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332)
제333화
333화.
알현실을 나온 지 대략 1시간.
필드 깊숙한 곳의 사냥터에 도착한 도현은 미소 짓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얼굴로.
-아니, 대체 뭘 얻었길래 그래, 주인? 콧구멍 벌렁거리는 것 좀 봐.
-리자리자.
-으음, 보기에는 평범한 돌멩이처럼 보였네만…… 우리가 모르는 귀한 것이었지 않겠나.
-어휴, 물어봐도 콧구멍만 더 커지고 답답해 죽겠네.
-리자…….
무려 1시간이나 알려주지 않는 도현의 모습에 답답함만 커져 가는 지하드였지만, 도현은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백문이 불여일견.
자고로 이런 건 직접 보여주는 게 직빵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이제야 그 기회가 왔다.
‘대박이다, 진짜.’
황가의 보물.
그것은 작은 돌이었다.
흔히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그 돌멩이와 똑같은 생김새.
다른 거라곤 검게 뒤덮인 외관 사이로 언뜻 희미한 문양이 실금처럼 그려져 있다는 것.
누가 보면 무슨 이딴 게 황가의 보물씩이나 되냐 하겠지만, 도현은 확답할 수 있었다.
[아르니스 황가의 보물 – ???] [등급 : 전설 (유물)] [설명 : 아르니스 황가에 대대로 전해져오는 진귀한 보물.수백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으나, 이 돌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해진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었다.
이 돌이 독특하고, 신기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
그리고 제국의 영웅이 주인이 될 것이라는 황가의 예언만이 전해져올 뿐.] [대체 : 사용자가 원하는 재료와 같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단, 재료, 소모품으로만 대체될 수 있다.
또한, 등급보다 뛰어나거나 질량의 차이가 큰 재료는 대체할 수 없다.
-3번 사용 시 ‘대체’ 옵션이 사라진다. (0 / 3)
-진명을 알아낼 시 특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기템이 존재했다니.’
이만한 사기템은 갓오세 전체를 뒤져봐도 몇 없을 거라고.
그만큼 효과가 말이 안 된다.
‘재료, 소모품에 한하여 전설 등급 이하의 무엇으로든 대체될 수 있다…….’
이건 천변과는 결이 다르다.
포식한 것으로만 변할 수 있는 천변과 달리, 다른 무언가로 대체하는 것이니까.
즉, 원하는 아이템이 손에 없어도 그 아이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조커 카드처럼.
‘전설급 재료템은 어떤 면에선 동 등급 장비보다 더 가치가 높아.’
정확히는 귀하다고 보는 게 맞다.
장비처럼 직접적인 효과는 없지만, 고강에 필요한 특수 재료나 몇몇 히든 퀘스트의 재료는 입수하려면 몇 달이 소모될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돈으로는 입수할 수 없는 퀘스트 재료템들도 수두룩했다.
그뿐이랴.
‘그런 재료 아이템들의 경우 정해진 구역에서만 드랍되는 경우가 대다수지.’
장소에 도달할 조건이 안 되면 눈물을 머금고 조건부터 뚫어야 한다.
갓오세에서 ‘재료’란 노가다로 통하는 이유였다.
애당초 게임사에서도 그걸 원하는 듯한 운영을 보이고 있고.
‘이건 시간과 노력을 사는 거나 다름없다.’
보통 사람들이 그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기가 싫어서 현질을 하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일이었다.
적어도 이런 아이템이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공식적으로는 오직 도현만이 누리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것도 무려 세 번이나.’
망설일 이유가 없어진 도현이 곧장 계승의 돌과 함께 장비를 만지기 시작했다.
[계승의 돌(영구)을 사용합니다.] [두 장비가 전설(유일) 등급으로 동일한 것이 확인됩니다.] [등급이 너무 높아 일반적인 계승이 불가합니다.] [계승에 필요한 특수 재료 ‘만드라’가 필요합니다.] [‘대체’ 옵션의 효과로 ‘아르니스 황가의 보물 – ???’이 ‘만드라’를 대체합니다.] [전설 등급임이 확인됩니다.] [조건을 충족합니다.]‘만드라면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구할 만하긴 하지만…….’
한참 후에나 할 수 있는 작업을 지금 할 수 있게 되는데 이걸 참는다?
도현은 그 정도로 인내심이 많은 남자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빨리 성장하고, 메인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도현으로선 시간이 금이었다.
절대 검은 날개 옵션이 너무 탐나서 그런 게 아니었다.
하나 그런 도현의 낭만…… 아니, 계획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계승이 취소됩니다.]“……?”
쓸데없이 경쾌한 알림과 함께 계승이 취소된 것이다.
‘이게 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벙찐 것도 잠시.
곧 떠오른 메시지에 도현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계승하려는 장비인 ‘흑기사의 어둠 갑주’가 특수한 제한으로 인해 성능이 온전하게 발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한을 해제한 후 계승을 진행하십시오.]‘아…….’
흑기사의 어둠 갑주의 하단에 있던 문장이 떠오른 것이다.
-24시간 동안 장비를 장착하고 있어야 주인으로 인정되어 제 성능이 발휘됩니다.
