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56)
제156화
156화.
“응? 뭐라고?”
“아니, 정말 실력이 미쳤다고.”
“그렇긴 해. 내 친구들도 카이저 팬 엄청 많더라. 심지어 몇몇은 카신교 가입했다던데? 명예 회원이라더라.”
“맙소사…….”
……다시 한 번 절대 들키면 안 된다고 다짐하며 도현이 휴대폰을 꺼냈다.
뉴튜브를 켜보니 현아의 말대로 정말 난리가 나 있었다.
-와, 2페이즈 다 피하는 거 봐라. 저게 사람이냐?
-아니, 근데 왜 CC기 안 걸림? 카이저 설마 영웅 특성인가?
└그럼 웨폰 마스터는 뭐임? 장판 딜 무시하는 건 또 뭐고?
└몰?루? 고유 능력이나 다른 아이템 아냐?
└그럼 10번째 영웅인 거야? 미쳤다…….
-미친……. 사르기스에 있는 놈들은 이걸 직관한 거야? 진짜 개부럽다!!
-3페이즈 소름……. 저건 진짜 깨지 말라고 만든 거 아니냐;;
└그걸 깬 카이저는 뭔데?
└카이저, 그는 신이잖아. 병X아.
└아……. 맞네.
-죽을 때까지 악착같이 다가오는 거 소름……. 비까지 오니까 분위기 미쳤다.
-카이저, 그는 신이야! 카이저, 그는 신이야! 카이저, 그는 신이야!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카이저 펀치!
-홀리 쒸이잇!! 갓 카이저! 갓댐!
새로 고침을 할 때마다 정말 미친 듯이 댓글이 올라온다.
불과 30분도 안 되었는데 벌써 댓글 수가 5천을 돌파하고, 조회 수는 300만을 넘기고 있었다.
갓오세가 출시하고 뉴튜브가 활발해진 걸 감안해도 말도 안 되는 속도.
-와, 성주 감동…….
-성주 왜케 병약해 보임? ㅠㅠㅠ 연설하던 그 성주 맞아?
-저래서 모습 안 드러냈던 거구나…….
-그럼 성주 병을 낫게 해주는 게 퀘스트였나?
-업적이 한두 개가 아니네. 그래서 점수가 그렇게 높았구나.
└아니, 근데 6천 점은 너무한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 어떻게 6천 점이 나오냐.
그건 사르기스 성주 영상도 마찬가지였다.
야구장 뺨치던 무법자 챌린지 영상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긴 했지만, 조회 수가 벌써 150만을 넘기고 있었다.
정신없이 올라가는 글들을 보자니 정신 사나웠던 도현이 휴대폰을 껐다.
“오빠는 어디야? 전에 돈도 벌었던 거 보면 잘 하고 있는 거 같던데.”
“나? 어……. 이제 브리온 왔어.”
“아 진짜? 아쉽겠다. 아, 아닌가? 오빠는 뎀로크 오래 했으니까 카이저 많이 봤겠네.”
“그치. 질리도록 봤지.”
“와……. 그 정도야 대박. 나도 이번에 오면 꼭 직관해야지.”
적당히 한 귀로 듣고 흘리며 답하던 도현이 의자에서 일어나자, 현아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엥? 벌써 다 먹었어?”
“……입맛이 없네.”
“헐……. 오빠가 밥을 남기다니.”
“운동 다녀온다.”
평소의 반도 못 먹고 버리는 걸 본 현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봤다.
도현으로서도 밥을 남기는 건 선호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속이 얹히는 듯 불편했으니까.
그렇게 집을 나온 도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후폭풍 어쩌냐.’
어쩌다 보니 본의 아니게 힘숨찐을 해버리고 만 상황.
딱히 숨길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고.
어차피 밝혀질 순간이 올 텐데 그냥 지금 밝힐까도 싶지만, 후폭풍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도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겠다. 운동이나 가자.’
뒷일은 미래의 자신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 * *
[갓 오브 세이비어에 접속합니다.] [모험의 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즐거운 모험 되십시오.]언제나와 같은 메시지.
밤이 지나가고 낮이 찾아와 어제와는 사뭇 다른 싱그러운 숲을 보며 도현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거지.’
현대보다 더 맑고 기분 좋은 공기가 폐에 차는 느낌이 생생하다.
