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78)
제337화. 무슨 관계세요? (4)
이건은 사납게 눈을 번득였다.
그리고 그 반응에 유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데요?”
유하는 작열사가 든 서신의 내용을 읽을 수가 없었다.
신들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은 달랐다. 그는 마갈좌의 도안을 훔쳐서 성물의 제작 기초를 독학으로 익혔었다.
그 과정에서 짧은 수준이지만, 놈들의 언어도 익혔던 것이다.
그래서 이건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대충 네 아빠가 팔렸다는 내용이야.”
유하는 드물게 얼어붙었다.
“파, 팔려요?! 아빠가?”
이건은 괜찮다는 듯 유하의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삼촌이 데리러 갈 거니까 넌 걱정할 것 없어.”
물론 ‘네가 나타나고 나서 잘된 일이 없었네’, ‘찾으러 오지 말라네.’ 뭔 개떡 같은 편지를 남기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그딴 쪽지 알 게 뭐야.’
데려간다는 것에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때였다.
“그게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만 말이다.”
“!”
작열사주인의 말에 이건은 왜 찬물을 끼얹느냐며 노려보려 했지만, 그는 서신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유하가 쓰러트린 비둘기머리 성신에게서 뜯어낸 모양이었다.
“하필 신계의 공무원이 이런 걸 가지고 있던 게 문제로구나.”
“!”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공무원이라면 안 그래도 입국 심사장의 일 때문에 인상이 안 좋은 놈들이 아닌가.
“걔들은 또 왜?”
작열사주인은 일단 들어보라는 듯 서신의 내용을 읽어주었다.
“신들은 들어라. 변방의 웬 하급 뱀신이 문제의 을 노리고 있다.”
“!”
“하지만 은 신계 성신들의 유용한 공동 자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급 뱀신은 주제도 모르고 본인의 권속을 찾으러 올 것이니. 신계는 계약에 따라 반드시 해당 하급 성신을 추방 및 훼방을 놓아주길 바란ㄷ….”
내용을 읽던 작열사주인은 쫄아서 외쳤다. 이건이 몽둥이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그렇게 쓰여 있다고! 내가 말하는 게 아니라!”
이건의 표정에 작열사주인은 억울한 기색이었다.
“아무래도 성신들이 세력 구분 없이 다 함께 작당을 한 모양이다. 버러지 같은 놈들.”
“그러는 니 새끼도 성신이지?”
이건이 주먹을 들자 작열사는 다급하게 이건의 팔을 붙잡았다.
“조카야! 우리 말로 하자 말로! 그러는 너도 성신이 아니냐!”
“이 새끼가 뭐래?”
같은 취급 말라며 이건은 작열사주인의 가발을 뽑으려 했지만, 머리를 사수하는 작열사주인은 심각했다.
“정녕 모르겠느냐! 지금 공무원에게 뒷돈까지 쥐여 주며 합세한 상황 자체가 초유의 사태란 말이다!”
하지만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그딴 걸 신경 쓸 것 같아? 이제 위치도 알았으니까 빼오면 그만이야.”
“그러니까, 그래서 더 안 된다니까.”
그게 뭔 개소리냐는 듯, 이건이 눈썹을 치켜뜨자 작열사주인이 이건이 든 서신을 가리켰다.
“거기 서신에 라고 쓰여 있지?”
“!”
이건은 서신을 다시 보았다.
「인계 장소는 로 하겠소. 에네아드에 축복이 있기를.」
작열사주인이 말했다.
“두아트는 명계… 한마디로 저승세계야. 저승계는 신들도 못가는 특수 지역이지.”
그곳은 신계의 일부 지역으로, 저승의 신격으로서 허락받은 자들만 갈 수 있어 대성신들도 출입할 수 없는 곳.
“저승도 구역이 나뉘어져 있는데, 두아트라는 곳은 하필 가장 배타적인 쇄국 지역이라.”
하데스가 지배하는 타르타로스 저승계와 플루톤 차원은 윤락과 온천 관광지고, 육도윤회 저승계는 거대한 플랜테이션 농업 공장 겸 대리 정신 교육장.
하지만 두아트 저승계는 신들의 고문 장소로 쓰였다.
“거기를 다스리는 에네아드 세력은 8대 세력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거든. 그리고 그 전에 이걸 봐라. 특별히 찍어온 것이다.”
“!”
작열사주인은 품속에서 작은 기계를 꺼냈다. 그리고 기계의 버튼을 누르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역대 최고가입니다!!] [신앙심 600%의 권속신입니다.] [이곳에 모이신 분들은 모두 탁월하신 분들. 이 높은 신앙심을 사용하실 방법은 각자 다르시겠죠.] [세뇌하셔도 좋고, 인격을 죽이셔도 좋고, 기억을 바꾸셔도 좋습니다.] [얼굴도 쓸 만하니 몸종으로 쓰셔도 되고, 전투능력도 높으니 활용할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어느 분이시든지 전 주인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꺄아! 서방님!]작열사주인은 홀로그램을 멈췄다.
