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23)
제223화
223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나 그 생각은 아주 잠깐 떠오르고, 다시 저편으로 사라졌다.
너무 압도적으로 해골 병사들을 쓰러트리고 있어서 순간 감정이 격해졌다.
‘그래 봐야 초월조차 하지 못한 사도다. 검황의 자리에 오른 자와 비교할 수준은 안 되지.’
저 사도가 대단하긴 해도, 그 사내와 비할 바는 아니었으니까.
감히 비교하기도 미안할 정도였다.
검황이 치른 한계 시험과 저 사도가 치른 한계 시험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순간이나마 그가 떠올랐던 것도 사실.
저 사도의 움직임이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일개 사도가 보여줄 수준이 아니었다.
‘사도들은 힘의 격차가 유독 크다는 것쯤이야 알고 있다만…….’
근래 몇 년 사이 사도라는 것들이 많이 들어왔다.
불멸자라는 특이성을 지닌 그들은 유독 힘의 격차가 컸다.
한숨만 나오는 수준을 가진 자들도 많았지만, 그중에는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한 이들도 제법 있었다.
개중에는 도무지 같은 경지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실력 차가 나는 이들도 수두룩했다.
특히 그중 몇몇은 사자왕의 정신을 만족시킬 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콰득! 쾅!
‘……병사들에게 미안한 건 처음이군.’
그렇다고 저렇게 일방적으로 패고 다니진 않았다.
이건 실력이 좋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깡스펙에서부터 이미 병사들과 놈의 수준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 극심했다.
뻑! 뻐억! 뻑!
그, 그어어…… 그어…….
점점 피하기도 귀찮아지는지 그냥 맞아가면서 한 놈씩 쥐어패고 다니는 모습이 양학도 이런 양학이 없다.
[5단계를 더없이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
[7단계를 더없이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5층의 정예병사급 해골 병사도, 7층의 데스 나이트도 저 인간의 폭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야, 장관이네…… 고통이네만 해골 병사라 좀 소외받는 거 같던데 쟤네도 병사로 두면 좋아하려나.
-호오, 늘 티격태격하더니 결국 자네도 제 신하는 챙기는군. 아주 보기 좋은 모습이네.
-리자리자.
심지어 이 순간까지도 가디언들은 움직이지도 않았다.
-아, 아니, 뭐. 다 뼈다귀들이니까 왠지 걔네들 닮았다 싶어서 그렇지. 그놈 뭐가 예쁘다고 챙겨줘, 내가?
-민망해할 것 없네. 군주로서 아주 훌륭한 자세이니.
-내가? 아닌데? 챙긴 적 없는데? 안 민망했는데?
-리자리자. 리자.
그저 마주 앉아서 등을 벅벅 긁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뿐.
그 모습을 보자니 사자왕의 정신은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야 한계 시험을 보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이대로는 안 된다.’
아무리 망자들이라지만, 죽어서까지 저렇게 명예 없는 비루한 최후를 맞게 하는 것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건 잊힌 친우를 모욕하는 짓이었으니까.
‘이건 안 쓰려 했건만…… 어쩔 수 없지.’
그리 중얼거린 사자왕의 정신이 무언가를 꺼냈다.
특수한 기운을 품은 크리스탈.
육신이 없는, 정신만 남은 그로서는 큰 대가를 바쳐야 하는 아이템이었다.
그렇기에 그간 함부로 만지는 것조차 꺼려하던 아이템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모든 게 비상식적이라 이렇게라도 해야 납득이 될 것 같았으니까.
‘사도여. 대체 무엇을 가졌기에 그런 경지에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힘을 보이는지 낱낱이 파헤쳐주마.’
그 아이템을 품은 그의 눈이 찬란한 사자의 금안으로 번뜩였다.
[‘진정한 사자왕의 눈’을 사용합니다.] [대상의 깊은 내면에 잠긴 진정한 자질을 파악합니다.]‘……이, 이건!’
동시에 시야를 가득 채운 무언가.
그걸 본 그의 눈의 부릅 뜨이더니 이내 경악으로 물들었다.
* * *
콰앙-! 쾅!
묵직한 굉음이 울려 퍼지고, 과거 위대한 기사였을 데스 나이트의 눈에 빛이 꺼진다.
쿠웅-
그렇게 허망하게 쓰러지는 데스 나이트.
