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00)
제100화
100화.
[가밀리온의 반지] [등급 : 영웅] [설명 : 가밀리온 아드란이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던 피의 반지.주인의 피를 먹는 특수한 반지로, 순간적으로 많은 피를 먹게 될 시 사용자의 능력치를 강화시킨다.] [레벨 제한 : 30] [착용 제한 : 카시야르의 계승자] [물리 방어력 : 126] [마법 저항력 : 113]
-마력 + 2
-체력 + 4
-HP + 500
[특수 옵션 : 순간적으로 생명력이 깎일 시 반지에 피가 흡수되며, 사용할 시 흡수된 것에 비례하여 일시적으로 사용자의 능력치를 상승시킨다. (쿨타임 : 3분)]‘오, 대박.’
그것도 무려 영웅 등급의 반지였다.
30레벨대 영웅 등급 장비답게 성능도 확실하다.
큰 피해를 입을 때 역전 기회를 잡기에 특화된 카운터형 옵션.
이런 옵션은 평소 활용도가 높은 건 아니어도 위급한 순간에 제 몫을 톡톡히 하는 놈이다.
‘카루크의 정수 반지랑 같이 쓰기 좋겠어.’
이게 메인 퀘스트 클라스인가?
직업 퀘스트라 생각해도 성과 대비 지나치게 좋은 보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도 그럴 게 겨우 몬스터 좀 퇴치했다고 영웅급 반지를 받은 거 아닌가.
갓오세 어디에도 이런 혜자는 없을 것이다.
‘아아, 믿습니다…….’
무슨 메인 퀘스트를 이딴 걸 줬냐고 불평했던 과거의 도현은 이미 없었다. 남은 건 카시야르를 찬양하는 신도 카이저일 뿐.
영웅 등급 아이템을 주셨는데 백번이고 해야지. 암.
“마음에 드시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물론입니다. 다음은 뭡니까? 바로 진행하시죠.”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던 가밀리온이 돌연 진중해졌다.
“그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마침,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도현의 표정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척 봐도 심상치 않은 얘기가 나올 분위기였다.
잠시 주변을 살펴본 가밀리온이 짝, 손뼉을 치자 반경 20m 공간에 불투명한 막이 생겼다.
[‘사일런스 룸’이 형성됩니다.] [사용자가 취소하거나 큰 충격을 받을 시 사일런스 룸이 무너집니다.]“이건……?”
“아무래도 말이 새면 좋은 장소는 아니니까요.”
여기는 라이르 대신전의 복도. 지금부터 할 얘기가 뭔지는 몰라도, 신과 적대관계인 입장이니 새어 나가서 좋을 건 없었다.
다만, 도현이 놀란 건 가밀리온이 이런 재주를 부렸다는 점이었다.
‘은신도 쓸 줄 알아, 결계도 쳐……. 직업이 대체 뭐야? 빨간 이름이 아닌 걸 보면 전투직은 아닌 거 같은데…….’
하여튼 여러모로 신기한 양반이었다.
이 정돈 되어야 왕족을 보필하는 건가?
감탄하는 사이 준비를 마친 가밀리온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서두를 꺼냈다.
“대전쟁이 심연의 등장으로 인해 끝이 난 것은 아실 겁니다.”
“예.”
“심연은 그런 존재입니다. 어디에든 존재하며 큰 위험이 되는 공포. 그렇기에 저는 늘 심연을 경계해 왔습니다.”
신이 인류의 적이라면 심연은 모든 종족의 적이다.
지하를 지배하는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늘 곁에 있었으니까.
그들이 다시 올라오는 날엔 재앙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게 이유였다.
“가증스러운 신들을 따르는 우매한 인간들이지만, 심연을 경계하려면 그들과 교류를 맺어야 했습니다. 브리온은 고위 신관이 가장 많은 도시이니까요.”
가밀리온이 종교와 가명을 만들어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이유.
고위 신관이 가장 많다는 건 타락한 신관 또한 가장 많다는 소리였으니까.
