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00)
제199화. 지금 뭐라 했냐? (2)
뭐? 누굴 포섭해?
케빈과 지젤은 자신들이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만큼 어이가 없었던 걸까.
결국 이건이 죽겠다며, 꼴좋다며 깔깔 웃어대던 지젤이 참다못해 되물었다.
[지금. 누굴 포섭했다고?]그 말에 반인반수가 한심하다는 듯 탄식했다.
[성신이란 것도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감옥에 갇히더니 귀까지 쇠락했어.]반인반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군주에 비하면 역시 인간 진영은 열등하다는 비웃음일까.
반인반수는 감옥 쪽으로 다가왔다. 그 표정의 기저엔 인간을 천시 보는 우월감마저 깔려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것도 아니면, 니들도 못한 걸 우리가 해내서 놀란 것이냐?]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열등한 인간 진영의 신이여. 못들었으면 다시 말해주지. 우리는 너희도 해내지 못한 이건의 동료, 신궁좌 성인을 포섭….]“풉!!!”
[!]케빈은 드물게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그리고 갑자기 터져 나온 웃음소리에 반인반수가 시선을 돌렸지만.
“아니… 그래. 젠장. 이 교활한 놈들. 잘도 그놈을 꿰어냈구나.”
재빨리 고개를 돌린 케빈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 들은 소리라 인지한 것인지. 괴수가 다시 말했다.
[그래. 신궁좌는 우리의 충실한….]“풉훕!!!”
[????]결국 괴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케빈을 보았다.
그러나 목을 뒤로 꺾은 케빈의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케빈의 모습에 처녀좌 권속신은 혀를 찼다.
고개를 돌리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케빈의 얼굴이 웃겨서 죽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어서 호흡곤란을 일으킬 것 같은 주제에, 괴수에게 들키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다.
물론 평소라면 이딴 걸로 웃음보가 터질 리가 없었지만.
‘하지만 하필 포섭해도 그 신궁이라니…!’
케빈은 웃겨 죽으려고 했다.
지젤은 말하기를 관뒀다.
애초에 어쩌다가 신궁좌를 포섭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휴고로 이건을 죽여? 배신?’
그게 퍽이나 배신을 하겠다!
휴고는 지젤 자신조차도 마지막까지 포섭하지 못한 유일한 상대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놈들을 끌어들였다는 건 아니지만, 휴고는 그냥 차원이 달랐다.
‘꺼져. 니들한테 붙을 바에야 치즈버거에 독 풀고 콱 씹어버리겠어.’
그 어떤 말로 이건을 깎아내려도 안 통하고, 이간질도 안 먹혔다.
오죽하면 이건의 사후, 휴고부터 쳐내야겠다는 생각부터 했겠는가.
쓸 만한 구석이 많으니까 살려둔 것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무슨 방법으로 휴고를 고르게 된 건지는 몰라도.
[…그거 함정… 큭!!]지젤이 충고를 하려 했지만 케빈이 바로 손을 뻗었다.
동시에 새하얀 얼음이 지젤의 몸을 얼리고, 그 입까지 틀어막았다.
기껏 적들이 알아서 헛짓거리를 해주고 있는데, 그것에 찬물을 끼얹게 할쏘냐.
“성신이여, 이건은 신궁이 알아서 처리해준다지 않습니까? 말이 너-무 많네.”
케빈은 살벌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지젤을 쏘아보았다.
그건 분노였다. 장루이와 이 여자에게 뭣도 모르고 악마의 탑에서 놀아났는데 화가 나지 않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케빈은 이건의 명령만 아니었어도 처녀좌의 군세를 총동원해 쳐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저 여자는 이건의 먹이니까.
그리고 명령이 우선이었다.
천칭의 권속신 중에는 뛰어난 권속신이 있어 뱀주인좌에 도움이 될 테니.
“뭐, 넌 그 안에서 계속 그러고 있어. 나는 네놈의 부하나 가져갈 테니.”
저 자식이!
그리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얼음의 힘에 지젤이 눈살을 찌푸렸다.
‘처녀좌의 힘이 아니다.’
은색에 녹빛이 가미된 이 힘은 틀림없는 이건의 힘!
[뱀주인의 가호를 받고 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뱀주인좌에 상납됩니다]뱀주인좌의 힘이 천칭좌의 힘을 짓눌렀다.
그 광경에 반인반수는 굉장히 흥미로운 듯 했다.
[지금이야 인간의 성신 따위로 몰락했으나, 그래도 한때는 군주의 육신이었던 게 저렇게 잡아먹히다니. 참으로 안쓰럽구나.]반인반수는 굉장히 고소하다는 듯, 조소를 날렸다.
