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195)
제195화
195화.
프라텔에 이례적인 등불 축제가 열리고, 모두 정신없이 즐기는 건 유저들만이 아니었다.
-8,341점? 이게 가능한 수치인가?
-미친……. 결국 프라텔까지 1위 갈아치운 거임?
-4연속 1위 탈환 클라스 미쳤다…….
-이게 카신……?
-바리온의 4배가 넘어감 ㅋㅋㅋㅋ 바리온 때도 역대급 성적이라고 떠들썩했는데 이건 뭐…….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통해 축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즐기고 있는 시청자들.
그런 곳이 수십 개가 넘어간 것이다.
-??
-?????
-내가 뭘 본 거지?
-대체 어떻게 한 거임?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루이드라 공략 건으로 히어로 길드랑 척 지고 있던 거 아니었나.
-그게 마지막 퀘스트였을지도? 보니까 서로 다른 루트로 들어온 거 같던데.
그리고 그 수많은 채팅방은 모두 경악과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리 미연시 게이 베르제도 겨우 9위인데 카이저가 어떻게 1위?
-당연한 거 아님? 만능열쇠 카잖슴.
-프라텔의 주민들이 카신의 위대함을 알아본 것이지. 암.
-카이저 영접했으니 소원성취한 게 맞긴 하네 ㅋㅋㅋ
-아니 ㅂㅅ들아 장난치는 게 아니라 진짜 말이 안 되잖아. 루이드라 잡고, 루리엘한테 퀘스트 받고 사냥한 거밖에 없는 거 같은데 왜 1위냐고.
우스갯소리로 전투직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랭커들에게 최악의 도시라 뽑히는 곳이 프라텔이었으니까.
모험왕 바리온이 특이한 케이스의 괴짜이기에 S랭크에 도달한 것이지, 수많은 랭커들이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 상황에 당당하게 1위를 달성하다 못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니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거 앎? 카이저 점수도 매번 더 오르고 있음. 스스로의 기록을 스스로 깨는 중.
-ㄹㅇ ㅋㅋㅋㅋ 그사세가 아니라 혼자만의 세계를 살고 있음.
하물며 기존에 카이저가 달성했던 기록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
이에 모두가 랭킹에 관한 얘기에 집중하고 있을 그때였다.
시청자들과 달리 도시에 모여있는 유저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번들거렸다.
“이거 독점하면 메인 상단 백 퍼다.”
“초근접에서 보여 주면 시청자가 몇 명이야……. 흐흐……. 잘 풀리면 인터뷰도 딸 수 있는 거 아니겠어?”
화젯거리에 혈안이 되어있는 스트리머와 기자들.
“안 되겠어. 눈치 보느라 미뤘었는데 제국에 가기 전에 지금이라도 스카우트를 해야…….”
“제국에 가면 힘을 못 써.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그리고 스카우터와 길드 관계자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만무.
“카이저가 지금 어디에 있다고?”
“마지막에 본 곳이 왕성 근처라던데?”
“빨리 찾아! 인파에 묻히기 전에.”
스트리머들부터 기자들과 스카우터들.
그리고 길드 관계자들까지 발에 불이 붙은 듯 허겁지겁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젠장, 다들 움직인다. 빨리 따라가!”
“이 새끼들아, 지금 축제가 문제야? 카이저 못 찾으면 알아서 해!”
사방에서 움직이는 걸 보고 뒤늦게 상황파악을 마친 이들도 뒤늦게 부랴부랴 발걸음을 뗐다.
아름다웠던 마지막 등불 축제가 혼잡한 시장터처럼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어? 저기! 카이저다!”
“내가 먼저야! 나와!”
“어? 뭐야, 왕이랑 같이 있는데?”
“몰라, 일단 가고 보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앞장섰던 유저들이 카이저를 발견했다.
혹여라도 새치기를 당할까 냅다 밀어붙이는 유저들.
그 혼잡스러운 모습에 도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냐.’
졸업 보상을 확인하려는 타이밍에 갑작스레 밀물처럼 몰려든 유저들 때문에 정신이 사나웠다.
‘……랭킹 때문에 그런 건가. 보상은 좀 있다 확인해야겠네.’
이런 상황에 마음 놓고 보상을 확인할 수는 없는 일.
그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런 도현과 달리 가디언들은 관심을 달가워하는 듯했다.
