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53)
제153화
153화.
예상치 못한 스킬명에 멈칫한 것도 잠시.
도현이 곧장 스킬 정보를 확인했다.
[빙기류(氷氣流)]-등급 : 영웅
-제한 : 빙(氷)속성 마법사 계열
-설명 : 뛰어난 빙결사는 주변 공기의 흐름마저 얼어붙게 만든다고 한다.
그들의 주위는 춥고 시리며 또한 아름답다. 하지만 그에 현혹되지 말라.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오래 머무르면 얼어붙어 버릴지니…….
-효과 : 시전자 주위 일정 범위의 기류를 차갑게 낮춥니다.
근처에 있는 적들은 추위를 느끼며 오래 머무를수록 상태 이상이 악화됩니다.
또한, 빙기류(氷氣流)를 시전하는 동안 얼어붙은 적을 공격 시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쿨타임 : 발동 해제 후 40초.
‘대박. 마법 스킬이 떠줄 줄은 몰랐는데.’
이전이 도적 스킬이라 그런가.
마법 스킬이 뜬 게 너무도 감사하게 여겨졌다.
스킬 성능부터가 도화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저 발동하는 것만으로 주변 다수에게 CC기를 넣는 사기 스킬.
빙결까지 가려면 오랜 시간 사정거리에 붙들어놓아야 하는 탓에, 사실상 둔화를 넣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포지션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으니까.
둔화만으로도 여간 까다로우니 최소한 근접 전투직인 유저들을 상대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원거리 상대로도 발을 느려지게 할 수 있는 건 엄청난 효과기도 했고.
그뿐만 아니라 다수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도 한결 편해진다.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힘든 이유는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한 번 몰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에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빙기류만 한 스킬이 없지.’
적들을 느려지게 하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면 더 좋은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건 도현의 생각뿐만이 아니었다.
‘최강의 빙결사 레피아스.’
유저이지만 제국의 푸른 마탑주의 수제자가 된 최강의 빙결사 레피아스.
그녀가 애용하여 유명해진 스킬이 빙기류이니까.
그녀와 싸워봤던 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다시는 싸우기 싫다 하며, 이유를 댄 것 중 하나가 빙기류였던 것이다.
가뜩이나 까다로운 빙결계 마법사를 까다롭다 못해 욕이 나오게 만든다고 하던가.
‘하기야 마법사와의 싸움은 거리 조절이 관건이니까.’
겨우 거리를 좁히면 자긴 느려지고, 마법사는 더 빨라지니 미칠 노릇이겠지.
물론 그렇다고 빙결계 마법이 사기라고 볼 수만은 없었다.
빙결계 마법들은 까다로운 스킬이 많은 대신, 위력이 썩 강한 편은 아니니까.
하지만 도현은?
‘나한텐 얘기가 다르지.’
도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도현은 다름 아닌 갓오세 유일의 올마스터. 빙결계의 장점만 가져와 다른 강력한 스킬들과 조합하면 그만이었다.
그리 생각하니 레피아스에 대한 흥미가 돋았다.
그녀는 오직 빙결계 스킬만으로 최상위권에 군림하고 있으니까.
‘10대 길드는 아니지만, 명성으로 치면 꿇리지 않는다지.’
10대 길드가 최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개개인의 전투력으로 치면 그에 준하는 유저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일례로 제국의 칠강(七強), 혹은 그에 준하는 고위 NPC들의 제자가 그러했다.
푸른 마탑주의 수제자 레피아스처럼 말이다.
‘기회가 되면 싸워보고 싶네.’
레피아스는 뎀로크에는 없던 자다.
뎀로크 랭커들이 갓오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건 맞지만, 10억 명이나 플레이하는 만큼 모든 랭커들이 뎀로크 출신인 건 아닌 것이다.
개중에는 오히려 뎀로크 출신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이들도 많았다.
제아무리 멸살이 대단하다고 인정받아도, 플레이어 1위라고는 불리지 않는 이유였다.
‘과연 어떨까. 그자들은.’
뎀로크 시절 도현은 평화롭다곤 말하지 못할 플레이를 해왔다.
늘 전투의 연속이었으며 수많은 강적들과 싸웠다.
