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313)
제313화
313화.
가디언 퀘스트.
말 그대로 가디언에게 나타나는 전용 퀘스트. 하지만 이것의 의미는 겨우 그 정도가 아니었다.
‘가디언 퀘스트가 있을 정도의 서사가 있어야만 하니까.’
지능이 낮은 일반적인 가디언들은 결코 겪지 못하는, 사실상 신수에게만 나타나는 퀘스트였으니까.
신수들조차도 마땅한 서사가 없으면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반대로 서사가 있어도 문제지.’
보통 신수라는 게 고차원적인 존재이기에, 서사와 관련된 무언가를 겪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기 때문.
그런 만큼 가디언 퀘스트를 깬 신수와 아닌 신수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었다.
서사를 완성했다는 건, 그 신수의 상징적인 무언가를 얻는다는 소리였으니.
‘이걸 좋아해야 하나…….’
다만, 도현의 표정은 애매했다.
가디언 퀘스트가 나타난 건 환영할 일이다.
부쩍 강해진 찰리가 또 한 번 크게 도약할 기회를 얻은 것이니.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전성기 시절 기사단장 찰리의 힘을 찾을지도 모른다.
-찰리…….
-리자리자…….
문제는 그 서사가 아르렌 참사와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아직 퀘스트 내용은 보지 않았지만, 안 봐도 확신할 수 있었다.
‘마용종이랑 관련된 거면 그것밖에 더 있어?’
그렇다면 이번 적은 단순히 가리온이 끝이 아니라는 건가?
가리온만으로도 벅찬데 마용종까지 상대해야 한다라…….
‘진짜 갈수록 태산이네.’
잊혀진 무덤은 정말 귀엽게 보일 지경.
아니, 혹시 모른다.
가리온이 마용종을 소환하는 걸 막아내는 게 이번 공략의 핵심일지도.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어차피 몇 시간만 버티면 칠강(七江)이 온다.’
다른 칠강들의 강함은 정확히 모르나, 그 검황(劍皇)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 괴물임을 증명한 셈.
설령 마용종이 강림해도 그들과 제국의 강자들이 있다면 능히 상대할 수 있을 거다.
유저들이 할 일은 그들이 돌아올 시간을 버는 것.
[바이란의 검술을 절반 이상 전수받았습니다.]이제 이곳을 탈출하는 것도 머지않았고, 스펙도 오를 테니 가망이 없지 않았다.
다만 걱정되는 건…….
‘가디언 퀘스트가 마용종을 잡아라. 이런 거면 낭패인데.’
만약 정말 저런 게 퀘스트로 뜨면 난이도가 극악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에 당장 찰리도 걱정이었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진실을 알게 될지도 모를 테니까.
‘음…….’
잠시 생각하던 도현이 이내 시스템 창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확인해보면 알겠지.’
그렇게 퀘스트 창을 연 순간.
‘어?’
도현의 눈이 크게 뜨였다.
빛의 여명.
‘……이건 생각 못했는데.’
그것은 도현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이었다.
더불어 울리는 통신 구슬.
[계승자시여, 어떻게 나올 방법은 찾으셨는지요. 지금 이곳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합…….]가밀리온의 다급한 목소리에 커뮤니티를 확인하자, 정말 난리가 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리온이 제대로 날뛰고 있던 것.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이었으나, 정작 도현은 오묘한 표정이었다.
가디언 퀘스트, ‘빛의 여명’과 커뮤니티를 번갈아 바라보던 도현이 침음을 흘렸다.
‘스읍, 이거 독이 될지 아닐지 모르겠는데…… 곧 알게 되겠지.’
그리 중얼거린 도현이 바이란의 검을 쥐었다.
지금은 바이란의 검술을 전수받는 것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었다.
* * *
한 편 바깥 상황은 지금 난리였다.
[심연의 장막이 생성되며 지금부터 가리온에게 최대 하나의 ‘파티’만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가리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도전할 시 1황자의 잠식이 지연됩니다.]최대 하나의 파티만이 입장할 수 있는 심연의 장막.
가리온은 최소 네임드 레이드 보스급이었기에 한 파티만으로 잡기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심연의 장막에 입장한 파티가 전멸하였습니다.] [1황자의 잠식이 진행됩니다.] [현재 1황자의 심연 잠식 진행률은 56%입니다.]-와 벌써 56퍼야. 2시간도 안 된 거 같은데.
-진짜 이거 X된 거 아니냐?
-아니, 지금 신대륙에 집중할 때가 아닌데?
-하이 랭커들 부리나케 달려오고 있다곤 하는데 속도 보니까 그 전에 100퍼 찍을 듯.
