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70)
제270화
270화.
[카이저랑 10대 길드랑 제대로 맞붙었다!!]갓오세 홈페이지에 갑작스레 올라온 게시글.
└? 그게 무슨 소리?
└카이저랑 10대 길드가 갑자기 왜 붙어?
└설마 시나 잡은 거 얘기하는 거? 그건 근데 어떻게 잡았는지 이긴 게 맞는지 사진뿐이라 판단하기 솔직히 애매하잖아.
└아직도 이 악물고 부정하는 놈이 있네 ㅋㅋㅋㅋㅋ 10대 길드 [ 카이저 정설이라니까?
└그건 그냥 하는 소리고. 그걸 믿냐;; 10대 길드가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ㄹㅇ;; 아예 멸살도 카이저한테 진다 하지?
화제 치트키 카이저와 10대 길드를 모두 쓴 만큼 순식간에 댓글이 올라왔다.
조회 수도 순식간에 치솟아 수만 명이 넘어갈 정도.
└아니 그래서 저게 무슨 소리인데?
└무슨 소리긴 어그로지 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믿냐.
하나 대부분이 부정하는 의견이었는데, 그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병X들아. 카이저랑 10대 길드랑 진짜 붙고 있음.
-아니 구라가 아니라 진짜라니까?
-지금 미궁 완전 팝콘 각 ㅋㅋㅋㅋㅋㅋㅋ
-? 10대 길드랑 카이저가 갑자기 왜 붙는데.
-뭐가 진짜야? 붙었다고만 지껄이지 말고 누가 상황 설명 좀.
한 명이 아닌 불특정다수가 사실임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에 흥미가 커진 네티즌들이 아우성을 지르자 깔끔하게 상황을 요약한 스피드X건이 나타났다
-황제가 제국 퀘스트 열어서 지금 난리 난 거 알지?
└ㅇㅇ알지.
└잘하면 황제랑 친분 제대로 쌓을 수 있는 기회라 지금 난리잖슴.
-맞음. 그래서 공략 점수가 존X 중요한 상황이라 레온느 길드랑 이지스 길드가 연합해서 보스 트라이하고 있었는데 어그로가 잠깐 튀었나 봄. 그때 마침 지나가던 카이저가 실수로 그거 잡아서 막타 침. 그렇게 시비 붙었는데 카이저 노빠꾸로 덤비라고 시전.
└ㅁㅊ…….
└배짱 지린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돈 돼야 신이라고 불리는구나.
└??? : 저는 파티에서 탱커를 맡고 있습니다.
└아 ㄹㅇ 탱커였누 ㅋㅋㅋㅋㅋ 어그로 씹상타치.
└간디도 못 참는 어그로 실력……. 그는 탱커의 신인가?
그에 폭발적인 반응이 튀어나오는 건 당연지사.
웃음바다가 된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주제는 점점 둘 중 누가 이길까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10대 길드가 괜히 10대 길드냐. 샤오는 솔직히 암살자라 무력은 약했고, 운 좋게 기습 실패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지스랑 레온느면 말이 다르지.
-응, 카이저가 다 이겨~
-아오. 카퀴들 좀 닥치셈.
-카퀴? 카신교님들! 여깁니다! 여기 이단자가 있어요!
-이게 1대1이면 모르겠는데 이건 뭐 결투라기보단 척살에 가까워서 사실상 무조건 지지 않냐?
-ㄹㅇ;; 카이저가 진짜 신도 아닌데 어떻게 이걸 이긴단 말이 나오냐.
-심지어 만렙도 아님 ㅋㅋㅋ
이 소식은 금방 커뮤니티를 넘어 곳곳으로 퍼졌고, 갓오세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귀에도 들어왔다.
그 귀 중에는 데미안 알렉산더 또한 있었다.
-……이런 상황입니다, 마스터.
“그래. 수고했다. 계획대로 잘 되었군.”
부하의 보고에 비릿한 미소를 머금은 데미안이 고개를 들었다.
[봉인에서 깨어난 재앙, ‘히모스’를 처치하였습니다.] [마지막 일격을 가해 높은 공략 점수가 주어집니다.] [재앙의 정수를 획득합니다.]거대한 방패를 내리자 처참하게 도륙된 재앙의 시체가 드러났다.
강력한 공격력과 날렵한 움직임이 특징인 늑대형 마수였지만, 공략대에 치명적인 피해는 거의 없었다.
“과연 마스터…….”
“다른 길드는 탱커들이 찢겨나간다는데 마스터가 어그로를 맡아주니 확실히 안정성이 다르네.”
“괜히 탱커의 아버지겠냐.”
이지스 길드원들은 대다수가 탱커들.
유저들의 눈에 존경심이 피어오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방패를 집어넣자 조심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그런데 마스터.
“말해라.”
-봉인에서 깨어난 재앙을 소비한 것은 조금 과한 게 아닐까요? 명분을 만들려면 다른 방법도 많았을 텐데…….
