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85)
제185화
185화.
‘메인 퀘스트라고?’
예상치 못한 문구에 도현의 눈이 커졌다.
설마하니 이곳에서 메인 퀘스트라는 단어를 보게 될 줄이야.
당혹스럽긴 했지만, 도현은 금방 받아들였다.
저번에 왕의 무덤 때도 그렇고, 메인 퀘스트로 향하는 루트가 더 있을 거라곤 생각했었으니까.
‘……잠시만. 그렇다는 건 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히어로 길드가 메인 퀘스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건가?’
히든 페이즈가 발동되어서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정보가 나오게 된 건지, 아닌지는 알 방도가 없다.
확실한 건 루이드라가 메인 퀘스트와 연관된 히든 피스라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됐든 결국 히어로 길드가 메인 퀘스트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차라리 본의 아니게 선수 치게 된 게 다행일지도.’
그리 생각하니 천만다행이었다.
단순히 메인 퀘스트에 대한 정보가 풀리는 걸 넘어, 도현의 메인 퀘 진행에 차질이 생겼을 테니까.
정말 조금만 늦게 퀘스트를 진행했어도 전부 망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나만 진행하고 있다고 너무 여유 부리면 안 되겠는데.’
이런 우연과도 같은 상황이 얼마나 생길까 싶긴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법.
또 언제 일이 잘못 꼬일지 모를 테니 말이다.
아무래도 웬만하면 지금처럼 쭉 스퍼트를 올려야 할 듯했다.
일단 그건 그거고.
‘설명이 이게 끝인가?’
아쉬운 건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이들이라는 것 빼곤, 저들의 정체가 밝혀진 게 없다는 것이다.
힌트가 있다면 루이드라가 마지막에 했던 말들인데…….
죄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미치광이같은 요상한 말들뿐이라 마땅한 정보가 없었다.
‘다섯 개의 태양이자 달이라.’
그나마 쓸만한 건 저 수식어인데 아마도 다섯 명의 거대한 존재임을 뜻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메인 퀘스트와 관련된 이들이면서 다섯 명인 단체?
‘……고대 인류 왕들?’
바로 떠오른 건 운명의 조각을 남긴 왕들인데 조금 애매했다.
정말 그들이 루이드라를 구원해주고, 부탁을 했던 거라면 루이드라가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게 좀 이상했으니까.
뭐 성왕의 징표가 왕들만 알아볼 수 있는 징표라면 말이 다르긴 하지만…….
‘그보다는 벽화에 그려진 자들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암왕의 의지를 조우하기 전, 왕의 무덤에서 봤던 정체 모를 다섯 명의 존재.
그들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게 더 가능성이 크리라.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정확한 정체를 알 길이 지금으로선 없었다.
애당초 벽화에 그려져 있던 다섯 존재에 대해서도 밝혀진 건 전무했으니까.
잠시 생각해보던 도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언젠간 알게 되겠지.’
메인 퀘스트와 연관되어있는 건 확실하니,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될 터.
지금 고민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저 이런 정보가 다른 곳에 넘어가지 않고, 혼자 알게 된 거로 만족하고 넘어가는 게 옳으리라.
짝! 짝! 짝! 짝! 짝!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온 박수 소리.
-과연 주군이십니다! 이 미천한 검, 주군이 해내실 거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주인! 진짜 죽다 살아났네.
-리자리자!
여전한 놈들을 보며 피식 웃은 도현이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언제나처럼 죽는소리를 하는 지하드였지만, 이번은 정말 죽다 살아난 게 맞았다.
[지하드의 마나가 10% 이하입니다.]한계치에 도달해있는 건 저 녀석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아무래도 격이 높은 군단장인 고통을 다루다 보니 마나 소모가 빠른 탓이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으리라.
이렇게 하고도 질 수도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난이도였지만, 언제나처럼 도현은 승리했다.
그러니 지금은 승리의 달콤함을 만끽할 때였다.
[첫 조우에 처치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포식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최초로 루이드라를 처치하여 확정적으로 보스 관련 장비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 의 정수 구슬을 수확할 시 확정적으로 장비 아이템이 수확됩니다.] [보상을 수확하시겠습니까?]그 달콤함을 책임질 과실에 도현이 눈을 번들거렸다.
레벨이 두 개나 오르고, 타이틀 ‘최초의 슬레이어’와 ‘믿을 수 없는 업적’으로 총 모든 능력치 10이나 올랐지만,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지금 도현을 흥분시키는 건 오직 하나.
