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93)
제193화
193화.
-프라텔에서 가장 이상했던 NPC?
갓오세 랭킹 9,871위.
당당히 하이 랭커의 반열에 발을 들이고 있는 실력자.
하나 그보다는 모험왕이라는 이명으로 더욱 유명한 갓오세 최고의 괴짜 유저 바리온.
-이건 고민할 것도 없이 당연히 루리엘이지.
제4 시련의 랭킹 1위를 달성하고 한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이상하고 특이했던 NPC가 누구냐는 질문에 일말의 고민 없이 떠돌이 NPC, 루리엘을 꼽았다.
-그 꼰대년……. 아니, 소녀는 모든 면에서 차별되어있어.
-어떤 점에서죠?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이봐 기자 양반, 당신은 떠돌이 NPC들을 뭐라 생각해?
-어…… 그야…….
일반적으로 떠돌이 NPC들이라 하면 무력이 낮은 ‘거지’ 역할이거나, 은밀한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로 나오곤 한다.
혹은 히든 재료를 파는 잡상인 역할로 나오는 게 보편적이다.
때문에 떠돌이 NPC는 대게 둘 중 하나였다.
히든 피스를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NPC거나 아무런 쓸 데가 없는, 도리어 유저에게 피해를 주는 NPC.
한데 루리엘은 둘 다 아니었다.
-보통 어린 떠돌이 NPC면 거지나 히든 퀘스트를 주는 역할인데 그것도 아니고. 기사단장 뺨치는 무력인데 유저들 패는 거 외엔 뭐 하는 게 없잖아. 그게 뭐하자는 거냐고.
단순히 저 두 개에 해당되지 않는 것에 그치면 모를까.
진짜 특이요소는 루리엘의 취급에 있었다.
-모두가 루리엘의 존재를 알고 있는데, 정작 정체는 아무도 모르는 게 말이 돼? 심지어 그곳의 주민인 NPC들조차 말이야.
특이한 요소는 다 갖추고 있는데 도통 정체를 아는 유저나 NPC가 없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그렇기에 바리온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내 감이 강하게 진동하고 있어. 그 년에게 분명 뭐가 있다고. 그게 뭔지 도통 모르겠어서 그렇지, 젠장.
프라텔의 떠돌이 NPC, 루리엘에겐 무언가 비밀이 있을 거라고.
그 모험왕 바리온마저 파헤치지 못한 미지의 NPC의 소식은 널리 퍼졌고, 그것이 수많은 유저들이 루리엘에게 시비를 걸게 된 이유였다.
모두 혼쭐만 나고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끝이 난 게 문제였지만.
파앗-!
[잠들어있던 마도왕(魔道王)의 의지가 깨어납니다.] [고대 인류의 마도왕(魔道王), ‘루시르 엘 레이하드’의 의지가 현신합니다.]‘설마 루리엘이 고대 인류의 왕이었을 줄이야.’
그리고 지금. 그런 루리엘의 정체가 비로소 밝혀지고 있었다.
메인 퀘스트라는 열쇠를 통해서 말이다.
‘허, 이러니 당연히 정체가 밝혀질 수가 없지…….’
모험왕 바리온마저 얻지 못한 메인 퀘스트.
갓오세에서 유일하게 도현만이 진행 중이니 다른 이들이 무슨 수를 써도 루리엘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정작 진행 중인 도현마저 상상도 못했는데 다른 유저들이야 오죽하랴.
‘그런데 이럴 수도 있는 건가?’
고대 인류의 왕이 NPC 형태로 돌아다닌다니?
이게 가능하다면 다른 왕들은 왜 굳이 NPC의 형태로 돌아다니지 않고, 어딘가에 짱박혀서 의지만 현신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 의문은 금방 해소되었다.
[고대 인류의 마도왕(魔道王), ‘루시르 엘 레이하드’의 의지가 사역마 ‘루리엘’의 몸에 깃듭니다.]‘이건 일종의 빙의…… 아니, 강림인가?’
‘간혹 신성력이 높은 성녀나 성자에게 잠깐이지만 신이 강림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와 비슷한 현상인 듯합니다, 주군.’
‘리자리자.’
