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3)
제43화. 내가 얘 삼촌 (1)
목소리가 들려온 건 바로 뒤.
그 광경에 천성재는 깜짝 놀랐다. 특히 멀리 있던 천유하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이건이 저들에게 다가간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 저기에 나타난 거지?’
하지만 그때였다.
뒤통수를 붙잡힌 천성재의 선배들이 욕지거리를 읊었다.
“야씨.”
“어떤 미친 새끼가…!”
그러나 고개를 돌리려던 그들은 곧 얼어붙고 말았다.
‘!’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목에 힘을 주었지만, 남자의 악력 탓인지 전혀 고개가 돌아가지 않았다.
“이, 이거 어떻게 된….”
마치 강력한 프레스 기계로 머리를 붙잡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 상대가 자신들의 머리통을 빙글 돌렸다.
그러자 보인 것은 웬 어린 얼굴.
이건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놀랐다.
‘뭐야, 이놈?’
처음 보는 놈이다. 게다가 엄청난 힘이라 당연히 성신의 힘인 줄 알았는데.
‘설마 그냥 악력이야?’
하지만 까무러칠 일은 더 있었다.
“삼촌…!”
천성재의 외침에 그들은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다.
뭐? 삼촌?
‘저딴 얼굴로?’
하지만 나이에 놀라는 것도 잠시, 그들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이건이 자신들의 머리통을 박살 낼 듯 웃었던 것이다.
“남의 걸 허락도 없이 먹으면 안 된다고. 엄마 아빠가 안 알려주시던?”
“……!”
남의 거라니.
그들은 자신들이 훔쳐간 오레오 쉐이크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걸 말하는 건가?
아니나 다를까.
“왜 내걸 니들이 처먹냐고, 새끼들아!”
빠각!
남자들의 눈에서 불이 튀겨졌다. 남자들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래서 순간 다가가던 천유하가 멈칫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게, 상대들은 마법 신좌 쌍아좌의 상급 성도들이었다.
쌍아좌는 온갖 특출한 마법 탓에 전투신좌들도 짜증내는 이들.
‘지금도 반사마법이 걸려 있는데 어떻게….’
쌍아좌의 반사마법.
쉽게 말해 상대가 공격하면 3배로 돌려버리는 마법이다.
그곳에 주먹을 날리면 손이 으스러지는 게 보통인데.
‘어떻게 된 거지.’
그뿐이 아니었다.
‘저 사람은 분명…!’
이건에게 머리채를 잡힌 사람 중 하나는 분명 자신이 아는 얼굴이었던 것이다.
‘윤시우!’
사실 지금 쌍아좌엔 쌍아좌가 아닌 다른 성인의 직계자손이 들어와 있었다.
마법스킬을 배우기 위한 일종의 유학인 셈이었다. 등급은 S급이었다.
그리고 저 사람은 그 S급의 친동생이다.
‘게다가 얼마 전 A급 상급 성도로 승격했다던….’
윤시우는 한국을 먹여 살린다는 대기업의 손자였다. 그래서 언론에서도 대통령 급으로 띄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하필 그날, 이건이 악마의 탑이 부수고 나오는 바람에 완전히 묻혀버린 비운의 남자.
때문에 이건에게 어마어마한 앙심을 품고 있다고 했다.
이건의 팬인 성재에게 시비를 건 이유도 그 탓인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분명 쌍아좌 성인이 저 사람들한테 강한 마법을 걸어줬을 텐데.’
그렇게 천유하가 의아해하며 동생의 옆에 다가설 때였다.
“야. 저 사람…!”
주변에서 술렁거렸다.
“사자좌의 어수아냐?”
얻어맞던 가인들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야. 어디서 한 눈을 파냐? 뒤질래?”
빠각! 빠각! 빠각!
마력 실린 쟁반이 무자비하게 날아왔다.
“야, 일어서.”
그러나 가인들은 일어설 생각도 못했다.
그러자 그를 뭐라 생각한 건지 이건이 얼굴을 팍 구겼다.
“어쭈. 이것들이 사람 개무시하네?”
“!”
아니,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때렸어야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그들의 머리채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새끼들이 아직 힘도 안 줬는데 벌써 나가떨어질 리는 없고.”
“……?!”
이게 힘을 뺀 거면, 줬을 땐 어느 정도라는 거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인들은 속으로 욕을 읊조렸다.
그도 그럴 게 눈앞에 있는 건 천유하였다.
‘젠장, 하필 천유하 앞에서…!’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저 사람, 분명 그 이지?”
그랬다.
세상엔 성인들을 제외하고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10인이 있었다.
비유하자면 성인이 죽을 시, 바로 그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최강자의 SS급들.
신의 왼손과 오른손, 어수라 불리는 그들이 바로 이었다.
그리고 무려 한 명이 성단장급 100명과 맞먹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던가.
하지만.
“그래봐야 천유하는 S급 아냐?”