-제국에 남아있는 얘들이 누구누구 있지?
가리온을 막을 수 있는 유저가 제국에 없었다.
그에 유저들은 당혹스러움과 난처함을 표했고, 몇몇 유저는 의문을 표했다.
-가리온이 그렇게 셈?
-ㅇㅇ;; 아르렌 성 기사단장인데 다른 기사성 하고도 급이 다르지.
-찰리는 그렇게 안 세던데.
-튜토리얼이잖아. 너프 씨게 먹은 거지, 설정상으로 보면 제국의 검이나 다름없음.
-근데 기사단장인 거 감안해도 가리온은 너무 센 듯. 영상 올라온 거 보니까 그냥 미쳤던데? 군단장보다 세 보임.
-흑기사 갑옷으로 무장한 거 포스 미쳤음. 검 한 번 휘두르면 다 잘려나가더라.
-아니, 근데 칠강이랑 다 왜 사라진 건데? 술수를 어떻게 부렸길래 이게 가능함?
-하얀 마탑주 제자가 글 올렸잖아. 하얀 마탑주한테 통신 받았는데 눈 떠보니 외딴섬으로 다 이동됐다던데.
-??? 왜?
-잘은 모르겠는데 보니까 다들 공통적으로 1년 사이에 가리온한테 선물을 하나씩 받았다더라. 그게 작동 원리인 듯. 돌아오려면 앞으로 3시간은 더 걸릴 거 같다던데.
-ㅁㅊ;; ㅈㄴ 치밀하네.
이 상황에서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누군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뿐.
이 순간만큼은 시기 질투 같은 것도 없었다.
아무나 좋으니 1황자의 잠식이라도 늦춰주면 족했다.
-일단 나라도 입장하고 온다.
-하…… 별수 없지. 3시간 이상 버티라는 거면 돌아가면서 입장하면 뭐라도 되지 않겠냐.
-다들 혹시 모르니 지인한테 아끼는 장비들 다 맡겨놓고 입장해라.
-들고 튀면?
-니가 인생을 헛산 거지.
몇몇 유저들은 데스 페널티를 감안하고 잠식을 늦추기 위해 희생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제국이 심연화가 되면 그땐 정말 게임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러던 그때.
-어? 야, 카신교 떴다!
-ㄹㅇ??
-ㅇㅇ 방금 광신도 선두로 장막 쪽으로 이동한 거 봄.
카신교가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심연의 장막에 한 개의 파티가 입장하였습니다.] [1황자의 심연 잠식이 지연됩니다.]곧이어 메시지가 떠올랐다.
정말로 카신교가 심연의 장막에 입장한 것.
그에 사람들은 부풀어 오르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카신교면 해볼 만하지 않냐?
-ㄹㅇ 거의 10대 길드 수준이잖아. 10대 길드 전쟁 때 보니까 미쳤던데.
-10대 길드 빠돌이쉑들 내가 그렇게 광신도 10대 길드 마스터급이라 말해도 안 믿더니 이제야 인정하네.
-광신도도 광신도인데 카신교에 해링턴도 있잖아.
-카신교 최고 간부쯤 되면 웬만한 10대 길드 부마스터 급이라던데.
-ㄹㅇ 이건 모른다.
무려 한 파티에 10대 길드 마스터 급만 두 명.
게다가 부마스터급으로 이루어진 최고 간부 2명까지.
대부분의 강자들이 신대륙으로 떠난 지금, 현재 제국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력이었다.
-벌써 10분 넘어감.
-미쳤다, 20분 돌파했는데 아직도 메시지 안 뜬다.
-진짜 잡나? 가는 거임 진짜?
-헐 30분 돌파!!!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벌써 30분이나 지났음에도 카신교는 버티고 있었다.
아니, 버티는 걸 넘어 몰아붙였다.
[흑기사 가리온이 2페이즈에 접어듭니다.] [흑기사 가리온이 ‘???’ 상태에 돌입합니다.]처음으로 2페이즈에 들어섰으니까.
어쩌면 정말로 잡을지도 모른다. 카신교가 해낼지도 모른다.
유저들의 부푼 마음속에서 그러한 기대가 빼꼼 고개를 내밀 때였다.
[심연의 장막에 입장한 파티가 전멸하였습니다.] [흑기사 가리온이 2페이즈에 접어들어 1황자의 잠식 속도가 빨라집니다.] [1황자의 잠식이 진행됩니다.] [현재 1황자의 심연 잠식 진행률은 60%입니다.]-아…….
-아아…….
희망을 얻기 무섭게 장렬하게 사망한 소식이 퍼졌고,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차게 식었다.
2페이즈에 접어들기 무섭게 사망이라니.
