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4)
제44화. 내가 얘 삼촌 (2)
“내가 니 삼촌인데.”
“!”
천유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순간 그녀는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삼촌?”
“응. 내가 니 삼촌.”
그리고 1초.
2초.
3초.
“……?!”
누나의 표정에 천성재는 아차 싶었다.
생각해보면 누나한테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천유하의 표정이 볼만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는 얼굴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물끄러미 제 동생을 보았다.
결국 그 시선의 의미를 읽은 천성재가 소리쳤다.
“아 진짜! 정말 이건 삼촌이야! 심지어 아빠가 직접 데리고 온 거라고!”
그 말에 천유하는 경악한 듯, 이건을 보았다.
‘아빠까지 속은 거 아냐?’
그러나 그녀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좀 못 미덥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부친이 그 이건을 잘못 볼 리가 없었다.
‘그럼 정말로 이 사람이…!’
천유하는 혼란스러운 듯했다.
설마 자신들과 또래 모습일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그도 그럴 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빠가 그러지 않았나.
아마 사자좌가 레드존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한 직후였을 것이다.
천유하는 신궁좌 성역에 있다는 남자에 대해 물었다.
[Yu-ha] 아빠. 정말 이건 삼촌이야? [Hugo] …누가 그래? [Yu-ha] 성재 [Hugo] 씨 [Yu-ha] 삼촌은 20년 전이랑 똑같으셔? [Hugo] ……. [Yu-ha] 아빠? [Hugo] 건이 만날 거야? [Yu-ha] 왜? [Hugo] 건이 만날 거야?(Yu-ha 님이 대화방을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떠올리던 천유하는 기가 막힌 듯 이건을 보았다.
‘아니 아빠 말이 다르잖아.’
뭐가 아빠가 더 멋있다는 말인가.
‘키도 얼굴도 삼촌이 훨씬 우위인 것 같은데.’
심지어 생김새도 완전히 다르다.
보송보송한 피부에 잘생긴 얼굴은 당연했고, 체격도 그랬다.
얼핏 겉만 보면 각성자하고도 연관 시킬 수 없을지 모른다.
결국 당황하던 천유하가 뭐라고 하려는 순간이었다.
‘!’
이건의 눈빛이 돌연 싸늘해졌다.
그리고 표정을 지운 그가 뭔가를 위로 던졌다.
쾅!
“!”
이건이 던진 건, 주문대에 있던 초콜릿.
그리고 그 순간, 천장에 달려 있던 스프링클러가 터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였다.
스프링클러의 유리관 장치를 박살낸 것이었다.
보통은 열을 받아야 물이 뿜어져 나오지만, 물리적으로 터트려도 결과는 같다.
삐이이이-
마침내 경고음과 함께 물이 터져 나오자 사람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채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일이 벌어졌다.
드드드드득!
지맥을 따라 다가오는 마력체.
제일 먼저 마력을 느낀 천성재가 움찔거리고.
“……!”
쾅!
순식간에 바닥에서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꺄악!”
그 사이의 시간은 불과 5초.
하지만 미리 터진 스프링클러 덕분인지, 폭발하려던 불길은 크게 피어오르지 못했다.
덕분에 자아가 있는 불길은 크게 당황한 듯했다.
동시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치 작전에 실패했다는 것처럼.
이건이 아니었으면 필시 중상자가 나타났으리라.
그런데 그럴 때였다.
삐삐삐삐삐삐-
‘!’
그제야 카페와 사람들의 핸드폰에서 경고음이 울려댔다.
재액경보였다.
[재액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주의하여주십시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재액의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곧 재액이 몰려올 예정이니…]천성재는 제 핸드폰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바로 12신좌들이 관리하는 재액경보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12신좌들의 경보 쪽은 느려도 너무 느렸다.
그도 그럴 게, 이미 괴수가 나타나고 나서 경보가 울리다니.
‘아니, 삼촌이 압도적으로 빠른 거야.’
물론 자신도 괴수의 위치 파악은 빨리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건은 전혀 급이 달랐다.
그 빠르기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은 수준이 아닌가.