후반부에 이르러 동료들과 파티를 맺고 나서는, 그리고 망겜이 되어버린 후로는 그럴 일이 없었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새로운 강자들 존재에 호승심을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할 일은 아니지.’
아직 도현은 제국조차 가지 못한 풋내기.
아무리 카이저가 지금 뜨거운 감자로 수많은 업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지만, 이제 겨우 사르기스를 졸업했을 뿐이다.
그들에겐 그저 조금 신경 쓰이는 존재일 뿐이라는 거다.
스윽.
씨익 웃은 도현이 스킬 창을 닫았다.
그 순간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선 머나먼 일이었다.
지금은 하루빨리 성장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았다.
‘어쨌든 좋은 스킬을 얻었어.’
그리고 성장은 도현만 하는 게 아니었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이 20레벨을 달성하였습니다.] [랜덤 가디언 스킬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이번에 무법자를 잡고, 퀘스트를 깨며 레벨이 오른 건 도현만이 아니었다.
지하드와 찰리의 레벨도 부쩍 오른 것.
[지하드 블랙 : LV 21] [찰리 : LV 17]낮은 레벨에 비해 높은 경험치를 받아서 그런가?
찰리가 지하드를 따라잡는 속도가 생각 이상으로 빠른 게 의아하긴 했지만,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직 한 발 남았다.’
지하드의 레벨이 20을 돌파하며 스킬 뽑기권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이런 명당에서 무려 두 번의 카드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제 끝났…… 아니네, 콧구멍 또 벌렁거린다. 기다리자.
-음! 언제봐도 자네는 정말 눈썰미가 좋군. 본받고 싶을 정도일세.
-리자리자!
-아냐. 엘리자 이런 거 본받지 말아줘.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도현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녀석들이 다시 앉았다.
하나 말은 저렇게 해도, 지하드의 눈이 묘하게 초롱초롱한 게 내심 무슨 스킬을 뽑아줄지 기대하고 있는 게 보였다.
군단조종을 아주 유용하게 써먹고 있으니 이번엔 뭘 뽑아줄까 기대되는 것이다.
‘간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도현이 거침없이 뽑기권을 뜯었다.
파앗-!
그러자 떠오른 일곱 장의 카드.
“……!”
그에 눈을 부릅뜬 도현이 일체 고민 없이 손을 뻗었다.
당연했다.
양옆을 채운 네 장의 은색 카드와 두 장의 똥색 카드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한 장의 카드.
그건 노란빛을 발하고 있었으니까.
[영웅 스킬 ‘군단장 생성’을 획득하셨습니다.] [군단장 생성]-등급 : 영웅
-제한 : 네크로맨서 계열
-설명 : 지휘관은 군단을 이끄는 자. 그리고 군단에는 군단장이 필요하다.
군단장을 생성하여 훌륭한 군단을 완성하라!
-효과 : 군단장의 재목이 될 수 있는, 일반 언데드보다 높은 격의 언데드를 생성할 수 있다.
시전자보다 격이 높은 그릇을 언데드로 만들 수는 없다.
-쿨타임 : 60초
화려한 빛을 뿜으며 나타난 스킬 정보에 도현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대박!”
-왜, 왜!? 좋은 거 떴어. 주인??
-……자네?
그러자 무관심한 척하던 것도 잊고 벌떡 일어나는 지하드.
잔뜩 흥분한 녀석의 모습에 찰리와 엘리자의 눈이 짜게 식었지만, 그런 건 안중에 들어오지 않았다.
스킬을 얻으며 몸 안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힘을 느끼기 바빴으니까.
-아……. 이건……! 이게 지크?
난생 처음 느껴보는 기운이었다.
그 결은 많이 다르지만, 마치 시체대폭발을 얻었을 때와 흡사한 충격.
그렇게 느낄 법도 했다.
폭크의 꽃이 대폭이라면, 지크의 꽃은 바로 군단장 생성이었으니까.
그런 지크의 군단장은 단순히 대장 노릇을 하는 존재에서 그치지 않았다.
‘어떤 언데드를 군단장으로 삼냐에 따라 군단의 특색이 달라지니까.’
충직한 타입의 군단장을 임명하면, 그 군단장의 군단은 보다 충직하고 절도 있는 군단으로 특징이 바뀐다.