‘확정 장비!’
과연 뭐가 뜰까?
무려 히든 네임드 레이드 보스와 관련된 장비다.
못해도 영웅 등급은 따놓은 당상일 터.
유일한 보스인만큼 어떤 종류의 아이템이 뜰지 기대되었다. 뎀로크 시절이었으면 자신의 직업과 맞는 장비가 나타나길 기도했겠지만, 지금 도현은 올마스터!
‘뭐가 떠도 이득이야.’
막말로 지팡이가 떠도 천변에 흡수시키면 써먹을 일이 생길 테니 말이다.
떨림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 순간이었다.
쿠구구구-
[히든 레이드 보스, 루이드라가 죽어 고유공간이 사라집니다.] [특수 필드 ‘악몽의 늪’이 붕괴됩니다.]“뭐?”
갑작스레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곳곳이 일그러지며 무너지고 있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아차 하는 사이 벌써 10M 거리만 남기고 다 붕괴되었을 정도.
[특수 필드를 벗어나면 정수 구슬을 수확할 수 없습니다.]‘아, 안 돼!’
재촉하듯 떠오른 알림에 도현이 서둘러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 위로 떠 오른 한 줄기 메시지.
[정수 구슬을 수확합니다.] [보상으로…….]그 문구를 채 다 읽기도 전에 공간이 무너졌고, 이내 도현의 시야가 반전되었다.
그리고 시야가 돌아왔을 때는 루이드라의 서식처였다.
루이드라에게 끌려가기 전 그 위치 그대로.
“어우, 정신없어. 뭘 얻었는지 보지도 못했……. 음?”
……한데 좀 전과는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웅성웅성-
무수히 많은 사람들.
공략대 인원인 100명은 전에 봤던 그대로였지만, 그 외에도 30명이 넘어가는 인물이 더 생겨있었다.
히어로 길드의 마크를 가슴팍에 달고 있는 이들.
그런 그들 중 눈이 마주친 누군가가 소리친 건 그때였다.
“어? 카이저다.”
“헐 진짜네? 언제 나왔지.”
“와, 방금 도착했는데. 타이밍 딱 맞네.”
누군가의 목소리에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카이저를 바라보았다.
-카이저다!
-헐.
-떴냐? 떴어?
히어로 길드원들은 물론, 공략 대원들과 방송을 시청하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순간에 동물원 원숭이가 된 도현 일행.
무수히 많은 시선을 받으며 서 있게 된 도현이 잠시 상황을 파악할 때였다.
“잠시만, 왜 카이저가 나오냐?”
“맞네? 카이저가 나타났다는 건……. 헐, 설마 그럼 카이저가 루이드라 잡아낸 거야?”
“어……?”
목표인 루이드라가 아닌, 카이저가 나타난 것에 히어로 길드원들이 의문을 표했다.
그 의문이 설마 하는 불길한 마음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알림이 울렸다.
띠링-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난 메시지.
[히든 레이드 보스, ‘악몽의 지배자 루이드라’가 처치되었습니다.] [루이드라가 소멸하여 미약하게 남아있던 서식처의 기운이 모두 사라집니다.] [비석이 무너집니다.]쿠구구구-
“어어……?”
그와 동시에 비석이 무너져내렸고, 제르팍과 히어로 길드원들의 머리 위로 특수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잊혀진 왕의 망령이 깃든 비석이 무너졌습니다.] [‘잊혀진 망령의 구원자’ 퀘스트를 비롯하여 ‘잊혀진 왕의 망령’과 관련된 퀘스트가 모두 삭제됩니다.] [연계로 진행 중이던 퀘스트도 함께 사라집니다.]“……?”
“뭐?”
주옥 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 * *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
-퀘ㅋㅋㅋ삭ㅋㅋㅋㅋㅋㅋ
-베르제 어떡하냐 진짜 ㅋㅋㅋㅋㅋㅋ
-X발ㅋㅋㅋㅋㅋ 개웃기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스?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아 하필 납치한 게 카이저였다고~
‘아.’
폭주하는 채팅창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제르팍이 고개를 흔들었다.
‘처치? 처치했다고? 혼자서?’
하지만 정신만 차렸을 뿐, 어지러운 건 변하지 않았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카이저가 고유 공간에 끌려가고, 새로운 트라이조를 투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겨우 30분 남짓이다.
