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22)
제321화. 아, 너였구나 (2)
[을 찾는 신앙이 느껴집니다] [수억의 강한 신앙심들이 을 부릅니다] [부름에 응하시겠습니까?]그 알림에 이건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 알림이 들려온 순간, 몸이 분해되는 게 거짓말처럼 멈춰버렸다.
그뿐이 아니었다.
[신은 인간의 믿음과 필요에 의해 생겨납니다] [기억해주고 믿어주는 성도들이 있는 이상, 신은 불멸합니다]괜히 성신들이 성도를 끌어 모으고, 신앙심을 바랐던 것이 아니었다.
설령 수천 년의 시간이 지날지라도, 장소가 바뀔지라도.
꾸준히 믿어주는 성도만 있다면.
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서기관을 만들어 바이블을 작성하게 했던 것이리라.
자신들의 존재가 수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도록.
그리고 그 강한 부름 때문일까.
사라지려 하던 이건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수억의 신앙심에 의해 의 존재가 부활합니다] [수억의 성도들이 을 존재를 잃기 싫어합니다] [지구의 대부분의 신앙심이 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그 존재감은 모든 차원에 새겨질 정도입니다] [지구의 시간 선이 이건을 꼭 필요한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분해를 중지합니다]번쩍!
빛과 함께 이건의 몸이 되돌아왔다.
흩어졌던 몸통도, 팔도, 다리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몸이 재구성되면서 이건은 성도들의 기운을 똑똑히 느꼈다.
‘성도들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유독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성도들이 있긴 했지만 글쎄.
‘이 숫자는 거의 전체 인구 수준이다.’
그랬다.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인류가 이건을 그리워하고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만한 재생은 진실된 믿음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
때문에 이건은 새삼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뿌듯해졌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하지만 정작 은 굉장히 당황한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시간 선이나 차원의 힘은 신이나 생물이 거역할 수 없는 우주의 힘이었다.
덕분에 은 과거, 그걸 이용해 굴지의 대성신들까지 처리했었는데…!
“안됐네? 계획이 엉망이 되어서?”
[……!!]그 말을 듣는 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절망한 표정을 읽은 듯, 이건이 사납게 웃었다.
“그럼 이제 전리품을 챙겨야지!”
[!!]그 말과 함께 이건은 시간의 머리를 낚아챘다.
동시에 엄청난 섬광이 일어났다.
[의 분해가 완료되었습니다] [의 힘에 의해 을 이루고 있던 모체가 살아납니다]순환의 힘은 역으로 회전했다.
을 만들어지기 전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즉, 다르게 말하면 13번째 원주인이 부활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 있던 자리에 사람의 인영 같은 것이 모여드는 듯 했다.
그리고 그는 아마도 과거 연우와 준우의 주인이자, 그 둘이 살리고 싶어 했던 선대 뱀주인좌 성신.
하지만 그때였다.
이건은 거대한 의 빛에서 기이한 광경을 보았다.
두 가지의 광경이었다.
첫 번째는 분해당하는 의 기억인 것일까.
-자. 이걸 이용하면 너희도 주인들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찬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딱 봐도 이 다른 시간 선에서 가져온 원주인들의 시신으로 성신들을 꾀어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건은 그것보다도, 그 다음 장면이 더 신경 쓰였다.
-뭐? 너 뭐라 했느냐. 아이가 생겼다고?
-예. 형님.
그건 두 남자가 다투는 광경이었다.
둘 다 금발의 남자였는데, 아마 작열사자리의 원주인과 13번째 원주인인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 것일까.
작열사자리의 원주인은 몹시 화를 내고 있었다.
-아이라니, 너한테?
-예. 그게 그리 놀라운 일입니까?
냉랭한 13번째의 답에 형은 분노에 몸을 떨었다.
사실 분노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열사자리의 원주인은 동생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설마 우리들에게 복수하기 위한 아이는 아니겠지?
그 말에 13번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형의 팔을 뿌리쳤다.
13번째의 장난스럽고도 온화해 보이는 얼굴이 지독할 정도로 차가워졌다.
-그 일이 그렇게 두려우십니까?
-어디냐, 당장 찾아야겠다.
-못 찾을 겁니다. 절대로.
-너!
그 뒤로 둘은 계속 뭔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건은 마저 듣지 못했다.
