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23)
제222화. 매운탕
이건의 창조공방엔 건물만 한 용광로가 있다.
가져온 원재료들을 녹여내는 1차 공방으로, 그 디자인은 거대한 항아리.
[창조공방]– lv.7 (싸움꾼들의 장비를 만들 수 있는)
– 현재 크기 200㎡ (제법 뭔가를 만들 수 있을 만한)
-용광로 상태 (좋음) 관리자:토치
-작업대 1 상태 (좋음)
-작업대 2 상태 (더러움)
-재료창고 상태 (80%참) (10평)
그리고 평소라면 쇳물이 나오는 통로를 빼고, 재료를 때려 박는 천장 부분은 개방하지 않을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거, 건아.”
“왜?”
“아무리 그래도 진짜 저걸 넣으려고?”
“뭐 문제 있음?”
“당연히 문제 있지!!”
휴고는 개방된 용광로 천장에 매달려 있는 리브를 보았다.
그 모양은 마치 콸콸 끓고 있는 솥 안에 넣어지기 직전의 식재료.
리브는 이건이 뿜어낸 의 마력에 꽁꽁 묶인 채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물론 원래라면 마력만으로 저렇게 밧줄 역할을 할 수 없겠지만, 2단계로 진화한 은 물리적인 역할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 는 죽음의 경험치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분해하는 물질의 질이 좋으면 좋을수록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이 언제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냐고 칭얼댑니다]“좋아. 저거 분해하면 이 대폭 성장하겠네.”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야! 아무리 그래도 영혼을 용광로 속에 넣을 생각을 하니!! 잔인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생 비명소리를 듣기는 싫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휴고의 말에 반응하듯 용광로 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하 됐어, 다 귀찮으니까 그냥 빨리 넣고 끓여서 죽여줘.]“야! 너! 그럴 땐 살려달라고 해야지!”
휴고가 화를 냈지만, 정작 리브는 진담인 모양이었다.
애초에 이건의 눈에 걸린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건은 옛날에도 그랬어.’
잘 자고 있는데, 이건이 나타나서 자신의 멱살을 잡고 전장으로 내팽개치고.
숨어도 그 귀신같은 감각으로 끄집어내고.
하여 도망치는 것도, 저항하는 것도 귀찮다.
그러니 빨리 처리해달란 리브의 말에 휴고는 혀를 찼다.
“아오! 누가 잠자려고 성신이랑 계약한 성인 아니랄까 봐!”
물론 리브가 도망치는 걸 포기한 데엔 케빈도 한몫했지만 말이다.
상성이 나쁜 얼음 속성 탓에 꽁꽁 얼어붙어 움직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건은 리브를 펄펄 끓는 용광로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냉동 생선은 재료 신선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뭐 상관없어. 어차피 택수 무기인데 뭐.”
“그래 내 무기…뭐?! 저거 내 재료야?!”
“어. 물 속성 데이터가 필요하긴 했지만, 너 제대로 된 활도 없잖아? 어전성물도 그래봐야 SS급이고. EX급 가지기 싫어?”
“아니 야! 잠깐!!”
아무리 그래도 성인의 시체를 갈아 넣은 무기를 들고 싶진 않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의 어깨 위로 솟아오른 은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매운탕을 먹을 수 있겠다며 굉장히 신나 합니다] [이 이왕 이리 된 거 육(肉)고기도 넣자고 합니다] [사자성신이 좋겠다고 합니다]신이 난 슬라임도 식칼로 변해 재료를 넣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 아수라장에 휴고가 질겁할 때였다.
쿵!
용광로로 리브를 밀어 넣던 이건이 우뚝 멈췄다.
리브가 용광로 액체에 빠지기 바로 1cm 전일까.
치익!
그리고 막상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이 용광로 안의 쇳물에 녹아가자, 리브는 몸을 떨었다.
그래도 정말 죽는 건 무서웠던 걸까.
[창조공방의 용광로가 들어온 재료를 0.000001% 분해했습니다] [분해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물고기 성인의 데이터 (바다걷기)를 얻었습니다] [용광로에 물의 힘이 녹아들기 시작합니다] [바다와 관련된 장비를 만들 수 있습니다]설마 했는데 정말 영혼까지 녹여버릴 수준의 용광로라니.
‘마갈좌 성신도 이런 제작소는 못 짓는데, 도대체 뭘 만든 거야.’
하물며 용광로 안에는 거해좌 성신으로 보이는 시체 일부가 보였고 말이다.
동시에 리브를 멈춰 세운 이건은 웃었다.
사실 이건이 리브를 잡아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24년 전 서울 침공에 사자좌 성신이 있었다.’
하지만 사자좌 성신 본인은 아니다.
그렇다는 건 변신의 대가인 물고기좌.
뭐, 성인급이 성신으로 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 가능성이 높은 건 물고기좌 성신.
