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297)
제297화
297화.
-내 주인이지만 진짜 대단하다. 뽑기 하나 하겠다고 저 역겨운 놈들을 잡아?
-리자리자…….
-주군의 굳은 의지에 늘 감탄하는 바이네.
-사실상 네가 다 잡았는데?
-…….
좀 전의 기억이 떠올랐던 걸까.
순간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찰리가 입을 뻐끔거리다 다물었다.
더 말해 봐야 안 좋은 기억만 떠오를 뿐이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질린 기색을 표하는 가디언들이었으나 도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럴 겨를이 없었다.
‘아아…… 이 영롱한 생김새.’
그러기엔 세 장의 카드팩이 너무도 아름다웠으니까.
당장 눈앞에 뽑기권이 세 장이나 있는데 다른 곳에 한눈을 판다?
그건 신성한 뽑기에 대한 모욕이다.
뽑기 갤러리 명예 회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그럴 수는 없지.’
누구보다 카드깡에 진심인 도현으로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흔들림 없는 시X스처럼 굳은 의지를 담은 눈으로 카드팩들을 보던 도현이 손을 뻗었다.
[가디언 ‘찰리’의 랜덤 스킬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도현은 냉면 속 계란을 마지막에 먹는 사람.
역시 처음엔 가디언들부터 쓰는 게 맞았다.
-주군?
많은 고생을 했던 찰리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기사 직업 특성상 지하드 저놈보단 꽝이 걸릴 확률이 적었으니. 안전빵으로 기분 좋게 시작해야 뒤의 흐름도 좋은 법이지 않겠나.
‘늘 고맙다, 찰리.’
너의 희생…… 아니, 충심은 잊지 않으마.
영문도 모르고 충심을 인정받은 찰리를 뒤로하고 카드팩을 찢은 순간.
파앗-!
화려한 빛무리가 시야를 물들였다.
그리고 그 위로 떠오른 일곱 장의 카드.
[진리의 눈이 발동됩니다.]곧이어 보이기 시작하는 뒷면의 색에 도현이 눈을 부릅뜨고 집중했다.
‘떴냐? 떴어?’
왼쪽부터 살펴본 카드의 색은 똥색이었다.
똥색 2장, 은색 3장, 노란색 1장.
그리고…….
“우와아아아!! 와아아!!!! 와아아아!!”
마지막 한 장을 본 순간, 도현이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감탄을 넘어 고함을 지르며 방방 뛰고 있는 몸. 흥분으로 번들거리는 눈동자. 파르르 떨리는 눈가와 손.
-코, 콧구멍이 벌렁거리고 있어!?
-오오!
-리, 리자!
이 모든 것들이 말하고 있었다.
무언가 엄청난 게 떴다고.
그리고 그런 가디언들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화, 황금!’
마지막 한 장이 뿜어내는 색은 찬란한 황금빛.
즉, 전설 스킬 카드였다.
안전빵이라고 생각했던 찰리의 스킬 카드가 잭팟이 터지고 만 것이다.
‘기사 전설 스킬이 뭐가 있었지?’
기사 직업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게 전설급 정도 되면 말이 달라진다.
도현에게 전설급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었고, 모든 전설급 스킬을 그림의 떡 다루듯 시시때때로 확인하며 부러워했으니까.
당장 떠오르는 기사의 전설 스킬만 해도 다섯 개는 되었다.
일전에 잊힌 왕의 썩어 버린 육신이 사용하던 기사의 유일한 전설급 광역기인 로얄 스매쉬부터 각종 사기급 버프 스킬과 방어 스킬까지.
‘광역기는 생겼으니 로얄 스매쉬보단 버프나 방어 스킬이 쓸 만하겠는데.’
방어를 높여 주는 버프 스킬은 많지만, 확실한 방어 스킬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후자가 더 나을 터.
아니, 사실 이런 걸 가리는 건 의미가 없었다.
전설급인데 뭐든 다 좋으면 좋았지, 안 좋은 건 없을 테니까!
‘간다!’
그렇게 힘차게 카드를 뽑은 순간.
파앗-!
찬란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고, 이내 경쾌한 알림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전설 스킬, ‘최후의 기사’를 획득하였습니다.]“어?”
동시에 도현의 입에서 다소 얼빠진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게 뜬다고?’
최후의 기사는 도현이 떠올렸던 다섯 가지에 포함되지 않는 스킬이었으니까.
