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41)
제241화
241화.
“? 사망했다고?”
“뭐야, 이제 1분 지났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지금.”
들어가자마자 뜬 메시지에 당황한 유저들이 쑥덕거렸다.
그도 그럴 게 겨우 1분이다.
사실상 들어가자마자 죽었다고 봐도 무방한 시간.
심지어 그 대상이 리파드였다.
“아니, 다른 유저가 죽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리파드?”
“……뭐 실수했나? 아니면 다른 조건이 있나?”
너무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오자 모두의 머릿속에 물음표만 떠올랐다.
하나 정작 죽은 놈이 말이 없는데 남아있는 유저들이라고 알 방법이 있나.
“아오! 안 되겠다. 내가 들어갔다 와볼게.”
“답답해 죽겄네 그냥.”
결국, 참다못한 유저 몇몇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 결과는 당연히 대참사.
[스테린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아싸고도리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신전에 입장한 유저가 사망하여 참사의 재현율이 오릅니다.] [현재 참사의 재현율은 59%입니다.]줄줄이 소시지처럼 연달아 실패하는 유저들의 모습은, 남은 유저들에겐 공포로 다가왔다.
괴담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광경에 쑥덕거림이 커질 그때.
한 유저가 소리쳤다.
“야야, 커뮤니티에 리파드 떴대.”
“뭐라는데?”
“잠깐만…….”
귓속말을 전해 듣고 있는지 가만히 있던 유저가 아리송한 표정이 되었다.
하나 그런 표정은 삽시간에 변했다.
“……뭐? 야 똑바로 말해. 진짜야? ……아니 그게 말이 되나? 일단 알았어.”
얼굴 근육이 점차 딱딱해지며 심각해진 유저가 몇 번이고 되묻다 귓속말을 껐다.
“왜, 뭐라는데? 함정 있대? 뭐 히든 피스 찾아와야 하나?”
“……아니.”
“아, 그럼 뭔데? 사람 답답하게 빨리 말 좀 해봐.”
“그런 거 없이 왕하고 일대일 떴대.”
“……?”
이야기를 들은 동료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니까 정정당당하게 일대일 떴는데 끔살 당했다?”
“……그런 셈이지?”
그리 답하는 유저는 본인이 생각해도 이게 맞나? 하는 얼굴이었다.
당장 귓속말로 전해준 친구부터 그런 목소리였으니 전해 듣는 동료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리파드를 1분 컷으로 끔살시킨 보스가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믿기지가 않았으니까.
‘쟤네 얘기하는 거 들었냐?’
‘저게 사실이라면 아무도 못 잡는다는 소리잖아?’
‘미친, 진짜잖아? 커뮤니티가 다 이 얘기로 가득 차 있네.’
‘이건 우리가 어떻게 욕심내볼 게 아닌 거 같은데…….’
다른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응?”
“뭐야, 갑자기 왜 다들 물러나?”
갑자기 저 뒤에서부터 유저들이 양옆으로 자리를 비킨다 싶더니, 어느새 바로 뒤에 있던 유저들까지 비켰다.
그러자 모습을 드러낸 건 푸른 머리를 한 남자였다.
안경을 쓴 차가운 느낌의 냉미남.
이곳에 있는 유저라면 모를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허억!”
“레, 레피아스?”
최강의 빙결사, 레피아스.
같은 직속 제자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해도 엄연히 급의 차이가 있다.
그중 레피아스는 직속 제자 사이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남자.
라피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거물을 목전에서 보게 된 유저들이 멍하니 얼어붙어 있자, 레피아스의 새하얀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와주시죠.”
“아……! 죄, 죄송합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유저들이 황급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제야 미간을 편 레피아스가 걸음을 옮겼다.
그가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잊혀진 왕이 있는 신전의 문이었다.
턱.
문 앞에 잠시 멈춰서 문을 올려다보던 레피아스는, 일말의 고민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레피아스 님이 잊혀진 왕의 신전에 입장합니다.]“……미친, 지금 레피아스가 들어간 거야?”
“헐.”
“레피아스가 지금 공량 랭킹 3위였나? 이번에 성공하면 압도적 1위 되는 거임?”
“라피드도 끔살 당했는데 레피아스라고 다르나?”
“레피아스랑 라피드 급이 같냐. 말이 같은 직속 제자지 둘이 붙으면 라피드 끔살 당함.”
유저들은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레피아스가 누구인가?
최강의 빙결사.
푸른 마탑주의 촉망받는 유일한 직속 제자.
대인전 최강의 마법사.
두 번 다시 싸우고 싶지 않은 마법사.
이 모든 게 레피아스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타이틀이었고, 이는 곧 유저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해주었다.
그런 레피아스가 도전했으니 절로 기대감이 들 수밖에.
그 기대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졌다.
“벌써 5분 돌파했어.”
“방금 막 6분 돌파…….”
“이게 레피아스? 진짜 보여주나?”
