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69)
제328화. 찾으러 왔는데? (2)
그래.
밀입국이 있었구나.
이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왜 그 방법을 생각 못했지?’
애초에 대기를 탈 이유도. 그딴 놈들에게 얼굴 평가를 받을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그냥 쌩 까고 들어가면 그만이지.’
하지만 이건의 그런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뱀주인좌 권속신들은 혼비백산이 되었다.
[주, 주인님! 안 되옵니다!!!] [무엇을 생각하시든 그건 안 됩니다! 아무튼 안 되옵니다!]권속신들은 주인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구체적인 생각까진 읽을 수 없으나 그 기분은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건의 날선 마음이 해맑게 개자 권속신들은 똥줄이 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하니까!
[주인니임!!] [그것만큼은 안 되옵….]“시끄러워. 니들 좀 아까부터 시끄러운데. 자꾸 입 열면 니들부터 죽인다.”
살벌한 읊조림에 그림자 속 권속신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주인에게 죽고 싶진 않았다.
‘역시 주인님. 힘이 봉인되셨음에도 무섭도다.’
‘역시 이건 님이시다.’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비공정의 주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새끼는 왜 아까부터 혼자 중얼거려?”
그 읊조림에 이건은 남신을 보았다. 얼핏 봤을 땐 목동, 양치기 같은 모습이었다.
‘전투 계열 신은 아닌 것 같고.’
하지만 지긋이 노려봐도 그 이상의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역시 스킬이 하나도 발동하지 않는군.’
원래는 신의 주시안 스킬이 자동으로 발동되면서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실제로 자신의 스킬을 확인하기 위해 손바닥을 펼쳤지만, 금빛 홀로그램이 뜨면서 보이는 건 하나 뿐.
[LOCK]신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초재생을 포함한 모든 스킬을 쓸 수 없는 것이리라.
뭐, 아무래야 좋았다.
“너 밀입국 한다고 했지? 됐으니까 가는 김에 태워줘 봐.”
그 말에 남신은 어이가 없다는 듯 이건을 위 아래로 훑었다.
“저 다리에서 떨어지고 있던 거 보니까, 니 새끼도 입국 심사에서 퇴짜 맞은 부자격자 같은데.”
남신은 이건의 이마를 밀치듯 검지를 세웠다.
“버러지 새끼가 누가 누구한테 명령질을 하는 거야. 척 봐도 허드렛일이나 할 하급신이….”
검지가 이건의 이마에 닿으려는 그 순간. 이건은 남신의 검지를 낚아채 꺾었다.
“아악!!”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한 남신이 이건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빠각!
“아아아악!!”
이건의 번개 같은 관절꺾기에 남신은 비명을 질렀다.
무슨 무기나 마력을 쓴 것도 아니었다. 마치 애들 장난감 로봇을 다루듯 한 손으로, 발등 하나로 신 하나를 대수롭지 않게 박살 내 바닥에 눕혔다.
빠각! 빠각!
결국 관절이 분쇄될 것 같았던 남신은 바닥에 누워서 부들 거렸다.
“…너…너, 정체가 뭐냐. 아니 뭐세요?”
“니가 알거 없고.”
“아니… 무신이면 무신이라고 말씀을 하시지…!!”
“됐으니까 몰아라. 형님이 신계에 볼일이 있으시다.”
남신은 어처구니가 없는 듯했다.
아니 이 자식은 몇 살인데 지가 형님이네 마네 명령질이야?
그럴 때 남신은 이건의 주머니에 삐져나온 서류를 보았다. 그리고 서류를 빼돌려 펼쳐본 남신은 괴성을 질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이 [25살]
“아악! 아직 100살도 안 처먹은 병아리주제에 어디서 명령질이야!!”
“!”
“얀마! 나도 아직 어리긴 하지만, 내 나이가 3200살….”
빠각!!
“몰아라.”
“옙… 형님.”
* * *
성공하고 싶은 자, 힘을 자랑하고 싶은 자.
각 세계의 최고들이 몰려든다는 신들의 전장 만신전.
이건은 금방 신계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얼핏 거대한 산이었다.
그리고 구름에 모습을 숨겨 잠입한 그들은 거대한 굴로 들어갔다.
비공정은 굴에 들어가자마자 보이지 않게 숨겼다. 거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사티로스는 굉장히 미심쩍은 듯 이건을 보았다.
“형님. 질문이 있는데요.”
“짧게.”
“저, 그럼 대단히 외람되고 실례되오나….”
“실례되면 쳐 묻지를 마. 새끼야.”
“커헉!!”
또 얻어터진 사티로스는 눈물을 머금었지만,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됐고. 너 이름 뭐냐.”
“예? 아! 저는 사티로스입니….”
“제비야. 너 신들에 대해 좀 아냐? 찾는 놈이 있는데.”
이럴 거면 이름은 왜 쳐 물은 거냐며 사티로스가 따지려고 했지만, 이건의 주먹 앞에 입을 다물었다.
“예! 신들에 대한 정보는 탑3에 든다고 자부합니다만!! 저 누구를 찾으시는지…!”
