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leased pitcher returns as a diamond RAW novel - Chapter (85)
방출당한 투수가 금강불괴로 돌아옴-107화(85/172)
107화. 도준우 쟁탈전
<포스팅 신청을 완료한 도준우, 앞으로 한 달 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비공개 개별 협상 돌입>
<도준우의 에이전시인 JIB코퍼레이션 “오늘 아침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보내온 이메일과 전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고객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할 것>
<올해 최고의 매물로 떠오른 도준우를 헐값에 영입할 수 있는 기회,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들 비상회의 돌입>
<익명을 요구한 도준우의 지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있다. 거기에 가능하면 서부나 동부, 해안가에 인접한 도시를 선호한다더라”>
워낙 땅도 넓고, 팀도 많고, 거기에 전국 중계가 거의 없는 탓에 자기 팀 선수가 아니면 크게 관심이 없는 빅리그 팬들, 하지만 그 중 야구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골수팬들이 도준우의 포스팅 소식에 열광했다.
└ 좋아, 원하는 조건을 보니 벌써 얘기는 끝난 것 같군. 저 녀석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될 거야
└ 누구 얘기 하는 거야?
└ 누구긴 누구야. WBC 때 한국 팀 에이스를 말하는 거지. 도준우
└ 젠장, 난 그딴 거 안 봐서 몰라. 잘 하는 놈이야?
└ 한국 리그에서 타율 0.383에 OPS 1.361, 68홈런을 기록했지. 0점대 평균자책점에 9이닝 당 삼진은 14개씩 뽑아냈고 말이야
└ 뭔 소리야? 투수인데 피안타율이 0.383이라고? 홈런을 68개나 맞았다고? 그거 쓰레기 아냐?
└ 그게 아니라 이 멍청한… 후, 넌 뉴스도 안 봐? 투웨이 선수라는 뜻이잖아
└ 아아, 다저스의 그 멍청한 금발머리 같은 놈인가보군. 어쨌든, 그놈이 뭐? 미국으로 온다고?
└ 그래, 어제 포스팅을 신청했어. KBO 1년차를 마치고 곧바로
└ 1년차? 몇 살이야 대체?
└ 열아홉
└ 빌어먹을, 내 조카보다도 어리군. 아무튼 그 녀석이 그렇게 잘한다 이거지?
└ 두 말할 필요 없는 역대급 재능이야
└ 오케이, 그럼 당장 구단에 전화를 해야겠군. 그 녀석을 데려오라고
현대야구에 있어 단 두 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투웨이 선수,
그 중 첫 번째 주자였던 오타니를 놓친데 이어, 최고 유망주였던 브랜든 워커까지 다저스에 내준 세계 최고 명문구단 양키스가 움직였다. 그리고 곧바로 다저스가 참전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움직인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 속한 30개 팀 전체가 도준우 영입을 위한 특별팀을 조직했다.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한 리그를 완전히 박살낸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소 솔리드한 선발투수와 주전급 타자가 될 수 있는 선수인데 나이가 이제 고작 열아홉에 불과하다.
이런 선수를 계약금 몇 백만 달러와 최저연봉으로 쓸 수 있다?
안 달려드는 게 바보였다.
스몰 마켓은 스몰 마켓대로, 빅 마켓은 빅 마켓대로, 각자가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을 준비했다.
JIB의 전화통에 불이 나고, 수없이 많은 이메일과 팩스가 쏟아졌다. 이에 JIB 측은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한 구단들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미팅을 진행할 것이라 통보했다. 각 구단 단장이 직접 나와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항상 느끼는 거지만 투타 겸업을 하는 놈들은 왜 이렇게 건방지지? 오타니 때도 그렇고, 난 이놈들이 정말 싫어.”
“단장님, 어디서든 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빌어먹을, 알아, 내가 바보야? 구단주와 사장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날 쳐다보고 있는데? 싫은 건 싫은 거고 난 어떻게든 도준우 그놈을 다저스로 데려올 거야. 필요하다면 그 앞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야.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말고 제안서나 다시 검토해. 혹시나 빠진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란 말이야.”