그런 데스 나이트를 밟고 올라선 남자, 도현은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승리를 만끽하는 게 아니었다.
[위대한 사자왕의 데스 나이트를 처치하였습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자신이 무얼 본 거냐며 두 눈을 끔뻑입니다.] [성적에 반영됩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굳은 의지를 품고 무언가를 꺼냅니다.] [성적에 반영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크! 경험치 좋고. 이게 벌써 몇 번째 레벨업이야?”
그보다 더욱 달콤한 경험치를 만끽하느라 바빴으니까.
그도 그럴 게 무려 한 단계도 아니고 두 단계가 올랐다.
꿀도 이런 개꿀이 없었으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지 않고 배기겠는가.
이건 간디가 뭐야, 부처가 와도 참지 못할 것이다.
-주인, 꿀도 그렇게 먹으면 배탈 나.
-리자리자…….
“응, 아니야. 아직 3번 더 먹을 수 있어~”
-어휴, 세상은 참 불공평해.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거란다 X만…… 아니, 지하드야.”
-음. 자고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법. 모두 주군의 실력이 아니겠나.
“그래, 찰리가 뭘 좀 아네.”
-……엘리자, 이리와.
찰리의 한결같은 모습에 지하드가 말을 말자며 엘리자를 데리고 뒤로 빠지려 했지만…….
-리자!
-……엘리자?
-리자리자!
엘리자는 손길을 피하며 도현의 머리 위로 폴짝 점프한 후였다.
그에 지하드의 얼굴이 충격으로 가득 찼다.
마치 제 품에서 애교를 부리던 어린 딸이, 다 커서는 다른 놈팡이에게 간 걸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듯했다.
-됐어, 다 필요 없어……. 이래서 딸내미 키워도 필요 없다더니.
-리자? 리자리자!
상처받은 표정으로 시무룩해진 지하드와 그런 지하드를 보곤 슬쩍 내려가 달래주는 엘리자.
‘……쟤네는 참 심심할 틈이 없겠네.
자신이 사냥할 동안에도 뒤에서 저들끼리 잘 떠들고 놀던 거 같던데.
꽁트를 찍는 모습에 도현이 피식 웃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겨우 데스 나이트 하나 잡았다고 2업이라…… 웬만한 필드 보스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인데.’
비교는 무슨,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거다.
제국에서부터는 레벨이 더럽게 오르지 않는 걸 생각하면 정말 미친 경험치량이었다.
이건 비단 데스 나이트뿐만이 아니었다.
[7단계를 더없이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 [너무 빠른 클리어로 인해 약간의 딜레이 시간이 발생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데스 나이트를 잡기 이전에 겪은 해골 정예와 해골 병사들도 상당한 경험치를 자랑했다.
한 층을 클리어할 때마다 거의 레벨 하나씩은 올랐을 정도.
‘수준에 비해 경험치가 너무 높긴 해.’
그저 꿀이라며 좋아하긴 했지만, 침착하게 생각해보니 정말 말도 안 되긴 했다.
자연스레 떠오른 건 두 가지 가정이었다.
하나는 사자왕의 탑의 경험치가 바깥보다 높거나 몇 레벨에 오든 동일한 경험치라는 것.
이를테면 100레벨에 오나 71레벨에 오나 같은 경험치라 높은 경험치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자왕의 정신이 반응할 때.’
생각해보면 사자왕의 정신이 경악해서 성적에 반영되고 나면 곧 레벨이 올랐던 것 같다.
때문에 도현은 이쪽으로 마음이 더 기울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었다.
둘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둘 다일 수도 있었으니까.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씨익 웃은 도현이 눈앞의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플레이어 : 카이저] [레벨 : 79] [HP : 8,650 / 8,910] [MP : 4,170 / 5,940] [체력 : 1,330 / 1,770] [클래스 : 최후의 모험가 [카시야르의 계승자>] [타이틀 (15개)]-시작부터 호감도 맥스?
-최초의 슬레이어
……(펼쳐보기)
[능력치] [근력 : 190(+162)> [민첩 : 190(+162)> [체력 : 5(+176)> [감각 : 65(+150)> [마력 : 95(+151)>잔여 포인트 : 23
‘키야……. 빛이 나네, 빛이 나.’
그렇게 달성한 레벨에 79.
