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84)
제184화
184화.
맹격참.
사용도에 따라 엄청난 연계기가 되기도, 반대로 평범한 돌진베기조차 못 되는 스킬이 되기도 하는 스킬.
그런 맹격참은 검사들에게 늘 풀어야 하는 하나의 숙제와도 같았다.
-맹격참을 사용하기 가장 타이밍이 언제냐?
-아재가 그걸 왜 궁금해해요? 설마 맹격참 탐내더니 직변하려는 건 아니죠?
-그 정돈 아냐 새꺄. 그냥 매번 잘도 활용해 먹는 거 같아서 궁금해서 그런다, 왜.
때문에 늘 이런 질문이 뒤따라오곤 했는데, 맹격참에 관심이 많던 보라아재도 그중 하나였다.
자기였으면 그냥 딜찍누로 무쌍 찍어내는 용도로만 쓸 거 같은데.
늘 다양한 방법으로 잘도 써먹는 도현과 검제가 신기했던 것이다.
그때 도현은 이렇게 말했었다.
-첫 타가 중요해요. 오격까지 쌓이기 전엔 경직이나 넉백이 약해서 막히기가 쉬워서. 최대한 훼이크 넣으면서 정신 빼놓는 거죠.
-그럼 오격을 쌓고 나면?
-그때부턴 타이밍이 어딨어요. 그냥 후드려 패는 거지.
-아.
수많은 검사들이 맹격참을 제대로 쓰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오격이 쌓이기 전, 맹격참의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
오격이 쌓인 이후로는 범위나, 이동 거리나, 데미지, 하다못해 경직과 넉백까지.
무엇하나 빠질 게 없는 효과를 자랑했고, 한 번 제대로 얻어걸리게 되면 복날 개 두드려 맞듯 처맞을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차리면 최대 중첩인 십격에 도달해있는 것.
[오격(五擊) 중첩 상태입니다.] [맹격의 힘이 짙어져 경직 시간과 넉백 강도가 증가합니다.] [데미지가 증폭됩니다.]지금처럼 말이다.
퍽! 빠악! 퍼퍽!
‘크, 손맛 좋고.’
[꺄하아악!!!]육격, 칠격, 팔격, 구격…….
순식간에 이어진 맹격이 루이드라를 몽둥이 찜질하듯 다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들어간 맹격참의 손맛에 속이 다 풀렸다.
가뜩이나 빙기류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맹격참에 당할 때마다 몸이 밀려나고, 경직되기까지 하니 루이드라로서는 미칠 노릇일 것이다.
[루이드라의 생명력이 15% 이하입니다.]그렇게 정신없이 후드려 패다 보니 순식간에 5%의 생명력이 날아갔다.
여태 10%를 깠던 게 무색할 만큼 엄청난 속도.
이대로라면 수십 격의 맹격참만으로 잡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실제로 제대로 들어간 맹격참은 웬만한 전설급 스킬만큼의 DPS를 자랑하니 말이다.
하지만 루이드라는 명색이 히든 네임드 레이드 보스.
잠시 당황하긴 했으나, 그리 순순히 당해줄 급인 보스가 아니었다.
[감히……. 이런 수치를!! 나는 ‘그분’께서 인정한 꿈의 마녀이자 악몽의 지배자다! 두려움에 떠는 건 네놈이어야 한단 말이다!]끼익, 휘릭-!
각종 버프로 인해 신체구조의 한계를 벗어난 루이드라가 밀려나는 도중에도 말도 안 되는 각도를 한계를 극복하고 자세를 바로잡은 것이다.
삐그덕-
기괴한 뼈소리를 내며 꺾어진 낫이 도현의 검보다 빠르게 목을 벨 기세로 휘둘러졌다.
이대로라면 오히려 도현이 카운터를 맞게 생긴 상황.
[죽어라, 건방진 사도여!]절체절명의 위기였으나 도현은 웃고 있었다.
이 정도야 예상범위였으니까.
맹격참 한두 번 써보는 것도 아니고, 이런 건 위기의 측에도 끼지 못했다.
“그분이 뭔지는 몰라도 눈썰미가 좋지는 않나 봐.”
[……뭐?]그 말과 동시에 도현의 신형이 사라졌다.
파직-
그리곤 뒤에서 느껴지는 스파크.
뒤잡기를 사용한 도현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구격(五擊) 중첩 상태입니다.]‘맹격참이 활용성이 높은 이유지.’
단순히 검을 연달아 휘둘러 넉백시키는 게 전부면, 맹격참은 그저 그런 스킬일 뿐일 것이다.
맹격참이 활용성이 좋은 이유는 바로 도중에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1초 남짓한 짧은 시간.
즉발기에 가까운 스킬만 활용할 수 있지만, 조건만 갖춰지면 수많은 화려한 스킬 연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뒤잡기를 연계로 써먹을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
올마스터인 도현이라면 말할 것도 없는 일.
