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00)
제100화. 그 자리 가져간다 (2)
들려온 목소리에 휴고도, 케빈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상대를 확인하기도 전에 둘의 얼굴 옆으로 뭔가 지나갔다.
쉬익!
레이저처럼 날아간 그건 다름 아닌 창!
검은 창은 녹빛의 잔상을 남기며 다섯 괴수의 몸을 한 번에 관통했다.
쾅!
그리고 거대 지렁이처럼 생긴 괴수가 포효하며 쓰러졌다.
그 거리만 몇백 미터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깔끔한 던지기 실력.
쿵!
이에 놀란 휴고와 케빈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곳엔 창을 날린 이건이 손을 털고 있었다.
“어디서 지렁이 새끼가 땅 위로 기어 올라와. 콱 그냥.”
“……!”
역시 한 마리의 괴수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이건 다웠다.
하지만 곧 두 성인은 다른 이유로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님 만세….”
“!”
바로 이건이 방금 날려 보낸 사자좌 성도 때문이었다.
피떡이 된 성도의 모습에 결국 둘은 화를 냈다.
“건이 너…!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물론 휴고는 이건이 부린 행패가 기가 막힌 것이었고.
“이건! 이젠 괭이의 똘마니들하고도 싸워주는 거냐!”
케빈은 성도들과 싸우는 이건을 보며 열이 뻗친 것이었다.
특히 케빈이 광분을 했다.
“나는 아무리 대련신청을 해도 개무시하면서 투명인간 취급을 하더니!”
이곳에 오면서도 싸우자 싸우자 덤벼들면 뭘 하나.
정작 이건은 자신을 파리 모기 취급하며 무시 무시 또 무시!
그런 주제에 사자좌는 대련요청이 들어오자마자 오케이를 해주고!
“하다하다 이제는 너한테는 한참 못 미칠 녀석들까지 손수 대련을 해줘?!”
처녀좌의 분노에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넌 저게 어딜 봐서 대련해주는 걸로 보이냐.”
어딜 봐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상황이 아닌가!
실제로 그 맷집 좋은 사자좌 성도가 죽을 듯이 항복하고 있었다.
“이건 님 만세…! 이건 님 만세!”
도대체 얼마나 처맞았으면 저 상황에서도 저럴까 싶긴 했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 분명히 입단이라고….’
동시에 불길해진 휴고는 확인차 물었다.
“건아. 네가 날린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니?”
“뭐? 귀 먹었냐? 방금 얘가 입단한다 했잖아. 그럼 당연히 내 성도지, 등신아.”
휴고는 꽉 주먹을 쥐었다.
“이름은?”
그러자 이건이 피떡이 된 성도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퍼피였나?”
“퍼핀입니다!”
“아, 머핀이래.”
“퍼핀이라니까요!”
심지어 이름까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휴고는 욕을 하려다 말았다.
‘세상에, 어느 누가 포교를 이딴 식으로 해!’
물론 직접 나서서 포교를 하라고 추천한 건 자신이었다. 아직 이건에겐 포교전문 성도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잘 모르겠지만, 성도를 얻어야 하는 미션이 있네 어쩌네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뭐 보나마나 성신이 내린 명령일 것이고, 포교는 성신을 강하게 하니 반드시 필요한 작업.
하지만.
‘이쯤이면 포교가 아니라 협박유괴지!’
보통은 진중하게 만남을 가지고 조건을 제시하며 스카웃을 하는데 말이다.
더 가관인 건 이건이 스카웃을 하고 있던 게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퍼, 퍼핀! 너 괜찮냐!”
“!”
퍼핀이 날아온 방향에 생존자 두 명이 더 있었다.
“야씨…! 지금 사자좌 최전선 1군 탱커가 코피 흘리고 있는 거 맞는 거야?”
그들의 떨리는 외침에 이건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 그럼 다음 타자.”
이건과 눈이 마주치자 그들이 얼어붙었다.
물론 방금 전까지는 성주님을 그 꼴로 만들었다며, 이건에게 항의하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글쎄. 이제는 그 생각마저 싹 사라졌다.
‘저 인간은 괴물이다.’
드라크마에서 스티븐을 떨어트렸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결국 이건이 주먹을 뚜둑이며 다가오자, 공포에 질린 한 명이 소리쳤다.
“저, 이건 님!!”
주먹이 우뚝 멈췄다.
동시에 이건의 눈초리가 사납게 올라갔다.
“뭐. 새끼야.”
