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25)
제324화. 아버지 (2)
이건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6단계의 폭주에 괴로워하다가 이상한 곳으로 납치된 것도 황당한데.
처음보는 새끼가 난데없이 ‘내가 니 아비다’ 따위나 시전하고 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어느 대머리 성신이 자신의 큰아버지라는 말을 하지 않나.
하물며 그 큰아버지란 새끼와 원주인은 나쁜놈들이니 되살릴 생각은 하지도 말란 말을 하지 않나.
‘뭐, 그렇게 뒤가 구린 놈들이면 굳이 되살릴 이유는 없겠지만.’
결국 듣고 있던 이건은 출구를 찾았다.
보아하니 대충 이곳은 같았다.
예전에 물병좌 성신이 숨어있던 비밀아지트. 차원의 틈새 말이다.
‘대충 뱀주인좌의 공간인가?’
아무튼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능력을 써보려 했지만, 13번째가 해맑게 웃으며 아들의 어깨를 잡았다.
[우리 아들. 표정을 보아하니, 엄마 이야기가 궁금한 게로구나?]“아니, 전혀? 그보다 댁이 왜 내 아버지인데?”
[그래그래, 궁금하겠지! 그러니까 네 엄마는 말이다. 우주 최강으로 예뻤는데….]“안 궁금하다니까??? 애초에 인간인 내가 어떻게 신 새끼 자식인데?”
그 말에 13번째는 복잡하게 웃었다.
아무래도 이건에게 꼭 전달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네 모친은 인간이었다.]“!”
13번째는 그리운 듯 이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마치 이건의 얼굴에서 모친을 본 듯한 그리운 표정이었다.
그만큼 아직도 생생한 과거의 일.
제법 오랜 옛날이었다.
13번째는 종종 신계를 벗어나 인간사회에 숨어들었다.
물론 그 목적은 하나.
“어머, 오늘도 달이 없는 날 와주셨군요.”
이건의 모친은 공주였다.
그것도 다른 신을 숭배하는 철저한 신정국가의 공주.
물론 공주는 유일신을 따르는 신정국가의 성녀로서, 다른 신을 섬기는 공무를 맡고 있었다.
그런 성녀가 다른 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게 밝혀지면 좋을 일이 없으리라.
그래서 그들의 만남은 몰래 이루어졌다.
인간도, 해와 달의 신도, 그 누구도 보지 못하는 삭일(朔日).
달까지 숨어버리는 초하루에 나타나, 초승달이 뜨기 시작하면 헤어졌다.
성녀는 원칙적으로 모시는 성신만을 바라봐야 하나, 그녀는 모시는 성신이 아닌 13번째를 사랑해 버렸다.
그들은 그저 조용히 서로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13번째도 이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복수 따위 포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13번째는 복수를 꿈꾸지 않고, 조용히 살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과거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 숨겼다.
하지만.
[젠장! 미치겠네. 아스란이 우리 일을 기억하고 있었어!] [뭐라고?! 그, 그럼 설마 우리에게 복수하겠대?] [그런 말은 안 하지!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젠장…! 역시 그날 부모랑 같이 죽였어야 했었나?] [이게 다 작열사 때문이야! 그날 그놈이 아스란을 살려서 이용하자는 말만 안 했어도…!] [큰일이야! 아스란이 작열사 동생이었어!] [뭐가 어째? 사실이야? 그걸 어떻게 알았어?] [뭔가 수상해서 놈의 뒤를 쫓았지! 그랬는데 둘이 형제라잖아!] [젠장, 작열사 놈! 그럼 설마 자기 동생이어서 그날 살려준 거였어?] [그 빌어먹을 새끼…!]원주인들은 공포에 떨었다.
물론 13번째는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그걸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때문에 두려웠던 것일까.
13번째가 꼭꼭 숨겨온 공주의 존재를 눈치챈 그들은 계획을 세웠다.
공주를 인질로 13번째에게 완전한 목줄을 채울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 젠장! 이거 어쩔 거야!] [왜 나한테 그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그들은 실수로 공주를 죽여 버렸다.
[젠장, 이게 권능을 걸려고 하는데 저항하려니까…!] [빌어먹을. 인간은 왜 이렇게 약해?] [아…! 잠깐만요! 이 여자, 아직 살아 있어요. 치료하면 살 것 같은데….] [관둬! 이미 우리 얼굴을 봤다고! 아스란한테 말하면 끝장이야!]공주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단 사실을 13번째가 알게 되면 안 된다.
그래서일까.
[우리 흔적도 지우고, 입도 막자.]원주인들은 왕가와 인간들에게 공주의 일을 알렸다.
그도 그럴게 공주는 신정국가의 신을 섬기는 성녀.
