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28)
제228화
228화.
[역천기(逆天期)]-등급 : 전설 시그니처 (성장)
-제한 : 카이저
-설명 :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에게서 피어난 검술.
어떠한 역경과 재해가 앞길을 막아도 모조리 멸하며 오롯이 서기 위한 검술로, 네 개의 초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초식을 익힐 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효과 : 역천기의 네 가지 초식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플레이어의 수준에 맞춰 봉인되어 있다.
-제 1초식, 시(始)
-…….
“……전설! 전설이다! 전설이라고!!”
스킬 정보를 확인한 도현이 눈을 부릅뜨더니, 냅다 소리를 질렀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주먹을 불끈 쥐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도현.
-아이고, 또 시작되겠네…….
-리, 리자…… 리자리자…….
-으음. 이곳은 아무도 없으니 상관없지 않겠나.
-아, 맞네. 후우, 듣던 중 다행이야. 어? 그런데 찰리, 아까는 뭐 주군의 행복은 미천한 검의 행복이니 뭐니 하지 않았어?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네만.
언제나와 같은 리액션에 가디언들이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피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도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려 전설이었다. 그냥 전설도 아니고 무려 전설급 시그니처 스킬!
‘시그니처 검술 스킬은 같은 등급 대비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했지.’
뇌룡강림이나 수호신의 가호보다, 사실상 더 위로 치는 스킬인 셈이다.
그 두 스킬만 해도 잘 써먹다 못해 제대로 뽕을 뽑아먹고 있는데, 대체 얼마나 좋은 스킬일지 벌써 설렐 따름이었다.
전설급 스킬 하나만 얻어도 소원이 없다며 기도했던 게 엊그제 같건만.
‘벌써 세 번째 전설 스킬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 심정이었다.
뎀로크에도 이런 게 있었다면 오죽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지만, 이제 와선 아무렴 상관없었다.
지금이라도 생긴 덕에 이렇게 새로운 전설급을 얻을 수 있었던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유독 예쁘게 보이는 시그니처 검술 스킬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도현의 입가에서 미소가 순간 사라졌다.
“……잠시만. 저게 뭐야. 전설 시그니처…… 성장?”
전설급이라는 단어에 너무 흥분해서 설레발치느라 제대로 못 봤는데, 다시 보니 이상한 게 붙어 있었다.
성장이라니?
‘영웅이면 영웅이고, 전설이면 전설일 텐데…….’
도현이 알기로 이런 시그니처 스킬은 없었다.
정확히는 성장하는 시그니처 스킬이 없는 건 아니었다.
뇌룡강림이 사용자의 수준에 비례하여 강해지는 후반형 스킬인 것처럼, 시그니처 스킬에도 그런 종류의 스킬이 많았으니까.
‘아니, 오히려 흔하지.’
특히 단련할수록 강해지는 게 검술의 정체성인 만큼 오히려 이런 종류의 스킬은 흔했다.
하지만 단언컨대 확실히 말할 수 있었다.
‘등급 옆에 대놓고 ‘성장’이란 단어가 붙은 스킬은 없다.’
그렇다는 건 적어도 공식적으론 처음 얻게 된 스킬이라는 뜻.
이상한 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네 개의 초식으로 이루어진 검술…… 이건 진짜 말 그대로 검술 스킬이잖아?’
이건 무척 경이로운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얻는 시그니처 스킬은 검술이 아닌, 검법이라 할 수 있는 단일 스킬이었으니까.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뿐이지, 검술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니.
‘멸살을 비롯해서 검성이나 슬레이어와 같은 이들이 검술을 얻었으니까.’
그런 검술 스킬은 여타 시그니처 스킬에 비해서도 더 좋은 평가를 받곤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러 초식을 가지는 검술 특성상, 하나의 스킬로 여러 스킬을 가진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니까.
스킬 칸이 정해진 갓오세에서 스킬 하나로 다양한 효과를 낸다는 건 엄청난 이점이었다.
‘물론 그 초식 하나하나가 전설 스킬급인 건 아니지. 핵심이 될 몇몇 초식을 제외하곤 스킬이라 하기도 애매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하나 그걸 감안해도 사람들은 백이면 백 검술을 얻길 희망했다.