“알겠습니다.”
미국 매체들이 예상하는, 그러니까 현 시점 도준우의 영입에 가장 근접한 팀은 세계 최고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와, 그에 비견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인 LA 다저스, 그 둘이었다.
각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은 도준우가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한 전력, 해안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팀이었다.
무엇보다 도준우 영입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규정에 묶여 계약금과 연봉에서는 차별점을 줄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게 아무 것도 못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구단과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을 통해 스폰서 계약을 안길 수도 있고, 그 외 여러 인프라를 제공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걸 가장 잘 하는 두 팀이 바로 양키스와 다저스였다.
그렇게 메이저리그에 비상이 걸린 사이, 도준우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주일 휴가를 즐겼다.
“이 새끼 이거 왜 안 나와?”
“아직 약속시간 20분 남았어. 우리가 빨리 나온 거야.”
“하,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왜 크리스마스에 그놈하고 더블데이트를…”
“준우야, 너무 그러지 마. 호석이랑 같이 놀 날도 얼마 안 남았잖아. 그리고 아영이도 호석이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고.”
“야, 이아영. 진짜야? 너 잘 생긴 남자 좋아하잖아. 보이그룹이 이상형이라며? 근데 왜 호석이를?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준우의 질문에 이다은의 사촌 이아영이 대답했다.
“네가 나에 대해 뭔가 중요한 걸 하나 잊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데?”
“내가 미소년 애호가이기 전에 타이탄스 팬이라는 거.”
“…아.”
“그리고 호석이 걔, 화면에서 자꾸 보니까 좀 귀엽더라? 곰돌이 같기도 하고.”
시즌 내내 징징거리던 최호석에게 이다은의 사촌을 소개시켜주고, 그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아버지, 제가 쓰던 차는 처분할까 하는데…”
“…그래? 하긴, 미국 가면 쓸 일이 없겠지.”
“농담입니다. 여기 키. 오늘부터 아버지가 써주세요.”
“진짜? 그래도 될까?”
똑같은 걸 선물한다 해도 한사코 거절하면서도 도준우가 원정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그 차를 운전하는 걸 좋아하던 아버지에게 자동차 키를 넘기고,
“톰,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혹시나 강시원 그 바보 놈이 말 안 들으면 나한테 전화해. 내가 알아듣게 타일러 줄 테니까.”
– 흐흐, 알았어. 안 그래도 너랑 다르게 말 정말 안 듣게 생겼던데. 꼭 연락하지
가족과 함께 한국에 남기로 한, 도준우 대신 강시원의 개인 투구 코디네이터가 되기로 결정한 톰 워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그렇게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한 도준우가 마침내 미국으로 향했다.
JIB 코퍼레이션이 위치한 뉴욕으로.
“오늘 연락 받았다고 했지? 뭐래? 어떻게 됐어?”
– 일단 보스턴 대학이랑 워싱턴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엔젤레스, 세 곳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왔어. 이거저거 해결할 게 좀 있긴 한데, 음, 그래, 어쩌면 이 셋 중 골라서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역시 이다은!”
– 솔직히 말해서 난 저 세 개 대학 어디든 상관없거든? 셋 다 장단점이 있어서 어딜 가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준우야
“응?”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 학교 따라서 네가 뛸 팀 결정하면 안 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야
정곡을 찔린 도준우가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설마 내가 그럴 리가. 어쨌든 그렇단 말이지? 그 세 개 대학 중 하나를 고를 생각이라는 거지?”
– 응, 지금부터 준비하면 가을학기에는 편입 가능할 거 같아
“가을학기… 그럼 최소한 반년은 떨어져 있어야 하네…”
–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준우야. 내 학교 문제는 아주 잘 풀리고 있으니까 준우 넌 네 일에만 전념해. 지금 에이전시로 이동 중인 거지?
“어, 거기서 보내준 리무진 타고 사무실로 이동 중.”
– 리무진… 뭔가 굉장하네
“그래? 그럼 하나 사줄까?”