반대로 야비한 놈을 군단장으로 삼으면 좀 더 비열한 군단이 되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지.’
군단의 성격뿐만이 아닌 능력치나 특성도, 타고난 종족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군단장에게 물든다.
말 그대로 군단을 대표하는 존재. 그게 군단장이라는 존재인 것이다.
때문에 지크들은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개성 있고 제각각인 직업으로 손꼽히곤 했다.
얼마나 강대하고 뛰어난 그릇을 군단장으로 삼았는지.
또 어떤 성격과 특징의 언데드를 군단장으로 삼았는지에 따라 강함이나 특징이 천차만별이었으니까.
오죽하면 군단장 생성이 없는 지크는 지크가 아니라는 말이 있겠는가.
‘설마 이게 떠줄 줄이야. 무조건 얻었어야 하는 스킬이었는데……. 이게 전설 명당……?’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군단장은 아주 중요했다.
보통 지휘관 네크로맨서가 두 번째 군단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성장하는 건 최소 50레벨 이후.
사실상 첫 번째 군단장이 어떤 타입이냐에 따라, 그 지크의 정체성이 정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지하드라면 좀 더 앞당길 수 있겠지만……. 그래도 신중해서 나쁠 건 없지.’
-주인.
지하드도 같은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인다.
뭐든 처음이 중요한 법.
지하드로서도 신중하게 고민한 후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을 군단장으로 삼고 싶었다.
‘프라텔에서 알아봐야겠네.’
그렇게 영광의 순간을 뒤로 미루려 할 때였다.
[진리의 눈이 발동합니다.]“응?”
느닷없이 발동된 진리의 눈.
깜짝 놀라 다급히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까와 달라진 거라곤 제이 루드델의 연설이 끝났는지 환호가 잦아들었다는 것 정도?
‘설마?’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신의 몸을 살펴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가.
그때 문득 스쳐 가는 생각에 인벤토리를 열어본 순간.
“엥?”
도현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인벤토리의 한 슬롯을 차지하고 있는 검은 물질.
아니, 본래 검었어야 할 작은 물질이 붉은색으로 빛을 내고 있었다.
‘이게 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호기심으로 가득 찬 손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을 조심히 꺼내 들자 떠오르는 메시지 창.
[숨겨진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고통의 혼이 가디언 ‘지하드 블랙’에게 반응합니다.]‘조건? 반응?’
이런 문구가 뜨는 경우는 하나밖에 없다.
히든 피스를 달성했을 때.
갓오세를 하며 수도 없이 봤던 문구인 만큼 착각할 수가 없다.
“지하드! 군단장 생성 써봐! 빨리!”
-어, 어? 어, 알았어!
흥분해서 소리치는 도현의 말에 어벙하게 서 있던 지하드가 급히 마나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손을 뻗자 흘러나오는 검은 마나.
스멀스멀 흘러나온 검은 마나는 마치 정해진 길을 가듯 고통의 혼으로 스며들어 갔다.
꿀꺽.
약간의 시간이 지나, 이윽고 모든 마나가 스며든 순간.
띠링-
경쾌한 알림이 울렸다.
그리고 그 알림을 확인한 도현의 눈이 짜게 식었다.
[그릇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군단장의 그릇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아…….”
-아…….
그릇의 격이 너무 높아 실패 메시지가 뜬 것이다.
하기야 추측대로라면 고통의 혼은 분명 그 무법자의 왕 ‘고통’의 혼일 터.
그런 존재를 언데드화 시키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그랬으면 지크가 최고의 직업이 됐지 않겠나.
‘그래도 숙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알았으니까…….’
아직은 무리여도 언젠가는 시도해볼 수 있을 거다.
나중에 가면 지크들이 보다 높은 언데드를 구할 때 사용하는 특수 재료들을 구할 수 있으니까.
아쉽지만 그때를 고대하며 고통의 혼을 집어넣으려던 찰나였다.
띠링-
또다시 울리는 알림.
‘응? 이 타이밍에?’
그에 별 생각 없이 시선을 돌린 도현은 눈을 부릅 뜰 수밖에 없었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의 격이 높습니다.] [가디언의 주인이 ‘고통의 혼’의 소유자임이 확인됩니다.] [일시적으로 고통의 격을 두 단계 낮춥니다.]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