합당한 의견이었다.
저 봉인에서 깨어난 재앙이라는 마수들은 이번 미궁 공략에 큰 점수를 기여하는 듯했으니까.
그것을 그저 툭 건드리는 것만으로 잡게 해준 건 큰 낭비이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말이 있는데 한국에 이런 말이 있다더군.”
-……무엇입니까?
“육참골단(肉斬骨斷).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
-아.
놀란 기색이 담긴 목소리에 데미안이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뱀처럼 싸늘한 미소였다.
“재앙? 분명 아주 중요한 요소인 건 맞아. 공략대에 비해 수가 적으니까. 하지만 하나는 아니다.”
반면에 카이저는 하나다.
그렇기에 이만한 손실은 감수해야 했다.
재앙을 스틸했다는 정도의 명분이라면 이쪽에서 무슨 짓을 저질러도 그럴 만하다고 받아들일 테니까.
동시에 사람들은 체감하게 될 것이다.
“확실하게 각인시켜줘야지. 우리한테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리 희망을 품던 카이저가 어떻게 끝나는지.”
-과연…… 대단하십니다.
진심으로 감복해 하는 목소리에 조금의 우려가 깃들었다.
-저…… 한데 그에겐 무기고의 주인이 있지 않습니까? 바벨론이 나서면 부마스터들로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걱정 마라. 그쪽은 이미 손을 봐뒀으니.”
-앙숙이라면…… 혹시?
“그래.”
데미안이 음흉한 눈으로 뒤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녀석들도 우열을 가릴 때가 되었지.’
천외천과 바벨론.
오랜 앙숙 관계였던 두 곳인 만큼 부딪힌 적도 많고, 시비가 붙은 적도 많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결판이 난 적이 없었다.
10대 길드에 위치한 그들은 불문율 때문에라도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주어졌다.
‘어디 한 번 제대로 날뛰어봐라. 샤오.’
* * *
“젠장…….”
아스트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그의 앞에 보이는 건 날개를 편 페가수스를 타고 공중을 활보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갈색 머리를 비녀로 꽂은 여인, 샤오가 눈이 마주치자 히죽 비웃는다.
“기쁘지가 않은가 봐? 난 신나는데. 이제야 재수 없는 네놈 짓밟을 기회가 생겨서.”
“……데미안이 보냈냐?”
“흥, 내가 뭐 개야? 보내면 가게. 뜻이 맞으니 힘을 합친 거지.”
“불문율을 만든 것도 데미안인 걸로 아는데.”
“어머, 아마추어처럼 왜 그래? 반 이상이 동의하면 예외적으로 무시할 수 있다는 것도 몰라?”
……반 이상?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이는 샤오를 보며 아스트는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이거, 아무래도 생각보다 더 계획적으로 돌아가는 거 같은데.’
과반수가 참여했다는 건 10대 길드 중 최소 다섯 곳이 동의했다는 뜻.
세 곳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두 곳이 더 있었을 줄이야.
‘하여튼 적도 많다 이 새끼야.’
내내 꿈쩍도 안 하던 것들이 카이저 때문에 이리 똘똘 뭉친 꼴을 보니 다른 의미로 대단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뭐…… 명분도 이쪽에 있으니 망설일 게 뭐가 있겠어?”
“……명분?”
뭔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듯 대꾸하자 샤오의 얼굴에 깃든 비웃음이 한층 짙어졌다.
“돌아가는 상황을 그리 몰라서야……. 쯔쯧.”
“……대답이나 해. 빙빙 말 돌리지 말고.”
“네 그 잘난 친구가 이지스와 레온느 길드 연합이 잡던 보스를 스틸해서 말이야. 특성까지 잘못 발동돼서 간부들도 몇 죽었다던데? 어우, 이건 나라도 못 참…… 표정 펴. 죽여버리고 싶잖아?”
아스트의 얼굴이 싸늘해지자 샤오가 눈을 찌푸렸다.
하나 도발에도 아스트는 굳이 답하지 않았다. 저런 거에 일일이 반응할 정도로 차분한 상황이 아니었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그래서 저렇게 총 전력을 이끌고 왔구만.’
힐끔 위를 보자 샤오의 뒤로 백마를 탄 백여 명의 군단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에 빼곡하게 늘어진 500명은 가뿐히 넘어가는 병력.
이번 미궁의 입장 인원이 3천 명 남짓인 걸 생각하면 아주 싹싹 긁어모아 왔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척, 척, 척, 척.
아스트의 등 뒤로 수백 명에 달하는 길드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자 임무를 맡고 있던 이들이 연락을 받고 급히 복귀한 것이다.
“니들 하는 짓이 영 찜찜해서 나도 나름 긁어모아 왔거든.”
“……하여튼 쓸데없는 감만 좋아서는.”
쯧 혀를 차는 샤오였지만 이내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뭐, 이 정도야 예상했어. 오히려 좋지. 이 정돈 되어야 져도 나중에 딴소리 안 할 거 아냐?”
