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51)
제51화. 전설이 돌아왔다? (2)
휴고의 목이 끼릭 돌아갔다.
고개를 돌린 휴고의 표정이 볼만했다.
일단 눈빛이 인간의 눈빛이 아니었다. 순간 터미네이터라도 된 듯한 표정이 아닌가.
얼굴 근육이라도 마비된 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결혼?”
시선을 받은 이건은 땀을 삐질 흘렸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음. 택수야. 어전 스킬은 쓰면 안 된다.”
그랬다.
그의 손에서 치솟고 있는 흉흉한 불길 때문이었다.
점차 활의 모양을 갖춰가는 저것은 이건도 잘 알고 있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저건 신궁좌의 어전 스킬(SS).
자신이 휴고에게 전투를 가르치면서 각성시킨 궁극기다.
하지만 그러면 뭘하나.
“그거 나한테 소용없는 거 알지?”
하물며 저건 시전자의 마력을 무식하게 깎아먹는다. 사용 장소도 완전히 잘못되었다.
저건 대인용이 아닌 광역 파괴용 스킬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쓸 법한 스킬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이런 장소에서 꺼내는 것이 바보였다.
“택수야?”
“결혼?”
“택수야. 그 구린 활은 집어넣고.”
“결혼??”
“맞지도 않을 조준은 하지도 말고.”
“결호오온??!”
“자식이 듣….”
쾅!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위치는 이건이 서 있던 장소.
그야말로 인지도 못할 속도였다.
그리고 그 소리 때문일까. 멀리서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쪽! 기자회견 장에 나타났다는 이건을 봤다는데?”
“뭐?! 그럼 당장 취재해야지! 빨리 카메라 들고 와!”
하지만 주변에서 기자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려오거나 말거나, 폭격은 계속되었다.
덕분에 천 남매는 비명을 질렀다.
“아빠! 안돼요! 그분은 괴수가 아니라 삼ㅊ…!”
“맞아. 아빠가 삼촌한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는데!”
“……?!”
이 녀석들이 진짜?
하지만 코웃음을 치는 제 친구는 아주 큰 술을 더 떴다.
“자식들 잘 키웠네. 맞는 소리만 하고.”
빡친 휴고가 활시위를 당겼다.
“너 그냥 다시 탑으로 돌아가!”
이번엔 무려 5연타 콤보.
파바박!
“나도 내 딸한테 그런 말은 못 들어봤는데!”
스킬의 발동을 느낄 새도 없었다.
휴고가 손을 든 순간, 이미 코앞에서 지면이 터져나갔다.
쾅!
그래서 천 남매는 놀랐지만, 허공으로 날아오른 이건이 대수롭지 않게 내려앉았다.
소름 돋을 정도의 반사 속도였다.
하물며 휴고는 그 신궁좌 성신의 힘을 고스란히 받는 성인이다.
명중 스킬의 정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힘 또한 모든 것을 폭발시킬 정도로 강력했다.
한마디로 지구 반대편에서 화살을 쏘아 올려도 상대를 맞춘다는 전설의 화살.
일단 맞추면 상대는 산산조각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그 화살을 피한 건 과거에도 딱 한 명뿐.
쉭! 쉭!
“……!”
이건은 날아오는 화살을 대수롭지 않게 피해냈다.
고개를 젖히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래서 천유하도, 천성재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아빠와 삼촌 둘 다 걱정이 되어 말리려고 했지만.
“역시 삼촌…!”
“미쳤어! 어떻게 저런 속도가 가능하지?”
정작 그런 속도로 활을 쏜 아빠의 능력은 생각 못하는 남매였다.
결국 그 반응에 휴고는 울컥했다.
자식이 그냥 한 대만 맞아줘도 될 것을!
그래서일까. 그는 평소라면 쓰지 않을 스킬까지 꺼냈다.
[투명 속성 부여 (S)]“!”
덕분에 이건은 움찔했다.
평소라면 레드존의 괴수를 상대로만 쓰는 스킬이었다.
사람에게 쓰기엔 너무 비열하고 치명적인 스킬이었으니까.
실제로 경고의 소리까지 들려왔다.
지금까지는 들리지도 않던 경고였다.
[주의. 감지할 수 없는 공격입니다] [완전히 기척을 지운 일격입니다] [뱀주인자리의 성역을 펼쳐 몸을 보호하여야 합니다]하지만 그러면 뭘하나.
턱! 턱! 턱!
이건은 빛과 같은 속도로 투명 화살들을 잡아냈다.
화살은 전부다 해서 세 발.
‘미안하지만 뻔하다, 자식아.’
공격이 너무 정직하다는 의미였다.
약아빠진 놈이 아니라, 어디로 화살이 날아올지 뻔했다.
물론 보통은 어디로 날아올지 알아도 잡지 못했다.
왜?
총알이 머리로 날아올 걸 안다 한 들, 그걸 잡아낼 수 있을 리 없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카메라로 찍고 있는 천성재는 폭풍 오열을 했다.
