 일로 한 번에 사인이 맞았다. 포수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투수란 자고로 머리통이 텅텅 비어서 포수가 하자는 대로 하는 놈이 최고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뭐 이것도 나쁘진 않겠지. 루카스처럼 툭하면 멘탈이 터지는 것보다는 저렇게 씩씩한 게 훨씬 나으니까’
포수미트가 앞으로 내밀어지고 맷 지머가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성격만큼이나 시원시원한 그의 투구 폼에서 강력한 포심이 발사되었다.
뻐엉
“볼.”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 한 개 반 정도 높게 들어온 공을 도준우가 그냥 흘려버렸다. 어제도 느꼈지만 선구안도 상당한 놈이다. 비슷한 공에 배트를 붕붕 휘둘러대는 선풍기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같은 코스로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좀 더 빠지게’
끄덕
또 하나의 포심이 이번에는 보더라인에 좀 더 가깝게 날아들었다. 그러자 도준우의 배트가 망설임 없이 돌았다.
딱!
“파울!”
심장이 철렁했다. 선상 안으로 들어왔으면 2루타가 될법한 타구였다.
‘낮은 코스 스플리터’
어쨌든 포심을 보여줬으니 이제 스플리터를 던질 차례다. 맷 지머가 던진 공이 보더라인을 한참 벗어나 낮은 코스로 들어왔다.
퍼엉
“스트라이크!”
포수가 주심과 타자의 눈치를 슬쩍 봤다.
솔직히 볼이었다. 방금 판정은 심판의 실수, 혹은 홈팀에 대한 어드벤테이지, 둘 중 하나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제 열아홉 밖에 안 된 놈이 심판의 잘못된 판정에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어쨌든 투 스트라이크야. 여기서는 다시 하이패스트볼’
끄덕
양키스의 주전포수가 맷 지머를 높게 평가하는 건 한 번 리듬을 타면 망설이지 않고 타자를 압박할 능력을 갖췄다는 거다. 마치 그라운드 위에 투수와 타자밖에 없는 것처럼 승부에 집중할 줄 안다는 거다.
맷 지머가 던진 101마일 포심이 눈높이로 날아왔다. 당연하게도 볼이다.
뻐엉!
“볼.”
괜찮다. 어차피 이건 다음 공을 던지기 위한 포석이니까.
볼카운트 투 볼 투 스트라이크, 이제 승부를 걸어볼 시간이다.
‘최대한 낮게 스플리터, 땅볼이 되어도 좋으니 최대한 낮게’
100년이 넘는 야구 역사를 통해 증명된 하이패스트볼과 떨어지는 공의 위력적인 조합,
수없이 많은 거포들을 떨공삼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던 맷 지머의 스플리터가 보더라인 가장 낮은 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포수가 요구한 대로 땅에 처박힐 듯한 공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스륵
도준우가 무릎을 굽히며 높이를 낮췄다. 하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급작스러운 움직임에도 상체의 밸런스가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 포수가 자기도 모르게 감탄을 뱉으려던 그때,
따아아아악!
또 한 번의 거대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맷 지머가 던진 스플리터가 미처 변화를 다 일으키기도 전에 도준우의 배트에 걸려들었다. 살짝 깎아 맞은 타구가 마치 레이저처럼 좌중간을 향해 날아갔다.
“뛰어!”
“안 돼! 막아!”
양쪽 덕아웃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2루 주자가 즉각 스타트를 끊었고 양키스의 좌익수와 중견수가 미친 듯이 타구를 쫓아갔다.
그리고 결국,
텅
일직선으로 날아간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직격했다. 허둥지둥 달려온 중견수가 타구를 집어들었지만,
“이 개자식아! 집어 쳐!”
“내 티켓 값 물어 내! 물어내라고!”
“이 따위로 하면서 무슨 우승이야!”
2루 주자는 이미 홈을 밟았고, 도준우 역시 여유있게 2루에 도착한 상태였다.
쏟아지는 야유를 들으며 양키스 포수 요한 토마스는 생각했다.
‘진짜 미친놈이네? 다음 타석에는 어떻게 상대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