“보아라. 경매장 광경이야. 이것은 휴고가 팔려갈 때, 그 모습을 힘들게 찍어온 건데… 컥! 아니 갑자기 왜 이러 커헉!!!”
작열사주인은 이건과 유하에게 퍽퍽 짓밟혔다.
“뒤질래? 니 새끼는 이딴 걸 찍을 시간은 있고, 택수를 구할 시간은 없었냐?!”
“쓸모없는 신궁좌!!!”
“아니! 찍은 건 부하아!! 악!”
얻어터지는 작열사주인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영상 속 누군가를 가리켰다.
“저기! 저놈을 봐라! 저 하얀 무리들이 보이지 않느냐!”
“쟤들이 뭐!”
“곤륜 쪽 세력이다! 아무튼 휴고는 원래 저쪽 곤륜의 대성신에게 팔렸었다!!”
“!”
하얀 옷이 빨갛게 물든 작열사주인은 이건의 다리를 잡으며 말했다.
“저걸 찍었던 경매는 세 달 전! 하지만 휴고의 딸이 가져온 그 서신은 어제 명계로 보내지려고 했지?”
“!”
“네가 신계에 와버려서 하데스는 계획을 바꾼 것이다. 네가 아예 쫓아오지 못하도록!”
그뿐이 아니었다.
“아까 하데스는 어떤 놈들하고 사이가 나쁘냐고 물었지? 바로 그놈들이야. 과거 하데스가 두아트를 쑥대밭을 만들었거든.”
특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에네아드 세력의 대성신은 하데스를 죽일 만큼 싫어했다.
“거기 서신에 쓰여 있지? 600% 권속신으로 과거의 불화를 풀고 싶다고. 대신 널 두아트에 가두고 처리해 달라고.”
즉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건에게 뺏길 생각이 절대로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됐으니까, 저승계에 갈 수 있는 방법이나 말해.”
작열사주인은 땀을 삐질 흘렸다.
역시 얌전히 있을 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조카야. 아무리 네게 죽음의 신격이 있다 한들, 경력이 있어야 자격증이 생겨. 돈도 엄청 들고. 저승계는 가는 게 너무 까다로워.”
이건은 눈썹을 치켜떴다.
이 새끼가 협조할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하지만 작열사주인은 어째서인지 시선을 피했다.
“그, 어차피 에네아드의 대성신에게 파는 것이니 저승계에서 에네아드 본궁으로 이송할 것이다. 에네아드에서 가로채는 방법밖에는 없단….”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어머, 태양의 주인이여. 그것보다 훨씬 간단한 방법이 있잖아요!”
“!!?”
소환된 피슈의 입에서 낯익은 얼굴이 튀어나왔다.
“페, 페르세포네!”
이건, 아니 유하가 납치해왔던 성신이었다.
그녀가 피슈의 입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자, 입을 벌린 피슈는 낑낑거리며 꺽꺽거렸다.
이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았다.
“간단한 방법?”
이건과 눈이 마주친 페르세포네는 꺄아, 부끄러워하며 다시 피슈의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네! 헤르ㅁ….”
“아악!!!!”
작열사주인은 다급하게 페르세포네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그는 굉장히 곤란하다는 듯 식은땀을 흘렸다.
‘전령의 주인은 절대 안 돼 안 돼. 안 돼. 결국 올림포스와 얽히는 거잖아.’
안 그래도 헤르메스는 대성신이랑 매우 가깝다.
그리고 이 이상 올림포스 세력이랑 얽혔다간 자신이 이건을 숨겨준 것도 성신들과 대성신에게 들키게 될 것이었다.
그러면 밀입국자를 숨겨준 죄에, 올림포스를 이 꼴로 만든 공범자로 자신도 죽어나가겠지!
“조카야? 아무것도 아니란….”
“헤르메스예요!”
“아악!!!!”
비명을 지른 작열사주인은 이건의 얼굴을 보았다.
“저기, 조카야. 올림포스와 얽히면 나도 죽는….”
“그전에 나한테 뒤지겠지.”
“악!!”
의 힘이 작열사주인에게 작렬했다.
* * *
“빌어먹을.”
눈을 뜬 하데스는 쌍욕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게 눈앞에는 올림포스의 성신들과 선상 파티에 있던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데스를 옭아맨 그들은 죽일 듯이 신기를 들고 있었다.
덕분에 하데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젠장, 아까 그 이상한 여자만 아니었어도!’
사실 그는 대성신에게 들키기 전. 이건을 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건의 물건에서 튀어나온 정체 모를 여자가 자신을 기절시키는 바람에…!
그러나 하데스는 다른 의미로 땀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게 그 여자에게서 느껴지던 미지문명. 군주의 기운 때문이었다.
‘설마 아니겠지…?’
에이 그럴 리가 없었다.
