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55)
제155화. 페널티 해제! (2)
휴고는 가장 보기 싫은 기억을 보았다.
이건이 악몽에 빠지면서, 그와 연결되어 있는 성도들까지도 같은 악몽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휴고가 가장 보기 싫은 기억은 20년 전.
이건의 사후였다.
정확히는 이건의 국장(國葬)때였다.
붉은 눈이 토벌되고, 이건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뒤 나라에서 이건의 국장을 추진했던 것이다.
결국 휴고는 나라의 묘지에 세워진 이건의 묘비에서 떠나지 못했다.
물론 다른 성인들과 사생결단을 내고 겨우 살아남은 직후라 몸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뭐라고 할 거였으면 탑에서 나가지 말았어야지.’
‘네가 탑에서 나가지만 않았어도 이건은 살았을걸?’
그 말에 휴고는 활을 놓치고 놈들에게 패배하게 된 것이지만, 억울한 마음도 들지 않았다.
놈들의 말에 틀린 게 없어보였으니까.
비록 이건이 도시 쪽으로 향하는 괴수를 처리하라며 내보내긴 했지만, 몸 상태가 안 좋은 단짝을 두고 나간 건 사실이니까.
하물며 그에게 죽을 것이라고 예언을 한 것도 자신. 그리고 오히려 그 예언 때문에 이건이 죽은 것 같아서 휴고는 묘비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이건의 묘비를 보는 것이 휴고에 있어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기억.
천 남매 역시 보고 싶지 않은 기억을 보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유하야, 네 잘못 아니야. 그냥 발을 헛딛은 거야.’
천유하는 성단에서 자신이 따르던 사수가 죽는 광경을 보았고, 천성재는 엄마와 이재원의 장례식 광경을 보았다.
‘네가 엄마를 부르지만 않았어도.’
아빠에게 밀쳐지던 기억.
물론 진심이 담긴 말이 아니란 건 잘 알았다. 애초에 틀린 말도 아니라 아빠를 미워하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 말을 듣는 건 상관 없었지만, 아빠가 천칭좌한테 고개를 숙이는 광경은 죽어도 보기 싫었다.
‘미안. 어린애라서 잠결에 헛소리하는 거야. 주의 시킬게.’
아빠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렇게 휴고는 계속해서 이건의 묘비를 보고, 유하는 몇 번이나 사수가 죽고, 천성재는 휴고가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는 악몽에 시달릴 때였다.
[이봐! 신궁! 일어나라!]그중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뜬 건 휴고였다.
케빈 때문이었다.
짝짝짝!
“크윽…!”
도대체 풀파워로 얼마나 뺨을 쳐댈 건지.
짝짝짝짝짝짝!
휴고는 그만 좀 때리라며 멱살을 잡았다.
그러나 케빈은 휴고가 깨어나자마자 어딘가를 가리켰다.
“봐라! 신궁! 저게 너의 성신이다! 저래도 안 믿을 거냐!”
“……??”
아직 정신이 흐릿한 휴고는 케빈이 또 뭔 개떡 같은 소리를 하나 싶었다.
“이 자식은 또 뭘 봤길래….”
그러나 고개를 돌린 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멀지 않은 곳에 이건이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녹색과 검은 빛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고, 상상을 초월하는 흉악한 에너지는 주변을 파괴하고 있었다.
거기에 머리 색까지 변해 있었다.
그것은 빛을 머금은 청색.
동시에 휴고는 동공이 떨렸다.
그도 그럴 게, 이 느낌 너무나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네가 좋겠구나]바로 작열사성신이 강림했을 때의 그 느낌이다.
물론 흉악한 느낌만 비교하라고 하면 자신의 성신과 비교도 안 되긴 하지만….
“아무튼 신궁! 저걸 보고도 아니라고 할 거냐! 저건 어딜 봐도 성신의 강림이잖아!”
휴고는 침묵했다.
이건을 보는 그의 표정이 볼 만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게 무슨 광경인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결국 휴고가 한마디 내뱉었다.