[부름에 응했습니다] [성도들 앞으로 날아갑니다]그 광경을 다 보기도 전, 이건의 이동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마치 번지점프를 하듯, 추락하는 감각과 함께 둘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졌다.
이제 들리는 건, 같은 장면을 본 건지 살짝 비웃는 듯한 의 목소리뿐.
[이제 이걸로 부자상봉을 하시겠군.]그 말에 의식이 멀어지는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부자상봉이라니?
* * *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쾅! 쾅!
다른 시간 선은 에 의해 전부 멸망하고, 이건이 유일하게 존재하던 현재의 시간 선.
인류는 이 남기고 간 타락성신과 괴수들을 막으며 피를 토하고 있었다.
“막아! 이건이 올 때까지 처리해!”
“우리가 물러서면 인류는 여기서 끝이다!”
성인들은 이를 갈면서 타락한 성신들과 맞붙었다.
물론 누가 성신 아니랄까봐, 타락 성신들은 무지막지하게 강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의지도 의지지만, 강력한 아군들이 소환되었기 때문이었다.
[옛 뱀주인좌의 권속신들이 주인의 기척을 느끼고 다시 나타났습니다]쌍아좌에게 붙잡혀있던 옛 뱀주인좌의 권속신.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의 대장인 하얀 신의 부름 덕분일까.
지금은 다른 성신의 밑에 있는 옛 뱀주인좌의 권속들이 드문드문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뱀주인좌를 그리워하며 뱀주인좌의 성인인 천 남매를 도왔다.
때문에 괴수들과 타락한 성신들을 상대로 인류는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굉장히 초조해보였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이건은 아직 멀었냐!!”
“빨리 안 부르면 이건이 소멸한다!”
그랬다.
뱀주인좌의 산하가 된 그들은 알림 때문에 이건에게 생긴 일을 듣고 있었던 것이다.
[경고합니다. 이 다른 시간 선에서 소멸하려고 합니다] [경고합니다. 성신의 소멸로, 산하계약이 1분 뒤 해지됩니다] [을 불필요한 먼지로 판단하여, 차원의 힘이 불순물을 제거하려 합니다]그 말에 그들은 이건에게 위험이 생긴 걸 눈치챈 것이다.
그래서 당황한 그들은 필사적으로 괴수들을 막고, 그 경험치를 이건에게 보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성신의 소멸을 막긴 역부족이었던 걸까.
결국 천 남매가 급하게 을 외쳤지만 말이다.
‘이쪽으로 불러오면, 삼촌도 무사할 수 있겠지!’
그리고 염원을 담아 삼촌을 부르고 또 불렀다.
물론 성인 둘만의 기도만으로는 이건의 소멸을 막고, 차원을 건너고 건너 이곳까지 소환시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목소리로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아마 일정 이상 신앙심을 가진 이들에게 모두 들리는 것으로 생각 되어져…
원래는 알림 목소리는 성도들에게만 들려야 정상.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같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귀순이 바이블을 수정했습니다] [뱀주인에게 일정 신앙심을 가진 이들은 모두 소리를 들을 수 있게끔 조정했습니다]아마 눈치가 빠른 서기관 귀순이, 이건의 위기를 간파하고 재빨리 바이블을 수정한 것이다.
어쩌면 인구수를 늘리면 이건도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그래서 이건을 조금이라도 믿는 사람에게 전부 목소리가 들리게끔 했다.
마치 신의 목소리처럼.
그리고 이건이 사라진다는 경고에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우주의 섭리는 피해가기 힘들었던 것일까.
“아…! 삼촌의 힘이 안 느껴져요!”
“뭐라고?!”
결국 이건의 힘이 끊겨버렸다.
실제로 알림 목소리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오던 뱀주인좌의 가호도 끊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절망적인 것은 그뿐이 아니었다.
“헉…!”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단 한 명의 타락 성신.
게이트 안에서 느릿하게 움직이기만 하던 가 드디어 게이트에서 머리를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권속신들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바로 깨달았다.
[수, 이다! 준비가 끝났어!] [다른 시간선의 뱀주인 성신이 지구를 태생 전으로 돌려버릴 거야!]“예?!”
이에 성도들은 좌절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걸 자신들이 막을 순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굴을 드러낸 가 흉악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건 지구가 파괴되려는 신호.