스피드로 제일 빠른 전갈좌 성도들조차도 삼촌 앞에서는 굼벵이 수준이리라.
만일 유튜브에라도 올라가면 난리가 나겠지.
결국 모든 화살을 피한 이건이 비웃었다.
“아까도 말했잖아. 신궁좌는 나한테 안 된다니까.”
어디 그뿐인가.
휴고가 이럴수록 자신은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왜?
[작열사자리의 주인에게 굴욕을 주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대폭 올라갑니다] [신좌 경험치가 대폭 올라갑니다] [신좌 경험치가 대폭 올라갑니다] [성향이 축적되었습니다] [도발+3]성인을 짓밟는 것만으로 뱀주인자리의 능력치가 오른다.
한마디로 말해 싸울수록 제 능력치만 올라간단 말이었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야야. 넌 아무리 발악해도 나한테 못 이겨. 자식들이 삼촌 더 좋아하는 것도 안 바뀌고. 그러니까 포기하고 그만 밥이나….”
“야!!”
핀트가 잘못된 걸까.
나름 걱정되어(?) 포기시키려고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휴고의 눈이 뒤집혔다.
여태까지는 그래도 제정신이었던 것 같은데, 이성을 잃은 듯했다.
눈이 뒤집힌 휴고가 뭔가를 던졌다.
쨍그랑!
깨진 것은 말 모양의 석상.
[성신께 대여비를 지불했습니다]휴고의 핸드폰에서 알람 소리가 나오기 무섭게, 휴고가 사라졌다.
‘!’
이건조차도 살짝 위치를 찾기 힘들정도.
그때 어디에선가 화살이 날아왔다.
“!”
하늘이었다.
고작 한 발이 아니었다.
수천 개의 화염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주의.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분노를 퍼붓습니다]“그렇게 잘났으면 이것도 피해 보지!”
[의 성역이 펼쳐집니다] [ 성역 스킬이 발동됩니다] [주의. 성역의 위세가 닥칩니다]아주 잘 만났다는 듯, 성신까지 끼어들자 이건이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이 자식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이게 진짜로 붉은 눈한테나 날릴 공격을 퍼부어?
물론 그 정도가 아니면 이건이 반응조차 안 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겠지만.
이에 천 남매는 까무러쳤다.
너무 심하다 싶어 남매도 아빠를 텔레포트로 날려버리려는 그때.
[성신의 힘과 직접 마주해 뱀주인자리의 오감이 자동 개방됩니다]이건의 눈이 뱀눈으로 바뀌었다.
[뱀주인좌의 신체 능력치가 직접 올라갑니다]이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격이 이건을 공격했지만 소용없었다.
[민첩이 올라갑니다] [민첩이 올라갑니다] [민첩이 올라갑니다] [민첩이 올라갑니다]“!”
그렇게 아차 싶은 순간, 이건은 이미 휴고의 앞에 있었다.
그리고.
“적당히 해! 새끼야! 이게 친구라고 봐주니까!”
빠각!
이건의 빡친 발차기가 휴고의 얼굴에 작렬했다.
* * *
신궁좌 성역.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던 휴고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뉴스 기사엔 대문짝만하게 자신이 이건 때문에 날아간 사진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이것들이 진짜! 이런 건 또 언제 찍었어!”
물론 기자회견에 난입한 이건의 소식에 비하면 사이드 뉴스지만 그래도였다.
“오늘 기자들을 불러서 기자회견을 할 생각이었는데, 아주 그럴 필요도 없겠네! 알아서 잘들 쓰고 있어!”
결국 성주의 분노에 얼굴에 약을 발라주던 은예린이 걱정했다.
“어휴 그러니까 왜 그러셨어요. 성신 스킬이 얼마나 비싼데 궁극기까지 대여하시고.”
그 말에 이건에게 아작이 난 휴고는 숙연해졌다.
“…그건 잘못했다.”
“그러게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이건 님한테는 왜 덤비셔서.”
“뭐라고!”
“뭐, 그래도 천만 뷰라니까 이건 님도 그렇겠지만, 저희도 광고비로 꽤 큰돈이 들어오겠는데요. 성단 생활비에 큰 도움이 되겠어요.”
그러자 입을 삐죽이던 휴고의 입꼬리가 살짝 씰룩였다.
물론 꽁돈 때문은 아니다.
‘자식이. 어울리지 않게 선물이나 놓고 가고.’
휴고는 이건이 두고 간 선물을 보았다.
부하도 선물에 관심을 가졌다.
“성주님, 그건?”
A급
-몸체에 이름을 쓴 대상(이건)에게 만진 자의 마력이 흘러 들어온다.
물건의 정체를 모르는 휴고는 툴툴거리면서도 내심 좋아했다.
“아. 건이가 주고 간 거. 자기가 좀 심하게 때렸다고 놓고 갔어.”
