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311)
제311화
311화.
제국이 발칵 뒤집혔다.
그것만큼 지금 상황을 설명하기 좋은 말은 없었다.
2황자 이든 드 아르니스의 갑작스런 죽음.
그것만으로도 큰 사건이었는데, 거기에 더불어 바하룬까지 오늘 내일 한다는 소문이 퍼진다?
“황제 폐하께서 쓰러지셨다고!? 왜?”
“2황자님이 돌아가신 게 너무 큰 충격이셨다나 봐. 보고를 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셨다고 하던데…….”
“허어……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
“1황자 전하께서 황위에 오르시지 않겠나.”
“하루 사이에 이게 무슨 일인지…….”
도시 어딜 돌아다녀도 그 얘기뿐일 수밖에.
NPC들은 미래를 걱정하며 떠들었고, 시스템 창을 통해 소식을 접하게 된 유저들은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게 왜 진짜냐?”
“아니, 진짜 죽었다고? 2황자가?”
“이게 뭔…… 아무리 가상현실게임이라 해도 그렇지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냐.”
“리얼 2년 만에 황제 바뀌는 X망겜 클라스.”
“이러면 목숨 걸고 미궁 퀘 깬 이유가 없지 않냐?”
“하필 그 폭군이 황제가 되네. 앞으로 게임 멀쩡하게 할 수 있는 거 맞지?”
하루아침에 NPC가 아무런 연고도 없이 죽었다는 것도 황당하고, 그 뒤를 이을 황제가 하필이면 소문이 무성한 폭군 1황자인 것도 걱정이었다.
NPC고 유저고 할 것 없이 모두 한 마음으로 우려를 표하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고, 형님들! 지금 제국 소식 들으셨습니까?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무슨 업데이트를 한 것도 아닌데 2황자가 죽고, 황제가 바뀔 판이에요!] [NPC가 유저의 행동과 상관없이 죽거나 바뀌는 건 고전 게임에 익숙하신 분들은 어색하실 텐데…… 가상현실게임인 만큼…… 그리고 사실 리얼리티를 추구하던 옛 게임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거든요…….]이때다 싶어 나서는 뉴튜버들과 각종 플랫폼의 BJ들이 첫 스타트였다.
가뜩이나 큰 사건에 유명 인사들이 불을 피우니 반응이 어떻겠는가.
-???
-??
-이게 갑자기 뭔 일?
-뭐야, 진짜네? 2황자 진짜 죽었는데?
-아니 나 어제까지 황제 본 거 같은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다고?
-ㅁㅊㄷㅁㅊㄷㅁㅊㄷㅁㅊㄷㅁㅊㄷ
당연히도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황제 아직 안 죽었잖아. 미X새끼들아.
└시름시름 앓고 있다잖냐. 혼수상태라는데 사실상 식물인간이지.
└ㄹㅇ…… 이게 부모 마음이다. 이 잼민이 샛기들아. NPC여도 자식의 죽음이 큰 충격이었던 거지.
└아니 그보다 우리 어떡함? 그럼 이제 세력 구도가 어떻게 되는 거? 황제와 깊게 연관된 마탑 같은 주요 세력들 많잖아. 검황도 그렇고.
└뭘 어떡해. 어차피 제국 NPC들이 유저를 거들떠보기나 했냐. 그냥 평소처럼 지내는 거지.
└ㄹㅇ 하이 랭커나 주의할 만하지, 우리 같은 범부들에겐 별 의미 없음. 그냥 황제 바뀌는구나~ 하는 거지.
└혹시 모름. 리오르랑 카이저랑 독대했다던데, 리오르가 황제 되면 유저들 좀 눈여겨볼지도?
바하룬에게 감정적으로 동조하는 이들부터 제국의 세력 구도를 걱정하는 이들.
그리고 여러 추측성 얘기로 난무했다.
뒤죽박죽 섞인 채팅으로 쉴 새 없이 올라가는 채팅방에 정신이 어지러울 그때.
-야, 뭐냐? 나 마탑인데 안 나가짐.
-너 하얀 마탑이냐?
-어케 암?
-나도 하얀 마탑이니까. 마탑주도 갑자기 사라지고 이거 뭐냐?
-엥, 마탑도 그러냐? 난 르베르 기사성인데 성주가 황제 만나보고 온다더니 안 돌아옴.
이상한 채팅이 섞여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가지지가 않는다는 등, 마탑주나 성주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등.
-ㅈㄹㄴㄴ
-어그로 참신하게 끄네 ㅋㅋㅋㅋ
-병먹금 하자. 얘들아.
괴담과도 같은 얘기에 사람들은 가볍게 무시했으나,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 그렇지.
