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21)
제220화. 우리 삼촌이 좀 짱이야 (2)
[사자소환(死者召喚)]나타난 인물에 휴고는 기겁했다.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사람 형태의 인영.
물고기자리의 성인이었던 것이다.
확실하진 않았지만, 음침한 듯 긴머리에 숨겨진 또렷한 이목구비로 볼 때 확실했다.
“리브!”
12신좌 중 2대 마법신좌라 불리는 물고기좌의 성인 리브 리치였다.
쌍아좌가 마도공학 느낌의 마법사라면 물고기좌는 드루이드 느낌의 마법사.
스타일조차 서로 달랐다.
같은 마도집단의 수장이라도 쌍아좌의 헤이지는 키가 크고, 표범 같은 강인함을 갖췄지만 물고기좌는 글쎄.
키도 한참 작고, 비유하자면 방에서 안 나오는 골방철학자 느낌.
‘굳이 말하면 인싸와 아싸 같은 느낌이었지.’
그래서 헤이지랑 놓고 보면 차이가 극명했던.
아무튼 물고기좌 성인은 잘 웃지도 않는 소녀였던 걸로 기억한다.
‘뭐, 건이를 싫어했던 것 같긴 하지만….’
아니, 애초에 그 녀석을 좋아할 녀석이 있긴 하나?
어쨌거나 그런 그녀가 왜 여기서 나와?
심지어 모습이 젤리 같은 모습인 걸 보면 제대로 된 상태도 아닌 것 같은데.
뭐 아무래야 좋았다.
[적대신의 가호를 받는 계약자입니다] [경고. 뱀주인에 위협적인 신의 가호를 받는 자입니다] [경고. 산하의 성인으로서 주인의 적을 처단해야 합니다]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
뱀주인좌의 마력이 치솟은 것이다.
필시 이건에게 적대적인 성신의 성인이기 때문이리라.
결국 그 광경에 리브는 급히 도망치려했다.
‘이건에게 잡히면 곤란해진다.’
곧 리브가 도망치려 하자, 휴고는 어딜 도망치려고 하냐는 듯 화살을 쏘았다.
하지만.
슝!
“!”
화살은 그녀를 그냥 지나치고 지나가버렸다.
덕분에 휴고는 깜짝 놀랐다.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동시에 그녀는 잘 됐다는 듯 벽 쪽으로 사라지려 했다.
어차피 이들의 힘 따위로는 자신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벽을 통과….
[컥!]하지는 못하고 이건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꽉!
당황한 리브가 고개를 돌렸지만, 이건이 어딜 가냐는 듯 머리카락을 쭈욱 잡아당겼다.
휴고도 그런 이건을 도와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슝!
“!”
역시나 휴고의 손은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당황하는 휴고를 향해 이건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잡히겠냐. 똘추야. 영혼인데.”
“뭐?”
“내가 무슨 스킬을 썼다 생각하는 거야?”
“!”
휴고는 아차 싶었다.
이건이 방금 전에 쓴 스킬은 죽음의 신격이 2단계가 되고 난 후 탄생한 스킬.
[사자소환(死者召喚)]한마디로 죽은 자를 소환하는 스킬이다.
그렇다는 건!
“자, 잠깐만. 그럼 설마 얘가 죽었다는 소리야?!”
“뭐 이 스킬에 반응했으니 그렇겠지?”
충격을 받은 휴고는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리브는 얼마 전 이건한테 자신의 성역을 지켜달라며 연락을 해온 상대가 아니었던가.
하물며 그게 무려 한 달도 안 된 일!
어디 그뿐인가.
지젤이 황소와 함께 자신의 성역에 쳐들어왔을 때. 그때도 분명 그들의 옆에 있었다.
‘그럼 설마 그 몇 주 사이에 살해당한 거야?’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섬뜩하게 웃었다.
“아무튼 잘됐어. 물고기좌에는 볼일이 있었으니까.”