-키륵, 케륵…….
-음, 주군의 소문을 듣고 몰려온 이들인가 보군요. 언제나 선봉자들을 불러일으키시니 그야말로 영웅의 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자리자! 리자!
지하드는 자신을 우러러보는 것 같은 저들의 시선이 희열이 느껴져서.
찰리는 주군이 칭송받는 게 자랑스러워서.
……엘리자는 그냥 다들 좋아하니까 신이 나서.
각자의 이유로 기뻐하던 그때였다.
“다들 비켜!”
우렁찬 함성에 유저들이 일순 입을 다물었다.
잠깐이지만 찾아온 적막.
그 적막 속에서 무장을 마친 100명의 유저를 이끌고, 한 도끼를 든 야만전사 뺨치는 남자가 인파를 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하, 하모드?”
“……제르팍과 라이벌 관계인 실력자. 간부가 여길 왜?”
“설마 히어로 길드가 나서는 건가?”
히어로 길드, 프라텔 지부의 간부.
제르팍과 양대산맥으로 불리며 특유의 파괴적인 도끼술이 강점인 상남자.
하모드의 등장에 다들 기를 못 쓰고 움츠렸다.
-하모드? 제르팍과 결투해서 털린 애 아님?
-ㄴㄴ 그거 시간제한 때문에 무리했다가 한방에 역관광 당한 거지, 계속 하모드가 유리했었음.
-그리고 그 후로 스펙업도 했다 들음. 지금의 하모드면 또 모르지.
-응, 그래 봐야 한 방 컷 ㅋㅋㅋ 제르팍도 한 방 컷인데 하모드라고 다를까.
-그건 카이저라서 그렇고, 여기선 하모드랑 제르팍 이름값 절대 무시 못함. 프라텔에서만큼은 히어로 길드가 갑이잖아.
-그리고 100명인데 카이저라고 100대 1을 이기겠냐. X된 거지 그냥.
아무리 유저들이 조롱해도, 이곳에서 하모드의 이름값은 작지 않다.
제국 외엔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는 10대 길드 때문에 프라텔에서만큼은 히어로 길드와 대적할 수 있는 길드가 몇 없었으니까.
그런 상황에 프라텔 지부 최고의 전투원 중 하나인 하모드를 감당할 수 있는 이가 이곳에 몇이나 있겠는가.
“마스터의 명을 받아 척살령을 진행하고 있다. 하여 지금부턴 히어로 길드가 이곳을 통제한다.”
“모두 빠져. 방해하는 자는 우리와 척을 지는 거로 받아들이겠어.”
하물며 100명의 전투원들을 이끌며 살기를 뿜어내고 있는 지금이라면 말이 필요 없었다.
“……젠장. 빠지자.”
“X발……. 이래도 되는 거야?”
“몰라, 지금 히어로 길드랑 카이저 척진 거로 난리잖아.”
“명분이 쟤네한테 있는데 어쩌겠어. 을이 참아야지.”
순순히 물러나는 이들을 보며 하모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흥, 저래야지.’
평소라면 히어로 길드도 이 정도로 막무가내로 굴진 않는다.
하나 지금 같이 명분이 주어진 상황이라면 예외였다.
6개월을 공들인 루이드라 공략을 망치고 스틸한 카이저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까.
힘도 있고 명분도 있는 지금. 과격한 행보가 필요한 때였다.
‘제국에 오기 전에 최대한 괴롭혀놓으라고 하셨지. 정신이 무너지게.’
그리고 그의 마스터, 베르제는 그 점을 놓치지 않는 남자였다.
하모드가 받은 명령은 카이저가 워프를 타지 못하게 막는 것.
물론 영원히 막는 건 아니었다.
‘대략 한 달 정도라 하셨지. 다음 도시는 못 가고, 도시에서 나오면 단체로 척살…… 어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선제공격으로 받는 카르마 지수?
그런 건 상관없었다.
프라텔에 모여있는 히어로 길드의 전투원만 수천 명. 그들이 번갈아 가며 카르마 수치를 청산해가며 척살을 진행할 생각이었으니까.
‘아무리 카이저라도 한 달이나 쪽도 못 쓰고 죽으면 정신이 무너지겠지. 아이템이라도 떨어트리면 더 좋고.’
그뿐이랴.
