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32)
제132화
132화.
[쉐도우 라이칸스로프]-타이틀 : 엘리트 던전 보스
-타입 : 라이칸스로프
-특성 : 약자혐오, 날렵한 신체, 그림자 발톱
-설명 : 그림자의 힘을 일부 가지게 된 라이칸스로프들의 왕.
그림자를 두른 그의 발톱은 바위를 종잇장처럼 찢을 수 있으며, 날렵한 신체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다.
[현재 만월의 기운으로 인해 능력치가 증폭된 상태입니다.] [약자혐오의 효과로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한 상태입니다.]마치 경고하듯이 떠 있는 문구들.
정보창을 무심하게 닫은 도현이 천변(千變)을 쥐었다.
[천변(千變)이 ‘찬란한 탁시넬의 푸른 검’으로 변형됩니다.]볼품없던 몽둥이가 푸른색을 띤 예술품 같은 검이 되어서일까.
크르……?
그 신기한 현상에 히죽거리던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웃음을 그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놈은 이내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신비한 재주를 가지곤 있지만, 그래 봐야 약자혐오가 이토록 크게 발동된 인간 나부랭이 하나.
벌레가 묘기를 부리는구나 하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크르르…….
쉐도우 라이칸스로프는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모처럼의 인간이니 천천히 골려주며 가지고 놀다가 죽일 심산이었던 것이다.
‘빈틈 투성이구나, 크흐흐…….’
저 봐라. 자신이 주변을 배회하며 서서히 거리를 좁히는데도 어떠한 대처도 못 하고 있는 걸.
목덜미가 탐스럽게 유혹하고 있는 게, 당장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숨통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꿀꺽.
‘……안 되겠다, 배가 너무 고파.’
그 달콤한 유혹에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생각을 바꾸었다.
그의 알량한 이성으론 본능을 이길 수가 없던 것이다.
타앗!
날렵한 신체를 이용하여 땅을 박차자, 20M는 되었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탐스러운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아넣기 일보 직전.
텁.
크르……?
목덜미 대신 푸른 검이 이빨과 부딪혔다.
……분명 가만히 있던 거 같은데 왜 검이 자신을 막고 있는 거지?
그런 의문이 들 새도 없이 갑자기 몸이 미끄러지며 시야가 내려갔다.
[패링에 성공하였습니다.]“더럽게 주둥이부터 들이대고 난리야?”
이상한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툭. 콰당-
미끄러지는 도중 도현이 가볍게 발을 쳐서 그대로 어깨부터 자빠진 순간.
푹! 푸푹!
푹-!
순식간에 날아온 연속 찌르기가 날아왔다.
눈으로 채 담기도 힘든 엄청난 속도!
커, 커헝! 컹!
온몸을 난도질하는 끔찍한 고통에 하룻강아지처럼 비명을 지른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어딜!”
뒷덜미를 꽉 잡혀 다시 내동댕이쳐지곤 곧바로 이어지는 난격.
푹! 푸푹! 푹!
빠각-!
-어으……. 잔인해라. 저거 무릎 맞으면 그렇게 아픈데.
-……리자리자.
-음……! 무…… 척 효율적이군!
일방적 구타와 같은 잔인한 모습에 지하드가 엘리자의 두 눈을 가렸다.
찰리마저 뭐라 설명할 말이 없는 전투방식에 감상평을 고민할 정도.
졸지에 동정의 대상이 된 쉐도우 라이칸스로프는 수 초를 더 발버둥치다 냅다 옆으로 몸을 굴렸다.
데굴데굴-
한 종족의 왕이 보인다기엔 심히 체면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지금 가오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크, 크아아! 아파! 아프다!’
몸을 일으켜 이곳저곳을 손으로 쓸어내리는 쉐도우 라이칸스로프의 얼굴은 고통으로 가득 찼지만, 그만큼 의문 또한 컸다.
왜 아프지? 마치 그리 말하는 듯한 얼굴.
그야 당연했다.
생명력이 질긴 라이칸스로프 중에서도 유별난 게 바로 그였으니까.
[쉐도우 라이칸스로프의 HP가 70% 이하입니다.]분명 그럴진대 저 잠깐 사이 생명의 위협이 느껴졌다.
기껏해야 몇 초에 불과한, 그야말로 순간의 찰나에 벌써 몇 방이나 찔린 지 모르겠다.
아마 그대로 계속 찔렸으면 쪽도 못 쓰고 죽지 않았을까?
크르르르…….
그리 생각하니 공포가 느껴졌고, 그만큼 분노 또한 치밀었다.
자신이 겨우 인간 남자 한 명한테 이런 꼴을 당한다고?
무려 왕인 자신이?
그 괴상한 유령들이면 모를까, 겨우 인간 남자 한 명한테 이런 꼴을 받는 게 너무도 자존심이 상했다.
