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37)
제237화
237화.
“아더…….”
“여전히 굼뜨네, 무기고의 주인. 보스를 앞에 두고 그리 한눈을 팔아도 되는 건가?”
시니컬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고고한 성기사를 보며 아스트가 쯧 혀를 찼다.
‘아주 전력이란 전력은 다 끌고 왔구만.’
나타난 건 아더만이 아니었다.
아더의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다섯 명의 성기사.
번쩍번쩍한 갑옷을 찬 그들에게선 아더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양의 신성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성십기사단.’
간부가 적게는 20명, 많게는 50명까지도 있는 다른 10대 길드와 달리 유일하게 열 명으로 구성된 더 킹의 간부급 성기사들.
저들을 데리고 왔다는 건 전력을 끌고 왔다는 거나 다름없었다.
더 킹은 아더와 성십기사단이 중심이자 길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그런 만큼 저들 하나하나가 타 길드의 간부를 쉽게 능가했다.
‘다섯이라……. 급하게 긁어 모아왔나 보네. 나머지는 신대륙에 둔 모양이지? 하기야 진행 중이던 게 있으니 올스탑은 무리겠지.’
아마 다른 길드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터.
크어어어어-!
보스의 괴성을 들으며 상황판단을 마친 아스트가 쯧 혀를 찼다.
“허, 스틸한 주제 어디서 똥폼이야?”
“그거 참 우스운 말인걸. 엄연히 내가 선공 아닌가, 무기고의 주인.”
“그래, 너 잘 났다. 새꺄. 방해되니까 나와주지 않으련? 통째로 갈아버리기 전에.”
“할 수 있다면.”
묘한 신경전에 살벌한 기류가 흐른다.
척, 척, 척, 척.
아스트의 뒤로 일렬로 늘어선 수십 명의 바벨론의 길드원과 옆으로 선 다섯 명의 성십기사단.
엄연히 수적으로는 이쪽이 유리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
이대로 격돌하면 둘 다 성치만은 않을 거라는 것을.
크아아아아-!!
그 순간 타이밍 좋게 난동을 피우는 보스.
갑작스레 한쪽 팔을 잃은 보스가 날뛰며 하나 남은 팔을 휘둘렀다.
굉음이 쉴 새 없이 울리며 땅이 부서지자 두 사람의 기 싸움도 끝이 났다.
이대도 부딪혀서 좋을 건 없었다.
휙- 탁.
날뛰는 보스의 눈먼 공격을 휙 피하며 머리 위에서 내려온 아더가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 끝에서 신성력이 폭사하며 일어나는 폭발.
가뜩이나 낮은 시력이 멀어버린 보스가 볼품없이 바닥을 뒹굴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런 보스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며 아더가 말을 이었다.
“지금은 보스부터 처리하지.”
“……쯧, 그게 낫겠다. 언제 샤오 고년이 돌아올지 모르니까.”
“천외천 말인가? 그자들이라면 아까 오는 길에 보았었다. 1km 정도 떨어져 있겠는데.”
“페가수스의 속도를 생각하면 순식간에 올 거야. 그년한테만큼은 양보할 생각 없으니 방해하지나 말라고.”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아더도 수긍했다.
“그년한테만이라…….”
그리곤 잠시 말을 되뇌던 그의 표정이 묘해졌다.
상황이 재밌게 돌아간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오는 길에 본 건 천외천만이 아니었다.”
“그럼 또 누가 있는데? 어니스트랑 레온느라면 아까 봤어.”
“아니, 그 녀석들이 아니야. 아무래도 모르는 것 같군. 너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이들도 많이 있어. 이를테면…… 그 여자라던가.”
“그 여자?”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갸우뚱하는 아스트를 보며 아더가 슬며시 웃었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짧았다.
“맑은 눈의 미친년.”
“아.”
그 짧은 설명 하나에 아스트는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참 예상 못 한 인물이긴 하네.’
그 여자를 설명하기에 저보다 적합한 설명은 없었으니까.
생각만 해도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젓던 아스트가 문득 떠오른 동료에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카이저, 그 녀석도 이곳에 있다.
소식이 뚝 끊기기는 했지만, 그놈이라면 분명 무언가를 하고 있을 터.
그리고 그 여자도 이곳을 찾아왔다는 건…… 그 미친년이 카이저와 만날지도 모른다는 뜻.
‘……재밌겠는데?’
어쩐지 상상되는 동료의 반응에 아스트의 입가가 씰룩였다.
* * *
-아더 떴다!!
-뭐여, 아더 금단의 숲 아니었음? 어떻게 벌써 도착했지?
-마침 본 대륙 들릴 일 생겨서 오고 있는 중에 월퀘 열렸다나 봄.
