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67)
제267화
267화.
띠링-
[아르니스 제국에 ‘제국 퀘스트’가 열립니다.] [황제, ‘바하룬 드 아르니스’가 제국의 모든 유저들에게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을 의뢰합니다.]…….
[제국 퀘스트를 연 유저는 ‘카이저’님입니다.]“이야, 행동력 빠른 것 보소.”
-리자리자.
황성을 나오자마자 반겨주는 알림에 도현이 피식 웃었다.
맞장구를 치는 엘리자의 머리를 검지로 쓰다듬자니 황제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뭐라. 지금 심연이 있다 했는가.
-예, 폐하. 심연을 본 딴 석상이 열 개가 넘었으며 심연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본 그것은…… 공략대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 잊혀진 무덤 안에 심연의 마수가 있었다 하니, 같은 기운을 내는 미궁에 심연의 흔적이 있는 것도 이상할 건 없겠지.
불쾌한 듯 괴던 손으로 턱을 쓸어내린 황제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짐의 제국에 불경한 것들이 버티는 꼴은 못 보겠군. 자네의 말을 참고하여 사도들에게 공략 의뢰를 걸겠다.
-……감사합니다.
-단, 그대가 따로 한 가지 해주었으면 하는 게 있는데. 들어보겠나?
-물론입니다.
그걸로 회상은 끝이었다.
누가 거침없는 거로 유명한 황제 아니랄까 봐, 저러고 나오자마자 바로 제국 퀘스트를 열어버린 것이다.
다만, 모든 사도가 참여할 수 있는 퀘스트는 아니었다.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등급 : 제국 퀘스트
-설명 : 어느 날 제국에 돌연 나타난 불허(不許)의 미궁.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제국에 위험을 끼칠 만한 것을 가만히 둘 수 없던 황제가 자격이 있는 사도들에게 미궁의 공략을 의뢰한 바이니.
황제의 뜻에 따라 미궁을 공략해내자.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 (0 / 1)
-클리어 시 보상 : 30,000골드, 많은 경험치, 공략 랭킹에 따른 차별 보상 지급.
-실패 시 리스크 : 제국 퀘스트 삭제 및 황제의 호감도 하락.
[참여 조건 : 황제에게 참여를 인정받은 자, 황실 기사단의 자격 시험을 통과한 자.] [제국 퀘스트 참여 마감까지 : 3일]‘황제에게 참여를 인정받는 건 나뿐일 거고.’
후자의 경우 최소 만렙을 달성한 유저일 게 뻔했다.
아마 그중에서도 상위권의 유저들만 출입을 허가할 터.
아무나 다 출입하게 하면 혼란스럽기만 하니, 확실한 강자로 공략대를 편성하겠다는 황제의 뜻이었다.
‘그게 맞긴 하지.’
저렇게만 해도 상당한 수가 참여할 테니 말이다.
어쨌든 이로써 고민하던 건 해결되었다.
상위권의 유저들이 함께 공략한다면 굳이 도현이 따로 공략대를 모집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걸 얻으려면 오히려 따로 움직이는 게 더 편해.’
그뿐이랴.
도현에겐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퀘스트가 하나 더 있었다.
[황자의 병]-등급 : 돌발 퀘스트
-설명 : 2황자 이든 드 아드니스는 원인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다.
제국의 내로라하는 의원이 들렸으나 원인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으며, 대륙을 뒤져봐도 병을 고칠 방법은 없었다.
유일하게 황금만이 병세가 심해지는 걸 미약하게나마 억누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
하여 황제는 자신이 조사하지 못한 유일한 장소인 불허(不許)의 미궁에 무언가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단서가 될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자.
-2황자의 병의 단서 (0 / 1)
-클리어 시 보상 : 특수 이벤트 발생, 10,000골드, 많은 경험치, 연계 퀘스트 발생
-실패 시 리스크 : 특수 이벤트 삭제 및 황제의 호감도 하락.
마지막 순간, 알현실을 떠나려는 도현에게 황제는 퀘스트를 맡기며 신신당부하였다.
-다른 이에겐 말하지 말고, 자네 혼자 조사해왔으면 좋겠군. 사도든 자국민들이든 모두 포함해서 말일세.
그 말을 떠올리며 퀘스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도현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음, 이렇게 되면 황제는 심연과 연관이 없는 건가?’
황성의 복도가 모두 황금으로 번쩍거리는 이유도 사치가 아닌 2황자의 병세가 심해지는 걸 막기 위함인 듯 보였으니 말이다.
심연 얘기를 할 때도 찔리기보단 불쾌하단 반응이었기도 하고.
‘정황상 2황자가 의심스러운 거 같기도 하고…… 스읍, 1황자도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는데.’
대체 어딜 그리 싸돌아다니는지 통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상념에 젖어있을 때였다.
웅성웅성-
평소와 비교해도 유독 북적이는 도시의 모습이 엿보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유저들이 흥분에 찬 얼굴로 쑥덕거리고 있었다.
“와씨, 제국 퀘스트 무슨 일?”