탑에 들어오고 30분가량 지났는데 6레벨을 올린 셈이었다.
30분이다. 1시간도 아니고 30분.
30분 만에 이룬 쾌거라기엔 믿기지 않는 숫자에 도현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평생 이렇게만 레벨업 하면 좋겠다.’
반년 동안 아무도 통과하지 못한 난공불락의 탑?
고귀하고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
애석하지만 지금은 도현의 폭풍 성장을 도와줄 노다지 사냥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태껏 갓오세를 해오며 이보다 꿀이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띠링-
[8단계 한계 시험이 시작됩니다.] [8단계 한계 시험의 보스는 정예 데스 나이트입니다.]그리고 때마침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
그에 도현도 생각을 멈추고 천변을 쥐었다.
‘해골 병사 다음은 정예 해골 병사, 데스 나이트 다음은 정예 데스 나이트인가.’
일반적으로 데스 나이트는 해골 병사계의 끝판왕으로 분류되는 언데드.
기사의 자질을 시험한다는 탑 답게, 기사와 관련된 언데드들이 나오는 걸 생각하면 9단계는 뭐가 나올지 예상이 되었다.
‘이터널 나이트.’
죽음의 기사의 격을 초월하여 영겁을 살아가는 진정한 언데드 기사.
뎀로크에서는 마법사계에 리치가 있다면, 기사계에는 이터널 나이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급이 높은 존재였다.
데스 나이트보다 높은 격의 기사계열 언데드가 나오는 거면 아마 거의 확실할 터.
‘……뭐, 온전한 이터널 나이트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랬다면 시험을 만점 받고 통과한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적었어야 했으니까.
어쩌면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뎀로크에서 히든 피스를 통해 딱 한 번 만났던 이터널 나이트는 당시 도현보다 두 배는 강하고, 이성까지 유지하고 있던 놈이니까.
이제 겨우 출시 2년도 채 안 된 갓오세에서 나타나면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터널 초입의 데스 나이트 정도려나.’
아직 이성과 영겁의 힘을 온전히 깨우지 못한 초입 단계.
그저 강한 육체만 지니고 있는 짐승 같은 존재.
딱 그 정도가 나오면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을 듯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자랑했기에 9단계부터가 진짜일 가능성이 컸다.
[8단계 한계 시험을 위해 스테이지가 변형됩니다.]쿠구구구-
그 순간 알림이 뜸과 동시에 땅이 흔들리며 공간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공간이 좁아지고, 주변 벽이나 땅이 조금씩 모양이 바뀌더니, 평평했던 대지가 어느새 울퉁불퉁한 땅에 바위가 가득한 암벽지대가 되어있었다.
신기한 현상이었지만 도현 일행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이제 시작된 것 같군요.
-리자리자!
-이번에도 안 나서도 돼, 주인?
“상황 봐서 알아서 움직여.”
-라저!
스테이지가 넘어갈 때면 꼭 생기는 변화였던 탓이다.
벌써 7번째 경험하니 이젠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끼기기긱-
[8단계의 보스 정예 데스 나이트가 관을 열고 나타납니다.]으스스한 안개를 뿌리며 바위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관을 열고 나타난 정예 데스 나이트도 마찬가지였다.
도리어 얼마나 경험치를 많이 줄까 설렐 따름이었으니까.
……분명 그랬었다.
띠링- 띠링!
[사자왕의 정신이 무언가를 보곤 경악합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한동안 넋이 나가더니 이내 불신 상태에 빠집니다.] [확인을 위해 정신의 일부를 바쳐 탑의 규칙을 비틉니다.] [사자왕의 정신과 연동되어있던 사자왕의 탑이 이를 받아들입니다.] [한계 시험이 강제 종료됩니다.] [최초로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을 강제 종료시킨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숨겨진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제2 시험이 삭제됩니다, 제3 시험이 삭제됩니다.]“……뭐?”
갑자기 요란하게 알림이 울린다 싶더니, 눈앞에 무수한 메시지의 향연이 펼쳐진 것이다.
시험이 삭제돼? 숨겨진 조건을 달성해?
대관절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이해할 틈도 없이 시스템은 선고했다.
[히든 스테이지, 잊혀진 왕이 열립니다.] [경고! 압도적인 격차입니다.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미친.”
히든 스테이지가 열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