카이저의 신이라는 이미지도 거품처럼 사라지며, 모두가 길드의 무서움을 느낄 것이다.
‘결코 혼자서는 군림할 수 없다. 그것이 갓오세의 법.’
‘결국 카이저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길드를 들어야 되는구나.’
‘이변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게 마스터가 원하는 것이었다.
‘이번 일만 해내면 제르팍보다 위에 설 수 있다.’
마스터가 직접 약속하였다.
이번 일만 성공적으로 마치면 최고위 간부를 약속하겠다고.
지긋지긋한 라이벌 관계를 끝내는 것은 물론 압도적인 권력과 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제르팍이 공략 대장으로 편성되었을 때 어찌나 배가 아팠던가.
이제는 제르팍이 자신을 보며 배 아파할 모습을 상상하니 십 년 묵은 체증이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흐흐…….”
“뭘 웃고 있어? 기분 나쁘게.”
참지 못하고 실실 웃음을 흘리자, 카이저의 퉁명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개자식이……. 후우, 아니다.”
순간 본능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저 건방진 모습도 이제 끝이었으니까.
“흠흠.”
목을 가다듬은 하모드가 선언하듯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선한 마음으로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어 히든 레이드 보스 공략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도중에 끼어들어 파렴치하게 스틸한 죄!”
“음?”
“그로 인해 길드가 받은 피해가 무척이나 크어, 고민 끝에 척살을 결정한바. 마스터의 명에 따라 오늘부로 카이저 척살을 시작한다!”
그런 하모드의 선언에 유저들이 웅성거렸다.
웅성웅성-
“진짜 제대로 칼을 갈았나 본데?”
“대박……. 카이저 감당되나 이거?”
“하긴 이번에는 히어로 길드 입장이 맞긴 해. 과정이야 어땠든 카이저가 스틸했다는 결과는 변함없잖아.”
“그…… 걸 스틸이라 할 수 있나? 애매한 거 같은데.”
약간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긴 했지만, 대다수가 히어로 길드 쪽에 손을 드는 모습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만큼은 손해를 본 피해자가 히어로 길드가 맞았으니까.
“최대한 관계없는 유저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라는 명이 있으셨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한 척살이니 모두 방해하지 않고 물러나 주었으면 한다.”
“우오오오!”
결의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모습에 곳곳에서 함성 소리가 뒤따랐다.
팬이 있으면 안티가 있기 마련.
“카이저 재수 없었는데 꼴 좋다!”
“그렇게 솔플을 고집할 거면 선은 지켰어야지! 아주 지 세상이었지?”
“저 새끼 때문에 사냥을 못했어 아주! 혼자 사냥하면서 뭘 그렇게 다 헤집고 다니는 거야? 우리같은 유저들은 어떡하라고!”
카이저를 칭송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 잠자코 있던 안티들이 하나둘씩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야야, 말조심해야 하는 거 아냐? 최근 들어 카이저 욕하는 사람이나 도용하는 사람 학살하고 다니는 미X년이 있다던데……. 그 ‘개또X이’가 아닐까 의심 중이래.”
“최근 카신교 선봉단 폼 장난 아니던데 감당 가능?”
“알 게 뭐야! 어차피 오늘부로 카이저 끝날 텐데!”
개또X이년?
카신교? 선봉단?
다 알 게 뭐냔 말인가. 어차피 오늘부로 카이저는 끝이었다.
“지가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혼자서 100 대 1……. 아니, 수천 대 일을 어찌 이길 거야!”
아무리 잘났어도 한계가 존재하는 법이었으니까.
히어로 길드가 본격적으로 척살령을 내린 지금, 카이저라도 살아남긴 힘들었다.
“저들의 말대로다. 카이저.”
피식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간 하모드가 작은 목소리로 낮게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그러니까 적당히 나댔어야지. 개자식아. 다 네놈이 자초한 일이야.”
-무엄하다! 주군, 명령만 내리십시오. 저자의 목을 베어오겠습니다.
-키야아악! 재수 없어, 주인. 말 만해. 군단 바로 소환할게.
“워워, 진정하라고.”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찰리와 지하드가 곧장 나서서 으르렁대자 다시 한 발짝 물러나며 씨익 웃는 하모드.