-아더랑 성십기사단 포스 지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됨.
-아더 등장하자마자 보스 녹이고 시작 ㅋㅋㅋㅋ
-마수 팔 잘리고 엉엉 우는 거 속이 다 통쾌하더라.
예상치 못한 더 킹 길드의 난입에 커뮤니티는 떠들썩했다.
아직 신대륙에 있어야 할 아더가, 이토록 빨리 참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등장을 보여준 더 킹 길드는 그 후로도 파죽지세였다.
[두 번째 거대한 참사, ‘더없이 깊은 지하의 마수’가 처단되었습니다.] [거대한 참사를 처단하는 데 큰 기여를 가한 순위에 따라 차별적으로 가산점이 주어집니다.]-1위 : 아더
-2위 : 아스트
-3위 : 레피아스
…….
당당히 바벨론을 재치고, 공략 1위를 차지하며 그 명성을 떨친 것이다.
-와씨, 오자마자 1위 탈환하고 시작하네 ㄷㄷ
-눈앞에서 1위 뺏긴 아스트 얼 탄 표정 개웃김 ㅋㅋㅋ
-천외천은 아예 순위권에도 못 들었더만.
그리고 그건 단순히 보스 공략만이 아니었다.
그 뒤로도 뒤늦게 합류한 게 무색하리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공략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10대 길드들과 비교해도 유독 빠른 속도.
-악을 상대할수록 강해지는 게 성기사인데 그게 유독 심한 게 아더니 당연하지.
-아더 전용 버프 던전 아니냐고 이 정도면 ㅋㅋㅋ
-ㄹㅇ 성기사 X사기네.
-이건 성기사가 아니라 아더가 사기인 거. 고유 능력 저게 말이 되냐. 초월 특성에 아이템에 싹 다 반대 속성 카운터라 딜이 미쳐 날뜀.
-아더는 신이야 아더는 신이야.
-어허, 무엄하도다. 그건 전지전능하신 카신께만 써야 하는 구호거늘!
-그 전능하신 카이저 지금 코빼기도 안 보이쥬? 거품이었쥬? 10대 길드 미만 잡이쥬?
-거품은 씨X 너무 갔고. 그냥 아직 레벨이 낮은 거지 뭔 거품 드립이여. 증명해온 게 한두 개가 아닌데 아직도 억까충들이 있네.
-걍 어그로 끌려고 저러는 거. 병먹금 하셈.
그러니 수많은 하이 랭커들이 모인 상황 속에서도 유독 아더가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명세를 떨치는 단체가 하나 있었다.
NPC 소속 하이 랭커도, 10대 길드도 아니었다.
-속보, 카신교 로브 쓰고 활동 중.
-다들 가면 쓰고 있음 ㅋㅋㅋㅋ무슨 사이비 종교 보는 거 같네 ㄹㅇ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니, 카신교 놈들 왜 저렇게 잘 싸우냐? 저 정도면 이미 길드 아님?
-소문으론 타 길드 소속된 얘들도 많다던데 진짜인가?
-아 베르제 말 사실이었던 거였냐고ㅋㅋㅋㅋ 베르제 억울함 이제야 풀렸네.
-솔직히 너무 추하긴 했자너~ 자업자득이지~
-아더고 나발이고 베르제 카신교 음모설이 사실인 게 웃음벨 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왜 진짜냐고.
카신교.
일개 팬카페에 불과했던 그들은, 어느 순간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하더니 이제 와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어있었다.
-나 방금 광신도 봄.
그리고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광신도였다.
-저 외모로 대검 들고 휘두르는 거 살벌하더라. 전투하는데 대체 눈이 왜 저렇게 맑음? 누가 보면 동네 마실 나온 줄.
-냅둬, 미X년이잖아.
-저년 행동 원리는 아직도 모르겠음. 싱긋 웃다가도 대뜸 목부터 따버리는 게 대체 무슨 사고회로인 거여.
-알 수 있는 거 하나 있긴 함. 카이저 칭찬하면 좋아하더라.
-카이저 욕하면?
-바로 모가지 따이는 거지. 그때만큼은 눈도 안 맑더라.
제 몸집보다 거대한 대검을 휘두르는 여인의 모습은 여러 의미로 일반적이지가 않았다.
얼굴에 피가 튀면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도리어 맑은 눈을 하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섬뜩할 정도.
대부분 그녀를 상종조차 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딜 가나 반대 입장도 있기 마련.
도리어 그런 그녀의 갭 차이 나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아니 그런데 예쁘긴 진짜 예쁘다……. 갭 모에 지림.