3스텍, 4스텍을 넘어 5스텍까지 쌓이자 더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결국, 직접 알아보는 이들이 생겨났고, 곧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야, 진짜 같은데? 친구 푸른 마탑인데 거기도 지금 난리인가 봄.
-뭐지? 2황자랑 황제에 이어서 이번엔 마탑에 기사성?
-?? 이게 우연일 수가 있나?
-잠깐만. 얘들아. 검황 어디 있는지 봄?
-어? 그러고 보니 검황을 본 적이 없네. 황제랑 제일 친한 칠강 중 하나 아니냐? 왜 안 나타나지?
-검황뿐만이 아님. 제국에서 칠강 본 사람이 없음 지금.
-칠강뿐만이 아니라 탑 50안에 드는 NPC들은 일단 다 실종된 거 같음. 혹시나 싶어서 다 찾아봤는데 없음.
-임무 나간 사람들 있다는 거 감안해도 이게 말이 되나?
제국의 주요 세력을 맡을 법한 NPC들은 거의 다 실종된 것이다.
한 날, 한 시에 모두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TOP 50 모임 같은 거 연 거 아님?
-아 그치, 2황자 죽고 황제가 오늘 내일 한다는데, 제국 주축이라는 것들이 단체로 동호회 꾸려서 술 마시고 그럴 수 있지.
-미친놈인가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듯? 주요 세력 NPC가 그냥 자연사 것도 이상하잖아.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었고.
-굳이 따지면 없진 않은데…… 이상하긴 해.
저들이 단체로 동호회라도 연 게 아니고서야 누군가 술수를 부렸다는 뜻.
그리고 그 추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띠링-
제국에 있는 모든 유저들의 앞에 동시다발적으로 퀘스트가 떠오른 것이다.
[멸망급 도시 퀘스트 ‘흑기사 가리온’이 발생합니다.] [흑기사 가리온]-등급 : 멸망급 도시 퀘스트
-설명 : 빛의 여명이라 불리는 아르렌 성의 성주이자 기사단장, 가리온.
그가 오래전부터 준비해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가리온의 술수로 제국의 수많은 강자들이 사라진 지금, 유일한 희망은 사도들뿐.
칠강(七江)과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가리온을 저지하자.
-퀘스트 성공 시 : 칠강(七江)과 제국 강자들의 귀환, 특수 이벤트 발생, 기여도에 비례하여 황가의 보상 지급.
[1황자 리오르 드 아르니스가 죽을 시 퀘스트에 실패합니다.] [주의! 퀘스트에 실패할 시 제국 땅 30%가 심연화가 되며 황족이 몰락합니다.]“미친…….”
“이게 뭐냐?”
“멸망급? 그냥 도시 퀘스트가 아니라 멸망급이라고?”
“멸망급이라는 게 있었어?”
갓오세에서 처음 보는 멸망급 도시 퀘스트의 등장이었다.
그리고 이에 당황할 새도 없이, 그가 나타났다.
덜그럭.
칠흑처럼 검은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
190cm가 넘는 거구에 날카로운 눈을 번뜩이는 그가 황성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간 순간.
유저들은 그의 정체를 대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흑…… 기사?”
누가 봐도 흑기사란 이명에 어울리는 외관이었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콰앙!
굉음이 터져 나오더니, 문이 부서지며 누군가 볼품없이 날아왔다.
유저들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크윽…… 경을 믿었었다. 한데 대체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잠깐 사이 격렬한 전투가 있었는지, 상처투성이가 된 남자는 다름 아닌 1황자 리오르 드 아르니스였다.
* * *
-리오르 납치되고 있다!
-??
-뭐라고?
-가리온 이 미친놈이 도시 한복판에서 대놓고 1황자 납치 중!
이 소식이 퍼지자 유저들은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는데, 전처럼 평화로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1황자 죽이는 거 못 막으면 제국 멸망함.
-진짜 요즘 게임이 왜 이러냐. 하루가 멀다 하고 뭐가 터지네.
-ㄹㅇ;;; 점심 나가서 먹을 거 같네.
-아니, 그래도 따지고 보면 겨우 기사단장 하나잖아? 막을 만하지 않음?
멸망급 도시 퀘스트의 등장 때문이었다.
가리온이 1황자를 죽이는 걸 막지 못하면 제국이 멸망하는 호위 퀘스트.
어찌 보면 단순한 호위 퀘스트인데 멸망급이라는 처음 보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인가 싶지만, 곧 유저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미친, 가리온 존X 셈.
-레피아스 근처에 있다가 졸지에 뛰어들었는데 끔살 당함.
-걔 최강의 빙결사 맞냐? 요즘 어디서 처맞기만 하고 다니네. 최강 칭호 반납해야 할 거 같은데.
-걍 가리온이 ㅈㄴ 센 거 같은데?
-1황자가 약한 놈도 아니잖아. 드란하고도 대련하는 애인데.