물고기좌는 악마의 탑에서 장루이를 케빈으로 변신 시킨 장본인.
자신의 일에 관련된 성신들은 모조리 갈아버리고, 그 신좌들은 모두 자신의 밑에 둘 것이었다.
‘안 그래도 풍요를 없애니 다른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빈 땅이 된 풍요의 구역을 노리는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에 괴수들을 끌고 온 놈들이. 그리고 24년 전 그 사람을 찢어죽인 장본인들이.
그리고 물고기좌는 24년 전, 서울에 침공해온 군주를 없애는 데에도, 남은 성신을 처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런데 그럴 때였다.
이건의 그 살의와 계획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일까.
폐인 같은 몰골로 긴 머리를 늘어트리고 있던 리브가 눈을 번득였다.
곧 그 큰 눈에서 기이한 문양이 번쩍이고.
번쩍!
기이한 섬광과 함께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손에 심한 화상자국이 났기 때문이다.
콰직!
[심어(深漁)의 힘에 신위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그뿐이 아니었다.
[심어의 종이 모습을 숨깁니다]“!”
동시에 이건은 제 손아귀를 보았다.
자신한테 잡혀 있던 리브가 사라져 있었다.
누가 변신의 신좌가 아니랄까봐, 그새 다른 걸로 변해 사라진 것이다.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성인급이 쓰는 변신 능력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았다.
하물며 상대는 2대 마법신좌 성인.
성격이 히키코모리에 귀차니스트라 문제지, 그 능력은 탁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귀차니즘 때문에 일하는 걸 몹시 싫어해 숨는 것에 있어서는 귀신!
“분명 물건으로 변했을 거야.”
“뻔하지!”
전장에 나가기 귀찮아 자신들이 찾아와도 전등, 소파, 책, 벽지로 변해 쿨쿨 처자는 놈이었다.
그걸 알기에 휴고가 투시안을 사용해 가구를 살폈다.
“칫, 이 밖으로는 못 나갔을 텐데.”
나갔다면 성역의 결계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주변을 살필 때였다.
스륵
미생물 균이 문틈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어차피 저놈들로는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랬다. 그건 바로 리브가 변한 대상!
그리고 아무리 저 두 놈이 대단하다고 해도 미생물 균까지는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속으로 비웃던 그녀가 유유히 빠져나가려는 순간이었다.
쾅!
“이건!! 애인이 있었던 게 사실이냐!”
“?!”
갑자기 하늘에서 케빈이 떨어졌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휴고도 이건도 황당해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가장 당황하고 있는 건 그들이 아니었다.
갑자기 나타난 케빈 때문에 발에 깔린 리브였던 것이다.
타이밍이 거지같다고 하면 거지같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딱 문틈으로 빠져나가려는 사이, 허공에서 나타난 케빈한테 밟혀서는!
그뿐이 아니었다.
하필 케빈은 원래부터 빙계 속성을 가진 각성자!
드드득!
[심어의 종이 만월의 얼음에 얼어붙습니다]“!”
케빈의 마력에서 뿜는 저온 탓에 바닥이 얼어붙고, 리브의 움직임이 둔화 되었다.
하지만 그걸 알 턱없는 케빈이 말했다.
“야. 묻잖아! 이건한테 애인 있었던 게 사실이냐고!”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이 새끼가 멋대로 나타나서 왜 그딴 걸 묻는지 모르겠지만.
“건이 같은 모쏠 새끼한테 애인은 무슨 애인… 컥!!”
휴고는 이건에게 걷어차였다.
그 말에 답이 되었다는 듯, 케빈은 안도했다.
“뭐야. 헛소문이었어?”
그래도 기껏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뻔했는데. 실망했다는 듯, 케빈이 혀를 찼다.
“뭐, 없으면 됐다. 이건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리가 내 영토에서 들려와서. 거짓말일게 뻔한데 애인이 있었다는 말에 혹시나 해서 놀랐는데, 아니면 됐다. 난 돌아가마.”