발끈한 루이드라가 다시금 뒤돌아 도현을 향해 휘둘러보지만, 도현은 예상했다는 듯 패링으로 흘린 후 회전하며 십격(十擊)을 이어갔다.
루이드라의 옆구리가 베이며 하얀 피부에서 피가 쏟아져나왔다.
고통 속에서 낫을 휘둘러보지만,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베이는 건 그녀였다.
꺄아아아아아아!!!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가 악몽의 절규를 사용합니다.]그런 그녀의 발악에 가까운 절규가 충격파의 형태로 쏘아졌다.
전방을 휩쓸어버릴 만큼 강력한 위력.
결코, 피할 수 없는 거리에서 쏜 충격파였으나, 이조차 도현에겐 닿지 못했다.
[뒤잡기를 사용합니다.] [표식이 사라집니다.]아직 뒤잡기가 한 발 남아있었으니까.
눈앞에 훤히 드러난 놈의 목덜미를 보며 도현이 천변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십격(十擊) 중첩 상태입니다.] [최대 중첩 상태입니다. 모든 증폭치가 최대치가 됩니다.] [1초 이내로 사용할 시 맹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소드 오러 – 참격을 사용합니다.] [표식에 쌓인 데미지에 비례하여 강력한 일격을 가합니다.]맹격참의 중첩 딜과 소드 오러의 조합.
뎀로크 시절 도현이 애용하던 필살기 중 하나이자 파괴력만큼은 자신 있던 스킬 콤보였다.
하나가 부족하지만, 그 대신 뒤잡기의 강력한 일격이 더해졌으니 오히려 파괴력으로 치면 그 이상.
‘이건 절대 못 피한다.’
정확한 각도로 내리그어진 참격이 루이드라를 향해 떨어졌다.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의 생명력이 10% 이하입니다.]남은 생명력은 10%.
필살이 담긴 이 한 방으로 죽음에 이르기 충분한 수치.
[아…….]그 순간,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려진 세상에서 루이드라는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수많은 죽음이 모인 악몽의 늪.
이곳에선 향수와 같은 냄새가 처음으로 자신에게서 나고 있었으니까.
‘그분께서 처음으로 내게 한 부탁이다. 곧 이룰 수 있었단 말이다.’
자신의 태양이자 구원자.
노예 신분이었던 보잘것없는 소녀였던 자신에게 강자의 삶을 깨우쳐준 존재.
그분들의 부탁을 이루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그것’을 성공적으로 가져올 수 있었단 말이다.
[이대로는……. 이대로는 죽을 수 없다.]그것은 하나의 집념이 되었다.
기필코 이뤄내어 구원해준 존재에게 인정받겠다는 일념은 집념을 넘어 광기가 되었고, 루이드라의 몸을 폭주시켰다.
카아아아아아!!
[3페이즈가 발동됩니다.] [루이드라가 악몽의 근원을 꺼내어냅니다.] [루이드라의 모든 특성이 사라지며 주변 반경 5M의 공간을 고유 공간으로 만듭니다.] [고유 공간에 있는 대상의 모든 스킬과 버프가 해제됩니다.]‘미친……. 뭐?’
소름끼치는 절규에 눈살을 찌푸린 것도 잠시.
곧이어 떠오른 메시지에 도현이 기겁했다.
3페이즈가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스킬 해제 패턴이라니?
지금까지 보여준 능력들만 해도 충분히 양심이 없었는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일이었다.
[소드 오러 – 참격의 발동이 취소됩니다.] [맹격(猛擊)의 기운이 소멸됩니다.] [뇌룡강림(雷龍降臨)이 해제됩니다.] [강력한 일격이 사라집니다.] [빙기류(氷氣流)가 사라집니다.]‘젠장!’
하지만 지금은 불평을 늘어놓을 때가 아니었다.
정말로 모든 버프와 스킬이 취소된 것이다.
모든 것을 바친 폭딜이 한순간에 무로 돌아간 상황.
[생명력이 30% 이하입니다.] [마나가 20% 이하입니다.]설상가상으로 생명력과 마나까지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강제로 쿨타임이 돌게 된 지금 사용 가능한 스킬이라곤 없다시피 했다.
반면에 루이드라는 아직 각종 꿈의 버프가 적용된 상황.
단숨에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분을 위해 죽어라, 예언의 사도여.]무채색의 눈을 번뜩인 루이드라가 거대한 낫을 휘둘렀다.
스펙 차이를 생각하면 압도적으로 불리했지만, 도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한 발이 남아있었으니까.
[성왕(聖王)의 징표를 사용합니다.] [믿음의 힘이 발동되어 모든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65% 감소됩니다.]모든 쿨타임을 대폭 감소시켜주는 징표.
[뭐……?]루이드라의 회심의 패턴을 수포로 돌이킬 수 있는 사기적인 효과였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65%를 감소하는 것만으로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없었으니까.
[뇌룡강림(雷龍降臨)을 사용합니다.] [출혈을 사용합니다.]기껏해야 사용한 지 오래되었던 뇌룡강림이나 출혈 정도.