-1황자가 손도 못 대고 털렸던데 레피아스는 마법사잖슴. 뭐 해보기도 전에 속도로 한 방에 간 거 같더만. 상성이 안 맞았음.
등장과 동시에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준 것이다.
레피아스와 1황자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얘들은 뭐함? 구경만 함?
-그랬겠냐, 못 막으면 X될 상황인데.
-지금 나름 이름 좀 날리는 NPC들이랑 유저들이 다굴 놓는 중임.
-그래도 상대가 안 되는 게 레전드네 진짜;;; 간신히 1황자 죽이려는 것만 막아내는 중.
제국은 본 대륙의 중심이자 신대륙에 가기 전 최종 도착지.
당연히 수많은 NPC와 유저들로 붐비고 있었고, 개중에는 TOP 50을 제외하고도 여러 강자들이 즐비했다.
하나 그런 그들조차 가리온 하나를 온전히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10분가량 지났을까.
푸욱-!
끝내 가리온의 검이 1황자의 몸을 꿰뚫었고, 곧이어 메시지가 떠올랐다.
[멸망급 도시 퀘스트 ‘흑기사 가리온’의 조건이 변경됩니다.] [퀘스트 성공 조건이 ‘1황자 호위’에서 ‘제한 시간’으로 바뀝니다.] [제한 시간은 1황자가 심연에 완전히 잠식되기 전입니다.] [심연의 장막이 생성되며 지금부터 가리온에게 하나의 ‘파티’만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가리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도전할 시 1황자의 잠식이 지연됩니다.]-조졌네.
-ㅈ됐다.
-잊혀진 무덤 생각나는 사람이면 개추.
-아, PTSD 오네;;
타임 리미트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한편 그 시각.
-10대 길드는 어디에서 뭐하냐?
-신대륙이겠지. 진짜 조졌네. 여제랑 검성이랑 아스트도 지금 다 신대륙 갔을 텐데 타임 리미트가 말이냐.
-카이저는? 카이저는 어디서 뭐하고 있음?
-잊혀진 무덤 때도 카이저가 해냈는데 이번에도 해주지 않을까?
-모르겠네. 왜 소식이 없냐.
-하…… 진짜 아무나 좀 들어가 봐라 일단. 데스 페널티가 중요하냐 지금, 제국 심연화 된다는데.
-아니 칠강은 대체 언제 돌아오는 거야? 대체 무슨 술수를 부렸길래 이러냐.
“……조졌네.”
도현은 가리온의 비밀 장소에 갇혀 허망하게 커뮤니티를 보고 있었다.
-……어서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주군.
-리자리자…….
-어, 어떻게 할 거야, 주인? 무슨 방법 없어?
가디언들의 재촉에도 도현은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도무지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젠장.’
아주 제대로 당했다.
설마하니 먼저 선수를 칠 줄이야.
게다가 칠강(七江)과 제국의 강자들까지 막은 걸 보면, 이전부터 이런 상황을 대비해온 게 분명했다.
준비가 모두 갖춰지지 않았을 상황인데도 곧장 대응이 가능한 걸 보면 말이다.
‘바이란 때 론드에게 걸렸던 경험 때문인가.’
참으로 철저한 놈이 아닐 수 없었다.
‘상황이 좋지 않아.’
객관적으로 지금의 제국에는 가리온을 막을 만한 강자가 많지 않았다.
10대 길드는 도현과의 전쟁과 멸살과의 전쟁으로 반파된 상태고, 멀쩡한 곳은 대부분 신대륙에 가 있다.
여제와 검성, 아스트, 천마도 마찬가지.
남은 건 레피아스 정도의 강자들인데…… 그 레피아스가 끔살 당한 상황에 가망이 있나?
‘와, 이렇게 생각하니 진짜 답도 없구나. 하필 이 타이밍에 터지네.’
솔직한 말로 도현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가리온은 도시 한복판에서 무쌍을 찍으며 1황자를 납치한 놈.
무려 사자왕의 환생이라 칭송받던 바이란보다도 재능이 뛰어났던 기사다운 무력을 가진 놈이었다.
아무리 스펙이 올랐다 해도, 지금 상태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아니. 일단 나가기만 하면 방법이 있을 거 같긴 한데.’
무언가 떠오른 도현이 고개를 저었지만, 문제는 나갈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자니 생각이 나지 않았던 도현이 생각에 잠긴 채 하염없이 걸었을 때였다.
[바이란의 무덤에 입장하였습니다.]“아.”
자기도 모르게 다시 무덤에 돌아온 도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길이 하나로 이어졌다 보니 생각 없이 무덤까지 와버렸다.
무덤은 이미 샅샅이 뒤져본 상황.
더 들릴 필요는 없었기에 다시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띠링-
“……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