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61)
제161화
161화.
뇌룡강림(雷龍降臨).
하늘을 지배하는 뇌룡을 강림시킨다는 오만한 이름.
그 말처럼 정말 뇌룡을 강림시키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그 광경을 본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번개의 형상을 한 용을 보았다고.
콰아아앙-!
[뇌룡강림(雷龍降臨)을 사용하였습니다.]세상을 찢어발기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귀가 먹먹해진 세상 속에서 소리 없이 내리친 번개.
—-!
그것은 용이었다. 용의 형상을 한 번개.
뇌룡(雷龍)이 하늘에서 수직 낙하하듯 도현의 위로 내리쳤다.
파앗-!
그러자 푸른빛이 번쩍이며 주변을 휩쓸었다.
아주 약간의 시간.
눈 깜짝할 새 스쳐 간 빛이 사라졌을 때 주변 풍경은 달라져있었다. 모여들던 트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야말로 즉살.
-세상에…….
-리자……!
-이 무슨……. 믿기지 않는군.
그뿐만이 아니었다.
파지직- 파직-
반경 10M의 일대가 전기파장으로 지져지고 있었다.
범위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트롤이 멀뚱히 눈을 끔뻑이다, 전기파장에 닿아 기겁하며 뒷걸음질 쳤다.
[푸른 나무숲의 트롤을 처치하셨습니다.] [푸른 나무숲의 트롤을 처치하셨습니다.]…….
[푸른 나무숲의 트롤이 전기 파장에 닿아 데미지를 입습니다.]이게 뇌룡강림(雷龍降臨)의 사기성이었다.
그저 스킬을 발동하는 것만으로 광역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피해를 준 범위에 전기파장을 퍼트려 지속피해를 입히는 구역을 만드는 것.
‘데미지가 치명적이진 않아도 성가시지.’
그리고 무엇보다 간지가 넘치지 않은가!
도현은 진심으로 감동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뇌룡이 내려와 도현의 안으로 들어온 순간, 몸이 짜릿하며 극심한 가벼움을 느꼈다.
그리고 펼쳐진 광역 피해까지!
‘크……. 낭만 미쳤다.’
뇌제를 만날 때마다 솔직히 멋지다는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당연했다.
지금 도현의 뇌룡강림은 뇌제의 뇌룡강림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었으니까.
제아무리 도현이 레벨에 비해 강하다 해도, 최종성장을 마친 뇌제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않겠는가.
‘뇌제의 뇌룡강림은 전율 그 자체였지.’
이리 번쩍 저리 번쩍.
머리부터 온몸이 파랗게 물들고, 몸에 전기를 두른 모습을 보자면 뇌제라는 이명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파직 거리는 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들릴 정도이니 말 다 한 셈.
그런 뇌제의 뇌룡강림이 강림할 때 광역 딜은 상상을 초월해서 보스전에서 딜링기로도 유용하게 먹히곤 했다.
‘그래도 트롤 정도는 원킬이 나네.’
보통 이 레벨에서 사용하면 광역 딜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건만.
보스에게도 통할지는 트라이에서 실험을 해봐야 알 거 같지만, 이 정도면 꽤나 쓸만한 거 같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아니, 차고도 넘친다.
파지직- 파직-
뇌룡강림(雷龍降臨)의 진가는 광역 피해에 있는 게 아니니까.
도현의 몸에서 흐르는 전류가 튀며 특유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에 지하드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주인……. 그 모습은 뭐야?
“왜, 멋있냐?”
-완전! 나는 그거 못해? 어둠 두른 것처럼 못 둘러주나?
“될 리가 있냐. 그럼 사기지.”
-아…….
실망하는 지하드를 뒤로하고 피식 웃은 도현이 제 몸을 살폈다.
[몸 안에 뇌룡의 힘이 깃들어 100초 동안 모든 속도가 상승합니다.] [번개의 힘이 깃들어 극히 낮은 확률로 타격 시 ‘감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지속시간 내에 두 번 ‘뇌전이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메시지의 말처럼 도현의 몸에는 번개의 힘이 가득했다.
아직 별 움직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확연히 가벼워진 게 느껴졌으며, 주변에 튀는 스파크는 낭만을 자극했다.
커스텀마이징을 켜서 확인하니 온몸이 푸르진 못해도, 머리카락이 옅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하얀색과 푸른색 사이 어딘가, 마치 번개와 같은 색이랄까.
‘확실히 뇌제에 비하면 아쉽긴 하네.’
하기야 압도적인 무도가 계열 1인자였던 녀석과 비교하는 게 웃긴 일이리라.
그러고 보면 그 녀석, 지금은 무슨 직업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뇌룡강림을 다루는 놈 중에 뇌제로 추측되는 놈은 못 본 거 같은데…….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지금 최초로 전설 스킬을 쓰고 있는데 그놈 근황이 알게 뭐란 말인가.
