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9)
제49화. 하는 짓이 이건이다 (3)
환한 웃음.
소피는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녀는 이건이 저렇게 웃는 걸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자신이 아는 이건은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까.
얼굴의 절반은 마스크 때문에 안 보였고, 그나마 보이는 쪽은 뭉개진 피부 때문에 표정을 읽고 자시고가 없었다.
하지만 똑같았다. 가늘게 휘는 눈이.
분명 마스크 안쪽으로는 저렇게 웃고 있었던 것이겠지.
하물며 지금은 저런 외모였다.
저 얼굴로 환히 웃으니 심장이 떨릴 지경이었지만, 상대가 상대였다.
‘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어떻게 미사일이 날아온다는데 웃을 수 있지?
하물며 이 나라를 산산조각으로 만들 위력이라는데!
그래서 소피가 목에 힘을 주었다. 겁에 질린 뒷걸음질은 본능이었다.
“이봐요. 지금 내 이야기 제대로 들은 거 맞아요?”
“응. 시끄럽고.”
“모르나 본데 그 미사일은 마갈좌가 만든 대(對) 괴수용 무기라고요!”
통칭 모르모트.
제작신좌인 염소좌가 각 대륙의 관측소마다 설치해둔 신좌무기였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그 폭탄이 무서운 이유는 또 있었다.
‘염소좌의 실험체가 된다.’
폭탄의 가루에 노출되면 인간이든 괴수든, 특별한 염소좌의 실험병사가 되었다.
염소좌는 제작신좌라 불리지만 구현신좌. 염소좌가 구현한 다양한 스킬이나 효과들을 적용 받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이건이라도 미사일을 잡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그런데 그 설명을 뭐라고 받아들인 건지 이건이 섬뜩하게 웃었다.
“응 괜찮아. 니 고유특성이면 충분하니까.”
“……!”
소피는 철렁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이건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건은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마치 종족 특성처럼 각 신좌마다 부여되는 고유능력. 그리고 물병좌의 신좌특성은 와 , 이다.
특히 물질액화는 그 무엇이든 몸에 닿는 건 녹여버리는 무효화 스킬이었다.
이건이 소피에게서 얻지 못해 아쉬워했던 스킬이 그것이었고 말이다.
불로도 녹지 않는 물질을 녹일 수 있다면, 특별한 물건도 만들 수 있을테니까.
어쨌든 그 능력이라면 미사일도 분명 녹일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걸 눈치챈 건지 소피가 바로 등을 돌렸다.
하지만.
“야. 어딜 도망가?”
이건이 소피를 붙잡자, 소피는 경기를 일으켰다.
“미쳤어요? 날 미사일에 내 던질 생각인거죠!”
“아닌데? 나한테 몇 대만 맞으면 되는 문젠데?”
뭐?
이건 또 무슨 개소리냐는 시선을 보냈지만, 이건은 해맑게 웃었다.
“걱정 마. 나도 착한 사람이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 앞에서 짐승 패듯이 안 패.”
“……!?”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소피가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이었다.
빠각!
소피가 비명을 지르면서 날아갔다.
이마뼈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은 덤이었다.
그야말로 비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고통.
“서, 성녀님!”
성녀의 호위를 맡은 성단장들은 기겁해서 달려왔다.
기절이나 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정작 괴물 같은 딱밤을 날린 이건은 쯧 혀를 찼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신좌특성 ]“아씨, 쓸모없는 거잖아. 야. 한대 더.”
“……!”
“왜? 봐주고 있잖아? 빨리 이마 대.”
아니 댁의 딱밤은 딱밤이 아니라니까!
죽을 것 같았던 소피가 외쳤다.
“뭐하고 있어요! 빨리 저 사람을 막아요! 돈이라면 이미 지불했잖아요!”
이에 호위를 맡은 타 상급성도들이 눈치를 보았다.
물론 평소라면 당연히 의뢰에 따라 성녀를 지켰겠지만 글쎄.
그들은 당혹스러운 눈으로 이건과 성녀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눈앞에 있는 사람은 무려 이건이었다.
그리고 저 소년이 정말 그 이건이 맞다면.
‘나 완전히 팬인데….’
‘어렸을 적 내 우상…!’
그 반응에 소피는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럴 때 이건이 까닥까닥 손가락질을 했다. 비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의 손길에 상급성도들이 슬금슬금 물러났다.
“자 그럼.”
“……!”
결국 소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리고 그때 성도들이 눈을 질끈 감았다.
빠각!