‘심지어 괴수는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기척만으로 어떤 타입인지 파악했다는 의미다.
그러니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켰겠지.
덕분에 천성재는 다시 속으로 오열했다.
‘나 왜 카메라 안 들고 왔냐.’
전설을 마주한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 것이다.
‘성단장 급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때였다.
“!”
쾅!
지면을 뚫고 검은 뭔가 솟아올랐다. 그건 거대한 바위 손이었다.
그 크기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컸다.
심지어 용암을 머금은 바위였다.
필시 이건을 노리는 것이리라. 천성재는 놀랐다.
“삼촌!”
그러나 이건이 없었다.
또 어디로 사라졌나 싶었더니, 목소리는 천성재의 뒤에서 들렸다.
“꼭 저것들은 한여름에 쪄죽을 때 쳐 기어 나오더라.”
“……?!”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천성재는 비명을 질렀다.
“악!”
거대한 무언가가 제 얼굴을 지나쳐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쿵!
날아간 건 다름 아닌 업소용 냉장고.
사람이 들 수 있을까 싶을 크기의 냉장고는 바위손을 사정없이 박살냈다.
콰과광!
깔린 손이 꿈틀거리며 사람들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이건이 대신 밟았다.
콰직!
[신좌 경험치가 올라갑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견고한 몸체 특성)]데이터는 짭짤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경고. 화기에 상해를 입었습니다]“칫.”
이건은 제 발을 보았다. 마지막에 바위를 밟은 탓인지, 제 스니커즈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칫. 나름 상급 성물로 훔쳐온 건데.’
성물거래소가 습격 받았을 때였나. 아수라장이 된 틈을 타서 신발가게에서 슬쩍 해온 것이었다.
‘그런데 A급 장인이 만들었다는 게 이래서야.’
A급 주제에 참 형편없다. 물론 그만큼 적의 화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였지만.
그래서일까.
‘할 수 없지.’
이건은 스니커즈를 던져버리고, 난데없이 주방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져온 것은 다름 아닌 고무장갑.
이건은 장갑을 내던졌다.
‘!’
용암으로 이글거리는 바위손의 잔해 위였다.
동시에 이건이 양손을 벌렸다.
순식간에 뱀주인좌의 녹청빛 마력이 바닥에 펼쳐졌다.
파지직!
[창조공방] [의 영역이 발동합니다] [수리강화공방의 특성 이 함께 발동됩니다] [은 요일마다 달라집니다] [오늘은 금(金) 속성의 날입니다. 이 랜덤으로 결정됩니다] [강화하면서 높은 등급이 뜨거나 폭락할 수 있습니다]그건 천성재의 칼을 강화해줬던 스킬.
그리고 이건의 스킬을 난생 처음 보는 천성재는 입을 떡 벌렸다.
성인들이 성신의 힘을 빌려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신성하면서도 이유 모를 경외감에 천성재는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때였다.
쾅!
바닥에 마법진이 펼쳐지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잔해에 남아 있던 불씨가 하늘로 치솟아올랐다.
[속성 강화를 시작합니다]목소리와 함께 이건의 손에 빛의 망치가 생겨났다. 스킬이었다.
그리고 이건이 불길에 싸인 고무장갑을 빛의 망치로 내려쳤다.
깡!
쇠로 대리석을 치는 듯한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파열음과 함께 빛이 솟아나고.
번쩍!
분홍색 고무장갑이 잘 구워진 맥반석처럼 검은색으로 변했다.
[임시로 주방 을 으로 강화하였습니다] [화염을 만나 물체가 화염속성으로 강화되었습니다]천성재는 신기한 듯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미지문명의 힘을 이용하면 보통의 물건조차 간단한 무기나 방어구로 강화할 수 있었다.
물론 성신들은 물건을 강화해도 그래봐야 좀 더 튼튼해지는 수준.
하지만 이건은 달랐다.
뛰어난 손재주 특성 탓인지, 속성강화도 자유로웠다. 아니 아예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하는 느낌이었다.
‘뭐, 평범한 물건은 강화해도 일회용품이지만.’