‘이거라도 어디냐.’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곧장 뇌룡강림을 발동하자 하늘에서 푸른빛이 번쩍이며 용의 형상을 한 번개가 내리꽂혔다.
콰아앙-!
놈의 괴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피한 탓에 직격에는 실패해 치명상은 입히지 못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덕분에 시간을 벌 수 있었으니.
[광기를 사용합니다.] [90초 동안 초당 1%의 생명력이 줄어들며 현재 체력의 %에 비례하여 능력치와 모든 속도가 상승합니다.] [마나가 15% 이하입니다. 주의하십시오.]‘쯧, 그걸 사용하면 편하게 갔을 텐데…… 어쩔 수 없지.’
최근 우연히 발견한 ‘그것’을 사용하면 마나가 극심하게 닳게 되니 말이다.
지금 마나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건 계속 사용하지 않고 아껴두어서 다행이라는 거다.
무대포로 사용했다면 지금 이럴 마나 조차 남지 않았을 테니.
[대체 어떻게 된 놈이란 말이냐! 예언의 사도라도 이건 말이 안 되느니라!]“내가 할 소리야.”
저딴 패턴을 집어넣고선, 대체 이걸 누가 잡으라고 만들었는지.
이래서야 일대일로는 절대 잡을 수 없지 않나. 하기야 언제는 쉬웠던 적이 있었나. 도현이 이를 악물며 천변을 쥐었다.
서로 억울한 지금 둘이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그래, 누가 이기나 끝까지 가보자 한 번.”
[카아아아!!!]맞치기.
서로 어떠한 공격 스킬도 없는.
그저 순수 피지컬과 컨트롤로 행해지는 영혼의 맞다이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싸움에서 도현은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서걱! 석!
얼핏 비등하게 겨루며 서로의 몸에 작고 많은 생채기가 생겨나는 듯 보였지만, 두 사람은 느끼고 있었다.
[카하아악! 어째서! 어째서 죽지를 않는 거냐!!!]조금씩 밀리는 것은 루이드라라는 것을.
거대한 낫은 도현의 피를 먹는 순간이 적어졌고, 반면 도현의 무기는 각종 형태의 무구로 변하며 수월하게 루이드라의 목을 조이고 있었다.
푹! 빠각! 쾅!
서걱- 푸푹!
방패로 낫을 막고, 검으로 벤다.
거리를 벌리면 창으로 찌르고, 초근접으로 붙으면 단검이 급소를 찌르거나 무투를 활용하여 온몸을 무기로 써먹는다.
그야말로 처절한 전투.
비등하게 시작되었던 전투는 점점 유리해졌고, 어느 순간 일방적인 구타가 되어있었다.
털썩-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의 생명력이 1% 이하입니다.]결국, 그녀는 무릎을 꿇었고, 죽음의 늪에 누구보다 가까워졌다.
“지긋지긋했다. 이제 좀 뒤져라.”
가쁜 숨을 내쉬는 도현의 말에 피투성이가 된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보였다.
아무런 생명도 느껴지지 않는 무채색의 하늘.
마치 과거 구원받기 전 자신의 감정과 같은 색이었다.
[정녕……. 이렇게 끝난단 말이냐.]무채색의 세상과 똑 닮은, 흑색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죄송합니다. 무능한 저는 은혜를 입고도 당신의 부탁 하나를 들어주지 못하게 되었네요.]“그분이 뭔데? 아까부터 자꾸 그분 타령하는데 들어나 보자.”
누군가는 악몽이라 하겠지만, 그녀에겐 구원일지니.
그분들이야말로 세상의 주인이다.
굳건한 믿음이 느껴지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낀 도현이 물었다.
“……뭐 하는 놈들인데?”
[네까짓 게 감히 정체를 알아도 될 분들이 아니시다.]“그래서 안 알려준다고?”
[그대에게 자격이 있다 생각하는가! 시련조차 모두 완수하지 못한 사도인 그대에게! 하나 궁금해하지 말라! 약속의 날, 그분들이 나타나실지니. 모두 죽음으로 진정한 구원을 받을 것이다! 캬하하하!!]악에 받쳐서 소리치는 루이드라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게 울려 퍼졌다.
광기에 찬 목소리는 진정으로 그리 믿고 있었다.
“안 알려줄 거면 됐어.”
[캬하하하……! 커헉!]마치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에 빠진 광인과 같은 눈빛에, 불쾌함을 느낀 도현이 망설임 없이 목에 검을 찔러넣었다.
기다린다고 더 말해줄 것 같지도 않고, 도현도 한계였으니까.
그리고 사실 굳이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를 처치하였습니다.] [최초로 루이드라를 처치하여 확정적으로 보스 관련 장비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 의 정수 구슬을 수확할 시 확정적으로 장비 아이템이 수확됩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내어 타이틀 ‘믿을 수 없는 수치’가 발동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 5 상승합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각종 보상으로 가득한 메시지의 향연.
[정체 모를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메인 퀘스트?’
그것의 끝에 떠 있는 문구가 설명해주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