[신좌특성 를 얻었습니다] [신좌특성 을 얻었습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데이터를 얻었습니다]결국 소피는 완전히 기절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소피를 다시는 못 볼 것처럼 데이터를 쭉 뽑아낸 이건이 웃었다.
“좋아. 이래야지.”
이제 남은 시간은 앞으로 3분.
소피의 멱살을 잡은 이건이 어딘가를 보았다.
* * *
“이런 미친.”
그 무렵. 쌍아좌 성단장, 최성혁은 당황스러웠다.
그건 당연했다.
‘모르모트 미사일이라니.’
그건 미지문명의 급습 때가 아니면 절대로 발사될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게 왜 한국을 향하냐는 것이었다.
‘그 미사일은 텔레포트로도 날려 보낼 수 없는데.’
애초에 직접적인 마법 관여는 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무기였다.
그리고 이 대로면 한국 전체가 날아간다.
물론 쌍아좌 성도들은 텔레포트를 통해서 해외로 도주할 수 있겠지만 글쎄.
성단장으로서 나라를 버리고 도망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최성혁은 초조했다.
‘쌍아좌 성인께서는 연락이 안 되고…!’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야. 대장 쭉정이.”
“!”
귀를 치는 목소리에 최성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는 낯익은 얼굴이 뺀질하게 서 있었다.
“내 계약 특약은 잊지 않았지?”
“……!”
최성혁은 할 말이 아주 많아 보였다.
분명 경매장부터였나. 다른 누구보다 이건을 스카웃하려고 매달려있던 그가 아니었나.
물론 진작 눈치 못 챈 자신의 불찰이지만, 그래도였다. 사람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게 있어야지.
‘이건인 주제에 뻔뻔하게 본인 욕을 하면서 아닌 척 하다니…!’
사기꾼(?)이라는 눈빛이 역력했지만, 이건은 웃었다.
어차피 지금은 그딴 걸 논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너 성단장 급이니까 텔레포트는 기본으로 가능하지?”
뭘 말하는지 뻔하다는 듯, 최성혁이 딱 잘라 말했다.
“무리입니다. 그 미사일은 마법방어가 걸려서 텔레포트로는 직접 못 치우….”
“등신아. 미사일 말고.”
“네?”
“날 이동시키라고.”
…네?
최성혁의 얼굴이 볼만했다.
“왜. 너 한국 탑 투라며. S급 주제에 사람 하나 이동 못 시키는 것도 아니지?”
최성혁은 장난하냐는 시선을 보냈다.
“마하 속도예요. 아무리 초인이라도 그 위에 떨어지면 죽습니다!”
“응. 난 니들하고 달라서 괜찮아.”
“……!”
그때였다.
“한국 상공에 도착하기까지 2분 남았습니다!”
“!”
광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건은 손을 까닥거렸다.
“왜. 내가 쌍아좌랑 원수지간이니까 쌩 깔 거야?”
긴장된 시선이 부딪쳤다.
결국 망설이던 최성혁이 이건의 손을 터치했다.
그리고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이건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텔레포트였다.
물론 좌표값 지정이야 어렵지 않았다.
추적과 절대 명중의 상징, 절대 틀리지 않는 신궁좌의 대여 스킬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광경에 기절한 척 쓰러져 있던 소피는 기겁하면서도 씨익 웃었다.
‘뭘 할지 모르겠지만, 자살행위지.’
아니나 다를까.
이건이 정말 사라지자 최성혁의 부하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기자들도 믿기지 않는 듯 최 성단장을 보았다.
“지, 진짜 미사일로 텔레포트시킨 겁니까?”
“죽는다고요!”
“애초에 그분은 어떻게 미사일을 처리하겠다고…!”
최성혁은 땀을 흘렸다. 자신도 일단 방법이 없으니 보내긴 했지만 도무지 꿍꿍이를 모르겠다.
그런데 그때였다.
“꺄악!”
“!”
기절한 척 하고 있던 소피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 광경에 기자들이 놀랐다. 성도들도 놀랐다.
그건 당연했다.
‘성녀는 지금 텔레포트가 먹히지 않을 텐데?’
성녀의 부하들이 진작 그녀를 대피시키려 했지만, 이미 불가능하다는 걸 쌍아좌 성도들은 알던 참이었다.
그러니 텔레포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저런 식의 사라짐은 텔레포트 외에는 설명할 수가 없는데.
그럼 어떻게.
‘이건의 능력?’
그때 성녀를 찾으려 추적 스킬을 쓰던 물병좌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꺄악! 성녀님이 하늘 위에!”