“모르면 좀 닥쳐. 실력 하나로 SS급만 있는 십성에 낀 거라고.”
그녀는 마초 신좌로 유명한 사자좌에서도 성단장의 자리를 차지한 실력가.
비록 신앙심이 낮아 성단장은 되지 못했지만, 실력 하나로 십성에 꼈다.
수려한 외모는 덤이었다.
덕분에 남자 중에서 천유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팬이 아닌 사람도 드물다.
그런데 그런 그녀 앞에서 이런 꼴이라니!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며 놈들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필시 주목되는 시선 때문이리라.
“아씨. 니들 때문에 가게주인이 싫어하잖아. 따라와.”
“?!”
그들은 억울한 듯 발버둥을 쳤지만, 이건에게 질질 끌려갔다.
엄청난 힘이었다.
그리고.
쿵!
“아악!”
이건이 문 앞에서 놈들을 내 던지자, 그들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건은 윤시우를 보며 웃었다.
“뭐, 일단 네가 두목인거 같으니 대기타고.”
“컥!”
이건에게 머리를 밟힌 윤시우는 콧대가 부러질 것 같았다.
결국 윤시우가 반항을 하자, 이건이 얌전히 있으라는 듯, 발로 내리 찍었다.
“헉!”
하필 밟힌 부위가 중요한 곳인지라 가인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건은 험악하게 가인들을 보았다.
“감히 내걸 훔쳐 먹는 걸로도 모자라서 내 조카까지 건드려.”
“……!”
“내가 딴 건 몰라도 여럿이서 한 명 괴롭히는 건 딱 질색이야.”
“아니…!”
“차렷.”
“…….”
이건은 걷어찰 듯 발을 들었다.
“차렷.”
“……!!”
가인들은 죽을힘을 다해 꼿꼿이 섰다.
“열중쉬어. 차렷. 엎드려뻗쳐.”
그들은 이건의 구령에 맞춰 빠릿하게 움직였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왠지 죽을 것 같았다.
“니들은 그러고 있고, 자. 다음은 니 차례.”
이건이 발을 들자 겨우 몸을 일으킨 윤시우는 이를 갈았다.
‘도대체 이 자식은 누군데…!’
안 그래도 이건 때문에 제 관련 기사가 싹 묻혀서 열 받는 판국에.
친한 기자들도 자신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건을 찾아다니기 바빴다.
– 아, 지금은 고작 A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
– 이건이라고요! 이건! 알아요?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저 자식의 삼촌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넌 뒤졌어. 날 건드렸단 건 쌍아좌 성인을 건드렸단 거야.”
“뭐?”
“안 그래도 이건 그 새끼 때문에 열 받는 판에…!”
이건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실소했다.
“내가 그 이건이다, 새끼야. 뭐!”
“?!”
빠각!
단번에 걷어차인 윤시우는 피를 쿨럭였다.
가인들은 입을 떡 벌렸다.
‘뭐야! 쌍아좌 성인의 보호마법이 왜 안듣는 건데!’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푸른 마력이 쓰러진 윤시우의 등을 타고 피어올라 거대한 황소로 변했다.
쌍아좌 성인이 특별히 걸어준 마법이었다.
이건은 그 흉흉한 마력에 눈살을 찌푸렸다.
‘칫.’
물론 놈에게 쌍아좌 성인의 마법이 몇 개 정도 걸려있다는 건 알았다.
그리고 보호마법 쯤이야 자신이 무력으로 부술 정도는 되었다.
방어스킬에서 유명한 건 황소좌나 결계의 물고기좌였으니까.
하지만 저건 다르다.
‘쌍아좌의 공격 마법.’
타인에게 걸어준 거라 100% 위력은 아니겠지만, 저런 건 자신도 몇 번 당했을 정도로 예상하기 힘든데다가 골치 아프다.
하지만 그때였다.
[모아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금수자리의 주인 성인의 데이터]– 위협 (사자좌 고유특성)
[사용하시겠습니까?]***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꽤나 의외인 듯했다.
‘데이터를 건물이나 스킬로 활용할 수 있다더니.
성물에 담는 것 외에도 이리 쓸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번쩍!
[사자좌의 위협(S)을 사용합니다] [특정등급이하 스킬의 기를 꺾어버립니다]쿵!
엄청난 기세에 윤시우가 무릎을 꿇었다. 마치 중력으로 찍어 누르는 듯한 힘이었다.
“허억!”
가인들은 기겁했고, 가게 안에서 지켜보던 천 남매도 입을 떡 벌렸다.
‘저건 분명 사자좌의…!’
[마법을 강제로 무마시켰습니다] [얻어낸 스킬 데이터는 임시보관 상태라 사용할 때 마다 데이터가 훼손됩니다] [사용횟수 9/10] [제한 없이 해당 스킬을 쓰려면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아예 새 성물을 만들어 손실을 막아야 합니다]즉 급할 때 쓰거나, 써보고 마음에 드는 스킬이면 성물로 만들라는 의미다.