1분 컷이었던 리파드와, 3초 컷이었던 여타 유저들에 비하면 압도적인 공략 시간.
“헐, 10분 지났다.”
“대박!!”
거기서 멈추지 않고 10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에 유저들의 분위기가 흥분을 넘어선 무언가로 바뀌려던 순간이었다.
[레피아스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신전에 입장한 유저가 사망하여 참사의 재현율이 오릅니다.] [현재 참사의 재현율은 60%입니다.]“아……?”
“……어?”
“음.”
찬물을 확 끼얹은 알림에 유저들의 반응도 짜게 식었다.
주먹을 불끈 쥔 자세 그대로 멍하니 멈춰선 유저들을 반겨준 건 한 줄기의 메시지였다.
[참사의 재현율이 60%에 도달하여 봉인의 균열이 커집니다.] [거대한 재앙이 고개를 내밉니다.]“뭐?”
“거대한 재앙?”
절로 잇따른 의문은 금방 해소되었다.
쿠구구구-
“뭐야, 또 지형 바뀌는 건가?”
“다른 곳이 바뀌나 본데? 여기는 뭐 바뀐 게 없는 걸 보니.”
“저, 저기 봐!”
한 유저의 다급한 외침.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인 건 하나의 실루엣이었다.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까.
“……산?”
마치 거대한 산이 어둠에 잠겨있는 듯한 실루엣은 화산 구멍 같은 게 수없이 달려있었다.
그게 구멍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그 직후였다.
[거대한 재앙이 눈을 뜹니다.] [거대한 재앙이 이곳을 바라봅니다.]“미친…….”
모든 구멍이 동시에 열리며 감겨있던 수많은 눈이 뜨인 것이다.
그 소름 돋는 광경에 유저들이 지면에 박힌 듯 굳어버렸다.
더 놀라운 건 저 거대한 크기의 재앙은, 아직 머리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이 순간, 유저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전신이 나오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저게 무덤으로 나오면 끝장이다.’
처음으로 월드 퀘스트의 실패라는 가정이 떠오른 그들이었다.
* * *
-아니, X됐어 얘들아.
-저게 뭐야 씨X. 이거 알피지가 아니라 호러물이었냐?
-왜? 잊혀진 왕 때문에 그럼? 죽어서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 답답하네.
-아니, 지금 왕이 문제가 아님. 왕 난이도도 정상이 아니긴 한데 이건 걍 말이 안 된다.
-? 뭐가 떴는데?
-월퀘 던전에 미친 괴물 떴음. 봉인 해제되면 다 죽게 생김.
-??
-아씨, 말보다 영상이 낫겠다. 여기 영상 투척할 테니 보고 오셈. (첨부 파일)
-이런 미친……!
-아니 이게 뭐야, 이게 몬스터라고?
커뮤니티는 불이 꺼질 새도 없이 타올랐다.
지금까지의 참사는 장난처럼 느껴지는 역대급 괴물의 등장 때문이었다.
-유저만 할 수 있는 월드 퀘스트면 난이도가 적당히 높아야 하는 거 아니냐? 이게 적당해? 18 인공지능 개X끼야?
-처음 몬스터 잡을 때부터 이상하다 했다. 난이도가 비정상적임. 뭔가 우리가 모르는 게 있는 듯.
-이거 진지하게 못 깨겠는데? 잊혀진 왕 하나로도 부족해서 괴물까지?
-지금 월퀘 진행 중인 애들 누구누구냐? 반쯤 갈려 나간 거 같은데.
이제 유저들은 진지하게 월드 퀘스트의 실패를 고민해야 했다.
처음 월드 퀘스트가 열렸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남은 수는 반도 채 되지 않았다.
하물며 레피아스와 리파드까지 사망한 상황.
-얘들아, 생각해봐. 이거 클리어 조건이 잊혀진 왕 구원이잖아. 그럼 잊혀진 왕 잡으면 끝나는 거 아님?
-저거 봉인 다 풀리기 전에 잊혀진 왕 잡으면 끝남.
-잡을 수는 있고? 레피아스랑 리파드까지 끔살 당했는데?
-그럼 다 뒤지자고?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할 거 아님.
그나마 다행인 건 랭커가 많이 모여있는 월드 퀘스트답게 상황판단이 빠르다는 것.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잊혀진 왕을 잡는 거였다.
-가능성 있는 얘들이 지금 누구냐?
-바벨론이랑 천외천 레온느 더 킹…… 길드 세력은 얘네 뿐이고, NPC 소속 출신은 붉은 마탑주 수제자 정도?
-붉은 마탑주 제자? 시아나? 걘 레피아스랑 비슷하잖아.
-시아나는 사실상 제외한다 치면 바벨론, 천외천, 레온느 뿐인데…… 이게 일대일만 가능한 게 문제네.
-다른 10대 길드나 직속 제자는 언제 오냐? 속 터지네 진짜.