– 뭘? 설마 리무진?
“응, 사줄 테니까 타고 다닐래?”
– 어딜?
“학교나… 마트나… 아르바이트 하는 곳?”
– 말 안 되는 거 너도 잘 알지?
“안 되나? 흐흐.”
– 쓸데없는 농담 말고, 준우야. 당분간은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팀 고르는 데만 전념해. 나중에 후회하는 일 없게
“다은아, 내가 후회할 일은 없을 거야. 날 놓친 팀이 후회하는 일은 있어도.”
– 와… 재수 없는데 멋있어
“네 남자친구가 그런 사람이다 이거지, 흐흐. 아무튼 알았어. 도착했나보다. 그럼 끊는다.”
– 응, 나도 이제 자야겠다.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새벽에도 괜찮으니까 전화하고!
전화를 끊으며 도준우가 자기도 모르게 활짝 웃었다.
모든 게 다 잘 되어가고 있었다. 이다은의 말처럼 이제부터는 자신이 몸담을 팀을 고르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할 때였다.
스르륵
버스만한 길이를 가진 리무진이 뉴욕 시내 어딘가에 정차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준우 선수, 저를 따라오시죠.”
마중 나온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도준우가 JIB 코퍼레이션 사무실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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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는데 춥지는 않으셨나요?”
“한국보다는 훨씬 나은데요?”
“다행이군요. 그럼 피곤하실 테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네, 좋아요.”
“당연한 말이지만 30개 구단 모두에게서 미팅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 구단 모두가 1차 제안서까지 제출했고요. 그 중에서 말씀하신 대로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중부지구 팀들은 일단 제외했습니다.”
“마이클, 그렇게 제외된 팀들 중에 혹시 아깝게 느껴지는 팀이 있나요?”
“글쎄요, 아시다시피 동부나 서부에 비해 중부 지구 쪽 팀들이 전력이나 마켓 사이즈나 모두 밀리는 터라 그다지 아까울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카디널스나 텍사스 정도? 그런데 그 두 팀은 지금 팀 내부 사정이 너무 안 좋아서 권하고 싶지가 않군요.”
“알겠습니다. 계속 말씀해주세요.”
“네, 그렇게 해서 아메리칸리그의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내셔널리그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워싱턴 내셔널스까지, 12팀이 남았습니다.”
“중부지구를 통째로 들어냈는데도 여전히 많네요.”
“그렇죠. 그나마 도준우 선수가 구체적인 요구를 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30개 구단 전부와 협상을 하는 건 사실 시간낭비일 수도 있으니까요.”
“네, 그럼 계속 말씀해주시죠.”
“좋습니다. 일단 그 12개 팀 중 기준 미달인 팀을 골라냈습니다. 첫 번째 제외할 팀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입니다. 이유는 말 안 해도 아시겠죠?”
한때 세이버매트릭스를 기반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야구를 추구하던 애슬레틱스는 그 유일한 무기인 세이버매트릭스의 대중화, 연고지 이전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인 채 수 년째 하위권을 전전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그 팀에는 우승에 대한 도전의식이 없었다.
지리적 위치 외에 도준우가 바라는 건 딱 두 가지였다.
실력에 걸맞는 대우, 그리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한 전력과 투자 의지.
WBC에서, 그리고 KBO에서 약팀을 이끌고 우승을 했지만 굳이 미국에 와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보다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은 게 도준우의 심정이었다.
“같은 이유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제외합니다. 그 둘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의 없습니다.”
“다행이군요. 자, 그렇게 세 팀을 걸러내고 나니 LA 지역의 두 팀과 뉴욕의 두 팀, 보스턴,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워싱턴까지 총 9개의 팀이 남았군요. 현재로서는 도준우 선수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그러면서도 영입에 적극적인 팀들입니다.”
“9개… 네, 적당하네요.”
“좋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곧바로 이곳 동부 지역의 팀들부터 차례로 미팅을 잡겠습니다. 직접 만나보고 판단하시죠. 저희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도준우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택이 지금 막 시작되었다.
첫 번째 시작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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