가득이나 이건 때문에 신계가 뒤집어 졌는데. 군주까지 신계에 왔다면 그건 멸망이었다.
‘군주의 시체 일부조차도 들어오는 순간, 이미 비상사태거늘.’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어디론가 사라진 그녀가 아니었다.
“네가 한 짓거리를 보고도 대성신께서 용서할 것 같으냐.”
“기다려! 이것들은 내가 한 게 아니라 그 뱀신이…!”
“애초에 그걸 끌고 온 건 네놈이 아니냐! 하급 성신에게 농락이나 당하고!”
수천 명의 신들이 몰려오자 하데스는 이를 갈았다.
“내가, 피해 부분은 어떻게든 보상하겠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데스는 비명을 질렀다.
몰려온 신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하데스의 전 재산을 털어간 것이다.
달란트도, 별궁도, 그 안의 재산까지도!
제법 부자 대열에 속하는 하데스 역시 치명적일 수준이었다.
[신계에서 황천의 주인에게 경고 안내를 해드립니다. 채무 비율이 높아 세금을 낼 여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다음 주 소득세 상납일에 상납금과 세금을 내지 못할 시, 고문계로 떨어질 수 있음으로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모든 신들은 신계에 상납금과 세금을 내야 했다.
그리고 내지 못하면 바로 신계의 노예. 하지만 이건 때문에 순식간에 세금 낼 돈도 사라진 하데스는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걸로도 성이 안 차는 것일까.
“야 돈이 모자라잖아! 더 내놔!”
“나머지 잔금은! 곧 치러줄 테니 기다려라!”
결국 신체 증여 각서까지 쓴 하데스가 급히 저승계로 향하려고 했다.
지금 상황이라면 빨리 휴고의 거래를 마무리하고 잔금부터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야! 가긴 어딜 가. 대성신께서 찾으시는데!”
“우리 주인님께서도 널 찾는다!”
대성신이라는 말에 하데스는 새하얗게 질렸다.
대성신한테 가게 미쳤냐!
그는 그들에게 끌려가면 어떻게 될지 너무 잘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 저기!! 돈이다!”
“뭐? 돈?”
“아, 저 새끼가 튀었어!!!”
하데스는 급히 저승세계로 사라졌다.
빌어먹을 이건 때문에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상관없었다.
‘그 를 넘기고 잔금만 받으면 이까짓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다.’
거래와 이송에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되는 건 쓸데없이 제 권속을 찾으러 온 이건뿐.
하지만 거래 장소가 장소였다.
‘어차피 그놈은 그 지역까지 못 온다.’
이미 모든 저승계와 두아트 신들에게 모든 신들의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거긴 밀입국도 안 통한다.’
입꼬리를 올린 그는 급하게 저승계 두아트로 향했다.
* * *
그 무렵이었다.
“하데스 이 새끼, 어디로 튀었어!”
“야! 수배서 뿌려!”
올림포스 3층 중심가.
한층 시끄러워진 분위기에 이건은 눈썹을 치켜떴다.
다름 아닌 하데스의 이름 때문이었다.
‘왜 저놈들이 그 새끼를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나마나 나쁜 짓을 했겠지.
‘확 어디로 갔는지 말해버릴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어… 그러니까 저승계에 보내달라고요? 올림포스 상황이 이러한데?”
“어, 어어… 꼭 갈 일이 있어서.”
그들은 전령의 주인, 헤르메스가 담당하는 여객운송업 회사에 와 있었다.
신들 중 유일하게 모든 세계를 이동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령의 주인이라고 했다.
“헤르메스라면 우리 전부 이동시켜줄 수 있지? 여객업 하잖아.”
“그렇긴 한데… 헤르메스 님은 지금 안 계셔서요. 그리고.”
“그리고?”
“지금 모든 저승계의 입국이 금지되어 있어서요.”
“그보다, 입국처 테러범 이야기 들으셨어요? 그거 우리 올림포스 대성신의 관할이라는데, 전 성신 동원해서 범인 잡아오라고 위에서 난리가 났어요.”
“범인이 누군지 아세요?”
“거참, 추적도 안 되고. 도대체 누가 숨겨주고 있는 거람.”
새하얗게 질린 작열사주인은 이건을 보았다.
“조, 조카야. 이리 되었으니, 여기는 포기하고 그냥 다른 곳에서 대기….”
그러나 벽에 붙은 벽보를 뚫어져라 보던 이건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더니 창구로 다가갔다.
“보니까 여기, 택배업도 하네?”
“예? 아, 예…! 그렇습니다. 신계 최고 규모의 택배 회사입니다!”
“그럼 홍보 문구대로 상대가 누구든지 물건을 보낼 수 있는 거지?”
“그럼요! 전령 신의 힘을 무시하시면 안 되시죠!”
“그럼 사람 하나도 택배로 보낼 수 있냐?”
“…예?”
“수신인은 한테.”
자신을 가리킨 이건이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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