“잠깐, 이 위치는 미사일 쪽 아니야?”
“……!”
성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 것 같았다.
어떻게 거기로 날아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건이 뭘 할지는 알 것 같았다.
‘물병자리의 물체액화 능력.’
그거면 확실히 미사일을 녹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위험부담이 크다.
아니나 다를까.
“아, 이럴 거면 내가 처음부터 성녀를 추적미사일에 매달아서 날려 보낼 걸. 삼촌 위험한 거 싫은데.”
“……!”
나타난 건 천 남매였다.
아무래도 삼촌의 말에 따라 사람들의 대피를 돕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 제작스킬은 높아서 추적 미사일정도는 만들 수 있는데. 좌표 지정은 아빠 스킬 쓰면 되고.”
이에 최성혁과 성도들이 경악해서 바라보았다.
‘저, 저 아이가 지금 성녀 취급을 ….’
하지만 그런 동생을 누나가 대신 쥐어박았다.
“바보야. 그럼 삼촌이 능력을 얻을 수가 없잖아.”
“아 그건 그렇네.”
그 말을 듣는 상급 성도들은 땀을 흘렸다.
이 무서운 꼬마들 같으니라고.
* * *
그리고 거친 바람이 부는 창공 위.
“꺄아악!”
소피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발밑에 펼쳐진 광경에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다.
“좋아. 오줌싸개. 준비는 됐냐.”
“아악!”
그녀의 멱살을 잡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건이었다.
스킬로 소피를 당당하게 소환해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미사일 위.
아니 정확히는 부유하고 있는 발사장치 위였다.
아무래도 염소좌의 미사일 장치는 자동으로 부유하는 거대한 기계 같았다.
그리고 옆 나라에서부터 달려온 미사일은 비행을 멈추고 요격준비에 들어간 상태.
위치를 잡는 데는 문제 없어 보였다. 만일에 대비해서 몸을 고정할 스킬도 준비해놓았는데 말이다.
[위치값 조정 완료] [발사를 시작합니다] [발사 50초 전]장치들이 드륵 거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탄으로 보이는 물건은 30m 정도 밑에 있었다.
그리고 원통 모양의 물건이 머리를 드러낸 순간 이건이 소피를 들었다.
소피는 기겁했다.
“아니 잠깐! 정말 이러기예요? 당신이 처리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내가 돌았냐? 20년간 잘 놀고 처먹었으면 일해야지.”
“?!”
“그럼 화이팅.”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소피를 30m 밑으로 내 던졌다.
빗나갈 수도 있지만 그 정도는 괜찮았다.
소피는 비명을 지르면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때였다.
[성배주인자리의 주인이 성인을 보호하려합니다] [신좌특성 가 더할 나위 없이 강하게 발휘됩니다]그 목소리와 함께 소피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쾅!
이건의 예상을 넘는 화력으로 미사일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오. 역시 성신에게 사랑받는 성인급.”
아무래도 그대로 부딪치면 소피의 뼈가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
녹아내린 미사일 잔해들이 물이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공격스킬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신좌지만, 역시 쓸 만하다.
그 와중에 지상으로 떨어지는 소피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건! 잡아줘요!”
[성배주인자리의 주인이 제 성도를 구해줄 것을 요구합니다]이건은 듣지도 않았다.
이에 다급해졌는지,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성배주인자리의 주인이 제 성도를 구해주면 자신의 성물을 주겠다고 합니다]“뭐래. 내가 만든 게 더 좋아.”
결국 소피는 꾀꼬리 같은 비명을 지르며 지상으로 추락했다.
사자좌가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높이였다.
바로 그때였다.
녹아내린 액체 사이에서 흘러나온 돌덩어리가 이건을 향해 날아왔다.
“!”
이건은 초인적인 스피드로 돌덩어리들을 잡아냈다.
탁! 탁! 탁!
[마갈좌의 마력이 담긴 핵 일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잘못 만지면 폭발합니다]이건은 웃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폭탄의 일부라는 것이다.
녹아내리면서 염소좌의 실험체가 되는 가루는 사라진 것 같지만.
그리고 그때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이건은 성재한테서 받았던 휘장을 들었다.
얼핏 거울 같기도 했다.
몇 번 터치하자 소리가 들려왔다.
[대여스킬을 발동합니다] [신궁좌 스킬 를 발동합니다]이건은 작아진 폭탄을 터치했다. 목표는 적의 성역.
[해당 물체에 좌표값 지정을 완료하시겠습니까?] [쌍아좌 성역으로 날아갑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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