-뭔 모에? 너 저 썅X한테 안 죽어봤지. 밟히고 나면 그런 말 안 나옴. 개 미친년이라니까 쟨 그냥.
-예쁜 또라이……. 나도 밟혀보고 싶다.
-미친놈.
-고백하면 받아줄까?
-어휴,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다 이게.
서양 귀족 같은 예쁜 외모와 가녀린 팔.
그런 외모와 달리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곳 들어간 이국적인 몸매.
남자라면 눈길이 가지 않고 못 배기는 외형 덕이었다.
어쨌거나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그녀의 등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그중 대부분은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카신교 지금 뭐 하는 중? 이런 거엔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공략하나 보네?
-ㄴㄴ 공략 안 하고 학살하고 있더라.
-?? 웬 학살?
-신께서 자취를 감추셨는데 감히 저들끼리 먼저 공략할 수가 없단다.
-그거 참 미친놈이긴 한데 그거랑 학살이랑 무슨 상관?
-신을 뵙기 전에 이단자들을 처단해놓아야 한다면서 카이저 욕하는 것들 다 죽이고 다니는 중.
-ㄷㄷ;; ㄹㅇ 광신도;; 광기 무쳤다.
-저 정도 미쳐야 천재 하나 봄. 6개월 만에 저 정도면 출시할 때 시작했으면 이미 10대 길드급 아니냐?
-본인 무력 자체는 이미 거의 10대 길드 마스터급임.
-에이, 그건 좀 과장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10대 길드급은 아니지.
더 킹의 아더에 이어 카신교와 광신도까지.
여러모로 떠들썩해진 주제로 갑론을박을 펼치는 커뮤니티에선 더 이상 카이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물론 간혹가다 한 번씩 카이저에 대한 얘기가 올라오긴 했다.
-카이저는 뭐함?
-카이저가 이렇게 조용한 게 좀 이상한데.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를 생각하면 또 뭔가 사고 치고 있을지도 모름.
아무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지난 카이저의 행보는 둘 중 하나였으니까.
-대놓고 폭탄 터트리거나, 몰래 핵폭탄 던지거나.
그런 행적을 떠올리면 이번에는 후자라 할 수 있을 터.
무언가 거대한 핵폭탄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길 열심히 설파해보는 그들이었으나, 워낙 유명인사들에 대한 얘기로 가득 차 있다 보니 절대적인 화력에서 밀렸다.
채팅이 간간이 나와도, 1초도 안 되어서 묻힐 정도.
어쩌다 한 번씩 그에 대한 대꾸가 나와도, 대부분 음모론 취급할 뿐이었다.
-아무리 카이저라도 그게 말이 되냐 새꺄.
-아니 뭐, 그간 행보 보면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닌데…… 이번엔 좀 에바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까진 납득됨. 히든 피스일지도 모른다는 것까지도 납득할 수 있음.
-근데 핵폭탄은 아니지 ㅋㅋㅋ 10대 길드랑 하이 랭커로 득실거리는데 아직은 급 차이가 너무 남.
-ㄹㅇ 나중에는 몰라도 아직은 에바가 맞다.
-차라리 어니스트가 핵폭탄 터트리는 게 더 그럴싸할 듯.
-어니스트는 왜?
-구석에 멈추더니 주변 통제하던데? 뭔가 발견해서 진행 중인 거 맞는 거 같음.
그렇게 카이저는 유저들의 머릿속에서 차츰 후순위로 밀려났다.
때문에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들이 서 있는 지면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 * *
[믿을 수가 없군…….]수호자는 경악에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보이는 건 처참하게 부서진 동굴의 바닥과 벽.
정확히는 그 위에 오롯이 서 있는 남자였다.
슥.
수호자의 시선이 살짝 밑으로 내려갔다.
남자는 검을 뻗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사용했던 하얀 사자의 설화검.
흰사자와 눈꽃을 담은 검은 자신을 향해 올곧게 뻗었고,
툭.
그 검의 끝은 기어코 자신의 턱에 닿았다.
휘청이는 몸과 달리 굳건한 눈과 검 끝을 바라보던 수호자가 멍해졌던 눈빛을 치웠다.
[놀라운 검술이구나. 하사받은 검 따위가 아닌 그것을 극복하는 검이었을 줄이야.]기껍다는 듯 웃어 보인 그가 선언했다.
[통과다.]카이저의 성공을 알리는 선언.
띠링-
…….
[극한의 검술 활용으로 검술의 숙련도가 LV30이 되었습니다.] [역천기(逆天期)의 제2 초식을 습득하였습니다.]‘이걸 이렇게 뚫을 줄은 몰랐는데.’
무수히 펼쳐진 메시지의 향연을 보며 도현이 씨익 웃었다.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