초반에는 검법을 얻은 이들에 비해 상당히 비루한 효과를 발휘하기에 겉멋만 든 스킬로 취급되기도 했지만, 후반이 되니 비교하기도 미안할 만큼 격차가 벌어졌던 것이다.
심지어 그중 몇몇은 모든 초식을 익힐 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멸살이었다.
‘지금의 멸살을 만든 것에 큰 영향을 준 게 시그니처 검술이라 했으니까.’
그런 그가 얻은 것도 전설급 시그니처 검술.
그것만 얻어도 감지덕지인데 이건 심지어 최초의 ‘성장하는 전설급 검술’이었다.
“크으…… 이 맛에 리스크 감수합니다.”
미친 도전을 해 보기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잊혀진 왕의 검술을 따라 했으면 검술의 일부만을 스킬의 형태로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뽕 맛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성장형 스킬이라면 천변 같은 식인가? 그렇다기엔 벌써 전설급인데. 설마 전설 이상으로 성장한다는 소리인가?’
전설 이후면 뭐가 있겠는가.
초월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그것을 제외하고는 신화 등급뿐이었다.
그렇다면 설마 신화 등급까지 성장하는 건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어 가슴이 부풀었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냐, 설레발치지 말자. 이 게임은 그 뎀로크의 차기작이야.’
천변이라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했지만, 천변은 무려 고대 인류의 최강자이자 투신이라 불리었던 카시야르의 권능이 담긴 무기.
반면 역천기(逆天期)는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업적을 통해 얻었다 해도 결국 일개 유저의 힘으로 만들어 낸 검술일 뿐.
정말 신화급까지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그렇기에 도현이 초점을 맞춘 게 바로 설명의 마지막 문장이었다.
-모든 초식을 익힐 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색이 다양한 시그니처 검술 중에서도, 저런 문장이 들어간 스킬은 처음 들어 본다.
정확히는 몰라도 아마 저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모든 초식을 익히고 나서 성장한다는 뜻 같은데…… 뭐가 됐든 그때가 되어보면 알겠네.’
설레발일지, 아닐지는 나중에 알게 될 터.
그렇게 나름대로 추측을 하고 있을 때였다.
[사자왕의 정신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경악하다 못해 턱이 빠집니다.]경쾌한 알림과 함께 떠오른 메시지.
‘반응도 참 한결같네. 무슨 사자왕의 정신이 저래?’
지고의 경지에 올랐던 과거 위대한 기사이자 왕이었다는 사자왕이 턱이 빠지게 입을 벌리고 있는 꼴이라니.
생각하니 참 우스운 일에 피식 웃어넘길 때였다.
[사자왕의 정신이 드디어 기다렸던 사도가 등장했다며 당신의 자질을 인정합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일어섭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현신합니다.]“……? 뭐?”
예상치 못한 메시지가 뒤이어 울리더니, 곧 눈 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파앗-!
-으윽, 앞이 안 보여…… 어디서 빛이 나는 거야?
-……아, 앞을 보게!
-리…… 자!?
갑작스런 빛무리에 눈살을 찌푸린 것도 잠시, 찰리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알 수 있었다.
어디서 이런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있는지.
‘저건…… 왕?’
빛의 근원지는 ??왕의 썩어버린 육신이었다.
방금까지 살벌하게 검격을 주고받은 후로 스위치가 꺼진 로봇처럼 얌전하게 서 있던 육신이 빛을 뿌리며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맹렬한 빛이 서서히 사그라들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라오드 벨누로스가 그대의 자질을 인정하는 바이다. 오랜 염원을 이루었으니 탑과의 약속에 따라 시험을 끝마치기로 하겠다.
선서에 가까운 단호하고 딱딱한 어조. 동시에 힘이 느껴지는 낮은 목소리였다.
그에 어떻게든 눈을 부릅뜨며 앞을 바라본 도현은 보았다. 이쪽을 보며 슬며시 웃고 있는 왕의 썩어버린 육신을.
눈이 마주친 왕은 이리 말하고 있었다.