“…아 나 다시 기절할래.”
“뭐?”
“아, 이거 꿈이야. 아 몰라 아무튼 이거 꿈이야.”
휴고는 현실도피 하듯 다시 드러누으려고 했다.
“이따가 다시 깨워. 차라리 악몽이나 다시 보련다.”
“야!! 현실 부정하지 마!”
도로 일어난 휴고는 울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쾅!!
거대한 굉음과 함께 투구 사내가 날아갔다.
투구 사내의 몸통은 완전히 뻥 뚫려 있었다.
군주의 힘으로 가드했지만 전혀 소용없었다.
[군주의 힘이 끊겼습니다] [군주의 영향에서 벗어났습니다] [경험치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커헉…!]그리고 이제 입조차 벙긋 할 수 없는 투구사내가 쌍욕을 읊조리는 대상은 딱 하나였다.
‘지젤 그 망할 여자가!’
그래봐야 새끼 뱀이라고 했으면서!
이야기가 전혀 다르지 않은가!
‘그 여자를 가만두지 않겠노라.’
이쯤 되면 자신들을 엿 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했다고 할 수준이었다.
결국 천칭을 죽이라 부하에게 신호를 보낸 투구 사내는 이건을 보며 이를 갈았다.
‘이정도면 하급신이 아니다.’
물론 신좌의 크기도 구멍가게 수준.
인간의 냄새도 아직 나고, 가치로만 판단해봐도 아직 덜 자란 신인 건 맞았다.
하지만 이 힘!
‘거의 군주급이다.’
아직 덜 자라서 그렇지, 내버려두면 필시 군주의 목을 노릴 위험군이 될 것이었다.
하물며 인류에 이런 놈이 있다면 이쪽도 피해는 만만치 않을 터.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군주님을 위협할 수도 있는 요소를 두고 함부로 움직일 순 없었다.
‘사소한 실수도 있으면 안 된다.’
결국 머리도, 몸통도 날아간 투구 사내가 결심한 듯 다급히 외쳤다.
[알았다! 인류에게 좋을 조건을 제시해주마! 우리가 잠시 물러날 테니….]그때였다.
퍼걱!!!
눈앞에서 투구 사내의 머리가 터졌다.
[새끼가, 조건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인간의 영역에 먼저 제발로 들어선 순간부터 이 새끼들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다.
‘먼저 인간들을 능욕한 게 누군데.’
이건의 험악한 눈빛과 함께 알림소리가 들려왔다.
[장군급을 파괴시켜 경험치가 대폭 올랐습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lv.15] [포인트를 6개 얻었습니다] [신격이 조금 올라갔습니다] [페널티가 풀려 시스템의 제한이 풀렸습니다] [이제부터 습득경험치를 의사대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처럼 사용할 시, 새로운 신좌스킬을 개방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제부터는 경험치를 권속신들의 등급업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권속들은 성신이 쓸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마력을 늘려주는 권속신을 키우면 성신의 마력도 늘어나게 됩니다]이건은 웃었다.
쉽게 말해 제 경험치를 자신의 성장용으로 쓸 것이냐, 권속의 성장용으로 쓸 것이냐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권속신에게 투자할 신격도 못 띄고 있었다는 거겠지.’
그렇게 이건이 고깃덩어리가 된 투구를 집어 드는 순간이었다.
“악! 뭐야!”
천성재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악몽에 시달리던 천 남매가 눈을 뜬 것이다.
“저거 왜 죽어 있어! 설마 삼촌이 죽였어요?”
그 말에 사자좌가 탄식하듯 말했다.
“그래. 눈으로도 다 보고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었어. 솔직히 인정하마.”
사자좌는 이건이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것이었는데, 천성재는 도리어 사자좌에게 화를 냈다.
“이 나쁜 사자 놈아!!!”
“????”
심지어 멱살까지 잡았다. 그러나 천성재는 울부짖었다.