여유만만한 모습에 도현이 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등 뒤 워프 쪽에 백 명 이상……. 그리고 앞에 백 명. 도합 200명 남짓인가.’
이 인파를 뚫고 가는 건 도현이라 해도 무리였다.
뒤잡기를 쓰는 것도 한계가 있고, 이미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 ‘미약한 은신’을 써봐야 금방 걸릴 테니까.
그렇다고 선빵을 때리면 감옥행이었다. 저들도 그걸 알기에 자신을 도시 밖으로 유인할 심산일 것이다.
‘유인해서 죽이고, 부활하면 다시 워프 못 타게 막는 걸 반복하겠지.’
지독하고 악랄한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는 아주 익숙한 방식이기도 했다.
“하, 그래. 그럴 거 같다 생각은 했는데 역시 니들이 맞구나.”
뎀로크 초창기, 악명이 자자했던 한 길드가 자주 써먹던 방식이었으니까.
심지어는 도현도 당할 뻔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초창기라 도현도 경험이 부족했으니까.
그 길드의 이름은…….
“영웅 길드, 빌탄.”
영웅 길드.
초창기 뎀로크를 주름잡은 만큼 그 당시 동료가 되기 전 꾸꾸와 검제 일행들과 자주 부딪혔던 길드.
동시에 도현과도 알게 모르게 부딪힌 적이 많던 길드이기도 했다.
언제 한 번 제대로 소탕하려던 찰나, 뎀로크가 망조에 접어들며 사라져버렸었는데…….
“그땐 커마가 워낙 중2병스러워서 못 알아봤네. 나랑 해결할 일이 좀 있었지 아마?”
피식 웃은 도현이 천변을 꺼내 쥐었다.
그 모습에 하모드가 기가 찬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미X놈, 200 대 1……. 아니, 수천 대 일을 해보겠다고?”
“못할 건 뭐야.”
그러나 도현은 가소롭다는 듯 비웃을 뿐이었다.
수백 대 일? 수천 대 일?
“그딴 거 뎀로크에선 일상이었어.”
그 분야에선 이골이 나 있는 최고 전문가가 바로 도현이었다.
당장은 불리해도 끝까지 가면 결국에 서 있는 건 자신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그간 겪어왔던 경험이 도현에게 확신을 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라고는 말했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네.”
“……뭐?”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타이틀, ‘프라텔의 은인’이 발동합니다.] [도시의 은인이자 영웅이 핍박받는 모습에 시민들과 기사들이 분노를 느낍니다.] [압도적인 우호 관계로 인하여 길베룬이 무척 분노합니다.]“감히!!!!!”
“으윽……. 뭐, 뭐야.”
이 상황을 조용히 관망하고 있던 남자.
프라텔의 성군.
프라텔에서 가장 거대한 권력을 쥐고 있는 진정한 프라텔의 주인, 길베룬.
“감히 내 앞에서, 프라텔을 구원해준 위대한 영웅에게 위협을 가하는가!!! 무엄하도다!! 여봐라! 모두 영웅을 안전하게 호위하고, 감히 위협을 가하려는 자들을 구속하거라!”
그가 돌연 사자후와 같은 고함을 내지른 것이다.
“프라텔 왕성 직속 기사단장 하이드 라크드리어! 왕명을 받들겠습니다!”
“들었나! 다들 움직여!!”
“예!!!”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나서는 기사단장 하이드와 수많은 호위기사들.
척. 척. 척. 척. 척.
“이, 이게 뭐야.”
“갑자기 왜 저래? 아무것도 안 했는데 우린…….”
“미친, 이게 무슨 일이야?”
어느새 히어로 길드를 포위하듯 둘러싼 기사들에, 히어로 길드원들은 물론 구경하던 유저들도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당황한 건 하모드였다.
“이, 이게 무슨……? 마, 말도 안 돼. NPC가…… 왕이 대체 왜?”
유저들간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 게 NPC들의 암묵적인 룰.
한데 카이저가 뭐라고 왕이 직접 나선단 말인가.
영웅이니 뭐니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순간에 전세가 역전된 상황 속, 모두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씨익.
오직 도현만이 미소를 지었다.
태연하게 하모드의 코앞까지 다가간 도현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너흰 사람 잘못 건드렸어. 어디 끝까지 가보자고, 한 번.”
“아…….”
하모드의 동공이 쉴 새 없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