[뭐, 서열 낮은 군주가 성인과 성신을 잡아먹고 거기서 강해지면 얼마나 강해졌겠느냐. 그래봐야 우리 주인의 발끝에는 미치지도 못하시지. 이해는 하노라.]염소의 눈을 한 반인반수는 슬쩍 케빈을 보았다.
하지만 정작 손을 뻗고 있던 케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 군주라고?’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반인반수가 섬뜩하게 웃었다.
[그러나 여기 권속신들을 훔쳐서 가겠다는 네놈은 이해할 수 없겠구나.]엄청난 살의가 케빈을 덮쳤다.
이에 함께 왔던 처녀좌 권속신들이 급하게 나섰다.
[케빈!]번쩍!
결계였다.
사실 케빈이 괴수와 지젤의 시선을 끄는 동안, 몰래 천칭의 권속신들을 훔쳐내고 있던 처녀좌 여신들이었다.
이곳에 갇힌 천칭의 권속신들은 램프의 요정처럼, 사물 안에 갇혀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물건들도 찾아냈겠다, 케빈을 미끼로 자신들은 도망치면 그만이었지만!
[어서 그걸 들고 새끼 뱀 님께 가거라!]상대는 얼핏 봐도 장군급!
지금까지 이건이 잡은 전례밖에 없었고, 그만큼 강하다.
자신들의 성인이 당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처녀좌의 여신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신들의 목을 부여잡았다.
반인반수의 괴수는 느긋하게 웃으며 손을 뻗고 있었다.
[풍요가 허락하는 수확]그와 함께 처녀좌 여신들의 입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그건 바로 영혼.
감정, 능력, 그 모든 것을 키워내고 수확할 수 있는 풍요의 군주가 사용하는 권능이었다.
그리고 주인에게 받은 능력으로 뽑혀 나온 권속신들의 영혼을 수확하려는 것이다.
이에 케빈이 바로 성인의 전용기술을 사용했다.
[소환해제]동시에 케빈은 여신들이 자신에게 던졌던 물건을 그들에게 돌려주었다.
[케빈!]“그건 너희가 이건한테 건네줘라!”
그와 함께 처녀좌 권속신들이 사라졌다.
성역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물론 성역이라고 해봐야 지금은 이건의 성역이지만.
그리고 처녀좌 권속신들이 사라지자마자 결계는 사라지고.
반인반수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대로 그 물건을 들고 도망갔으면 목숨은 부지했을 것을]케빈은 칼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 순간 반인반수가 빌려온 군주의 권능을 사용했다.
[풍요가 키워내는 ]빛이 번쩍이며 케빈이 비명을 질렀다.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가 있었다.
작은 충치부터 장기의 염증, 혹은 작은 생채기. 하다못해 손톱의 거스러미까지.
그리고 천칭의 성역에 잠입하면서 옆구리에 생겼던 아주 작은 찰과상이 지금 이 순간 풍요의 힘에 크게 성장하고.
콰지직!
원래 가지고 있던 작은 염증과 햘퀸 상처는 순식간에 커져 몸을 찢어버렸다.
“큭!”
엄청난 고통이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적은 건 보지 못하는 는 그걸로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었다.
[풍요가 키워내는 ]이번에 풍요가 풍족하게 키워낸 씨앗은 고통!
안 그래도 죽을 것 같던 고통이 그 이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비웃듯, 그리고 즐기듯. 반인반수가 뿜어내는 검은 마력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통수치 100%!] [고통수치 150%!] [고통수치 200%!]새의 형태로 변한 반인반수의 마력이 꺄르륵 웃어댔다.
그리고 그 상처와 고통 성장의 힘은 지젤에게까지 미쳤다.
[아악!]안 그래도 이건에게 당한 상처와, 시간의 군주에게 당해 상처투성이였던 그녀였다.
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건 당연한 일.
그 비명소리에 반인반수가 웃었다.
[보아라, 주군의 힘이 멋지지 않느냐, 신궁좌의 성인도 이것으로 포섭한 것이다. 인간의 가진 감정을 키우는 건 일도 아니지.]‘……!’
풍요의 힘을 직접 겪은 케빈은 이를 갈았다.
휴고도 이런 힘에 맞닥트리면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까.
아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그건 안 돼!]지젤의 비명소리와 함께 반인반수가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동시에 마법진에서 솟아오르는 수상한 동상!
반인반수가 입꼬리를 올렸다.
[천칭좌의 어전 권속은 잘 받아가마.]어전 권속은 권속신 중에도 최상위 권속신!