-월퀘가 워낙 갑자기 열렸잖슴. 심지어 하루 만에 이런 진행도는 지금까지 없었으니 걔네도 당황스럽겠지.
하지만 상황판단을 빠르게 했다뿐이지, 막막한 건 매한가지였다.
레피아스조차 10분을 채 버티지 못한 놈이다.
그런 놈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의심되었던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원망할 대상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마침 과녁이 되어줄 곳이 하나 있었다.
-얘들아 뭘 복잡하게 생각해. 저거 봉인된 놈이잖아. 애초에 봉인 깬 게 누군지 잊었음?
-해링턴 트롤쉑.
-오늘부터 어니스트 불매 운동한다.
-월드 퀘스트 실패하면 어떻게 됨?
-어떻게 되긴, 바로 본 대륙에 저 괴물이랑 잊혀진 왕 손 잡고 뛰어드는 거지. 랜덤으로 떨어지니까 난리 날 듯?
-어니스트 X됐네 ㅋㅋㅋㅋㅋㅋ 봉인 푼 거 쟤네인 거 알게 되면 제국에서 가만히 둘 리가 없을 텐데.
-10대 길드 한 자리 비겠네 ㅋㅋㅋㅋ 해링턴 그동안 즐거웠다.
콰앙!
“이런 젠장!”
커뮤니티를 보던 해링턴이 책상을 쾅 내려쳤다.
‘내 잘못 인정해. 잘못 맞아. 그런데 왜 죄다 내 잘못으로 되어있는 거냐고!’
해링턴은 억울했다.
자신이 봉인의 문을 연 건 맞지만, 애초에 저토록 중요한 봉인이면 잘 지켜야지 수호자가 왜 자리를 비우고 난리란 말인가.
그리고 참사율이 급격하게 오른 것도 자신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아니 그리고 참사 재현율은 처음부터 빨리 올랐잖아. 왜 그것까지 나한테 그러는 거야?’
이건 그냥 화살받이 하나 만들어두는 작업이었다.
혹시나 월드 퀘스트가 실패했을 때, 모든 책임을 감수할 희생양이 있어야 제국에든 유저들에게든 할 말이 있을 테니까.
‘이대로 가다간 내가 다 뒤집어쓰고 나락으로 빠진다.’
우스갯소리로 떠드는 10대 길드 해체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제국의 영향력은 그 정도로 강대한 것이니까.
제국민들이 수없이 죽었는데 본보기로 자신들을 감옥에 가둬놓거나 척살할지 어찌 안단 말인가.
-지금 참사 재현율 70퍼임. 미쳤네 진짜 ㅋㅋㅋㅋㅋ
-? 설마 누가 또 들어감?
-꼭 하지 말라는 짓 하는 새X들이 있잖아. 어차피 성과도 못 낼 거 궁금하게 들어가는 듯.
-뒤늦게 10대 길드들이 통제하고 있긴 한데 그거 아니어도 재현율 올라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중.
-야, 70퍼 찍히니까 저거 더 튀어나오는데? 이제 몸뚱어리도 반쯤 나왔음. 크기가 뭔…… 20M는 넘은 거 같은데 이미.
-아니 아무나 잊혀진 왕 공략 좀 해봐.
-ㄹㅇ 이러다가 X될 거 같음. 저 괴물 나오면 둘 다 상대해야 하는데 감당되냐?
-아오, 돌겠네.
‘……아직 다들 포기는 안 했군.’
그나마 다행인 건 유저들이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월드 퀘스트를 성공시켜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링턴, 그는 데스 페널티 때문에 접속이 안 되고, 10대 길드들은 시간이 걸린다.
만에 하나 녀석들이 오기 전에 저 괴물이 깨어나면 끝이었다.
속이 타들어 가서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보았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게 없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어? 야, 아더 입장한다.
-헐, 진짜네. 너무 성급한 거 아닌가?
-ㄴㄴ 현실적으로 지금 가장 가능성 큰 게 아더긴 함. 악 타입 하드 카운터잖아. 고유능력으로 신체 부위 하나만 자르고 죽어줘도 개꿀임.
-어? 뭐야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데?
더 킹의 마스터.
명실상부 최강의 성기사인 아더의 입장 소식이 알려졌고,
-미친, 10분 기록 깨짐.
레피아스 이후로 아무도 10분을 넘기지 못한 기록.
그리하여 마의 10분이 된 기록이 처음으로 깨져나갔다.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었다.
-20분 경과함.
-24분…….
-25분 미친…….
-와, 미쳤다 벌써 30분 버텼는데?
[잊혀진 왕이 2페이즈에 돌입합니다.]-미친!!! 1페이즈 뚫었다!!
-와아아!!
-외쳐, 갓 아더!!!
-아더! 아더! 아더! 아더!
‘제발, 제발…….’
자존심이고 뭐고 어느새 자세를 바로잡고 기도하고 있는 해링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