그래서 이건은 흡족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물병좌 스킬 중에서 가장 탐나는 게 있었는데.’
집에 와서 모은 데이터들을 확인했을 때, 그게 없어서 아쉽던 참이었다.
‘오늘 기자회견 장에 가서 데이터를 좀 더 뽑아가지고 와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건은 피떡이 된 윤시우의 지갑을 뽑고, 멀리 차버렸다.
그리고 가인들을 힐끔 바라보자, 가인들은 비명을 질렀다.
“죄, 죄송합니다! 저기!”
“됐으니까, 니들은 니들이 먹은 거 전부 똑같이 사와. 니들 돈으로.”
“네, 네!”
“잊지 마. 오레오 쉐이크랑 얼그레이 홀케익 3판이랑 햄치즈 토스트에 초코빙수, 인절미 타르트까지. 전부 똑같이야.”
왜 있지도 않은 음식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주문대로 쫓겨났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손을 털며 들어오는 이건을 향해 남매는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누나였다.
“성재야. 저분도 삼촌이랑 같이 만나기로 한 분이야? 어디 소속이야?”
누나의 말에 뭔 소리냐는 듯, 동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아냐. 저 사람이…!”
그럴 때였다.
이건이 바로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성재야. 그냥 다 쥐어 패. 키가 170도 안 된다고 움츠려들지 말고.”
“아, 아니 그건 아닌데….”
거참, 쌍아좌에 들어와야 했던 원흉 중 하나를 날려버리다니.
역시 삼촌은 대단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는 피떡이 된 윤시우를 보며 땀을 흘렸다.
하필 건드려도 쌍아좌 성인이 직접 관리하는 성도를 건드리다니.
‘열 받아서 쌍아좌 성인이 삼촌 앞에 직접 나타날지도.’
그런데 그럴 때였다.
천유하가 뭔가 떠오른 듯 깜짝 놀랐다.
“어? 그러고 보니 그때 폰팔이한테 사기당하고 있던 분…!”
천유하와 눈이 마주친 이건도 놀랐다.
“뭐야. 브로마이드?”
이건이 어떻게 된 거냐는 듯 천성재를 보았다.
그러자 천성재는 아빠가 사진도 안 보여줬냐는 듯, 되려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누나잖아요.”
“!”
그제야 이건은 헛웃음을 흘렸다.
아, 그래서 브로마이드를 가져간다고 했을 때 그 난리를 쳤던 거였어?
* * *
천유하.
브로마이드는 물론, 방송 게임 등 온갖 매체에서도 이건이 능력이 좋다며 꽤 마음에 들어했던 인물.
‘확실히 실물이 더 압도적이군.’
동생을 보고 짐작이야 했지만 검은 긴 머리에 하얀 피부, 청초한 인상에 표정이 없어 얼음공주 같은 일면.
확실히 성인 중에 있는 세기의 절세미녀와 견줄 만하다고 입을 모을 만했다.
거기에 무려 성단장급 실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택수 이 새끼.
‘딸이었어?’
어쩐지 이 여자애의 칭찬을 할 때마다 묘하게 안절부절 못한다 싶더라니.
심지어 사진도 전부 숨겨놓고 말이다.
‘이 새끼가.’
그는 괘씸하다는 듯 웃었다.
뭐 그게 호구새끼라서 그렇지, 인물은 좋으니 그 자식들도 훤했을 테지만…
‘둘 다 아빠보단 엄마를 닮은 모양이군.’
친구를 닮았으면 자신도 진작 눈치챘을 것이다.
심지어 남매가 그다지 닮지 않았다. 동생 쪽은 혼혈 느낌이 물씬 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 천유하가 이건에게 미안하다는 듯 물었다.
“그땐 용무가 급해서 끝까지 확인을 못 했었는데, 그때는 잘 해결하셨었나요?”
폰팔이 때의 일을 묻는 것이리라.
이건은 웃었다.
“덕분에 잘 해결했지.”
어디 토큰과 새 핸드폰뿐이랴. 폰 팔이의 번호까지 뜯어와 지금까지도 얻고 있는 게 참 많지.
이건은 악랄하게 웃었지만, 그를 알 턱 없는 천유하는 정말 다행이라는 듯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인형같이 무표정한 얼굴은 매체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동생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잊지 않던 그녀의 얼굴이 돌연 진지해졌다.
골똘히 고민하는 얼굴.
필시 반사 마법을 깬 방법을 묻고 싶어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동생을 보았다.
“성재야. 삼촌은? 이 근처라고 하시더니 좀 늦으시네.”
묘하게 눈을 반짝이는 게 어지간히도 이건을 보고 싶어 하는 눈치다.
“이 근방에 노인분은 안보이시고 혹시 길이라도 잃으신 건….”
그 말에 천성재는 탄식했고, 이건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니 삼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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