이건의 짜증 섞인 눈빛에 성도가 흠칫 놀랐지만, 사자좌로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저 남자는 자신들의 성주를 쓰러뜨린 장본인.
“저 외람되나 딱 한 말씀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 눈빛이 몹시 이글거려서 이건이 웃었다.
“용감하네. 해봐.”
“저, 이건 님 성단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
다른 한쪽이 미쳤냐는 듯 바라보았지만, 땀을 주르륵 흘리는 성도는 필사적이었다.
이래야 자신들이 산다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이건은 흐뭇하게 웃었다.
“우리 입단 조건? 간단해. 신앙심 100%.”
“아! 그렇군요! 신앙심 100%면 간단… 예?”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의 표정이 볼만했다.
특히 휴고는 눈알이 빠질 뻔했다.
“뭐? 신앙심 100?!”
뭐야. 그렇다면 제 아들은 신앙심이 100%라는 거야?
물론 성신에 대한 직접적인 신앙심은 아닐 것이다. 뱀주인좌 성신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그 신앙심 100%는 아마 제 친구에 대한 신앙심이겠지만….
‘저 자식한테 100%???’
하지만 휴고가 뒷목을 잡는 것도 잠시, 기가 막혔던 성도들이 외쳤다.
“이건 님! 죄송하지만 100%는 무리입니다!”
애초에 가장 신앙심이 높을 성인급들이 96% 정도 아니었나!
그런데 100%라니 무슨!
“저희는 입단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조건이 안 돼서…!”
“아 괜찮아, 괜찮아.”
“예?”
이건의 뱀 눈이 위험천만하게 빛났다.
“안 되면 되게 만들면 그만이지?”
뭐, 뭐라고?
그 눈빛에 기겁한 성도들이 도망치려는 순간이었다.
어딜 도망가냐는 듯, 이건이 날카롭게 웃었다.
동시에 이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나타난 곳은 성도들의 앞.
이건이 그들의 어깨를 낚아채 냅다 날려버렸다.
“아악!”
쾅!
“자, 이걸로 성도 2명 더 추가.”
“…….”
이건은 손을 툭툭 털었다.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게 포교를 하라고 했더니, 왜 납치를 하고 있는 건지.
아무래야 좋았다.
“건아!”
“알아.”
이건이 싸늘하게 어딘가를 보았다. 시체가 있는 곳이었다.
시체는 웃었다.
[맙소사, 차라리 이건한테 숨겨진 아들이 있었다는 게 천만 배 낫겠네.]고상한 말투의 여자는 이건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끔찍한 모양이었다.
그 증거로 여자가 표독스럽게 물었다.
[답해. 거기서 어떻게 나왔지?]그러나 이건은 대답은커녕, 되려 비웃듯이 물었다.
“오줌싸개 기자회견장에 게장을 보낸 것도 너냐?”
거해좌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 질문이 씹힌 여자는 불쾌하지도 않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당연하지. 그 오줌싸개가 지레 겁에 질려가지고 병신같이 죄다 불려고 했잖아. 그런 건 없애야지.]여자가 말했다.
[어쨌든 넌 우리들한테 고마워해. 딱히 특별한 능력도 없는 널 희생의 영웅으로 포장해뒀으니.]휴고는 기가 막혔다.
“영웅은 개뿔. 없는 루머까지 만들어서 건이를 별 볼 일 없는 능력자로 만든 게 너잖아!”
[모르겠는데 난.]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건이 천공의 단죄를 꺼내 들었다.
시체의 얼굴을 날리려 한 것이다.
시체 하나 박살내는 건 무기를 발동하지 않아도 충분히 으깰 수 있다.
하지만 그때였다.
[아무튼 뜻대로 되는 일이 없어. 기껏 처녀좌가 한 몸 바쳐 널 탑에 가둬줬는데.]떨어지려던 도끼가 우뚝 멈췄다.
케빈과 휴고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가 말했다.
[모르겠니? 네 등허리를 찌른 건 쟤야. 처녀좌라고.]동시에 울컥한 케빈이 검을 뽑아들려 할 때였다.
휴고가 외쳤다.
“휘둘리지 마! 저 여자의 막말은 너도 잘 알잖아!”
“!”
“일부러 아무 말이나 지껄여서 분란을 만드는 여자야!”
그러나 이건은 어째서인지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콰직!
천공의 단죄가 시체의 얼굴을 짓뭉갰다.
동시에 음성이 들려왔다.