[던전의 보스,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그림자 발톱’ 특성을 발동합니다.] [2페이즈가 시작됩니다.]분노에 찬 놈의 발톱이 검게 물들었다.
인정한다. 자신이 방심한 것을.
저놈은 전력으로 찢어 죽이기에 충분한 존재였다.
서걱- 서거걱-
가볍게 옆에 있는 야광석에 발톱을 휘두르자, 유리 조각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이게 그림자의 힘이었다.
이 힘이야말로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것이었으니까.
크르. 크르르.
자신의 강함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확신이 차오른 걸까.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다시 히죽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놈을 보며 도현도 입꼬리를 올렸다.
“오, 너도 좀 두를 줄 아는구나?”
크르……?
그러며 씨익 웃은 도현이 천변을 바로 쥐자 푸르렀던 검이 돌연 어둠으로 물들었다.
불길한 기운이 일렁이며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는 검.
커, 컹!?
자신이 가진 그림자의 힘에 결코 밀리지 않는 기세에 쉐도우 라이칸스로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저런 거 안 둘러도 센 애가 똑같이 두르면 어떡한단 말인가!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게 끝이 아니었다.
파앗-!
어둠 사이로 황금빛이 번쩍인다 싶더니, 엄청난 마력의 형상이 검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다.
검 전체를 뒤덮다 못해 길게 늘어진 검은 마나의 형상은, 마치 검의 길이가 늘어난 듯 보이기까지 했다.
[스트라이킹의 효과로 물리 공격력이 +40 상승합니다.] [소드 오러를 사용했습니다.] [검에 관한 모든 공격이 강화되며 절삭력이 높아집니다.] [유체화된 적이나 마법에 대항할 수 있습니다.] [초당 마나가 소모됩니다.]스트라이킹과 소드 오러의 이펙트였다.
다만, 본래 무속성인 소드 오러의 특성상 검은 마나가 아닌 불투명한 마나의 형상이 떠오르는데…….
[소드 오러가 어둠 두르기에 영향을 받아 어둠 특성을 갖습니다.] [어둠 특성의 효과가 추가로 적용됩니다.]‘이건 생각 못 했는데…… 대박인데?’
사용자의 마나를 사용하는 소드 오러의 특성상, 어둠 두르기의 영향을 받아버렸다.
덕분에 두 개의 능력이 합쳐져 버린 것.
‘……이걸 히든 피스라 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고의로 남겨둔 장치는 아닌 거 같은데.
아마 인공지능도 설마 소드 오러와 ‘두르기’ 스킬을 같이 쓰는 유저가 나타날 거라곤 생각 못하지 않았을까.
뭐가 됐든 도현으로선 좋은 일이었다.
가뜩이나 강한 소드 오러가 한층 더 위력적으로 변했으니까.
커헝! 컹!
눈 깜짝할 새 팔이 베인 쉐도우 라이칸스로프가 애처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도망쳐보려 뒷걸음질을 쳐봐도 소리 없이 다가오는 검은 떨어지질 않았다.
옆으로 구르면 어느새 왼팔을 베고 있었고, 오른쪽으로 물러나면 기다렸다는 듯 옆구리를 찔렀다.
사아-
그 모든 공격이 소리 없이 다가왔다.
가뜩이나 눈으로 쫓기도 힘든데 소리까지 들리지 않으니, 마치 보이지 않는 검이 목숨을 노리는 것만 같았다.
깨갱…… 깽…….
어느새 왕의 위엄은 없고, 범을 마주한 하룻강아지처럼 앓는 소리를 내는 쉐도우 라이칸스로프.
그러거나 말거나 도현은 소드 오러를 두른 검을 보며 씨익 웃었다.
“그래 이거지, 확실히 썰리는 게 다르네.”
이전에는 그래도 베려면 힘을 줘야 했는데, 지금은 거의 닿았다 하면 이미 베어지고 있었다.
저 단단한 가죽과 근육이 마치 두부처럼 느껴진다.
검의 사정거리도 더욱 길어져서 베는 게 한결 쉬워진 것도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소드 오러 특유의 그 찢어지는 파열음이 들리지 않는다는 건데…….
‘낭만이 떨어지긴 해도 이게 더 효율적이긴 하네.’
소드 오러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던 소음이 사라졌으니, 적에겐 더욱 무섭게 느껴질 것이다.
난폭한 맹수가 은밀성까지 갖춘 셈일 테니.
[쉐도우 라이칸스로프의 생명력이 20% 이하입니다.]‘슬슬 끝내야겠네.’
이제 막 재미 붙인 찰난데 높아진 데미지를 보스가 버티질 못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 도현이 자세를 잡았다.
[소드 오러 – 참격을 사용합니다.]‘역시 마지막은 이거지.’
소드 오러의 꽃, 참격!