결국 전갈좌의 부하들도 이미 의식을 잃은 헤일리를 보며 절망했다.
[죄송합니다, 공주님. 아무래도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은….]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번쩍!
거대한 빛의 기둥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도시를 뒤덮는 그 눈부신 빛에 모두가 눈을 질끈 감았다.
“뭐, 뭐야 이거!”
“앞이 안 보여!”
섬광은 순식간에 괴수들을 덮치고, 빛에 맞은 괴수들은 비명을 질렀다.
[키에에엑!] [키엑!]괴수들은 몸에서 튀어나오는 갖은 암세포와 혹 덩어리에 절규하며 쓰러졌다.
동시에 그 빛의 정체를 깨달은 천남매의 얼굴이 밝아졌다.
“서, 설마!”
그리고 그 순간,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쾅!!!
동시에 하늘에서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건 다름 아닌 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
그와 함께 거대한 빛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순환]그리고 빛은 마치 블랙홀처럼 이 소환했던 타락한 성신들을 빨아들였다.
제일 처음으로는 스티븐이 처리했던 타락한 사자좌 성신이, 뒤를 이어 다른 성인들이 제압해뒀던 성신들이.
마지막으로 가 빨려 올라갔다.
그리고 빨려 들어가며 비명을 지르는 성신들의 모습은 점점 신체의 어떤 부위로 변해갔다.
“저, 저건!”
“팔?”
“성신들이 아니었나?”
필시 저것들은 이 처럼 성신들의 신체 일부로 만든 가짜.
즉, 괴수였던 것이리라. 뭐, 능력치는 성신과 동일했지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아…!!”
인류는 순간, 건물 옥상에 나타난 얼굴에 눈물을 터트릴 뻔했다.
“이건!!!”
“이건이다!”
거기엔 성도들의 부름에 돌아온 이건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건의 등장에 권속신들은 물론, 남아 있는 성신들.
동시에 신계의 신들도 당황한 모양이었다.
[신계의 신들이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며 당혹스러워합니다] [어떻게 일개 성신이 우주의 분해도 무시하고, 존재를 인정까지 받을 수 있느냐고 합니다]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천 남매는 오열했다.
“삼촌!!”
“삼초오온!!!”
그들은 다행이라는 듯 당장에라도 이건에게 향하려고 했다.
동시에 하늘에서 권속신을 타고 전투를 하던 케빈과 스티븐이 다가왔다.
“이건! 은?!”
“너 을 쫓았잖아?”
그 말에 이건은 대답대신 가지고 왔던 의 머리를 내밀었다.
뭐, 턱과 코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이건이 인류를 위협하던 적의 수장을 처리했다!”
“이건이 인류를 구했다!”
스티븐과 케빈의 외침에 도시에 함성소리가 가득했다.
“와아아아!”
“군주가 죽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뻐함에도 불구하고, 이건은 주변을 살폈다.
그도 그럴게 어차피 도 처리했겠다, 남아있는 괴수들은 천천히 정리하면 될 터.
때문에 이건은 급히 누군가를 찾았다.
“헤일리는?”
“아…!”
그들의 표정은 좀 안 좋아졌다.
이건이 없었던 도시는 말 그대로 치열한 전쟁터였다.
이 부른 성신들을 처리하고, 괴수들을 처리하느라 서로가 서로에게 신경 쓸 틈도 없었지만 그들은 눈치챘던 것이다.
“헤일리는….”
그러나 그것도 잠시, 헤일리를 발견한 이건이 순식간에 건물 위에서 뛰어내렸다.
쿵!
헤일리를 지키고 있던 부하들은 깜짝 놀랐다.
[이건 님!]“아직 늦진 않았군.”
[예, 예?! 늦지 않았다니… 이미….]숨이 끊겼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이건은 돌연 헤일리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내가 왜 굳이 6단계를 제어하고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말과 함께 강력한 의 빛이 작렬했다.
그리고 그 빛과 함께 이건은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으이구, 못생긴 녀석아. 움직이지 마, 약 발라야해. 아파도 참아야지!
동시에 헤일리는 들은 것 같았다.
[돌아와라]그리고 눈을 떴을 때, 헤일리는 본 것 같았다.
“이제 못생겼다는 말도 못하겠네.”
아주 옛날, 자신이 기억하는 소년의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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