그리고 이 성인은 그 물고기좌 성신을 꾀어내기 위한 미끼인 셈이다.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도 질이 좋아야지.’
그래서일까.
살의를 뿜은 이건은 바로 슬라임에게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매운탕 생각에 들떠 있는 슬라임의 입에서 거대한 물체가 튀어나오고.
번쩍!
[경고. 구속중인 심어의 권속신을 꺼냈습니다] [심어(深漁)의 권속이 뱀주인좌 성역 밖으로 도주를 하려 합니다]온천에서 잡았던 물고기좌의 권속이 기체로 변해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그걸 가만히 지켜볼 이건도 아니었다.
이건은 재빨리 병 안에서 은색 결정 하나를 꺼내 부수었다.
파직!
[처녀좌의 한빙 데이터] x37개–
-극한의 한기를 머금은 눈보라를 소환
-거는 제약이 강할수록 스킬의 위력과 범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간 케빈을 걷어차면서 하나씩 차곡차곡, 알뜰하게 모은 데이터.
물론 우두머리 성신한테는 대여료도 받지 않으니, 스킬 따위.
공짜로 뜯어오면 그만이지만 케빈의 스킬은 대여품목이 아니니 때려서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일 낮은 제약 종류(10분간 에게 욕설 않기] [가장 작은 폭풍이 소환됩니다] [직경 2m]쿠구궁!
[압도적인 얼음에 권속신(하급)조차 얼어붙었습니다]기체로 변해 도망치려던 권속신은 냉동인간으로 바뀌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그 순간 이건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알아서 주인의 손에 나타난 천공의 단죄!
곧 이건이 냉동고기가 된 권속신을 박살내려는 순간이었다.
‘!’
이건은 어째서인지 권속신을 부수지 않고 읊조렸다.
“성역 개문(開門).”
“!!”
뜻밖의 외침에 휴고는 기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야!”
그도 그럴 게 이라 하면 말 그대로 성역의 결계를 없애버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뱀주인의 의지에 따라 뱀주인 성역을 감싼 결계를 완전히 없앴습니다]덕분에 당황한 휴고가 핏대를 세웠다.
“너 미쳤어?! 안 그래도 성신과 군주들에게 노려지고 있는 놈이!”
성신의 기운은 아주 강렬하다.
그리고 성역을 개방한다는 건 성역의 결계에 가려져 있던 본인의 위치를 적들에게 알려주는 것.
거기에 대문짝까지 활짝 열어젖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건을 찾는 적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팟!
성역의 결계를 없애자 하늘에서 거대한 별이 번쩍였다.
그리고 성역을 감싼 돔이 고운 모래처럼 흩어지자마자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졌다.
쿠구구궁!!!
“크윽!”
엄청난 힘에 바닥이 갈라지고, 창조공방의 기물들이 쓸려나갔다.
쿠궁!
잔잔했던 파도는 폭풍을 만난 듯 수 미터 이상 치솟아올랐다.
그리고 이 흉악한 기운은 틀림없는 신!
‘성신의 강림!’
성신이 침입해온 것이다.
그 증거로 엄청난 마력이 뱀주인좌의 성역 창공에서 번쩍였다.
그리고 빛깔로 보건대 상대는 틀림없었다.
짙은 벽청색의 쌍아좌보다 훨씬 연한 하늘빛의 천청(淺靑)!
‘물고기좌 성신!’
당황한 케빈과 휴고는 재빨리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불길과 함께 휴고의 손에 검은 활이 잡혔고, 은빛 입자와 함께 케빈의 옷 위로 은색 갑주와 파란 망토가 생겨났다.
그야말로 전시사태!
그러나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건은 태연하게 읊조렸다.
“역시 우두머리가 직접 올 줄 알았지. 문 활짝 열어놓고 자기 권속들을 죽이려고 하면.”
검은 머리 아래, 이건의 붉은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
동시에 이건이 입꼬리를 올렸다.
[폐문(廢門)]이 순간을 기다린 것일까, 결계가 다시 발동했다.
그리고 그 결계에 성역에 침입자가 눈을 번득였다.
[이 비열하기 짝이 없는 뱀신이.]하늘에 떠 있는 물고기좌 성신은 얼핏 봤을 때 여자 모습을 한 신.
하지만 작열사 주인이나 만월의 주인과는 달리 마치 정령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몸체도 액체 쪽에 더 가까웠고 말이다.
그리고 곧 물고기좌 성신이 이건을 죽이려 날아들려는 순간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걸?”
[헛소리 말….]“저기 네 성인 녹는 꼴 보기 싫으면.”
곧 이건의 손가락을 따라갔던 성신이 꺄아악 비명을 질렀다.
[아악 성인니이이임!]근엄했던 표정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아무래도 용광로에서 녹기 직전인 리브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성인을 발견하자마자 성신은 소리 높여 울었다.
[성인니이임! 도대체 왜 그런 꼴로 거기 계시는 거예요!]그 목소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리브는 탄식했다.