-그대에게 모든 것을 걸어보지.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한순간에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떠올랐다.
[사자왕의 정신이 오랜 염원을 이룹니다.]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을 종결하였습니다.] [역사상 최초로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을 종결 내었습니다.] [타이틀, ‘사자왕의 시험을 종결한 자’를 얻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여, ‘믿을 수 없는 업적’ 타이틀의 효과로 모든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으로 시험을 종결 내어 보상이 강화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으로 인해 연계 이벤트가 변화합니다.]“……헐.”
정신이 아득해지는 메시지의 향연이었다.
* * *
어안이 벙벙하다는 게 이런 걸까.
쉴 새 없이 떠오르는 메시지도 어지러운데, 그 내용 하나하나가 심상치가 않다.
‘보상 강화에 타이틀, 업적 달성에 연계 이벤트 변화…… 심지어 시험이 종결된다고?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이 중 하나만 밝혀져도 경악할 내용이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종결이란 단어였다.
종결. 말 그대로 무언가를 완전히 끝냈다는 것.
이게 말하는 바는 하나였다.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이 종결되어 더 이상 탑에 오를 수 없습니다.] [사자왕의 정신이 떠날 시 탑이 사라집니다.]“이런 미친…….”
-헐…….
-리, 리자…….
위대한 사자왕의 시험이란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종결되었다는 것.
앞으로는 더 이상 사자왕의 탑을 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도현으로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유일하게 검황만이 히든 스테이지까지 클리어했다기에, 시험만 모두 통과해도 다행이라 생각했건만 종결이라니?
‘이런 대형 사고를 칠 생각은 없었는데.’
사자왕의 탑에 오른 건 자신뿐.
이 소식이 퍼지면 또 뭔 일이 터질지 벌써 머리가 아파 왔다.
특히나 현아의 반응이 어떨지가 더 뻘쭘했다.
‘아니지, 따지고 보면 내가 잘못한 건 없잖아? 멋대로 다른 히든 스테이지가 열린 걸 어떡해?’
도현은 떳떳했다. 이건 불가항력이었다.
아니, 불가항력을 넘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였다.
가만히 경험치를 쏙쏙 빨아먹으며 꿀 빨고 있던 것뿐인데, 갑자기 꿀단지를 압수하더니 웬 이터널 나이트를 던져놓지 않았나.
심지어 그 이터널 나이트가 스킬도 쓰고, 살아생전 검술까지 발휘하는데 이게 그냥 죽으라는 거지 뭐란 말인가.
여기서 잘못이라면 깨지 말라고 만든 듯한 히든 스테이지를 깨버렸다는 것?
어느 누가 살기 위해 잡은 걸 뭐라 하겠는가. 그런 사람이 있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었다.
‘암, 그렇고말고.’
그렇게 열심히 자기합리화를 하며 긍정 회로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예언의 사도여. 그대가 이곳에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 탑은 오직 예언의 사도의 자질을 갖춘 기사가 오기를 기다리며 만든 것.]“……….”
[하나 내가 만들고도 의심하였었다. 사도들의 수준을 보니, 과연 이 시험을 사도가 종결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으니…… 그대 덕에 족히 3년은 앞당길 수 있었으니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아, 그렇군요.”
썩어버린 육신에 빙의한 채 꼼짝없이 너 때문이라고 쐐기를 박는 사자왕의 정신에 도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 말을 요약하면 이거였다.
‘원래는 한참 뒤에 일어날 이벤트가 나 때문에 3년 미리 나타났다…….’
결국 자신이 문제였다.
또한 높은 확률로 메인퀘와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커 보였다.
‘예언의 사도…… 설마 이것도 메인 퀘스트랑 연관되어 있는 건가?’
루리엘 때도 들었던 단어였으니까.
심지어 3년 후면 처음 메인 퀘스트에 대해 자세히 들었을 때, 가밀리온이 말했던 약속의 날과 겹치는 시기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리의 눈이 발동됩니다.]‘……설마 했는데 정말 운명의 조각?’
줄곧 저 거대한 문 너머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붉은빛이 여간 신경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