성능이나 취급이 나빠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따지자면 전설급 중에서도 좋은 편이다.
[최후의 기사]-등급 : 전설
-제한 : 기사 계열
-설명 : 누군가를 지켜야 하는 것은 기사의 숙명.
그 숙명을 잃고 홀로 남은 기사의 다시 일어서려는 고고한 의지에 답하리라.
-효과 : 홀로 남았을 시 발동 가능하며 강한 의지와 힘을 얻게 된다. 시전자가 지켜야 할 무언가를 잃은 것에 비례하여 효과가 적용된다.
반대로 지켜야 할 존재가 있을 시 대상이 죽기 전까지 지키는 것과 관련된 모든 효과가 60% 증폭되고, 모든 능력치가 6% 상승한다.
‘딜러를 지키는 효과가 증폭되면서 본인도 강해지는 스킬.’
강력한 딜러와 함께할 때 이보다 좋은 시너지를 내는 스킬은 흔치 않았으니까.
대상이 죽기 전까지 발동된다는 점이 특히 사기였다.
‘딜러만 잘하면 상시 발동 버프나 다름없지.’
특히 맹약이나 수호의 갑옷 등.
지키는 쪽의 버프 스킬이 제법 많은 찰리에겐 딱이었다.
이런 효과가 부가 효과라는 걸 생각하면 벌써 사기의 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실상은 다소 애매했다.
‘첫 번째 효과가 좀 아쉽긴 해.’
최후의 기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홀로 남았을 때만 발동된다는 조건.
보통 두 번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한 딜러를 지키는 쪽의 스킬 셋을 갖춘 기사가 사용하는 스킬인 걸 생각하면 참 애매한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발동할 때가 되었을 땐 이미 게임이 끝난 상황이라 봐도 무방했으니까.
‘문제는 발동해도 적용되는 효과가 매번 다르다는 거지.’
강한 의지와 힘이라는 애매한 텍스트대로 발동했을 때 얻는 효과는 매번 달랐다.
시전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데, 이것까지는 신박한 컨셉이구나 하고 호의적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그 효과의 성능이 매번 다르다는 게 문제지.
‘심지어는 같은 시전자가 발동해도 다르게 적용되기도 한다던가.’
오죽하면 랜덤 가챠 스킬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긴 하나, 무려 전설급 스킬인 걸 생각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최후의 기사…… 감사합니다, 주군. 좋은 스킬이군요.
“……그래?”
-예, 이 은혜, 평생 곁에서 충심으로 갚겠습니다.
하나 그런 도현과 달리 찰리는 너무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눈시울마저 붉어져 있는 게 어딘가 찡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 본인이 좋아하면 됐지.’
앞서 말했듯 전설급이니만큼 나쁜 스킬도 아니고.
-키야~ 축하해, 찰리.
-리자리자!
-음! 고맙네. 자네도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걸세.
-그, 그럴까? 나 조금 기대해도 되는 거야?
녀석들의 대화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도현의 눈빛이 일순 변했다.
지하드 녀석도 저렇게 기대하는데 전설급 하나 뽑아 줘야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자신의 스킬도 전설급을 뽑는 것이다.
“그래,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오늘의 나는 평소와 다르다.”
무려 첫발부터 전설급을 뽑은 남자가 바로 자신이었다.
과연 히든 명당.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고개를 끄덕인 도현이 작게 심호흡을 했다. 눈마저 감으며 흥분된 숨을 고르던 도현이 눈을 번뜩 떴다.
[가디언 ‘지하드 블랙’의 랜덤 스킬 뽑기권을 사용합니다.]“전설 3개 가즈아!”
그러곤 힘차게 손을 뻗었고, 이내 눈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 * *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같이 멸망했다.
-오늘의 나는 평소와 달라? 어디가 객관적이었던 거야, 주인?
“…….”
-아이고, 이번에도 찰리만 좋은 거 주고~ 나느은~~ 또 영웅이고오~!! 아주 이 시대의 히어로야 내가.
-리자리자…….
토닥토닥 지하드를 위로해 주는 엘리자를 보며 도현은 끝내 시선을 돌렸다.
대놓고 비꼬는 지하드였으나, 이번만큼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영웅이라니…… 영웅이라니…….’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던가.
전설급 뽑아 준다던 당찬 포부와 달리 그 뒤로 연달아 영웅 등급을 뽑아낸 것이다.