루리엘 그 자체가 고대 인류의 마도왕(魔道王)이 아니었으니까.
그녀는 마도왕(魔道王)이 아닌, 사역마에 불과했던 것이다.
‘사역마라면 이해가 되지.’
하기야 정말 마도왕(魔道王)이었다면 겨우 기사단장 급의 무력일 리가 없었으리라.
사역마라면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모르는 것도.
어린 소녀임에도 기사단장 급의 무력을 갖춘 것도, 예언자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모두 납득이 된다.
생각해보면 프라텔에 유독 마도 제품들이 많았는데, 그녀와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그래. 네가 카시야르가 선택한 후예구나.]루리엘……, 아니, 마도왕(魔道王) 루시르가 푸른 안광을 번뜩이며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사역마의 몸에 깃든 것에 불과한데도 느껴지는 기운이 엄청났다.
‘이거구나, 레피아스가 말한 게.’
정상급 마법사 NPC를 앞에 두면, 현실에서는 느끼지 못한 기이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정도가 약할 뿐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는 살기와 같은 기운과 다른, 정말 갓오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묘한 감각.
바로 마나였다.
-무형의 기운에 온몸이 옥죄어지는 기분이었다. 결코 이길 수 없을 거란 걸 느꼈지.
최강의 빙결사로 불리는 레피아스가 푸른 마탑주와의 첫 만남을 설명할 때 한 말이었다.
유저가 이런 걸 느낄 수 있는 것이 갓오세만의 묘미이기도 했다.
정말로 판타지 세상에 들어온 것만 같은 구현감을 선사해주니까.
‘이건 뭐 온몸을 옥죄는 수준이 아니네.’
그런 면에서 루시르는 격을 달리하고 있었다.
온몸을 옥죄는 걸 넘어 공간 전체를 짓누르는 거대한 마력이 느껴졌으니까.
과연 마도(魔道)의 길을 걷는 이들의 정점에 선 자.
‘최소 암왕…… 아니, 그 이상일지도.’
암왕 하르 때와는 결이 달라서 비교가 애매하지만, 느껴지는 포스는 그 이상이다.
그때는 목덜미가 서늘한 게 날카로운 칼날이 급소들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다면, 루시르는 마나 그 자체랄까.
감도 안 잡히는 거대한 마나가 공간 전체를 뒤덮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리, 리자…….’
‘으으, 진짜 왕이라는 얘들 만날 때마다 적응이 안 돼.’
‘으음…….’
도현조차 긴장될 정도다 보니, 기운에 민감한 지하드와 엘리자는 어느새 도현의 뒤로 숨어있었다.
찰리도 침음을 흘리는 게, 매번 겪어도 적응이 안 되는 모양.
그런 폭력적인 기운과 반대로,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카시야르가 일 처리를 똑바로 하는 걸 못 봤지. 매사가 제 기분에 달린 녀석의 무얼 믿고 맡기겠어. 안 그러나?]“……맞긴 합니다.”
어딘가 화마저 난 듯한 모습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마주했던 카시야르는 정말이지 동네 양아치 같은 남자였으니까.
[그런 남자가 인류의 희망이라는 게 늘 개탄스러웠지. 하지만 어쩌겠어. 인류의 운명이 그렇게 정해진 것을.]“…….”
[그래서 너 생각은 어때? 운명이 그러니 그저 그의 선택을 따르는 게 맞는 거야?]차마 그렇다는 말이 입 밖으로 떨어지질 않는다.
다행히 대답을 원해서 한 말이 아니었는지, 그녀는 알아서 말을 이어갔다.
[하여 안전장치로 후예의 자질을 파악할 수 있게 루리엘에게 몇 가지 측정기준을 맡겼지. 우리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작업이니까.]“기준에서 벗어나면요?”
[그야 가차 없이 쳐내야지 않겠어? 자격을 갖춘 자만이 힘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게 내 신조야.]씨익 웃으며 태연하게 오싹한 말을 하는 모습에 소름이 돋을 때.
안타깝다는 듯 어깨를 으쓱인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러고 싶지만…… 아쉽게도 한 번 정해진 후예는 바꿀 수 없어.]“아…….”