“하데스.”
“예?! 찾는 게 올림포스 성신이었습니까! 하필 8대 세력 중 하나를….”
사티로스는 이건을 위아래로 훔쳐보며 질색했다.
“성신을 찾으시는 걸 보니 권속신 지망이신 거 같은데…밀입국 따위를 한 신은 받아줄 것도 같지 않은데요.”
그러나 그런 사티로스의 말에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죽이러 가는 건데 권속신은 개뿔이.”
“아! 그러세요? 하긴 그런 목적이면 상관 없….”
해맑게 웃던 사티로스는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죽이긴 누굴 죽여!!!”
“?”
사티로스는 겁에 질린 얼굴로 이건의 멱살을 붙잡았다.
“니 새끼가 아직 병아리 새끼라 모르나 본데! 그분은 결코 너 따위 급이 상대할 급이 아니다! 알았냐?!”
빠각!!
“…아니시라니까요….”
이건에게 또 맞은 사티로스는 엉엉 울었다.
“아니 근데 이 형님,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촌뜨기 차원 출신인가 보네.”
“?”
그는 바닥에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태고신] (하늘새끼) [대성신] (왕족새끼) [성신] (귀족새끼) <-니가 노린다는 거 [권속신] (기사·가신) <-개 귀찮은 성신 딱가리 새끼들. ※주의) 규모에 따라선 상급 성신들도 있음으로 웬만하면 여기부터는 절대 건들지 말 것. [부속신] (평민님) <- 나 여기 [준신] (천민) [아류신] (불쌍한 노예님) <- 너님 여기!“자, 이제 문제점을 알겠지!”
이딴 게 뭐 어쨌냐는 듯, 이건이 노려보자 사티로스가 비명을 지르며 글씨를 지우고 새로 썼다.
[초월신] [최상급신] [상급신] <- 니가 노린다는 거 ★ [중급신] [하급신] [최하급신] <- 너님 여기!사티로스는 눈을 부릅떴다.
“이제 알겠냐! 애초에 상급신들이 얼마나 위대하고 무섭고 우상이 되는 분들인데! 감히 누가 누구를!”
이건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위대한 놈들이 자신한테 쳐 맞고 무기가 되었나?
하지만 사티로스는 몸을 떨었다.
“가뜩이나 얼마 전 잡아온 600% 신앙심 권속신 때문에 상급 하급 할 것 없이 난리도 아니라고…!”
“!”
휴고의 이야기에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아무튼 너. 등급을 올릴 수 없으니까 신을 죽인 업적으로 승격하려는 것 같은데 포기해라. 서열 순위도 최하위인거 보니, 척 봐도 아류신인데. 너 같은 햇병아리는 상급신은커녕….”
“우리한테 해체될 운명이지.”
“?!”
머리 바로 위에서 3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굴벽 일부가 살아 있는 짐승의 형태로 바뀌었다.
“아악! 밀입국 관리자!”
권속신으로 보이는 짐승은 이건과 사티로스를 죽이려고 했다.
“둘 다 즉각 처형해주마!”
“악! 아니! 살려만 주십시오! 저희는 그게 아니라!”
그리고 권속신들이 무기를 휘두르려는 그 순간이었다.
푸학!!!
이건의 돌려차기와 함께 권속신의 목이 날아갔다.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커, 커헉…!!”
순식간에 권속신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가볍게 착지한 이건은 눈을 번득였다.
“처형은 무슨.”
“……!!”
사티로스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죽었, 죽었…!”
“안 뒤졌으니까 입은 쳐 다물고.”
“……!!”
이건은 돌로 변한 권속신의 목을 뻥 걷어차며 앞장섰다.
사티로스는 공포에 떨었다.
그도 그럴게 밀입국 관리자는 신계 소속의 권속신.
그들은 모두 상급 실력자만 뽑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었다.
그런데 그걸 단번에 처리하다니!
‘뭐야, 쟤 하급신이잖아!’
실제로 기존 신들의 눈엔 보였다. 상대의 서열이 어느 정도인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무시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제 여기만 통과하면 휴고를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하데스 놈의 모가지도 따버리리라.
그는 마침내 탁 트인 공간에 들어섰다.
“여기만 지나면 바로 신계랬지?”
하지만 들어선 순간.
이건의 얼굴이 굳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건.’
광활한 실내 공간.
마치 공항을 빠져나가기 전, 여권을 심사하는 마지막 관문 같았다.
실제로 줄 맨 앞에는 서류를 받고 통과 시키는 직원이 있었다.
하지만.
‘뭐야, 이 줄은?’
이건의 눈앞에 펼쳐진 줄만 수 킬로미터!
놀이공원 어트렉션을 방불케 하는 줄이 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쫄지 말라는 듯, 사티로스는 웃었다.
“아 보기만 이렇지, 여기는 그냥 티켓 발급 기관입니다. 저기 벽처럼 생긴 문들 너머로 보이는 빛의 기둥이 직통 게이트고요. 저기 게이트만 들어가면 끝!”