다른 신을 마음에 품었다는 것 자체가 신의 분노를 살 큰 문제였다.
하물며 원주인들은 국가에 일부러 재해를 일으켰다.
그래서 국가에 재난이 일어난 것은 공주가 다른 신에게 한눈을 팔아서, 타락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몰아넣었다.
그 뒤는 아주 쉬웠다.
“타락한 공주 때문에 가뭄과 기근이 일어났다”
“여기는 홍수로 전부 쓸려갔어!”
“국가의 신이 분노하셨다!”
“신이 분노하셔서 공주를 처리하라 하신다!”
결국 국가의 반역자가 된 공주는 산채로 화형대에 올려졌다.
그리고 임무를 위해 출타 중이었던 13번째는 급하게 공주를 구하러 왔다.
하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신의 저주를 받은 공주는 의 힘으로도 되살릴 수가 없었다.
물론 모두가 죽은 건 아니었다.
[너는 엄마가 지켜줬나 보구나.]공주는 13번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바로 이건.
아직 배 속에 있던 이건은 기적적으로 살아있었고, 13번째는 이를 악물었다.
‘놈들이 이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 위험해질 것이다.’
자신은 상관없지만, 끊임없이 노려지리라.
그래서 13번째는 배 속에서 아이를 꺼내 의 힘에 띄웠다.
‘지금은 아직 태어날 때가 아니다.’
그렇게 이건은 그대로 인류의 생명을 담당하는 신의 흐름으로 흘러 들어갔다.
하여 신들의 눈을 피해, 언젠가 안전해질 때 세상에 태어나기를.
비록 태어날 땐 임시로 가짜 부모의 껍데기를 쓰고 태어나겠지만, 그 껍데기는 점점 벗겨지겠지.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그 무엇에도 엮이지 말고,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가거라.’
그렇게 13번째는 이건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들을 한꺼번에 잃은 13번째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쏟아졌다.
[용서하지 않겠다.]그깟 명예와 힘이 무엇이길래.
기껏 모든 걸 묻어주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결국 참고 있던 모든 분노와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일까.
[어디 너희도 똑같이 당해봐라. 너희가 빼앗은 만큼, 너희도 똑같이 빼앗길 것이니.]13번째는 그 즉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원주인들의 권속신들을 찾아갔다.
다른 성신의 권속이라 빼내올 순 없었지만, 원래부터 자신이 잘 알고 챙겨주던 이들이었다.
때문에 무엇에 불만을 품고 있는지, 고통 받고 있는지 모르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추기는 것도 쉬웠다.
[너희가 뭐가 부족해서 이런 취급을 받는 거지?] [!] [왜, 그렇지 않느냐. 능력만 봐도 너희들 주인보다, 너희가 훨씬 대단한 걸?] [!]그렇게 권속들을 부추기고, 자신의 권속인 미미르를 불렀다.
[미미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여. 너는 나와 다른 12성신들의 약점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주인님?] [그걸 다른 신좌의 권속들에게 퍼트려라. 특히 물고기 권속에게.] [예? 하지만 주인님도 위험해지십니다!] [상관없다] [……!!]이미 13번째의 눈빛은 바뀌어 있었다.
증오에 점점 악신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면 괴물이 된다는 걸 알았지만 상관없었다.
‘다 같이 죽자. 황도 13궁 따위, 전부 전멸하자.’
놈들이 그 자리가 탐나서 찬탈했듯, 똑같이 찬탈당해서 죽어봐라.
그렇게 계획은 착착 진행되었다.
13번째에게 찔리는 게 있었던 원주인들은 알아서 함정에 빠져 병들었고, 권속들은 찬탈을 꾀했다.
물론 그 누구에게도 계획에 대해 말하진 않았다.
특히 연우와 준우에게는 더더욱.
‘같이 악신으로 변하게 둘 순 없다.’
자신의 일을 알게 된다면 모두가 돕겠다고 자청할 터.
잘못하면 악신으로 변화중인 자신의 분노에 동화되어 다른 권속들도 타락하게 만들 것이었다.
때문에 권속들은 그 누구도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저 모든 게 끝나면, 모두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신계에 계약해지 신청과 편지들만 남겼을 뿐.
[동생과 행복하게 살아가거라.]13번째는 쿨쿨 잠든 애기 뱀들을 어루어 만졌다.
[그리고 불가능한 일인 줄은 알지만, 만약 가능하다면….]언젠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지켜봐줬으면.
그렇게 찬탈은 일어났고, 계획대로 자신도 원주인들도 모두 죽었다.
뭐, 그 힘을 권속신들이 가져가게 되었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권좌와 원주인들의 힘은 원래 자신들 크레아토르들의 것.