더는 희망이 없었다.
-멸살은? 멸살밖에 희망이 없다.
-카이저 파티는 어디서 뭐함?
-다 신대륙 갔잖아. 카이저는 소식이 없고.
-아니 X발, 왜 뭔 일만 터지면 다 신대륙이야.
-별수 있냐. 설마 군단장 레이드 터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터질 줄 몰랐겠지. 이건 걍 천재지변 같은 거라 봐야 함.
-그럼 어떡하냐, 벌써 60% 돌파했던데 이 기세면 진짜 제국 멸망 각임.
10대 길드는 반파 되어있고, NPC 소속 하이 랭커들은 힘겨워한다.
현존 유저 최강자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죄다 신대륙에 있고, 그 카신교마저 가리온에게 상대가 안 된 상황.
절망 속에서 포기라는 단어가 수면 위로 떠 오를 그때였다.
[심연의 장막에 한 개의 파티가 입장하였습니다.] [1황자의 심연 잠식이 지연됩니다.]예고 없이 떠오른 누군가 입장했다는 메시지.
그에 의문을 표하기도 잠시, 곧 그 정체가 알려졌다.
그리고 그 정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야야! 시나 떴다.
-어?
-시나? 혈살 길드?
-와, 맞네. 시나가 있었네. 전에 카이저한테 지고 잠잠해서 잊고 있었네.
혈살(血殺) 길드.
최고의 암살 길드이자 10대 길드인 혈살의 마스터 시나.
그녀의 등장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인간형 보스면 할 만하지 않냐?
-오히려 정면승부보다 암살이 더 킹능성 있다 ㄹㅇ
-암살 쪽에서는 적수가 없잖아. 솔직히 시나 암살은 치트가 맞음.
-카이저한텐 암살 안 통하던데?
-그건 카이저가 ㄹㅇ 개 미친 거고. 핵 쓰는 거 아닌지 검사받아야 한다니까.
-아무튼 혹시 모름. 조커 카드로 통할지도.
가리온을 정면승부로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기습을 노리자.
심연의 장막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간부들을 앞세우고 시나의 전매특허인 귀살암멸(鬼殺暗滅)을 사용한다면?
전설급의 간파조차 감지할 수 없는 희대의 은신.
-거기에 고유능력까지 사용하면 끝났지.
그런 은신을 세 번이나 연달아 사용할 수 있으니 정말 그녀야말로 조커 카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유저들이 신이 나서 떠들고 있을 때였다.
[심연의 장막에 입장한 파티가 퇴장하였습니다.] [1황자의 잠식이 진행됩니다.] [현재 1황자의 심연 잠식 진행률은 61%입니다.]-??
-엥?
-뭐여, 이게.
-????
입장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들려온 퇴장 소식에 순간 채팅방이 얼어붙었다.
올라오는 건 황당하다는 듯한 갈고리뿐.
조커 카드니, 희망이니 한 게 무색한 퇴장에 어이가 없었다.
-심지어 사망도 아니고 퇴장인데?
-보자마자 튄 거 아니냐고 이 정도면.
-암살이 안 통했나?
-시도해본 건 맞고? 이건 그냥 얼굴 보고 바로 튄 수준인데.
-에라이 씨X. 암살자 새끼들이 그렇지, 그럼. 치졸한 새끼들.
-더 없어? 입장할 놈 이제 진짜 없냐?
-NPC 소속 랭커들도 이제 다 털림. 그나마 남은 얘들은 마탑이나 기사성에 갇힌 거 같고.
-앞으로 혈살 길드 불매한다 ㅅㅂ
-10대 길드 퇴출해야 해. 저 새끼들은 존심도 없나.
초조해진 유저들이 배신감에 혈살 길드에 대한 욕을 바가지로 퍼붓는 건 당연지사.
하나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만 흘러 30분 정도가 더 지났을 무렵.
유저들은 곧 시나가 퇴장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녀나 주변 관계자를 통해서 들은 건 아니었다.
띠링-
그럴 필요가 없었다.
[1황자의 심연 잠식 진행률이 70%를 돌파하였습니다.] [심연의 장막에 변화가 일어납니다.]심연 잠식이 70%를 넘어선 순간.
제국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장막에 변화가 일어났으니까.
장막의 크기가 두 배 이상 넓어졌고, 다소 어둡긴 하나 장막의 내부가 보였다.
장막 밖에서도 안의 상황을 볼 수 있게 된 것.
“미친…….”
“저게 뭐야.”
“와씨.”
“저런 걸 잡으라고 지금?”
그렇게 내부를 보게 된 유저들은 더 이상 시나를 탓하지 않았다.
직접 마주한 가리온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