실제로 30년 사이 심연과 계약한 자가 세 번이나 나타나지 않았던가.
누구보다 심연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알아낸 건 많은가요?”
불쑥 물어 온 도현의 질문에 가밀리온이 고개를 저었다.
“잠잠했습니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더군요. 의도적으로 역사를 지운 것도 있지만, 애당초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쉽게 잊힐 수 있던 겁니다.”
“아.”
“때문에 저희도 굳이 신경 쓰지 않았던 건데…… 최근 놈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곳곳에 심연의 흔적이 발견되기 시작했으며, 수십 년 사이 계약자를 두는 빈도가 늘어났다.
그래 봐야 간혹 발견되는 수준이긴 했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수백 년을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움직인 적은 없었는데…… 최근 며칠 사이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도 곳곳에서 심연의 흔적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더군요.”
“…….”
“무언가 있습니다. 놈들이 그냥 움직일 리는 없을 겁니다.”
지극히 타당한 의심이었고, 자연스레 최근 가밀리온이 신전을 들락날락하는 빈도도 늘어난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계승자가 나타났고, 그 계승자가 심연과 엮였던 것.
“본래 좀 더 때를 기다리려 했으나…… 이것 또한 운명이겠지요.”
가밀리온은 우연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인과관계가 있고, 우연이 발생한다면 그건 필연이고 운명이다.
오늘 계승자를 보고 나니 그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계승자님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이번 일을 도와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무얼 하면 되겠습니까?”
“카시야르 님이 말하시기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하였습니다. 적의 정보를 알아내는 건 그만큼 중요한 법. 같이 조사를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띠링-.
굳건한 가밀리온의 목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경쾌한 알림이 울렸다.
그리고 나타난 메시지.
-등급 : 메인 퀘스트, 직업 퀘스트
-설명 : 최근 심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에 불길함을 느낀 가밀리온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면 무언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연에 대해 알 법한 신전들을 방문하려는 가밀리온과 함께 조사해 보자.
-브리온 신전 조사 (0 / 3)
-퀘스트 성공 시 : 연계 퀘스트 ‘???’으로 연계.
-퀘스트 실패 시 : 직업 퀘스트 삭제 및 직업 박탈.
‘어려워 보이지는 않네.’
간단한 조사 퀘스트.
이전처럼 인근 몬스터를 박멸하라거나, 바위 숲을 다 뒤져 보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밀리온을 따라 신전을 방문하면 끝.
‘다음 퀘스트를 이어 가기 위한 포석 같은 거겠지.’
어차피 2시간 동안 할 것도 없으니 도현으로선 좋은 일이었다.
“좋아요.”
짝!
흔쾌히 대답하자 다시금 손뼉을 쳐 사일런스 룸을 없앤 가밀리온이 싱긋 웃어 보였다.
“그럼 전 왼쪽으로 가겠습니다. 반대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중앙에서 뵙죠.”
대신전을 나온 두 사람은 끄덕이곤 양쪽으로 갈라졌다.
가밀리온이 왼쪽, 도현이 오른쪽.
보다 합리적인 조사를 위해 갈라서서 조사하고 중앙 분수대에서 모이기로 한 것이다.
저벅저벅.
그렇게 몇 발짝이나 걸었을까.
-어, 주인. 저기 신전 있다. 꽤 커 보이는데?
-리자!
“그러네.”
신성 제국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인 만큼,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신전이 보였다. 아니, 그 신전뿐만이 아니었다.
눈만 조금 돌려도 저 멀리 듬성듬성 신전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보였다.
애초에 만 명의 신이 있는 만큼, 널린 게 신전인 것이다.
-……응? 뭐야. 왜 그냥 지나쳐, 주인?
-리자리자?
하나 도현은 그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안중에도 없다는 듯 쿨하게 지나친 그의 걸음걸이는 너무도 거침없어, 확고한 목적성마저 보일 정도였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지하드가 고개를 들어 도현을 올려다본 순간.
-……?