늘 느끼지만, 갓오세에 처음 들어오면 공기부터가 달라서 그런가 이세계에 온 거 같아 모험심이 끓어오른다.
괜히 모험의 낙원이란 타이틀을 지닌 게 아니리라.
-주인, 어서 오고.
-오셨습니까, 주군.
-리자리자!
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그런 도현을 반기는 가디언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의 충성도가 올랐습니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의 충성도가 올랐습니다.] [충성도 : 69 / 100] [가디언과의 관계가 친밀합니다.]‘이번에도 충성도가 올라서 왔네.’
이젠 친밀하다고 문구가 뜰만큼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 그런가.
가디언룸에 들어갔다 나와도 전처럼 많이 오르진 않았다.
[충성도 : MAX] [충성도 : MAX]‘얘네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한 번 최대치를 찍어도 충성도가 떨어지기도 한다는데.
저 두 녀석은 성격 자체가 충성심이 강해서 그런지 내려가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음!
찰리의 경우에는 오히려 가디언룸을 다녀오면 묘하게 더 근엄하고 충직한 분위기를 풍길 정도.
-리자리자.
“그래그래.”
기분 좋아 보이는 엘리자의 머리를 쓰다듬던 도현이 걸음을 옮겼다.
-오자마자 가는 거야?
“그래야지.”
바짝 달라붙으며 묻는 지하드의 물음에 도현이 씨익 웃었다.
지금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워프.
제3 시련을 완수한 사람만이 탈 수 있는, 다음 도시로 가는 워프였다.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꿈의 도시 프라텔로 이동하시겠습니까?] [프라텔로 이동할 시 사르기스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빨리 넘어가고 싶어서 근질거렸네.’
꿈의 도시 프라텔.
수많은 유저들이 머무르는 곳이며 가장 특별하다고 평가받는 도시.
이곳에서 할 게 무척 많았다.
“예.”
망설임 없이 답하자 곧 메시지가 떠올랐고,
[본대륙의 네 번째 도시, 꿈의 도시 프라텔로 이동합니다.]눈 부신 빛과 함께 도현과 가디언들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 * *
[본대륙의 네 번째 도시, ‘꿈의 도시 프라텔’에 진입하였습니다.] [꿈의 도시 프라텔은, 수많은 이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고자 모인 희망의 도시입니다.] [프라텔에서는 보조 장비를 구할 수 있습니다!] [Tip. 등불의 아름다움을 지켜보십시오.]“와…….”
눈을 뜬 도현이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와…….
-리자…….
-호오.
그 뒤를 따라 녀석들도 제각각 감탄사를 흘렸다.
지하드와 엘리자는 눈이 빠질 듯 멍해 있었고, 찰리마저 놀랍다는 듯 눈을 떼지 못했다.
누구라도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면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마치 거대한 호수와 도시가 합쳐진 것처럼.
도시 밖과 길 곳곳에 호수가 흐르고 있었고, 그 위로 조막만 한 배에 사람을 태우고 구경하고 있는 NPC들.
“예술의 전당으로 오세요~!”
“거기 커플 분들? 괜찮으면 한 번 들렸다 가볼래요? 이색 데이트할 게 많은데.”
“제 연극을 보러 와줄래요? 연극 이름은 퍼피예요.”
“오늘 밤 등불축제가 있을 예정입니다. 다들 게시판을 확인해주세요.”
그 밖에도 수많은 문화거리가 즐비했다.
길거리에는 예술작품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서 악기를 불고 노래를 하는 NPC들이 보였다.
그간 봐왔던 어떤 도시보다 더 아름답고 희망찬 도시.
브리온이 신성함에 압도되었고, 사르기스가 성의 위엄에 압도되었다면.
이곳은 발을 들인 것만으로 설렘이 느껴지는 그런 도시였다.
실제로 데이트를 즐기는 유저들도 무척 많았다.
오죽하면 유저들 사이에서 데이트 명소로 유명한 도시라, 일부러 졸업을 안 하고 죽치고 사는 이들도 많을 정도.
‘이곳이 프라텔…….’
과연 꿈의 도시라는 이명이 허투루 붙은 게 아니었다.
그런 도현의 눈에 보인 건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이었다.
‘저기가 이곳의 왕이 사는 곳인가.’