필드 보스를 잡는다 생각해도 짧은 시간에 뭐? 처치했다고?
‘이게 말이 되나?’
아무리 카이저가 잘났고, 특이한 가디언을 셋이나 데리고 다닌다 해도 결국은 솔로 플레이어다.
가디언 좀 데리고 다니고, 스펙 좀 높다고 혼자 레이드 보스를 잡는 게 말이 되느냔 말이다.
‘씨X 게임 혼자 하나. 이게 뭔 개 같은 일이야 대체.’
밸런스라는 게 있는 법인데 이건 뭐 정말 핵이라도 쓴 게 아닐까 싶을 지경이었다.
-근데 이건 진짜 억까 아니냐곸ㅋㅋㅋㅋㅋ 공략 시작하자마자 카이저가 난입하질 않나, 난입한 카이저를 대뜸 보스가 납치하질 않나. 하다하다 이젠 처치해버려서 퀘스트 삭젴ㅋㅋㅋㅋ
-이 정도면 운명이라고 본다.
-와, 근데 이걸 진짜 잡아내네. 카이저도 진짜 대단하다.
-이건 카이저라도 절대 못 잡는다고 하던 얘들 어디 갔냐?
-이래도 카퀴야? 이래도 카퀴야? 이래도 카퀴야? 이래도 카퀴야? 이래도 카퀴야?
-카이저 고기 방패 해주다 죽을 거라고 떠들어대던 얘들 지금 다 입꾹닫 중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이건 솔직히 인정해줘야지 ㅋㅋㅋ 상식적으로 못 잡는 게 당연하긴 하잖아. 진짜 어떻게 잡은 거냐?
-뉴튜브 영상 올려주려나? 빨리 올려줬으면 좋겠다.
-시청자 오르는 속도 보소 ㅋㅋㅋㅋㅋㅋ 어디 소문 퍼졌냐?
-커뮤에 소문 싹 퍼짐 지금 해외 친구 잠자다 깨서 들어오는 중.
-ㄹㅇ 레전드 방송이네, 오늘.
시청자들도 억까로 인정하는 판국에.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제르팍이 넋이 나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대상이 제르팍 혼자가 아니라는 거였다.
‘X됐네.’
베르제에게서 미친 듯이 날아오는 귓속말에 차마 음소거를 누르진 못하고, 귓속말 소리를 최대한 낮춘 제르팍이 한숨을 내쉬었다.
[시청자 수 : 1억 1,324만]유례없는 상황에 소문이 퍼진 걸까.
시청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있었다.
대기하면서 9천만까지 찍었던 걸 생각하면 잠깐 사이 2천만 명이 유입된 셈.
덕분에 목표로 했던 1억 명을 찍기는 했다.
다만 최초 히든 레이드 보스 처치가 아닌, 보스 증발이라는 개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생방송이 된 게 문제지.
‘아. 이렇게 다 날아갔구나.’
허탈했다.
좀 전까지 꿈에 부풀었던 순간들이 모두 거짓말 같다. 잠시 이루지 못할 허황된 꿈을 꾸었다가 깨어난 기분.
‘최고위 간부는 무슨 개뿔…….’
오히려 간부직이 박탈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마스터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이 히든 퀘스트를 준비했던 것인지, 제르팍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모든 게 한순간에 날아갔으니 무슨 처분이 내려올지 모를 일이었다.
‘카이저……. 저 새끼만 아니었으면……!’
그리고 베르제가 그러할 것처럼 제르팍도 분노의 화살이 향할 곳이 필요했고, 그 대상은 분명했다.
카이저. 이 모든 일의 원흉.
그리고 그 분노의 첫 방향은 마스터와 정확히 일치했다.
[베르제 : 후우…… 후……. 제르팍.]“……예.”
[베르제 : 이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습니다. 이렇게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면 단단히 얕보일 겁니다. 아니, 그걸 떠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
[베르제 : 히어로 길드의 마스터로서 명합니다.]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는 듯 숨이 거친 베르제가 이를 악물며 씹어내듯 내뱉었다.
그것은 선포였다.
[베르제 : 오늘부로 히어로 길드는 카이저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카이저와의 전쟁을 알리는 선포.
[베르제 : 당장 카이저, 저 씹어먹을 개X끼를 죽이십시오.]그리고 카이저에게 떨어진 척살령을 알리는 선포 말이다.
모두에게 전해진 명령에 제르팍을 포함한 히어로 길드원들의 눈이 흉흉하게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