지젤이 에너지가 쌓이면 소환하려 숨겨 놓은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필 제일 상위 권속이 괴수의 손에 들어가게 되나 싶던 그 순간!
번쩍!
“!”
케빈의 벨트가 번쩍이면서 모습이 커지더니, 돌연 빛 덩어리가 동상을 꿀꺽 집어 삼켰다.
“!!!”
그건 바로 슬라임이었다.
그리고 한순간에 동상을 집어 삼킨 슬라임이 도망치려 하자, 반인반수가 살기를 뿜어냈다.
[감히!]결국 그가 움직이려 하자 케빈은 고통을 삼키고, 슬라임을 위해 섬광마법을 발동시켰다.
[설원의 빛 (S)]번쩍!
그 스킬에 잠시 눈이 먼 반인반수가 비명을 지르고, 슬라임이 감옥 밖으로 튀었다.
결국 열 받은 반인반수가 추적 마법으로 케빈도 죽이고 도망치려는 슬라임을 붙잡으려는 순간!
휘익!
강력한 폭발과 함께 마법이 사라졌다.
그리고 연기 속에서 나타난 그림자에 누구보다도 지젤이 깜짝 놀랐다.
[칼리!]밖에서 성역의 성도들을 유인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칼리를 본 지젤은 몹시 기쁜 기색이었다.
[날 구하러 왔구나, 딸아]지젤은 어디에 갔었던 거냐며 걱정하는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덥썩!
[……!!]지젤의 목걸이를 뜯어낸 칼리가 뒤로 물러서고.
동시에 피투성이가 된 케빈을 번쩍 들어올렸다.
때문에 지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딸아!?]그러나 그 외침에 칼리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나 당신 딸 아냐.”
[뭐, 뭐라고?!]“그럼 이만.”
천칭좌의 어전 권속신에 성신의 보물까지 훔친 칼리는 재빨리 탈출했다.
[칼리!]동시에 열 받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것들이!]잠시 눈이 멀었던 장군이었다. 그리고 귀중한 어전 권속을 뺏긴 장군이 자신의 부하를 불렀다.
* * *
한편 그 무렵.
“뭐? 성신을 갈아치우자고?”
휴고는 제 눈앞에 있는 상대의 말에 눈썹을 치켜떴다.
그리고 휴고의 눈앞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서기관.
휴고는 뜻밖의 제안을 받고 있었다.
“뱀주인좌 성신을 끌어내자고?”
“그래.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 설마 이건 따까리로 지내는 게 취향인거야?”
그 말에 휴고가 핏대를 세웠다.
“장난해? 죽여도 시원찮을 놈을.”
그 말에 역시라는 듯 서기관이 웃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기관이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역시 저걸 착용했군.’
그랬다.
휴고의 넥타이에 꽂혀 있는 넥타이핀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낮에 자신이 천지우의 이름을 달아 휴고에게 선물처럼 보낸 물건.
서기관으로서 정보왜곡 능력이 특기니, 아내가 쓴 편지처럼 해서 잘 보내 놨다.
하지만 그 선물의 실체는 증오심을 키우는 물건.
분명 풍요의 군주의 권능이 은밀하게 걸려 있었다.
실제로 서기관의 주머니에 숨어 있는 바퀴벌레의 눈에는 보였다.
[이건에 대한 증오심 50%] [이건에 대한 증오심 70%] [이건에 대한 증오심 100%]주군의 능력이 똑똑히 발동되고 있는 것이. 그리고 저 정도면 누구라도 이건을 보자마자 살해하고도 남을 수준.
동시에 장군에게 지령을 받았던 그들이었다.
‘어전 권속을 도둑맞았다고 했다. 신궁좌라면 칼리도, 처녀좌 성신도 단숨에 원거리에서 즉살시킬 수 있겠지.’
서둘러 아군으로 포섭해야 했다.
그래서 일까.
서기관이 입꼬리를 올렸다.
“목적이 같으니, 이건을 끌어내리는데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어.”
그리고 그때였다.
“야. 뭐 하냐, 니들 여기서.”
“!”
등 뒤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서기관은 이게 왠 떡이냐는 듯 웃었다.
그도 그럴 게 자신들 앞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이건!
‘기회다.’
동시에 서기관이 휴고에게 속삭였다.
“저게 바로 네가 죽여야 할 원수의 얼굴이야. 네 모든 걸 빼앗아간 원수잖아. 그러니 죽이자.”
그 말에 스위치가 켜진 듯, 휴고가 웃음을 지었다.
“원수라.”
휴고가 일어났다.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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