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5)
제15화
15화.
“에이, 그 사람 지금까지 잠잠했다며. 갑자기 왜 시작하겠어.”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나 싸우는 거 보고 감동받은 건 처음이라니까?”
“그건 그래. 진짜 같은 사람이 맞나 싶었어. 어떻게 몸이 저렇게 움직여?”
물론 정말 그럴 거라 생각하진 않은 건지 금방 넘어가는 걸 보며 도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카이저 맞는데.’
이게 인식의 중요도일까?
그들에게 있어 카이저는 고대의 인물, 혹은 유령 같은 느낌인가 보다.
대놓고 이름까지 카이전데 못 알아보는 걸 보면 말이다.
카이저인데 카이저 같았다고 칭찬받으니 기분이 묘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 도현은 시선을 돌렸다.
‘역시 사라졌네.’
없었다.
좀 전까지 제 것처럼 다루던 고블린들의 무기가. 고블린들이 죽으며 무기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드롭 형태로 떨어지는 무기만 소유할 수 있는 시스템 때문이었다.
‘하기야 편법이 통할 리가 없지.’
무기 착용 제한도 풀었고, 스킬까지 썼으니 혹시 드롭도 되나 싶었는데 어림도 없었다.
하기야 밸런스상 이게 맞기는 하다. 더 바라는 게 양심이 터진 거지.
그보다…….
‘상태창.’
[플레이어 : 카이저] [레벨 : 4] [HP : 850 / 900] [MP : 150 / 200] [체력 : 140 / 230] [클래스 : 최후의 모험가 [카시야르의 사도>] [타이틀 (2개)]-시작부터 호감도 맥스?
-최초의 슬레이어
[능력치] [근력 : 5(+ 22)> [민첩 : 5(+ 20)> [체력 : 5(+ 19)> [감각 : 5(+ 18)> [마력 : 5(+ 18)>잔여 포인트 : 21
이번에 레벨이 3개나 올라 4레벨을 달성했다.
한 번의 사냥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소득이었다.
‘초보자 도시 졸업 전까지는 수월하다더니 정말이네.’
하기야 12레벨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으니 그 전엔 난이도가 쉬운 게 맞았다.
‘음. 보는 것만으로 뿌듯하구만.’
이걸 누가 4레벨의 상태창이라고 볼 수 있을까?
모든 능력치가 15가 넘고 잔여 포인트도 21이나 남아 있다.
도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과감하게 스탯을 투자했다.
‘근력 9, 민첩 8. 나머진 감각에 투자하자.’
직업에 구애를 받지 않기는 하지만,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건 근접 무기였다.
그리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 도현의 근본은 검이었다.
웬만하면 토대를 검으로 잡을 생각이었기에 근력과 민첩은 1순위였다.
2순위는 체력과 감각이다.
그중 도현은 감각에 투자했다.
‘민첩과 감각은 세트니까.’
감각은 오감을 증폭시키는 스탯이다.
몸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해 주고, 손재주를 늘려 주는 부가 스탯에 가까운 스탯.
민첩을 5개 올렸으면 감각도 2개는 올리는 게 국룰이었다.
[플레이어 : 카이저] [레벨 : 4] [HP : 790 / 900] [MP : 170 / 200] [체력 : 120 / 230] [클래스 : 최후의 모험가 [카시야르의 사도>] [타이틀 (2개)]-시작부터 호감도 맥스?
-최초의 슬레이어
[능력치] [근력 : 14(+ 22)> [민첩 : 13(+ 20)> [체력 : 5(+ 19)> [감각 : 9(+ 18)> [마력 : 5(+ 18)>잔여 포인트 : 0
그렇게 해서 탄생한 상태창.
이렇게 보니 다른 것에 비해 체력이 좀 낮기는 했다.
‘체력도 중요하긴 한데…….’
체력이 0이 되면 탈진 상태가 되고, 그때 무리하면 캐릭터가 멈춘다.
나중에야 체력 회복 속도를 높이는 아이템을 덕지덕지 바르면 커버가 된다지만, 지금은 체력을 높이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체력이 높을수록 사냥을 더 많이 빠르게 할 수 있고, 그건 곧 성장이 빨라진다는 소리니까.
게다가 HP도 많아지니 여러모로 나쁠 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필요 없겠지.’
지금은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
이번에 전설급 타이틀 ‘최초의 슬레이어’ 덕에 모든 능력치가 10씩 올라 부족한 체력이 보완됐으니까.
심지어 찰리에게 받은 피의 맹약의 목걸이 덕에 근력과 민첩, 체력까지 더 올라갔다.
목걸이 주제에 무려 7의 스탯을 올려 주는 템.