그나마 자신의 경우엔 카드팩에 영웅급이 2장이라도 껴 있었지, 지하드의 경우 똥색 6개와 노란색 1개였다.
‘진리의 눈이 없었으면 가차없이 똥색이었겠지?’
무조건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뜩이나 찰리에게만 전설급 무기를 줘서 심통 나 있는데 스킬마저 찰리만 전설을 뽑아 주니 잔뜩 삐져 버린 지하드였지만.
-그래도 훌륭한 것을 얻었지 않나.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네.
-……그거야 맞지만.
-또한 자네는 이제야 겨우 마나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지 않나. 아마 지금 전설을 얻었다면 다시금 고통받았을 것이네.
-……그런가?
-음! 이번엔 영웅을 받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할 수 있지.
언제나처럼 유려한 말발로 지하드를 현혹하는 찰리에게 도현은 조용히 엄지를 들어 주었다.
굳건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찰리에게선 여왕 벌레를 잡느라 다소 딱딱해졌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저 충심으로 가득한 얼굴.
첫 전설 스킬은 그만한 위력이 있는 법이었다.
‘뇌룡강림 얻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긴 하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
그리고 찰리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다.
[언데드 무기 생성]-등급 : 영웅
-제한 : 네크로맨서 계열
-설명 : 언데드는 모두 과거에는 살아 있던 망자들.
진정한 지휘관이라면 자신의 군단에게 적합한 무기를 쥐여 줄 줄 알아야 한다.
-효과 : 언데드가 살아생전 다루던 무기를 기반으로 무기를 생성한다. 구현된 무기에 따라 지속 시간이 달라지며 무기 생성 시 마나가 소모된다.
군단장의 경우 보다 정교한 구현이 가능하며 마나 소모량이 상승한다.
-쿨타임 : 90초
‘이 정도면 선방했지.’
네크로맨서의 경우 직업 특성상 개똥 같은 영웅급 스킬이나 저주 스킬도 있는데, 군단 관련 스킬이 떠 준 거면 준수했다.
심지어 그게 무기 생성이라면 더없이 완벽하다 할 수 있었다.
군단의 전체적인 위력이 상승한 셈이었으니까.
이는 앞으로 늘어날 언데드들에게도 해당되는 걸 생각하면 지금은 이게 전설급보다 좋…… 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좋은 스킬이었다.
‘스읍.’
오히려 아쉬운 건 지하드보다 도현이었다.
[가속]-등급 : 영웅
-제한 : 무도가 계열
-설명 : 무도가는 가장 짧은 거리에서 싸우는 직업.
그만큼 빠른 속도가 생명이다.
그에 한계에 부딪힌 무도가는 일시적으로 더욱 빠른 속도를 내는 법을 깨달았다.
-효과 : 발동 시 40초 동안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가 상승한다.
-쿨타임 : 70초
‘나쁜 건 아닌데…….’
오히려 좋다 봐야 한다.
가속과 뇌룡강림의 조합은 뎀로크에서 뇌제가 잘 다루던 핵심 조합이었으니까.
다음에 마주치면 내심 배 아파할 게 틀림없을 터.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인데 가속만 두고 봐도 범용성이 넓은 스킬이었다.
올 마스터인 도현에게 더없이 적합한 스킬.
하지만 뭐라 해야 할까.
‘이제 레벨업으로 얻을 수 있는 랜덤 뽑기권은 100레벨 때 얻을 뽑기권 하나.’
즉, 이번 게 마지막 두 개 중 하나의 뽑기권.
레벨이 높아질수록 고등급 스킬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이번 뽑기권에 건 기대가 컸는데 영웅급이 나오니 내심 실망감이 드는 건 별수 없달까.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던 도현이 피식 웃었다.
‘예전에는 영웅급만 떠 줘도 감지덕지였는데.’
그 영웅급 중에서도 상위권인 가속이 떴는데 아쉬워하는 꼴이라니.
사람 마음이 이토록 간사한 법이었다.
‘그래, 초심 찾자. 내가 언제부터 전설을 그리 잘 얻었다고.’
지금 전설급이 3개나 되는데, 하나도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용 된 거다.
찰리라도 전설 스킬이 떠 줬으니 명당은 제 몫을 다한 셈.
[저주받은 동굴을 빠져나가시겠습니까?]그리 마음을 다잡으며 던전을 빠져나가려던 때였다.
띠링-
[진리의 눈이 발동됩니다.]“응?”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