지금은 이 순간을 온전히 만끽할 심산이었다.
파직.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자 전류가 튄다.
파직-!
그리고 강하게 땅을 박차자 도현은 한 줄기의 번개가 되었다.
[뇌전이동을 사용하였습니다.]크어?
무언가 번쩍인다 싶더니,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푸른 무언가에 트롤이 입을 벌린 순간.
도현이 놈을 스쳐 갔다.
푸확-! 서걱, 푹!
그러자 살가죽이 베이고, 찔리는 소리가 들리며 반 박자 늦게 솟구치는 피.
[푸른 나무숲의 트롤을 처치하였습니다.] [트롤의 질 좋은 가죽을 획득하였습니다.]도현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곧장 옆의 트롤들에게 달려갔다.
대각선으로 14M 정도 떨어진 거리. 뇌전이동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가벼워.’
뇌룡강림(雷龍降臨)으로 빨라진 속도가 모든 걸 커버하고 있었으니까.
파직, 파지직.
크어! 크어어어어!
순식간에 이동해서 한 놈.
그리고 다시 미끄러지듯 옆으로 질주해서 한 놈.
파직,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곳곳에서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그야말로 숲을 누비며 종횡무진하는 모습에 찰리는 박수를 금치 못했다.
짝! 짝! 짝! 짝! 짝!
물개 박수를 아끼지 않는 그런 찰리의 모습에 지하드가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너 뭐해?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신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자네는 정녕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건가!
-……어, 멋있다? 나도 저 머리 갖고 싶다?
-자네는 대머리잖나!
-아니 이 새끼가? 나 대머리 아니라 다 털이야 이거! 그치 엘리자?
-리, 리자……. 리자……!
갑자기 티격태격하는 세 명(?).
그런 그들의 말소리에 화음을 넣듯 파직, 하는 소리가 아름답게 쌓였고, 그럴 때마다 숲의 트롤들이 죽어 나갔다.
무대가 되어버린 숲에서 도현은 웃음이 떠나지 않는 얼굴로 신나게 트롤을 썰고 있었다.
‘와, 전설 폼 미쳤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전설에 연신 감탄하며.
생애 첫 전설을 겪는 감동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게 아니었고, 그렇게 도현은 며칠이고 이 과정을 반복했다고 한다.
* * *
-요즘 카이저 뭐함?
갓오세 커뮤니티에서 죽치고 대화하고 있자면, 카이저 얘기가 나오곤 했다.
늘 그러는 건 아니고, 카이저가 무언가를 했을 때나 한동안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때 주로 그러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후자였다.
-그러게. 프라텔 입성한 지 벌써 5일이나 지났지?
-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렇게 됐나? 프라텔 있는 얘들 말 좀.
벌써 프라텔에 입성한 지 5일이나 지났는데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궁금해진 것이다.
이전이었으면 뭐라도 일을 벌였을 시기이니 말이다.
그에 프라텔에 있던 유저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채팅을 달았다.
-주구장창 사냥만 하더라. 속도가 미쳤던데.
-ㄹㅇ 웃으면서 트롤들 패고 다니는 거 소름임. 언데드 군단은 또 왜 저렇게 셈?
└언데드 군단? 그 로브 쓴 작은 놈이 쓰는 거?
└ㅇㅇ 근데 뭔가 이상함. 무법자들 데리고 다니던데? 왕도 데리고 다닌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 걜 어떻게 데리고 다님. 착각 아냐?
└ㄴㄴ 나도 봄. 딱딱거리면서 몹들 존X 패고 다니더라.
└????
이해할 수 없는 말투성이였지만.
5일간 그걸 목격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는지 계속 힘을 실어주는 답글들이 달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직 진짜가 남아있던 것이다.
-카이저 전설급 스킬 뽑은 거 같던데?
-엥? 갑자기?
-뇌룡강림 쓰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음. 근데 맞는 듯. 사냥하고 있으면 저 멀리서 뭐가 자꾸 번쩍거리면서 파직 소리 남.
무려 전설 스킬에 관한 이야기!
모든 게 등급으로 이루어진 갓오세에서 전설은 어느 분야에서나 귀했지만, 특히나 스킬이 더욱 그런 면이 있었다.
직업별로 몇 개 없기에 가장 귀하며 스킬이다 보니 눈에 띄는 것이다.
-뇌룡강림? 그거 무도가 스킬이잖아.
-아니 ㄹㅇ 카이저 직업이 뭐냐 ㅋㅋㅋㅋㅋ 검사 아니었음? 웨폰 마스터 수준이 아닌데.
└ㄹㅇ 올마스터인가;; 납득이 안 되네.
└? 직업 모름? 신이잖아.
└아 맞네. 역시 카신…….
-천마 또 배 아프겠네 ㅋㅋㅋㅋ 뇌룡강림 얘기만 나오면 똥 씹은 표정 되잖아.