[안심하지 마. 그 대신 너에게 조각을 주지 않을 수는 있으니까. 조각을 받고 넘어가려거든 나의 시험을 통과해주어야겠어.]띠링-
그 말을 끝으로 떠오른 메시지.
[메인 퀘스트 ‘네 번째 운명의 조각’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연계 메인 퀘스트 ‘마도왕의 시험’이 발생합니다.] [마도왕의 기준에 어긋날 시 네 번째 운명의 조각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운명의 조각을 얻고자 한다면 그녀의 기준에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그에 도현은 어째서 암왕이 떠나기 전 까다로울 거라는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중간시험을 치르는 고대 왕은 처음이었으니까.
‘중간시험이라니……. 이런 식으로도 할 수 있는 건가.’
왠지 당한 기분이지만, 그녀의 말에 틀린 건 없었기에 묘하게 납득이 된다.
그리고 납득이 되지 않은들 어쩌겠는가.
보상을 주는 당사자가 그러겠다는데 도현으로선 따를 수밖에 없었다.
괜히 대들다가 메인 퀘스트 박탈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테니까.
[마도왕(魔道王)의 시험]-등급 : 메인 퀘스트, 직업 퀘스트
-설명 : 찬란한 고대 인류의 마도왕(魔道王), 루시르 엘 레이하드.
신중하고 까다로운 성격을 지닌 그녀는 과거부터 줄곧 카시야르의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하여 의견이 충돌되는 일이 많았고, 이번 일 또한 그중 하나다.
그녀의 시험을 통과하여 그녀에게 인정받자.
-퀘스트 성공 시 : 온전한 네 번째 운명의 조각 습득, 성적에 따른 마도왕(魔道王)의 보상.
-퀘스트 실패 시 : 마도왕(魔道王)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연기된다.
-제한 시간 : 없음.
그리고 퀘스트가 아주 상도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깰 수 있는 일종의 노가다 퀘스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낙제점을 받는다 해도, 퀘스트가 사라지거나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저 그녀의 마음에 들 정도로 노가다를 뛰면 되는 일이었다.
어느 정도 마음은 놓이지만, 지금 도현의 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스읍, 히어로 길드가 작정하고 방해할 텐데.’
히어로 길드와 제대로 척을 진 지금.
오랜 시간 이곳에 있게 되었다간 어떤 방해를 받게 될지 몰랐다.
자신은 있지만 작정하고 방해하고 들면 여간 성가셔질 테니 바로 합격하는 게 가장 베스트였다.
물론 자신은 있었다.
마도왕(魔道王)의 의지가 강림하기 전. 루리엘이 분명 그분의 시험을 통과했다 했으니까.
[어디 그럼 자질을 확인해볼까.]루시르가 손을 뻗었다.
양손의 검지로 허공에 책자의 형태를 그리자, 그 선을 따라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더니 책자가 만들어졌다.
[마도왕(魔道王), ‘루시르 엘 레이하드’가 당신의 자질을 확인합니다.] [메인 퀘스트 클리어 과정과 클리어 성적을 토대로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측정합니다.] [성적에 비례하여 보상이 정해지며 낙제점을 받을 시 재시험을 받아야 합니다.]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촤르르륵-
[……뭐?]책장이 미친 속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한 장, 두 장, 열 장, 스무 장…….
[말도 안 돼. 기준치에 부합한 게 이렇게 많다고? 심지어 몇몇은 기준치를 뛰어넘었어……!]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넘어간 책장이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한 순간.
파아앗-!
[마도왕(魔道王)의 모든 시험을 완벽한 점수로 통과하였습니다.] [기준치를 상회하는 점수를 낸 종목은 5개입니다.] [12개의 종목 중 7개의 종목이 만점이며 5개는 기준치를 상회하였습니다.] [그녀의 시험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과하여 최고 보상이 주어집니다.] [기존의 보상이 위 단계의 보상으로 강화됩니다.]‘어?’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연계 메인 퀘스트, 마도왕(魔道王)의 시험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두 개의 전설급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타이틀, ‘전설 두 개가 한 번에?’를 획득합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헐, 실화냐?’
무려 두 개의 전설 보상이 주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