하지만 목걸이의 진정한 효과는 다른 곳에 있었다.
‘공속이랑 이속 증가가 기대 이상이야.’
겨우 5%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차이는 꽤 컸다.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적용되는 건 물론, 공격을 하기 전과 한 후 생길 수밖에 없는 딜레이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니까.
그건 즉 정비가 빨라진다는 거고, 빈틈을 캐치당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소리다.
또한 원거리를 상대할 때도 더 수월하다.
그게 도현이 과감하게 달려든 이유였다.
‘이 능력치로 못 잡으면 안 되지.’
아무리 도현이라도 남들처럼 모든 스탯이 5였다면 혼자서 열세 마리를 잡긴 힘들 거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일.
하지만 지금의 능력치라면 설령 일행들이 다 떠나도 충분히 잡아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파티가 편하긴 하네.’
확실히 물량이 전부라는 말이 괜히 있지 않듯, 그들의 지원이 더해지자 전투가 한층 수월해졌다.
신경 쓸 것도 적어졌고, 어그로가 분산되어 일방적으로 유린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열다섯 마리를 잡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경험치는 똑같이 들어온다니 꿀도 이런 꿀이 없었다.
‘첫 사냥치고 실력도 나쁘지 않고.’
특히 방패최고가 눈에 띈다.
알맞은 타이밍에 배쉬로 어그로가 튀는 걸 끊거나 공격 타이밍을 강제로 끊어 내는 게 제법 센스가 좋았다.
판단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아마 다른 게임을 꽤 해 봤거나 공부를 열심히 해 온 듯했다.
‘특성이랑 고유 능력이 뭔진 모르겠지만 어그로 관리가 수준급이야.’
별다른 스킬이 없는 지금.
이렇게 완벽하게 관리하기 힘든 걸 생각하면 아마 특성이랑 고유 능력이 탱커에게 도움되는 종류인 듯했다.
‘남은 둘도 뭐…….’
미간딱대의 경우에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그 후론 침착하게 잘 쏘았고, 유빈뀽도 적극적이진 못하지만 적중률이 상당히 높았다.
마나볼트를 쓰는 타이밍도 괜찮고.
미간딱대는 몰라도 그녀의 마나볼트는 한눈에 봐도 일반적인 마나볼트보다 크고 이펙트가 화려했다.
그러니 맞히기도 더 쉬울 터.
‘파티 운이 제법 괜찮네.’
그냥 한 마리라도 더 빨리 잡으면 좋겠지 싶어서 파티를 맺은 건데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진짜 순식간에 4레벨 됐네.”
“와…… 아니, 그런데 카이저 님은 대미지가 왜 그렇게 세요?”
“신화신이라도 뽑으셨어요?”
상태창을 끄자 마침 일행들이 도현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날아온 질문에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특성 때문에요. 운 좋게 타이틀을 얻은 것도 있구요.”
“와…… 타이틀까지요? 역시 튜토리얼 때도 날아다니셨구나.”
“야, 고블린 학살하시는 거 못 봤어? 말해 뭐 해.”
“나중에 랭커 되시는 거 아냐? 지금 미리 친해져야겠다!”
그 시크한 대답에 일행들도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중에는 다소 호들갑스레 떠드는 이도 있었다. 그렇다고 아부를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 귀하다는 타이틀을 얻은 데다 전투 실력도 대단하지만, 정말 랭커가 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한 1년 전이었으면 모를까.
이미 굳건하게 쌓아 놓은 랭커들의 성을 무너트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플레이 시간이 정해진 갓오세에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그만큼 절대적인 격차였다.
‘특성 때문이었구나.’
어쨌거나 이로써 방패최고는 의문을 풀 수 있었다.
‘고블린들 무기를 뺏어서 다루던 게.’
몬스터들의 무기를 잡아서 마치 제 것처럼 활용했었다.
튜토리얼 때라면 모를까 무기 제한이 생기는 본게임에서 모든 무기를 사용하는 건 웨폰 마스터 특성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웨폰 마스터가 있다 해도 딜이 세지는 건 아니었던 거 같은데…….
전투 관련 신과 타이틀이 나왔다 생각하면 납득이 되긴 했다.
‘대체 무슨 신일까? 신화신은 아니라 했으니…… 초반 딜 버프에 좋은 신이면 여포?’
나름 500장을 넘게 투자해서 영웅신을 뽑아 낸 방패최고였다.
좋은 신을 뽑기 위해 신 뽑기에 들어가기 전, 신 설명집을 유심히 봤기에 떠오르는 신이 몇몇 있었다.
잠시 생각하던 방패최고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다 뭐가 중요하겠는가.
‘세상은 넓고 강한 사람은 많구나.’