제국의 ‘같은 태양 아래 두 명의 왕은 필요 없다, 황제 외엔 왕이 없어야 한다’는 방침 때문에 아브타르텔에는 왕국이 없다.
그렇기에 정식 명칭은 성주이지만, 이곳의 주민들은 성주를 왕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만큼 많은 존경을 샀다는 거겠지.’
꿈을 이루고자 했으나 끝내 실패했던 이들.
그들을 모아 희망의 도시를 만들어냈으니 그럴 법도 했다.
주민들에겐 이곳이 왕국이고, 성주가 곧 왕인 것이다.
그런 왕은 유저들 사이에서도 제법 유명했다.
다만, 유명한 이유가 조금 달랐다.
‘뭔가 미친 사람 같다던가.’
사이코패스 과학자나 살육에 중독된 미치광이 같다는 게 아니다.
분명 말도 하고, 일도 잘하는데 어딘가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것 같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정신이 반쯤 나간 채로 마치 기계처럼 할 일만 하는 왕.
그리고 그런 왕을 존경하는 주민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뭔가 있다.
-냄새가 나. 히든 피스의 냄새가.
-한 번 파 보자.
그것은 게이머의 감성을.
그중에서도 특히 K-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고, 삽시간에 조사단이 꾸려졌다.
그렇게 온갖 유저들이 히든 피스를 찾아 나섰지만…….
‘아무것도 발견된 게 없다지.’
주민들은 왕에 대해 언급하질 않았다고 한다.
그저 존경심을 표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어두운 표정을 지었을 뿐.
그게 영 걸려서 찾아봐도 히든 피스나 돌발 퀘스트도 없고, 하다못해 왕을 직접 만나봐도 입을 열지 않는다 하니 유저들로선 방도가 있겠는가.
그냥 포기할 수밖에.
“헐, 카이저다!”
그때 들려오는 놀란 외침.
“대박……. 매일 아침 10시 전에 접속한다는 게 진짜구나.”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터트리는 법인 거지. 암!”
“말 걸어볼까? 쪼렙들 카이저 봤다고 자랑할 때마다 배 아팠는데.”
생각에 잠긴 사이, 어느새 몰려든 유저들이 주위를 둘러싼 것이다.
긴가민가하던 유저들도, 다른 유저들의 말에 확신하며 모여든 것.
이래서 프라텔에 들어오자마자 빠르게 움직여야 했는데 구경하느라 타이밍을 놓쳤다.
“소문 못 들었어? 거슬리게 하면 가차 없이 묵사발을 내버린대.”
“처참하게 찢어버린다던데.”
“어쩜……. 멋있다. 카이저한테 죽는 거면 그것도 영광일 거 같아.”
“……너 카신교였니?”
가만히 듣던 도현이 헛웃음을 지었다.
‘내 이미지가 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거야?’
물론 선빵을 맞으면 가차 없이 죽이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자신이 꾸꾸도 아니고, 저런 무대포 성격은 아니지 않나?
소문은 와전된다고 이상하게 퍼져있는 듯했다.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덕분에 귀찮은 일이 많이 줄어들 테니까.
“아직 볼 날은 많으니까 괜히 건들지 말자.”
“하긴……. 프라텔은 아무리 카이저라도 세 달은 있겠지.”
“그래야겠다. 기분 좋아 보일 때 싸인 받아야지.”
“그런데 카이저가 이번에도 1위 탈환하려나?”
“좀 무리지 않을까? 프라텔 졸업퀘는 지금까지와는 너무 결이 다르니까.”
“하긴……. 프라텔 랭킹권 보면 말 다 했지. 여제랑 멸살은 아예 순위권에도 못 들었더만.”
“바리온이 1위인 거부터 말 다 한 거 아니냐 크큭.”
저들끼리 떠들더니 길을 터주는 유저들.
시선은 많이 따라붙긴 했지만, 적어도 길로를 방해하는 이는 없었다.
개중에는 괘씸한 말을 내뱉는 유저들도 있었는데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제4 시련의 랭킹권은 이전과 확연히 달랐으니까.
늘 순위권을 차지하던 멸살과, 카이저가 나타나기 전까지 제3 시련의 1위였던 여제마저 10위 안에도 못 들었을 정도.
하기야 그럴 법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