“이 나쁜 사자야, 왜 그걸 안 찍었어! 뒤질래! 왜 그런 멋진 걸 너 혼자 봐!! 왜 안 남겨?!! 이제부터 사자좌는 원수다!”
“……?!!”
진담은 아니겠지만, 또 라이브를 놓친 천성재는 대성통곡을 할 기세였다.
결국 주변에 있던 성도들은 질색했다.
‘역시 빠돌이는 무섭다.’
아무리 그래도 성도의 입장에서는 성인을 저렇게 막 대할 수 있는 배짱이 없는데.
하지만 질색할 만한 일은 또 있었다.
[야.]성도들은 이건이 다가오자 흠칫 놀라 물러섰다.
이에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왜 피해.]“아, 아뇨. 이건 님께는 다가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왜?]왜긴 왜야.
다가가면 자신들이 죽을 것 같으니까지.
하지만 그를 뭐라고 해석한 건지,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
[아. 내 몸 걱정은 안 해도 돼. 페널티도 풀려서 몸 상태는 오히려 좋아졌거든. 그전까진 50% 밖에 힘을 못 썼었으니까.]그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지만, 성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 거라면 이건 님께 도움이 되겠네요. 그전엔 50%밖에…예?”
“예?!!”
모두의 표정이 볼 만했다. 특히 스티븐과 케빈의 표정은 아예 얼어붙었다.
지금 저게 뭐라고 했나.
50%?!
결국 스티븐이 말을 더듬었다.
“뭐야. 그럼 너, 너, 설마 지금 이 순간까지 페널티 상태였다는…!”
[어. 내가 말 안 했나?]“?!!”
이건에게 사정없이 깨진 적 있는 스티븐은 얼어붙었다.
그럼 자신들을 쳐발랐던 그 힘이 페널티 상태였다는 이야기인가.
결국 그쯤 되자 스티븐은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저놈이라면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
사실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었지만.
‘저 녀석이라면 정말로 지구에서 미지문명을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을지도.’
안 그래도 점점 인류가 살 수 있는 땅이 사라지고 있었다.
미지문명의 등장으로 토지는 죽어갔고, 독기를 머금은 땅이 점점 인류의 땅을 위협하며 기존의 도시까지 물들게 했으니까. 시한부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저 녀석이라면.’
그러나 그 동경 어린 시선을 읽은 걸까. 정작 이건은 불쾌하다는 듯 스티븐을 쏘아보았다.
“쳐다보지 마. 니들이 날 죽인 범인이라는 의심은 아직 안 거둬진 상태니까.”
“뭐? 아, 아직도 날 못 믿는 거냐? 난 아니라니까!”
“흥.”
이건은 개무시했다.
애초에 자신을 탑에 가둔 범인은 미지문명과 연관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 투구 놈.’
확실했다.
자신이 각성자가 되기 전. 자신과 함께했던 소중한 사람을 죽인 놈과 비슷한 냄새를 풍겼다.
‘놈들은 반드시 찾아내 죽인다.’
그 살의에 괴수들을 입에 가득 물고 있던 붉은 눈도 낑 얼어붙었다.
배고파서 내심 인간에게 손을 댈까 고민하던 붉은 눈이 슬쩍 꼬리를 내렸다.
스티븐은 아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 그럴 때였다.
쾅!!
뒷걸음을 치던 스티븐이 뒤로 밀려났다.
‘!’
갑자기 이건을 감싸던 마력이 거칠게 휘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아악!”
그 엄청난 위력에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쾅!!!
“이건 님!”
“삼촌…큭!!!”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었지만, 이건은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경고. 성신의 힘이 너무 강합니다] [성신의 힘에 주변의 환경이 버티지 못합니다]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뭐, 이해 못 할 것도 없었다. 성신들은 지구에 강림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냈으니까.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라고 해야 할까.
강림의 힘 때문에 인간들과 환경이 버티지 못했으니까.
‘어쩌면 이래서 페널티 50% 상태였던 걸지도.’
아무튼 이 상태로 계속 있다간 주변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었다.
실제로 제 손에 들려 있는 투구 사내의 육신도 파괴되기 시작했다.