지하드는 묘한 익숙함을 느꼈다.
이 낯설지 않은 기묘한 느낌. 전에도 몇 번 경험한 적이 있었다.
-설마……?
설마 하는 표정으로 도현을 바라본 지하드가 ‘아…….’ 하며 탄성을 흘렸다.
미세하게 벌렁거리는 콧구멍, 묘하게 흥분한 눈빛.
언뜻 보면 무심한 얼굴이지만 누구보다 도현의 눈치를 자주 보는 지하드의 눈은 속일 수가 없었다.
-아, 그 순간이 왔구나.
거부할 수 없는 신탁이 내려온 신도를 바라보는 사람처럼.
지하드는 포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걸음을 멈춘 도현이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런 그의 앞에는 적당히 넓은 골목길과, 그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있었다.
“으음~ 좋은 기운이다.”
흡족한 듯 슬며시 입꼬리를 올린 도현의 모습.
-리자?
-지지야, 엘리자. 이런 거 자주 보면 해로워.
그에 엘리자가 로브 주머니에서 고개를 쏙 내밀자 지하드가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지하드의 표현처럼 이곳은 이롭기보단 해롭다는 감상평이 더 잘 어울리기는 했다.
“크아아아! 영웅 장비 떴다!!”
“씨X!! 놔! 난 글렀어, 죽어 버릴 거라고!”
“여기 누가 명당이랬냐. 다 일반만 뜨잖아!”
“오오…… 은색. 이 확률을 뚫네.”
상의를 탈의하며 울부짖는 남자와 신께 기도를 올리는 여자가 공존하는 골목길.
누군가는 절망하고, 누군가는 웃고 있는 곳.
이곳에서 느껴지는 광기와 간절함은 좋은 말로도 정상적이게 이롭다는 말은 안 나왔으니까.
얼마나 집중하고 있으면 도현이 왔는데도 눈치채는 이가 없겠는가.
-빨리 끝내 줘, 주인.
“걱정 마. 이번에 느낌이 좋아.”
브리온의 두 번째 명당, 베르딕 골목길이었다.
좋은 기운을 받으며, 혹시 모를 시선을 피해 구석으로 들어간 도현이 인벤토리를 열었다.
메인 퀘스트? 중요하긴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카드깡은 하고 가야지.’
하나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카드깡이었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지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명당을 찾아갈지 모르는 일 아닌가.
[중급 스킬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카드팩을 보는 도현의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반대로 지하드의 눈은 짜게 식었으나, 다행히도 지금의 도현에겐 안중에도 없었기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파앗!
카드팩을 찢자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와 시야를 덮었다.
은은한 똥빛 사이로 보이는 작은 은빛 두 줄기.
원래라면 신중하게 선택했겠지만…… 왜, 뽑기를 하다 보면 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은 쪽이 확고하게 떠오르는 날.
그게 오늘이었다.
‘이럴 땐 보통 쪽박 아니면 대박이지.’
하지만 도현에게는 진리의 눈이라는 사기 특성이 있었다.
이번에 쪽박은 없다.
어차피 희귀 등급이 나오는 건 확정되어 있으니까!
‘여기다!’
도현은 망설임 없이 왼쪽을 택했고, 이내 한 줄기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희귀 스킬 ‘광기’를 획득하였습니다.]‘어?’
동시에 도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런 도현의 눈에는 묘한 반가움이 가득했다.
그야 당연했다.
[광기]-등급 : 희귀
-제한 : 광전사 계열
-설명 : 광기에 물든 전사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강하게 만들 뿐…….
-효과 : 90초 동안 초당 1%의 생명력이 줄어들며, 생명력이 줄어들수록 능력치가 상승하고 모든 속도가 상승합니다.
이 효과로 생명력이 1% 밑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쿨타임 : 120초
‘광기’는 카이저의 오랜 동료이자 폭딜을 담당하는 핵심 멤버.
통칭 쌈닭, 꾸꾸닭꾸꾸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스킬 중 하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