└ㅋㅋㅋㅋ걘 진짜 왜 그러냐. 지가 가진 전설 스킬이 더 센 거 같은데.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고, 온갖 얘기들이 쏟아졌다.
-그런데 전설이 왜? 원래 카이저쯤 되면 전설 스킬 하나는 들고 다니지 않음?
-그 미치광이는 시작하자마자 전설급 들고 다니던데. 지금 벌써 세 개 아님?
└걘 뭐……. 논외로 치자. 6개월 만에 그게 말이냐. 현질도 딱히 안 했던데 운빨이 넘사야 걔는.
└그분께 기도하면 된다잖아. ㄹㅇ 개또라이.
-그러고 보니 요즘 PK가 너무 늘지 않음? 단체가 작정하고 척살하고 있다던데 난 왜 그 또라이가 의심되냐.
정신없이 쏟아지는 얘기로 채팅창이 가득했지만, 곧 하나의 주제로 직결되었다.
-뭐? 카이저가 전설급 스킬을 가졌다고? 와…….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진짜.
└ㄹㅇ……. 우리 똥믈리에 드디어 전설 뽑는구나.
└?? 뭔 소리임?
└공감 못 하는 거 보니 뎀로크 시절 카이저 모르는 얘인가 보네. 요즘 것들은 이래서 안 돼요 ㅉㅉ
└아니, 그래서 뭐냐고.
뎀로크 시절 카이저를 아는 팬들이 찡해 하며 감동에 젖어하고 있던 것이다.
갓오세에서 처음 카이저를 접한 이들로선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그에 답답함을 참지 못했던 고인물 유저가 게시글을 올렸다.
[카이저는 뎀로크 시절 전설급 스킬이 하나도 없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다.
뎀로크 시절 최상위 랭커 중 유일하게 전설 급 스킬이 없었고, 가장 다양한 벽돌을 수집한 똥믈리에였다는 내용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임펙트는 확실했다.
-미친, 그럼 전설급 스킬 하나 없이 1위였던 거임?
-와, 이게 신인가? 미쳤네 진심.
└아니 근데 어떻게 전설급이 하나도 없냐 ㅋㅋㅋㅋㅋ 3년은 했을 텐데 말이 됨?
└아아, 신도 뽑기 앞에선 어쩔 수 없던 것인가…….
└어쩐지 뽑기 갤러리 보니까 카이저 명당에 매번 출몰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진짜였나 보네 ㅋㅋㅋㅋㅋ
└갑자기 카이저가 좀 친근하게 느껴져. 우리랑 같은 사람이긴 했구나.
└어허! 신성모독이다! 카신교에게 좌표 찍히고 싶더냐!
└앗, 아앗…….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니까.
저 말은 달리 말하면 멸살과 같은 쟁쟁한 랭커들 사이에서, 전설급 스킬 하나 없이 1위를 유지했다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미친 재능이 아닐 수 없었다.
-와, 전설급 스킬 없이 1위였는데, 이제 전설급까지 뽑았으니 얼마나 강해지는 거임?
-ㄹㅇ 다 부수고 다닐 듯. 프라텔도 1위 가나욘~!
-그래 봤자 후발주자잖아. 1년 늦은 것도 아니고 1년 6개월인데 퍽이나 ㅋㅋㅋㅋ 제국도 못 밟았고만 아직.
└ㄹㅇ 신격화되어서 그런가 너무 말도 안 되는 기대하는 듯. 얘들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프라텔 1위를 어케 찍냐 ㅋㅋㅋ 1위는 무슨 10위에도 못 들 듯.
└그건 좀 아니지 않음? 3연속 1위 탈환으로 보여준 게 있는데.
└프라텔이랑은 결이 다르잖냐. 멸살이랑 여제, 아더 같은 얘들도 쪽을 못 쓴 거 보면 모름? 애초에 전투직을 위한 졸업퀘가 아님.
└맞말추. 솔직히 이 말이 맞긴 해~
그렇게 누군가는 기대를, 또 누군가는 부정적인 말과 함께 비웃음을.
서로 대립된 얘기가 오가며 커뮤니티를 불태울 때였다.
-어? 야, 카이저 떴다.
-어디에?
-5일 만에 도시 들어옴. 어? 직진하는데? 왕성으로 가는 듯?
-……? 엥? 벌써 57을 찍었다고?
-아니, 왕성 들어가기 전까지 퀘스트도 없잖아. 보통 못해도 3주는 걸리는데 어떻게 5일 만에 57임?
화제의 중심이 본인 등판을 했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도무지 믿기지 않는 소식에 절로 불신이 차올랐지만, 곧 강제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대박, 카이저 왕 만나러 들어갔다!
모두의 의심을 뒤로하고, 카이저가 당당히 왕성에 발을 들였으니까.
카이저, 그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