“미쳤다 진짜. 월드 퀘스트에 이어 제국 퀘스트까지 하게 되는 거임?”
“야, 근데 입장 조건이 좀 빡세보인다. 황실 기사단한테 합격 받으려면 사실상 랭커들만 참여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아…… 맞네.”
불쑥불쑥 들리는 자신의 이름에 도현이 멋쩍은 표정이 되었다.
월드 퀘스트 이후 유명세가 짙어지고 있는 판이었는데, 이젠 뭐 어딜 가도 자신 얘기뿐인 듯했다.
-케헴!
-리자리자!
“……왜 니들이 뿌듯해하냐?”
-주인의 유명세는 곧 우리의 유명세 아니겠어? 케륵!
-리자!
가슴을 펴고 엣헴! 하고 있는 두 녀석을 보며 도현이 고개를 저을 때였다.
“그런데 진짜 대박이지 않냐? 시나한테 이긴 것도 그렇고, 요 며칠 사이 대체 대형사고를 몇 개를 치는 거냐.”
“야야, 조심해라. 괜히 얘기 꺼냈다가 암살당할라.”
“그래 봐야 카이저 미만 잡인 놈이 무슨. 내가 뭐 없는 말 지어낸 건 아니잖아?”
제국 퀘스트 얘기 사이로 끼어든 얘기에 도현의 입이 닫혔다.
‘……시나를 잡아?’
그건 좀 전의 일인데, 저들이 어찌 알고 있단 말인가?
친구창을 통해 메시지가 날아온 건 그때였다.
[아스트 : 야 인마! 너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아스트 : 제국 퀘스트도 황당한데 시나를 잡아? 대체 어떻게 한……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아스트 : 이해가 안 되는 것투성인데 일단 넘어가고. 제국 퀘스트 때 조심해라.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아.] [아스트 : 네가 시나를 잡는 바람에 10대 길드 놈들의 적대심이 강해졌어. 미궁 안에서 어떻게 나올지 몰라.] [아스트 :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나도 참여하니까 필요하면 말하고.]“어우…….”
폭풍처럼 쏟아지는 메시지의 향연.
뎀로크 때 꾸꾸한테 잔소리폭탄마라고 불렸던 짬 어디 안 가는지 여전했다. 그래도 덕분에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는 알게 되었으니 고마운 일이었다.
적당히 알겠다고 답한 도현이 커뮤니티를 살폈다.
‘역시, 누가 소문을 퍼트렸네.’
아니나 다를까, 온통 시나와 싸운 얘기뿐이었다.
증거라며 올라온 사진을 보니 적당히 법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잘 커버한 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숨어있던 유저가 있었나? 처음 싸울 때만 해도 아무도 없었는데…… 지나가다 보고 숨은 유저일 수도 있겠어.’
아무래도 너무 진리의 눈만 믿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 같다.
비록 희대의 사기 특성이기야 하지만, 진리의 눈이 꿰뚫어 보는 건 어디까지나 시스템적으로 숨겨진 것일 뿐.
지형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까지 보지는 못하는 것이다.
‘앞으론 주의해야겠어.’
쯧 혀를 찬 도현이 퀘스트창을 닫았다.
놈들의 적대심을 키우긴 했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다.
‘시나를 잡은 거야 어차피 알려졌을 일이고.’
10대 길드뿐만 아니라 많은 랭커들이 참여하는 무대.
놈들에겐 자신도 중요하겠지만, 분명 무대의 주연이 되는 걸 노릴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경계하니 더욱 자신들의 우위임을 증명하려 애를 쓸 터.
‘주연? 너희가 해.’
도현이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렸다.
‘너희가 그래 줄수록 내가 편해지니까.’
놈들이 시간을 벌어준 사이 원하는 것만 챙기면 장땡이었다.
씨익 미소 지은 도현이 발길을 돌렸다.
지금 할 일은 하나였다.
‘솔플 되는 던전이 저쪽이랬지.’
공략까지 남은 3일 동안 최대한 성장해두는 것.
폭업의 순간이 도래했다.
* * *
그렇게 시간이 흘러 3일 후.
밤이 지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해가 화창하게 떠올랐을 시각.
“와…… 10대 길드들 모여있는 것 봐.”
“저게 다 몇 명이야?”
“10대 길드한테 가려서 그렇지, 저기 보이는 유저들 다 알아주는 유저들이잖아.”
남쪽 숲 깊은 곳에는 유독 많은 인원이 밀집되어있었다.
그 수만 족히 만 명이 넘어갈 지경.
“최소 만 위 안으로 3천 명은 꼽았을 텐데 당연하지.”
“어떻게 던전 공략 멤버가 3천 명?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몰래 입장하면 안 됨?”
“그랬다간 황제한테 찍혀서 꼬접해야 할 걸. 저기 입구에 서 있는 감시관들이 명단 들고 있잖아.”
“아하. 그럼 깔끔하게 포기.”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에 참여하는 이들과 구경하는 유저들이 모인 결과였다.