“하, 자신은 있고?”
“없을 건 뭐람.”
지면에서 올려다보며 어깨를 푸는 아스트와, 페가수스에 탄 채 천천히 봉을 꺼내 드는 샤오.
서로 으르렁거리던 그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 직후.
히이잉-
쑤욱-
[신수, ‘무기를 삼키는 환수’가 +15 극진태황검을 삼켰습니다.] [조합을 시작합니다.]페가수스가 힘찬 울음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아스트의 양옆으로 거대한 아가리가 벌어지며 무기를 삼켰고.
[+15 ‘하늘을 찢는 중력분쇄기’가 완성됩니다.] [고유 능력 ‘무기 업그레이드’를 발동합니다.] [일시적으로 무기의 강화가 +1 상승합니다.]공중으로 뛰어오르자 아가리에서 내뱉어진 무기가 아스트의 양손에 쥐어졌다.
그와 동시에 냅다 무기를 휘두르자,
콰아아아앙-!
히이잉-!?
“으아아악!”
“규, 균형 잡아!”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충격파……!”
굉음을 내며 폭발한 충격파가 공중에 떠 있는 백마군단을 휩쓸었다.
무기의 수식어처럼 하늘을 찢은 듯한 기이한 흔적.
“하여튼 저 무식한 새끼 딜만 더럽게 세서는…….”
간신히 그 범위에서 벗어난 샤오가 눈살을 찌푸렸다.
[하늘을 찢는 중력분쇄기의 기운에 휩쓸려 당분간 중력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하늘을 나는 백마가 몸이 무거워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없습니다.]“이, 이게 뭐야!?”
“이렇게 되면 자리를 이렇게 잡은 게 오히려 악효과잖아.”
“샤, 샤오 님. 죄송합니다.”
이게 저 재수 없는 놈의 능력이었다.
즉석에서 상대에 맞춰 적합한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희대의 사기 신수.
그리고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고유능력과 자본력.
‘하여튼 언제 봐도 마음에 안 들어.’
저 능력 때문에라도 세간에서는 천외천이 바벨론에게 밀린다는 평이 많았다.
그게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쪽이라고 그런 능력 하나 없는 줄 아는 게 웃기다니까?”
이쪽도 얼마든지 대응책이 있는데 말이다.
따악,
히이잉-!
샤오가 가볍게 손으로 딱 소리를 내자 페가수스의 날개에 찬란한 빛이 깃들었다.
[페가수스가 정화의 날개를 펼칩니다.] [같은 종족에 한하여 일시적으로 디버프 효과를 모두 무시합니다.]“어?”
“됐다! 다시 떠오른다!”
그러자 백마들이 언제 떨어졌냐는 듯 다시 힘차게 위로 날아올랐다.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착지한 아스트가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
‘골치 아프게 됐네……. 이러면 장기전이 될 텐데.’
객관적으로 화력은 이쪽이 유리하지만, 저 귀찮은 공중전이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싸움이 길어질 수밖에 없게 되고 공격이 누적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 결국 불리한 건 이쪽이다.
그리고 샤오가 노리는 것도 그거였다.
“마음이 급해 보이네? 뭐 갈 곳이 있나 봐?”
“…….”
“나한테 집중해줬으면 좋겠는데.”
바벨론을 묶어두기만 해도 손 안 대고 카이저를 잡는 것에 성공할 테니까.
괜히 마스터들이 직접 나설 것 없이 길드원 선에서 처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그게 더 압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괜한 논란에 휩쓸리지 않을 테니까.
“끔찍한 소리 하지 마라. 네년 얼굴을 보면 역겨우니까.”
“어디 가서 꿇릴 외모는 아닌데?”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덤비기나 하…….”
“?”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아스트가 말하다 말고 멈칫했다.
그리곤 누군가와 귓속말을 하는 듯 중얼거리더니 이내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린다.
‘뭐야, 왜 갑자기 웃고 난리야? 기분 나쁘게.’
자신을 앞에 두고 한눈을 판 것도 기분 나쁜데 웃어?
눈살을 찌푸린 샤오가 뭐라 한마디 하려던 때였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오늘 끝장을 보자.”
“……갑자기 뭐 잘못 처먹었어? 징그럽게 눈을 반짝여?”
“굳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알아듣게 말을 해.”
“내가 친구가 카이저 뿐은 아니라서 말이야.”
다른 데서는 영 신뢰가 안 가는 녀석이지만, 이 분야에서만큼은 이보다 믿음직한 전문가가 없지.
그리 말을 덧붙인 아스트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무기를 쥐었다.
그리고 그 시각.
[아스트 : 믿을만한 놈 하나 간다.] [아스트 : 곧 도착할 거야.]“……?”
이해할 수 없는 귓속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도현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곧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것 봐라?’
친구 목록에 있던 하나의 이름 옆에 초록불이 번쩍이고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