[아, 저 도움 안 되는 거 왜 나타났어….]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성신은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용광로 쪽으로 날아가려 했다.
[연락이 안 되신다 싶더니… 그 사이에 무슨…아니! 기다려주세요! 금방 구해드릴게요!]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뱀잡이]쿵!
뱀의 쇠사슬이 하늘로 뻗어나갔다.
이에 다급해진 성신이 물 형태의 물고기로 변했다. 그리고 바로 땅으로 스며들었지만 소용없었다.
-을 걷어차 뜯어낸 신궁좌 추적 스킬
-똑같은 스킬을 신궁좌에게서 대여할 수 있다
추적 기술에 걸린 신은 순식간에 잡히고 말았다.
[허억!]위치를 파악한 순간, 이건의 뱀잡이 기술이 땅속을 파고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추적 스킬 덕에 어두운 땅속에서도 상대의 좌표를 파악하고.
콰직!
이건이 그물 잡아당기듯, 팔을 당기자 물고기좌 성신이 그대로 끌려왔다.
[아악!]결국 비명을 지르는 물고기 형태의 성신은 다급하게 외쳤다.
[뱀주인이여, 왜 이러시는 겁니까! 저분은 그대의 옛 동료가 아니십니까, 아무리 그래도 저거는 좀…!]그 말에 이건의 눈이 험악하게 번득였다.
“동료?”
[아, 아니… 저분은 그대를 죽인 범인이 아니란 걸 이미 아시잖습니까…! 저분은 그대가 탑에 갇히지 전에 이미 살해 당하셨…!]그 말과 함께 옆에서 무시무시한 힘이 솟아올랐다.
쿵!
그리고 들려오는 살벌하게 목소리.
[그럼, 너냐?]케빈이었다.
[그래. 날 기절 시키고, 내 데이터를 빼돌려서. 장루이를 나로 변신시키고 이건을 찌른 게 바로 네놈이었군?]그리고 그 감정에 폭발하듯, 자동으로 반신화가 발동하려는 걸까.
만월의 주인의 장난으로, 그의 모습이 변하려 하자 휴고가 뒤통수를 빠악 쳤다.
“야. 여자로 변하기 싫다며, 정신 차려.”
“컥헉!! 아 진짜! 아무튼 리브 리치는 20년도 전에 죽었고, 내가 그날 만났던 건, 이 물고기라는 거잖아!”
가만두지 않겠노라, 흉악한 얼음이 치솟는 순간이었다.
빠각!
케빈이 걷어차여 날아갔다.
“컥!”
걷어찬 건 이건이었다.
덕분에 억울해진 케빈이 외쳤다.
“무슨 짓이야!!”
“뒤질래? 냉동되면 질 안 좋아진다니까?”
“?!!”
동시에 물고기 성신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만월의 종이여. 오해 마소서. 그대를 기절시키고, 지젤과 결탁해 뱀주인을 탑에 가둔 건 다른 쪽 주인이에요.]“뭐?”
[우리는 쌍어좌(雙魚座). 성신도 두 명입니다]“!”
[그놈이 원흉이에요. 지젤처럼 성인님을 잡아먹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영혼만 빼서 군주에게 먹이로 팔아넘겼죠.]그래서 물고기좌 성인의 영혼이 풍요 군주의 배 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인님을 인질로 저를 묶고, 본인은 성신과 군주와 결탁해서 뱀주인을… 헉!]이건은 충분하다는 듯 눈을 번득였다.
“얼마 전. 성역이 위험하다면서 저놈의 행세를 하며 나한테 전화를 한 건 너였지?”
[……!!]어쩐지 목소리는 리브인데, 말투가 전혀 다르다 싶었다.
그래서 그때도 물고기좌의 요청을 개무시했었던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거해좌를 없앴던 날. 그 자리에 있던 것 중, 남은 건 쌍둥이, 황소, 염소, 물고기, 넷.’
물론 거기 나타났던 물고기는 기운으로 보건대 이쪽이 아니라, 다른 쪽의 물고기였겠지.
그리고 그놈이 24년 전, 그날. 군주들을 서울로 불러들인 놈일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장루이를 죽일 때, 놈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었던가.
때문에 이건은 눈을 번득였다.
“왜 성신들이 날 죽이려 했지?”
[그, 그건 말할 수 없지만 12성신이 죽어도 밝히기 싫은 진실과 얽혀 있어서…]“그래?”
이건이 히죽 웃었다.
“아무튼 잘 알았어. 너희가 범인이 아닌 것도 알았고, 오해가 있었단 것도 잘 알았으니까.”
[그, 그럼…!]이건은 활짝 웃었다.
“일단 니네 둘 다 재료로 쓰자.”
[감사ㅎ…예?!!] [!]쾅!
이건의 신호와 함께 물고기좌 성인이 용광로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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