[사악한 피에 천공의 단죄가 발동합니다] [귀중한 데이터(SSS)를 얻었습니다] [] [다른 성신의 데이터를 얻어 스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경험치가 오릅니다]시체에서는 원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없다.
그럼에도 나온 건 시체를 직접 감싸고 있는 성신의 기운 탓일까.
그렇게 이건이 시체에게서 돌아설 때였다.
[거기서 왜 나왔어?]“!”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 사라진 시체가 계속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정확히는 시체의 목에 새겨진 특별한 인(印).
신좌인에서 나는 소리였다.
심지어 그뿐이 아니었다.
드드득!
시체가 일어나 움직이기까지 했다.
이에 휴고가 활시위를 당겼다.
“신좌인 탓이야! 성신이 제 성도를 조종하는 거라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불길의 화살이 날아갔다.
팡!
엄청난 화력이 맞부딪치며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한순간에 육신을 재로 만들어버릴 불길이었다.
하지만 그만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시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불길까지 그냥 사라져버린 것이다.
케빈도 제 검술을 날렸지만 글쎄.
콰직!
“!”
검이 부딪친 순간, 순백의 칼에 금이 갔다.
심지어 성신이 하사한 SS급 어전 성물에!
“…칫!”
아무리 지금은 처녀좌의 신앙심이 떨어진 상황이라 성신의 힘이 둔화된 상황이라고 해도 그렇지.
‘어전성물에 흠이 가다니.’
확실했다.
저정도면 성신이 직접 나서는 것이었다.
저 시체의 목에 있는 신좌인 덕이었다.
은 성신이 총애하는 성도에게 부여하는 특별한 성흔(聖痕).
‘저걸로 신이 몸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저건 단순한 문신이 아니었다.
저것은 비유하자면 신이 몸에 다녀간 흔적.
‘성신을 육신에 강림시킬 수 있다는 자격표 같은 것이다.’
보통 성인 외에는 없지만, 가끔 충심 강한 성도들도 신좌인을 얻어 쓸 만한 기적을 얻을 수 있었다.
성신과 직접 연결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지간해서는 저런 식으로 쓰지 않는데.’
저건 성도를 인형이나 가축으로 취급하는 것이었다.
‘뭐, 천칭좌라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만.’
아니나 다를까, 여자는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내 말 안 들려? 성신은 12명으로 충분했는데 거기서 네가 왜 나오냐고?]그 말에 휴고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게…!”
이건이 막았다.
[13번째가 나오기 전에 네가 갇혀서 천만다행이다 싶었는데. 하여간 재앙 덩어리야. 덕분에 백양좌 성신은 도망을 쳐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쌍아좌 성신은 힘을 쓰지를 못하고.]그 말을 하고 여자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역시 그 탑에서 휴고도 같이 없앴어야 했는데. 저거 때문에 다 죽은 13번째가 살아버렸네.]“……?”
그게 무슨 말이지 싶을 때였다.
[뭐 상관은 없는데. 너희들, 어느 쪽에 붙을지 머리나 잘 굴려. 저건 인류한테 도움이 안 될 놈이니.]그 말에 휴고는 어이가 없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인류를 생각하는 놈이 인류의 적과 결탁을 하셨어?”
[뭐?]“미지문명하고 손을 잡은 것도 너잖아. 처녀좌 성역에서 네 똘마니가 괴수를 소환하는 것도 전부 봤어.”
[처녀좌 성역에서 벌어진 일이면 처녀좌한테 물어야지.]케빈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뭐가 어째?
[아무튼 난 이번 일하고 전혀 연관 없으니까. 괴수한테 죽지나 말…]퍽!
이건이 도끼로 목부터 몸통을 내리 찍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퇴치할 수 없다는 걸까.
“건아 기다려! 저건 성신이 아니면 안 돼. 성신을 강림시켜서….”
휴고와 케빈이 성신을 강림시키려 할 때였다.
쿵!
시체가 그대로 두 동강이 나 쓰러졌다.
마구잡이로 움직이던 시체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저, 저게 어떻게…!”
심지어 찢긴 시체가 마치 독에 녹은 것처럼 녹아내린 것이었다.
그래서 성신을 부르려던 두 성인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상황이 말하는 건 딱 하나였기 때문이다.
“건이 너, 언제 성신을 불렀니?”
그러나 이건은 태연하게 답했다.
“안 불렀는데.”
“뭐?”
케빈도 휴고도 어이없어했다.
“장난해? 저건 성신의 힘 없이는 퇴치 못해! 그런데 안 불렀다니….”
“진짠데.”
이건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나 성신 없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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