소드 오러를 두르는 것 자체로도 마나만 충분하다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역시 메인은 이 참격이었다.
“흐읍!”
순간적으로 오러가 솟구치는 것과 동시에 도현이 중단세로 검을 휘둘렀다.
라이칸스로프와의 거리는 대략 6M.
검이 닿기에는 한참 부족한 거리였지만, 도현의 얼굴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
그리고 그 확신에 답하듯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오러.
검의 궤적을 따라 터져 나온 오러가 닿을 리 없는 거리를 넘어 쉐도우 라이칸스로프를 휩쓸었다.
그게 끝이었다.
[던전의 보스, 쉐도우 라이칸스로프를 처치하였습니다.] [쉐도우 라이칸스로프의 정수 구슬을 수확하시겠습니까?]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새로운 검술을 구사하여 검술 숙련도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검술 숙련도가 LV17이 됩니다.] [첫 조우에 새로운 타입의 보스를 처치하셨습니다.] [포식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6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이게 참격의 힘이었다.
강력한 폭딜과 원거리까진 아니어도 중거리로 늘어나는 타격 범위까지.
괜히 소드 오러의 꽃이라 불리는 게 아닌 것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 참격을 사용하였습니다.] [쿨타임이 적용됩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힘을 소진하여 3초간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3초.
언뜻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긴박한 순간 3초는 생사를 가로지르는 시간이었다.
레이드는 물론이고 대인전에서 3초간 허수아비가 되는 건 치명적으로 작용하니까.
심지어 참격을 쓰고 나면 소드 오러가 해제되며 무려 3분이나 사용하지 못한다.
때문에 보통 참격은 정말 확실한 순간에.
혹은 자신을 지켜줄 동료가 있을 때만 사용하곤 했다.
‘아예 레이드 내내 못 쓰는 경우도 허다하지.’
문제는 그마저도 못하게 하는 보스가 많고, 그렇다 보니 안전한 레이드를 위해 굳이 참격을 안 쓰는 검사 유저들도 많았다.
일종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패널티.
[특성 ‘영웅’이 정신오염을 막아냅니다.] [스턴 효과를 무시합니다.]“키야. 이거지.”
물론 도현에겐 없는 패널티였다.
늘 느끼는데 활용도에서 영웅만 한 특성이 없는 것 같다.
도현이 가진 특성 모두 최상급 특성이라 훌륭했지만, 그중에서도 영웅의 효과를 누릴 때가 가장 많았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영웅 특성을 가진 유저가 공식적으로 아홉 명 뿐이라던가.’
상태 이상을 막아주는 특성 중에서도 최상의 특성인 만큼 얻은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까.
괜히 영웅 특성을 가진 검사가 최고의 대우를 받은 게 아닌 것이다.
짝! 짝! 짝! 짝!
그때 또 한 번 들려오는 박수 소리.
이제는 익숙한 소리였지만, 어째 이번에는 그 세기가 더욱 컸다.
힐끔 옆을 보니 어딘가 잔뜩 감동한 찰리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보였다.
-훌륭합니다, 주군!! 소드 오러를 개방하셨다니……. 이 미천한 검, 또 한 번 감복했습니다!
‘아, 하긴. 찰리한텐 소드 마스터가 된 것처럼 보이려나.’
기사단장급 NPC들은 모두 소드 오러를 다루니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닐 텐데, 언제 봐도 리액션 하나는 참 찰진 양반이었다.
하지만 이건 도현의 착각이었다.
-소드 오러 자체로도 대단하지만…… 속성을 담아내시다니! 이런 소드 오러를 구사하는 자는 역사적으로도 몇 없었습니다, 주군! 아아……. 역시 내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이 미천한 검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아하……?”
소드 오러와 어둠 두르기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경악했던 것.
-나, 나도 저거 갖고 싶어! 너무 멋진 폭바…… 아니, 검술이였어!
-리자리자!
심지어는 지하드와 엘리자마저 흥분에 차 있었다.
하기야 이펙트가 어지간히 멋지긴 했다.
어둠을 두른 마나가 공간을 휩쓸며 터진 그 폭발적인 마나란!
‘어둠 두르기 때문에 그 특유의 키잉- 소리가 안 난 게 좀 아쉽긴 했지만.’
시각적인 이펙트도 그렇고, 소리 없는 폭발에서만 느껴지는 묘한 간지가 있었다.
검은색에 폭발?
-너무 아름다워…….
“…….”
저놈이 환장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긴 했다.
슬쩍 찰리에게 눈치를 줘보지만, 지금은 찰리도 감동에 젖어있느라 바빴다.
절레절레 고갤 저은 도현은 시선을 돌렸다.
포기하면 편하다고 그냥 신경 끄고 보상이나 확인할 심산이었다. 도현이 정수 구슬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정수 구슬을 수확합니다.]그리곤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