성신의 파괴력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쯤 되자 이건이 곤란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칫, 이래서는 침대에서 잠도 못 자잖아.’
어디 그뿐인가. 이 투구도 아직 파괴되면 안 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때였다.
이건은 투구 사내의 손가락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가 본 것은 다름 아닌 반지.
[장군의 흑반지(SSS)]그리고 그걸 쑥 뽑은 이건이 스킬을 발동했다.
[창조공방을 개시합니다] [쌓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데이터 를 입힙니다]그것은 두꺼비의 데이터였다. 무려 성신의 힘을 잡아먹어 휴고를 골치아프게 했던 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게 유용하게 작용했다.
의 데이터(SS)
– 신의 힘을 먹어치워 뱃속에 저장한다
동시에 녹색의 빛이 터져 나오면서 반지에 데이터에 입혀졌다.
[신의 마력을 먹는 흑반지 (SSS)]– 배가 찰 때까지 신의 마력을 먹어 저장한다
– 임시제어장치로 사용 가능
그리고 반지를 끼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번쩍!
하늘로 치솟았던 녹빛과 검은 빛이 점점 이건 쪽으로 몰려들면서 빛이 꺼져갔다.
마치 이건의 몸에 힘이 봉인되는 듯한 모습. 동시에 변했던 머리카락 색도 원래의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흉흉하게 내뿜던 에너지도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건 붉은 뱀눈 정도.
[반지가 신의 마력을 저장하고 몹시 기뻐합니다] [마력을 성심껏 모아두겠다고 합니다] [새로운 스킬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신 강림]이건은 웃었다.
쉽게 말해 제어장치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자신들이 알던 이건의 모습이 되자 성도들은 안도했다.
휴고는 중얼거렸다.
“성신께서 제자리로 돌아가신 거야, 돌아가신 거야. 돌아가신 거야. 돌아가신 거야. 강림을 끝내고 돌아가신 거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휴고는 결국 한대 얻어맞았다.
그리고 그때 이건이 뭔가를 꺼냈다.
번쩍!
이건이 꺼낸 건 다름 아닌 인벤토리!
그리고 거기서 꺼낸 물건에 모두가 의아해했다.
“아귀?”
그랬다.
이건이 꺼낸 물건은 바로 아귀 양웨이였던 것이다.
책에서 나온 양웨이는 이건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이 자식! 너 뭐야! 날 지금까지 가둬놓고 도대체 뭘…!]하지만 이건은 대답 대신 양웨이를 반으로 찢었다.
[커…커헉!]동시에 이건은 투구 사내의 몸통에 제 손을 얹었다.
그리고 빛이 터져 나왔다.
번쩍!
[초재생을 사용합니다] [전갈좌의 을 사용합니다]그와 함께 보이지 않는 암막이 반경 50m에 깔렸다.
사람들은 이건이 뭘 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포로 스킬을 사용합니다] [투구 시체를 포로4로 들였습니다] [양웨이의 영혼을 투구 시체의 몸에 넣었습니다]그와 함께 투구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사람들이 황당하다는 듯 이건을 보고, 이건은 어안이 벙벙해진 양웨이에게 말했다.
“명령이야. 놈들의 본진에 가서 정보를 캐와. 성공하면 원래의 몸으로 돌려주지.”
너무 갑작스러웠던 양웨이의 눈이 떨렸다.
하지만 곧 그는 이건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장군급을 이용해 미지문명의 움직임을 알아내려는 거구나.’
그래서일까.
양웨이가 씨익 웃으며 외쳤다.
[좋아! 내가 금방 알아오지]결국 양웨이가 적들의 무리로 사라지자 휴고가 당황해서 외쳤다.
“양웨이가 얼마나 간신배인데! 저쪽으로 보내면 100% 배신할 거야!”
그 걱정에 이건이 뭔 개소리를 하냐는 듯 흉악하게 웃었다.
“그래서인데?”
“뭐?”
오히려 배신을 안 하면 곤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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