그래서 이건도 재료를 이런 식으로 강화시킨 뒤 성물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머리카락이 날아가고, 독에 죽을 뻔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막 각성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때였다.
[ 특성 발동] [모든 능력치는 랜덤으로 부여됩니다] [고무장갑(F) ▶ 방화장갑(B)]– 내구력 중 (몇 번 쓰면 망가질 수 있는)
– 화염내성 부여
“칫, 꽝이군.”
그 말에 천성재는 당황스러웠다.
꽝이라고 하는 것 치고는 아이템이 상당히 좋아 보이는데 말이다.
“화력이 너무 약해.”
강화된 능력치가 약하다. 최소 레드존 급이라 불리는 놈들의 화력이 필요했다.
“뭐. 그래도 한두 번 쓸 정도는 되겠군.”
이건은 장갑을 끼며 주변을 살폈다. 신발은 직원 휴게실에 있던 삼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불에 넣어 화염내성으로 바꾸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움직이려던 이건이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
“성재야.”
“네?”
“네 누나는?”
“!”
* * *
이건은 주변을 살폈다.
사라진 걸 못 느꼈는데, 천유하가 사라져 있었다.
‘귀신같군.’
스프링클러를 터트리기 전만 해도 분명 옆에 있는 걸 느꼈었는데.
그만한 마력이 사라지는 걸 느끼지 못하다니, 이건도 내심 놀랐다.
물론 괴수들은 인간의 기척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마치 모기가 사람의 이산화탄소에 이끌려 다가오는 것과 같다.
그래서 괴수들을 상대할 때 가장 필수적인 건 제 기척을 숨기는 일이다.
그러니 천유하도 괴수를 인지한 순간, 기척을 숨기고 이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쳐도.
‘이정도면 은신의 달인 수준인데.’
그래서 솔직히 정말 놀랐다.
물론 지금은 페널티를 먹어 제 감도 좀 둔한 상태라지만, 그래도 아예 못 느낄 정도는 아닌데.
‘이미 은신 쪽에서는 제 아빠를 넘어섰구만.’
우스갯소리로 몰래 따라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천유하의 별호는 . 은신이 주력 기술은 아니었다.
‘주력스킬은 분명 광속.’
전투성도 중 세 손가락에 꼽는다는 전장의 투신귀였다.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쾅!
소리가 들려온 곳은 바깥.
이건이 카페 밖으로 나갔을 때, 밖은 이미 시체 밭이었다.
그리고 천유하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뻔히 알만큼, 일정한 방향으로 괴수들이 쓰러져 있다.
그것도 단 일격에 급소를 맞고 쓰러진 것이다.
천성재는 익숙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삼촌 만났다고 흥분해서 벌써 스위치 들어갔구만.”
나?
이건이 왜 거기서 자신이 나오냐는 눈빛을 보냈지만, 천성재는 씩씩대며 누나가 있는 곳으로 갔다.
200m 떨어진 곳쯤에서 뭔가를 휘두르는 천유하가 보였다.
휘두르는 건 필시 창. 하지만 정작 보이는 건 붉은색의 궤적뿐이다.
거기에 번쩍이는 붉은 번개까지.
파지직!
번개는 눈 깜짝할 사이에 튀어 올라 적들을 쓸었다.
‘십성인가 뭔가라더니.’
자신조차도 움찔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이다. 괜히 스카웃만으로 성단의 힘을 반 토막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 듯했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저건.’
기이함을 느낀 이건이 제 능력을 발동했다.
[제 13의 감]순식간에 이건의 눈이 뱀눈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건이 주시한 곳은 다름 아닌 천유하의 팔.
분명 천유하 자체는 평범하게 푸른색을 띠고 있었지만, 양팔은 달랐다.
‘팔만 붉은색?’
경험상 붉은색은 미지문명과 연관된 색일 텐데.
결국 저게 뭘까, 고민하던 그때였다.
‘!’
뭔가를 느낀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경고. 흉악한 재액이 나타났습니다] [뱀주인좌의 성역이 활성화됩니다](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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