하지만 이건은 그래서 빡친 것이었다.
다름 아닌 주변의 대기자들의 한숨 섞인 말 때문이었다.
“아 미치겠네, 이번에는 300년 걸리나봐.”
“뭐? 야, 거기는 그래도 앞줄이라고 쾌속이네. 이 줄은 500년일세.”
뭐가 어쩌고 저째?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공무원 신 하나가 이건에게 대기표를 쥐어주었다.
“어머나 잘생긴 남신님. 운이 좋으시네요. 지금은 줄이 빠르게 빠지고 있어서 단 1300년이면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
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냐?
그런데 그때였다.
나이 있는 중년 신이 은근슬쩍 이건의 앞에 끼어들었다.
새치기였다.
덕분에 주변에 있던 신들 모두가 눈썹을 치켜떴지만 글쎄. 새치기 범은 공무원과 친하기라도 한 듯, 이건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하여간 요즘 어린놈들은 양보란 걸 몰라. 급 낮은 것들이 눈치라도 있어야지.”
이건은 새치기 범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새치기 범은 주섬주섬 핸드폰 같은 걸 꺼냈다.
“어. 날세. 금방 갈 테니 술상 좀 거하게 차려 달라고 전해… 커헉!!”
이건은 새치기 범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빠각! 빠각!
결국 새치기 범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주변에서는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주먹을 털면서 앞으로 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기 때문이다.
서 있는 줄이 길긴 하지만, 심사 자체는 그리 시간을 잡을 만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여권심사를 하듯 얼굴을 보고 티켓을 발급하는 게 전부였으니까.
‘수백 년이 걸릴 만한 게 아니건만.’
결국 그렇게 맨 앞의 심사대로 향했던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와, 이름이 3자나 되세요? 타이핑 하는 데 3년 걸리겠네. 야. 오늘 점심 뭘로 할래?”
“아 이런. 아버님. 글씨체가 세련되지 못해요. 다시 써오세요. 아, 줄은 다시 서시고.”
서류를 확인하는 공무원이 딴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딴 걸 보고도 성질을 안 내는 신들이 대단하긴 하지만, 입국 전에는 신의 힘들이 봉인될 뿐더러 이곳에서는 저들이 권력자. 지키란 건 다 지켰음에도 꾹 참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빡친 이건은 공무원 신의 멱살을 잡았다.
“야. 이게 3년이나 걸릴 일이야?”
“허, 꼬우면 돌아가든가. 읽을 게 이렇게 많은데 당연히 오래 걸리지.”
흔들어 보이는 서류에 이건은 눈썹을 치켜떴다.
그도 그럴게 그가 읽고 있는 서류는 단 한 장. 글자도 그닥 없다.
그 와중에 옆줄은 빠르게 줄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저쪽은 줄이 빨리 줄잖아. 읽을 서류는 쟤들이 더 많은데 왜 저기가 더 빠르냐?”
그러자 공무원 신이 이죽거렸다.
“왜긴 왜야. 돈 때문이지.”
“뭐?”
“자본주의 몰라? 꼬우면 돈을 내놓던가. 뭐, 빈티 나게 생긴 꼬라지를 보니 낼 돈은 있나 모르겠네.”
이건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 성질 안내기로 연우랑 약속했는데.”
“뭔 개소….”
빠각!!!
“커헉!!”
“꺄아아악!!!”
심사장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건에게 얼굴이 박살난 공무원은 정신을 잃었고, 근처에 있던 공무원들은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질렀다.
“저, 저놈을 잡아라!”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테이블 위로 폴짝 뛴 이건은 공무원 자리 안쪽을 살폈다.
그러자 가득 보이는 기계 장치들.
어느 것이 개찰구를 여는 단추인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었다.
삐-삐-삐삐-
모든 단추를 누른 이건이 유유히 테이블에서 뛰어내렸다.
심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삐삐삐삐-
모든 출입구, 심지어 가로 막고 있던 벽까지 모조리 사라지자 줄 서 있던 모든 신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분이 문을 열어주셨어!”
“와씨, 만세!!”
이건을 선두로, 신들이 일제히 신계로 통하는 게이트 쪽으로 향했다.
그야말로 수만의 인파가 한꺼번에!
그 광경에 대성신들과 연관된 부패 공무원들은 새하얗게 질렸다.
“아악! 안 돼! 저러면 누가 입국했는지 알 수가 없잖아!”
“잡아라!”
“전송 장치 끊어!”
하지만 그때였다.
이건이 누른 버튼 때문일까. 그가 떠나자마자 심사장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쾅!!!
그리고 그 무렵.
[아악! 전송장치 끊어!] [빨리 잡아라!] [공무원을 팬 놈부터 잡아라!] [안돼! 게이트 터졌어!]테러가 일어난 듯 불타는 심사장.
천리안을 가진 권속신의 힘으로 이건을 지켜보는 지구의 성인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저 미친놈….”
“저놈이 평범하게 들어갈 거라 생각한 내가 바보지….”
재앙 하나가 신계에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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