선물 주는 셈치고 떠나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복수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군주들이 내 육신으로 을 만들었지 뭐냐]결국 13번째의 말에 이건은 코웃음을 흘렸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그래. 난 이미 죽어서 손을 쓸 수가 없었고.]을 만들어낸 은 이미 옛날에 죽은 크레아토르의 육신에서 태어난 존재.
강할 만도 했다.
물론 그런 도 결국 이건한테 리셋 당하며 경험치 샌드백…아니, 잘 처리되었지만.
[아무튼 출타를 나갔을 때 싸워봐서 알지만, 군주들은 굉장히 골치 아픈 존재들이었어. 하지만 그 중에서 은 정말 답이 없었던 거지.]“!”
불청객 은 다른 군주들과 다르게 일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어버렸다.
[설마 12성신들과 손을 잡고 인류를 위협하고, 연우와 준우한테까지 손을 댈 줄은 몰랐거든.]지독한 놈이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굳이 군주의 힘이 아니어도 일어났을 찬탈을 자신이 도운 것처럼 해 12성신들과 파트너쉽을 맺었다.
[뭐, 설마 새로 12성신의 자리를 차지한 권속들까지 그런 식으로 타락할 줄은 몰랐지만… 뭐, 그건 네가 잘 처리했다.]자리가 모든 걸 바꿔놓는 것일까.
13번째는 믿던 아이들이었던 만큼 더욱 착잡한 듯 했다.
게다가 은 그걸 한번만 반복한 게 아니라, 수만 번 이상 반복하며 연우와 준우를 괴롭혔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13번째도 처럼 18,733번의 회귀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분명 의 모체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과 달리 골 때리는 건, 자신의 회귀 시점은 하필 자신이 죽는 그 순간. 즉 이 태어나는 그때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 아프긴 뒤지게 아프지, 목이 베여서 말은 할 수도 없지. 손을 쓸 도리가 없어서. 마지막 힘을 뱀주인좌의 좀 녹여놓는 방법밖엔 없었다.]“그래서 그 덕분에 택수를 빼돌리셨고?”
결국 거기까지 들은 이건은 헛웃음을 흘렸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난 지금껏 부모가 싼 똥을 치운 거라는 거잖아?”
그 말에 13번째는 정색했다.
[아니! 절대 아니고! 이 일은 모두 널 키우는 일이기도 했다]“뒤질래? 뭔 개소리야?”
13번째의 표정이 바뀌었다.
[왜 네 엄마가 발각되었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왜 12성신들이 연우와 준우를 죽이게 됐을 것 같아?]각 비극들의 시발점.
이건의 모친은 신들에게 발각되어 인질로 납치되다가 죽었고, 연우와 준우는 13번째의 복수를 하려다가 권속들에게 살해당했다.
[난 분명 연우와 준우한테 모든 진실을 밝히는 편지를 남기고 죽었다. 그러니 내 복수는 안 해도 된다고. 내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자유로워지라고.]“……!”
[그게 제대로 전해졌다면 연우와 준우도 내 복수는 생각하지 않았겠지]그 말에 이건은 놀랐다.
[게다가 다른 권속들도 내가 죽은 뒤에는 권속에서 해방되도록 요청해놓았는데, 불발. 그 결과 뱀주인좌의 권속신들이 다른 성신들에게 끌려갔지.]이건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즉, 네 엄마의 존재를 원주인들에게 말해주고, 연우와 준우에게 남긴 편지를 빼돌린 놈이 있다]“……!”
13번째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즉 신들 중, 의 힘을 노리는 놈들이 있어.]“!”
[다시 말해 네가 노려질 거라는 거다.]뭐, 연우와 준우가 이건과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지만.
“그래서?”
[그건 보통의 힘이 아냐. 인간 성도의 힘이 그 정도일거라곤 상상도 못했을 걸? 덕분에 지금 신계와 외계, 그야말로 모든 신들이 뱀주인좌의 성역인 지구와 인간에게 관심을 가질 거다]그야말로 뱀주인좌의 권속신들을 빼앗아간 놈들부터, 주신급들까지.
그러나 정작 그 말의 의미를 눈치챈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옘병하네. 그럼 신 새끼들이 이 땅을 빼앗고 인류를 지들 성도로 만들겠다고 쳐들어오기라도 한단 소리야?”
[그래. 그래서…]“뭐,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런 일은 그렇다 치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이건은 바로 뭔가를 소환했다.
그리고 그 낯익은 모습에 13번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건 다름 아닌 연우의 육신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하긴 싫었는데, 됐어. 여기서 내보내줄 생각도 없는 것 같으니.]뭐, 이 과거의 연우의 몸을 불러와서 더 쉽게 조달할 수 있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자신이 때워놓았고 말이다.
동시에 이건은 연우의 육신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돌아와라.]마침내 연우가 눈을 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32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