케빈이 발을 떼려 하자, 상반신이 자유가 된 리브는 기뻐했다.
‘그래, 발만 떼라. 떼면 된다.’
처녀좌하고 자신은 상성이 좋지 못했다.
온도가 내려가면 물고기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그러니 케빈만 사라지면, 성신의 힘을 폭발 시켜 이곳을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리브의 염원과는 다르게 휴고가 케빈을 붙잡았다.
“뭐야. 너 설마 겨우 그거 물으려고 텔레포트까지 써서 여기까지 온 거야?”
결국 케빈이 고개를 돌리자 발에 체중이 실리고.
[푸헉!]마법을 쓰려던 리브는 또 깔렸다.
하지만 휴고가 화를 냈다.
“그게 한 번에 얼만데!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을! 유럽에서 여기까지면 최소 40만 달러…!”
“뭐야, 가격은 귀찮아서 안 보는데 싸잖아?”
휴고는 피눈물을 흘렸다.
이 빌어먹을 부자 신좌 새끼들.
자신들은 4억이면 10년은 성단 생활비로 쓸 수 있는데!
그게 싸다니!
결국 피눈물을 흘리는 휴고의 모습에 이건이 혀를 찼다.
“금방 쌍아좌 성신 먹어서 텔레포트 시설 쓰게 해줄게. 그보다 찾는 게 있는데.”
이건의 말에 리브가 헛웃음을 흘렸다.
‘쌍아좌 성신을 먹어? 그 성신이 잘도 먹혀주겠군.’
같은 마법신좌라서 더 잘 알았다. 헤이지는 제 수에 걸려 어처구니없이 이건에게 잡힌 모양이지만, 그 성신.
마법의 신은 차원이 달랐다.
그 절대 굴지의 마법신을 막으려면, 같은 마법신좌의 성신인 물고기 성신의 지혜가 필요하겠지만.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지.’
그리고 그때였다.
이야기가 끝났는지 케빈이 움직이려 하자 리브는 기뻐했다.
발이 올라가는 걸까. 자신의 몸을 짓누르던 힘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 어서!’
그런데 그때였다.
쾅!
떠나려던 케빈이 돌연 발에 힘을 주었다.
“!”
그리고 순식간에 피어오르는 한기!
[삭풍의 1월]갑작스러운 스킬 발동에 리브가 비명을 질렀다.
[심어의 종이 얼음에 둘러싸여 움직일 수 없습니다] [변신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동시에 케빈의 발밑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리브!
“오.”
이건은 거기 있었냐는 듯 웃었다.
리브는 처녀좌의 기운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휴고도 당황스러워하는데, 케빈이 눈을 번득였다.
“이게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발에 깔린 순간부터 리브의 기운을 눈치채고 있었던 걸까.
케빈이 어전 성물을 꺼내며 말했다.
“이게 추적 스킬을 써도 안 보인다 싶더니, 이건 곁에 숨어 있었군.”
케빈은 리브에게 목적이 있는 듯 했다.
“악마의 탑에 가던 날. 네가 날 기절시키고 훔친 데이터로 장루이를 나로 변신시켰지?”
케빈은 어전성물, 얼음검 서리겨울을 꺼냈다.
금발 사이로 번득이는 파란 눈이 흉흉한 살의를 띄고 있었다.
“지젤은 이건의 몫이니 손을 대지 않았지만, 네 놈은 다르다. 우습게 보여도 유분수지.”
성인들 중 유일하게 악마의 탑에 들어가지도 조차 못했다는 수치심에, 이용당했다는 사실까지.
얼마나 치욕스러웠는가.
“넌 내가 직접 목을 따주마.”
그리고 서리겨울에 마력을 싣는 그 순간이었다.
쾅!
“커헉!!”