개중에는 월드 퀘스트 때 참가하지 못한 이들도 있었기에 흥분에 차 있는 유저들이 북적였고, 남쪽 숲은 오늘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10대 길드가 넷이라…… 이쯤 되면 신대륙에 있는 게 손해 같군.”
“요즘 워낙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니 말이야.”
“녀석들 배 좀 아프겠는데.”
낄낄거리는 레온을 보며 데미안은 입을 다물었다.
저 말이 썩 고깝게 들리지가 않았다.
신대륙에 있으면 손해? 차라리 제국에 있는 게 유리하다?
‘고작 한 명 때문에 10대 길드의 균형이 흔들리는 꼴이라니.’
언제부터 10대 길드가 다른 이들에게 휘둘리고 살았단 말인가.
갓오세의 정점에 군림하는 게 10대 길드다.
다른 유저들에게 영향력을 끼쳐 따라오게 만들어야지, 영향받아 허덕이는 게 말이나 된단 말인가.
‘이건 사명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우리가 우위임을 우매한 유저들에게 알려야 한다.’
더는 허튼소리가 나오지 않게.
결국, 10대 길드가 최강이구나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평화롭지만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의 모집 기간이 끝났습니다.] [제국 퀘스트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이 시작됩니다.] [불허(不許)의 미궁에 입장하시겠습니까?]“들어가도록 하지.”
“좋지.”
비릿한 미소를 품는 순간 떠오른 메시지에 데미안은 망설임 없이 발을 뻗었다.
데미안과 레온을 선두로 샤오가 흥 코웃음을 치며 들어갔고,
“……최대한 따라붙자. 허튼짓을 하는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보고해.”
“예, 마스터.”
그들을 감시하듯 흘겨보던 아스트가 짧게 명령하곤 뒤따라 들어갔다.
그렇게 10대 길드 네 곳이 입장하자, 대기하던 수천 명의 랭커들이 줄줄이 소시지처럼 입장했다.
“와아아! 공략 시작된다!”
“라방 켜주겠지? 제발 켜줬으면 좋겠다!”
“이럴 때가 아니야. 빨리 접속 종료해!”
“그런데 카이저는? 왜 카이저는 안 보이냐?”
“어? 그러게. 인파 사이에 껴있었나? 못 본 거 같은데.”
“뭐 카이저인데 알아서 하지 않겠냐. 제국 퀘스트 연 장본인이잖아.”
공식적으로 불허(不許)의 미궁 공략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저들의 말대로 카이저는 입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다만, 그 장소가 숲이 아닌 대장장이 공방일 뿐.
“왔는가. 어서 받게나.”
“딱 알맞은 때에 완성되었군요.”
“자네가 황제께 의뢰를 받았다고 하여 무리 좀 했지.”
부피가 큰 상자를 건네는 아트람은 주름진 얼굴로 아이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보다 뿌듯할 수는 없다는 듯이.
어서 열어보라는 듯 재촉하는 눈길에 상자를 연 도현의 눈이 커졌다.
그 반응에 더욱 신이 난 듯 물어온다.
“어떤가?”
“……이건 솔직히 놀랐습니다.”
“흐흐, 당연히 그러겠지. 나조차 놀랐으니 말이야. 단언컨대 확실하게 답할 수 있네.”
도현의 솔직한 감탄에 아이 같던 미소는 어디 가고 아저씨처럼 웃음을 흘린 아트람이 확신 어린 어조로 덧붙였다.
“내 희대의 역작이라고.”
도현은 부정하지 않았다.
[명장(名匠), 아트람이 걸작을 넘어 역작을 만들어냈습니다.] [아트람이 오랜 한을 풀어냅니다.] [모험의 서에 기록됩니다.] [타이틀 ‘시작부터 호감도 맥스?’의 효과로 호감도 상승이 증폭됩니다.] [아트람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기대 이상이야. 빨리 써먹어 보고 싶어 죽겠을 정도로.’
머리 위로 떠 오른 문구가 저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미궁에 들어갈 순간이 너무 기대되었다.
한편 도현이 어서 미궁에 들어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 하고 있을 때.
타박.
남쪽 숲 깊숙한 곳.
유저들이 모두 떠나고 한적한 미궁 입구 앞으로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흐음…….”
170cm의 여성치고 큰 키.
칠흑처럼 새카만 긴 생머리에 검은 눈.
도복과 원피스가 섞인 듯 살랑거리는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은 사람의 위에 군림하는 듯한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회담에 가니 끝나있더니 이번에는 파리 한 마리 돌아다니지 않는구나.”
아무래도 또 지각한 모양.
이번에는 길을 세 번밖에 잃지 않았는데 그 잠깐을 기다리지 못하다니.
“기다림의 미학도 모르는 것들이란.”
쯧 혀를 찬 여인이 고고하게 허리를 펴곤 입구에 발을 들였다.
그러자 여인의 신형이 사라졌다.
10대 길드 천마신교(天魔神敎)의 교주, 천마(天魔)가 아무도 모르게 미궁에 참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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