“어머, 이건 님이 직접이요?”
“어. 돈이 들어오는 성물이라던데.”
자기가 쓰려고 한 귀한 물건이지만, 그래도 역시 20년지기가 먼저라고 했던가.
화해의 의미랬다.
‘자식이. 선물 준다고 기뻐할 줄 아나.’
그리고 그렇게 특별히 생각해주며(?) 준 물건이니 휴고도 딸의 건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게 그 직후 유하가 한 말 때문이었다.
[응. 역시 내가 급했던 거 같아.] [그래그래. 그렇게라도 말해줘서 고맙다.]휴고는 안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걱정되긴 하지만, 딸이 이건을 못 따라다니게만 하면 그만이다.
‘건이한테 그 문양에 대한 것도 말해줬고.’
청와대 폭발 당시, 쌍아좌의 검에서 본 문양 말이다.
필시 이건을 탑에 가둔 원흉의 문양이었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그래서 건이 이 자식은 또 어디로 사라진 거야?”
“아, 이건 님이라면 잠시 옛 친구들 좀 보고 오신다고….”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뭐? 걔한테 친구가 어딨어! 그리고 오늘은 기자회견 잡을 거니까 사고치지 말고 얌전히 쳐박혀 있으라 했는데!”
하지만 기묘한 점은 하나 더 있었다.
“뭐야. 유하도 안 보이잖아. 유하는 어디 간단 말 없었는데?”
“아. 유하라면 이건 님을 따라갔는데요.”
“뭐?”
“이번에 성주님이랑 이건 님의 대결을 보고 느낀 게 많대요. 삼촌한테 프로포즈 할 수 있을 만한… 아, 아니 어울릴 사람이 되려면 한참 더 정진해야 한다고.”
“뭐?!”
“아! 농담일 거예요 농담! 그리고 이건 님도 유하에게 제대로 말을 하셨다고…”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휴고는 이미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다.
* * *
한편 그 무렵, 청와대 임시 관저.
지금 쌍아좌 성단장, 최성혁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정말 그 사람이에요?”
“저, 정말로?”
눈앞에는 이건이 당당하게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 인물들은 이건을 보며 겁에 질려 있었다.
실제로 지금 이곳에 있는 건 모두 쌍아좌에게 뇌물을 받은 정치인들.
이건을 영웅으로 만들고, 들어오는 성금들을 야금야금 빼돌려 먹던 놈들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지금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안 그래도 어제의 기자회견으로 20년 전의 진실이 뭐냐는 둥, 정말 그 이건이 돌아왔다는 둥, 세상이 술렁이는 때가 아닌가.
덕분에 정치인들과 그 보좌관들이 술렁거렸다.
“저, 저 사람이 정말 어제 기자회견에 나타났던 사람이라고? 이건이라 주장하는 그?”
“예. 틀림없습니다.”
“말도 안 돼! 저 얼굴로 어떻게 이건이야?”
“어… 그래도 그게. 신궁좌 성인을 발로 차는 광경이 찍혀서요. 아무래도 성인을 날릴 수 있는 게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정치인들은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청와대로 불려온 쌍아좌 성단장, 최성혁은 실로 당황스러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인간이 왜 여기에 있는 건데?’
그랬다.
앞으로 한 시간 뒤면 이 청와대 시설에서 일본과의 회담이 있었다.
이번 쌍아좌 성역 파괴 건으로 말이다.
그리고 상황이 상황이었다.
‘쌍아좌 성인께서 직접 온다는 말도 있었는데.’
그래서 자신이 그 중계를 위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건이 여기에 나타나?
최성혁은 실로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쾅!
가장 상석에 앉아있는 이건이 발로 테이블을 내리찍었다.
“듣자하니, 니들이 내 재산 관리하고 있다며?”
“……!”
동시에 정치인들이 땀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게, 이번 대통령은 이건에게 호의적이지만 그 주변 인물들은 나라의 영웅을 팔아먹은 놈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건을 팔아 이득을 챙긴 이들이 대다수.
찔리는 놈들로 가득했다.
그걸 아는 건지, 이건이 웃었다.
“있잖아. 분명 내가 어제 신궁좌를 통해서 내 재산을 돌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했거든. 그런데 글쎄, 오늘 갑자기 내놓기 싫다고 하더라고?”
그 말에 움찔한 정치인들이 미소를 띠었다.
“그럴 리가요! 뭔가 착오가… 헉!”
그들은 이건의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귀를 파며 웃었다.
“그러니까 뭐라더라? 분명 내 재산의 소유주는 일본 정부네, 쌍아좌 성인이네, 뭐라 지껄이던데. 그것도 청와대 정치인이.”
그 말이 떨어진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대다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아니나 다를까.
쾅!
“길게 말 안 한다.”
“……!”
“뒤지게 맞고 내 돈 내놓을래, 내 돈 내놓고 뒤지게 맞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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