케빈은 이건에게 걷어차여 날아갔다.
케빈은 억울한 듯 했다.
“무슨 짓이야!”
그러나 이건은 쯧쯧 혀를 찼다.
“건들지 마.”
“왜! 원수 하나쯤은 날 줘도 되잖아!”
그것도 아니면 여자 성인이라 살려두는 거냐고 케빈이 왁왁 성질을 냈지만, 이건이 리브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영혼 상태라 의 속성을 가진 자신과 유하가 아니면 이놈의 목은 벨 수도 없을 뿐더러.
“네 원수는 이게 아닐 거거든.”
“뭐?”
“얘, 20년도 더 전에 죽었어. 악마의 탑 이전이야.”
그 말에 두 성인이 깜짝 놀랐다.
뭐? 이건이 갇히기 전에 이미 죽어?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본 물고기좌 성인은 누군데!”
“설마 리브랑 계약한 성신?”
“아니.”
“뭐? 그럼!”
그 말에 이건이 웃었다.
* * *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와아아아아!”
성도들이 가득 모인 드라크마.
성도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 이 자리엔 평소 볼 수 없던 이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마갈좌 십성이다!”
“천재공방 장인들이야!”
인류의 모든 무기를 책임지는 이었다.
그리고 최근 소문으로 무성한 이건 무기 때문에 직접 시연회를 열게 된 그들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들은 장인 외길의 각성자들이었다.
어설프게 부업으로 만든 무기 따위하고 실력 비교를 당하는 것부터가 화나는 일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다른 국가에서 우리 물건을 비싸게 사간다고 했거늘.’
이번에도 한몫 팔아먹을 생각이었는데 이 모양이다.
아마추어와 실력 비교를 당한 그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뭐, 뱀주인좌의 신앙심은 깎고 마갈좌의 신앙심은 올릴 기회다.’
애초에 마갈좌 성도들이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하나였다.
‘성신의 명령이 떨어졌다.’
다른 명령이 아니었다.
– 신좌는 12개면 충분하다. 자체를 짓밟고 없애라.
굉장히 드문 성신 명령이었다.
그리고 전투꾼인 이건 개인은 존경하더라도, 그가 13번째 신좌를 자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애초에 누구 영역을 넘봐.’
그래서일까.
“여기, 이건이 제작했다는 무기를 가져왔습니다.”
“!”
그리고 그런 그들의 뒤에는 어처구니 없어하는 신궁좌 성도들이 있었다.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이건이 만든 무기를 빌려달라니.
뭐 마침 휴고가 보내온 몇 점의 칼 등이 있어서 그걸 포함해서 줬지만.
“소용없다니까 그러네.”
“애초에 뭘로 비교해서 테스트해볼 건….”
그럴 때였다.
그들은 이건이 만든 활을 들었다.
“잘 들어주십시오! 잘못된 정보는 목숨을 위험하게 합니다. 때문에 급히 이런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
그들은 진지하게 눈을 번득였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SS급 성물은 저희 마갈좌 성신 직영의 에서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어느 성신도 만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SS급을 이건 님도 만들었다고 하시는 군요. 그런 말은 성도들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발언인데요.”
“맞습니다. 등급이 낮은 무기를 SS급이라고 해서 사게 되었을 경우, 전장에서 어떤 피해를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
그 말에 신궁좌 성도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것들이?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저희가 확인 시켜드리겠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이건이 만든 활과 자신들이 만든 검을 들었다.
“정말로 이건 님이 만든 게 SS급이면, 기본적으로 금강의 속성은 기본 옵션이겠죠?”
장내가 술렁거렸다.
“이 검은 저희가 만든 SS급입니다. 이걸로 부숴보겠습니다. 정말 SS급이면 충분히 공격을 버틸 것입니다.”
“하지만 아니라면….”
결과는 뻔하다.
그들은 곧 자신만만하게 자신들의 검을 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의 검이 이건의 활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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