나름 호감도를 올리고 와서 자신이 있었는데……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느꼈지만, 딱히 좌절스럽거나 하진 않았다.
애초에 즐기려고 시작한 게임에 스트레스받을 것도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파티를 하고, 훗날 레이드 보스까지 잡아 보고 싶을 뿐이었다.
상념을 마친 방패최고가 방패를 들었다.
“자, 그럼 체력도 찼겠다. 다시 사냥하러 가 볼까요?”
“오우!”
“좋아!”
힘차게 대답한 미간딱대와 유빈뀽, 그리고 방패최고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도현을 바라봤다.
마치 결정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
그에 잠시 멈칫했던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가 보죠.”
“폭렙 가즈아!”
“이참에 한 열 마리씩 잡아 버릴까요?”
“예. 괜찮습니다.”
“어? 장난이었는데…… 진짜 괜찮아요? 대박.”
“방패야 들었지? 아주 다 쓸어버리자. 우리에겐 최종병기 카이저 형님이 있다고.”
친근하게 말을 걸어 오는 일행들과 사소한 잡담을 나누며 도현은 사냥감을 찾아 나섰다.
고인물 동료들을 만나기 전까지 솔로 플레이를 했던 뎀로크 시절과는 모든 게 다른 시작이었다.
그래서일까.
‘다들 뭐 하고 있으려나. 둘은 지금도 싸우고 있으려나?’
순간 그들이 떠오른 도현이 피식 웃었다.
사냥을 나설 때면 질리지도 않는지 참 한결같이도 싸웠었지. 그럴 때면 익숙하다는 듯 보라 아재는 자신과 던전 얘기를 하곤 했고.
그땐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어느새 추억이 되어 있었다.
‘뭐, 언젠간 보겠지.’
그간 군대에 있느라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왜인지 오늘따라 동료들 생각이 나는 도현이었다.
* * *
그 후로 몇 번의 사냥이 이루어졌고, 사냥은 순조로웠다.
아니, 순조로운 수준을 넘어 일방적이었다.
“어, 카이저 형님 위험…… 하지 않네요?”
“엇, 뒤에……! 가 아니라. 음.”
“와…….”
뒤에 눈이 달린 건지 귀신같이 피하고, 다수를 상대하면서도 혹여라도 튀는 어그로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도현의 전투는 단순히 순조롭다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그 덕에 그들 파티는 최소 열 마리의 고블린 무리를 사냥했는데.
“6분 컷 실화야?”
“와, 이번엔 4분 컷이다. 사냥 속도 미쳤는데 진짜.”
그 속도마저 일반적인 고블린 다섯 마리를 잡는 것보다 월등히 빨랐다.
그리고 그건 점점 가속화되었다.
파티의 레벨이 오르면서 높아진 스탯 덕에 한층 수월해진 것이다.
게다가 도현의 비정상적인 전투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보조하는 실력이 늘어나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그렇게 열 마리를 상대하던 그들은 어느새 열둘, 열셋을 상대했고…….
“열다섯 마리씩 잡아도 되겠는데?”
“그래도 별 차이 안 날 것 같긴 해. 카이저 님이 너무 세셔서.”
“우리도 이제 좀 쉽게 잡는 것 같아.”
어느 순간부턴 아예 열다섯 마리 이상씩 긁어모아 가며 사냥했다.
[퀘스트 ‘고블린 청소’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80실버와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퀘스트 ‘고블린 가죽 모아 오기’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86실버와 고블린 가죽 벨트, 경험치를 획득합니다.]“와, 끝! 다 깼다!”
“레벨도 딱 맞췄네.”
“나이스, 신기록!”
그렇게 마지막 고블린 무리를 잡았을 때는 3분 57초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퀘스트까지 완료하고 올 수 있었다.
보상으로 받은 고블린 가죽 벨트도 지금 레벨에서 무난하게 쓸 만했다.
[고블린 가죽 벨트] [등급 : 일반] [설명 : 아르데의 전문 수선사가 고블린 가죽으로 만든 벨트다. 별다른 효과는 없지만 꽤 튼튼하다.] [레벨 제한 : 4] [착용 제한 : 없음] [물리 방어력 : 34] [마법 저항력 : 10]-체력 + 1
-거래 가능
‘음. 그치. 원래 이런 게 정상이지.’
그전에 받은 보상들이 워낙 특출났던 거지 이 레벨 땐 이런 수준이 정상적이었다.
그래도 단감만 먹다가 쓴 감을 주니 썩 기쁘진 않았지만, 어차피 지금 착용할 대체품도 없다.
대충 착용하고 넘어간 도현이 파티창을 열었다.
지금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