그 조건을 상기한 도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착용하고 있을 걸 그랬네.’
어쨌든 계승이 된다는 건 확인했으니 초조해할 필요는 없었다.
이거야말로 시간문제였으니까.
[아르니스 황가의 보물 – ??? (만드라)]다행히 황가의 보물의 옆에 만드라라고 적혀있는 걸 보면, 확실하게 사용한 후에 효력이 없어지는 방식인 것 같고.
아쉬움을 털어낸 도현이 곧장 장비부터 갈아입었다.
-오우……. 뭔가 너무 불쾌한데 주인.
-으음.
-리, 리자……. 리자리자.
그러자 곧장 눈살을 찌푸리며 슬쩍 물러나는 지하드.
찰리와 엘리자도 같은 심정인지 썩 유쾌한 반응은 아니었다.
그에 도현이 커스텀마이징 거울로 시선을 돌렸다.
“멋있는데?”
포스 넘치는 검은 갑옷에서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어둠이 썩 멋있었다.
최종 보스 느낌을 물씬 풍긴달까.
내친김에 투구도 어둠이 아닌 투구 형태로 바꿔보자, 그야말로 흑기사가 따로 없었다.
-으. 난 좀 꺼림칙하다, 주인. 어둠 꿀렁이는 것 좀 봐. 마용종 소환되고 그러는 거 아니지?
-어서 계승을 진행해야 할 듯합니다, 주군.
-리자!
맞장구치는 찰리와 엘리자를 보며 도현이 피식 웃었다.
‘하기야 저놈들한텐 썩 좋은 기억은 아니겠네.’
찰리야 그나마 마지막에 칼빵을 놓아 복수에 성공하기라도 했지.
지하드와 엘리자는 뒷목을 얻어맞고 기절한 기억밖에 없으니 더욱 그러하리라.
-아, 그나마 낫네.
-리자.
갑주야 어쩔 수 없으니, 양심적으로 투구만이라도 다시 어둠 형태로 바꾸자 한층 편안해지는 녀석들이었다.
그렇게 시답잖은 얘기를 주고받으며 떠들 때였다.
[‘아스트’님이 귓속말을 확인할 것을 요구합니다.]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아.’
갑작스레 떠오른 메시지를 보며 도현이 난감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생각해보니 귓속말이 엄청 왔던 거 같은데 바빠서 다음에 확인하자 하고 넘겼었는데, 까먹고 있었다.
‘또 엄청 뭐라 하고 있겠네.’
귓속말은 장식이냐며 답답해 죽으려 할 아재의 모습을 떠올리며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스트 : 멸망급 도시 퀘스트? 흑기사 가리온? 마용종? 워매, 이게 다 뭔 일이냐. 이거 설마 너랑 연관되어있냐?] [아스트 : 이 새끼 왜 말이 없어? 흘러가는 상황 보니까 너 안 오면 망하겠는데 어디 박혀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아스트 : X됐네. 일단 출발한다.] [아스트 : 와, 말 없더니 지 혼자 잡은 것 보소. 꾸꾸랑 검제 녀석이랑 같이 부리나케 달려가고 있었더만. 하여튼 새끼 말을 해주는 법이 없어요. 뭐, 그래도 다행이긴 하네. 잘했다, 인마.]…….
[아스트 : 얌마, 귓속말이 오면 확인 좀 하라니까? 하다못해 메시지라도 좀 보던가. 대체 왜 안 보는지 이해가…….] [아스트 : 하아……. 검제 녀석은 명상하느라 말도 안 듣고, 꾸꾸는 또 사라져서 힘들게 찾았더니 쌈박질하고 있고. 니 새낀 배 째라고 무시하고. 에휴, 내 신세야. 왜 내 주변엔 다 이렇게 황소고집일까. 내가 보모지 아주……. (후략)]어제부터 밀린 귓속말이 수두룩했다.
걱정으로 시작한 귓속말은 절망과 안도, 그리고 분노를 거치더니 끝내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있었다.
인간의 감정변화가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기분.
‘……음. 다음에는 바로 확인해야겠네.’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리 다짐하며 귓속말을 보내자 곧장 수락하는 아스트.
[……답장 참 빠르다.]“미안, 바빴어.”
“다음에는 확인할게. 그래서 무슨 일이야, 아재?”
말해 뭐하냐는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 아재의 반응에 도현이 눈치껏 말을 돌렸다.
다행히 아스트도 순순히 응해주었다.
[처음엔 마음이 급해서 그랬고…… 이것저것 궁금해서 물어보려 했는데 뭐 이건 나중에 얘기하고.]구시렁거리며 말을 넘긴 아스트가 말을 정리하는지 잠시 침묵하곤 물었다.
[이번 도시 퀘스트. 너랑 관련된 거 맞지?]“맞아.”
[즉답이냐. 뭐, 그럴 줄 알았냐.]“뭐야. 생각보다 안 놀라네?”
[내내 안 터지던 사고가 네가 복귀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졌는데 그럼 범인이 너 말고 또 있냐. 그것도 재능이다, 인마. 하여튼 너 때문에 심장이 멀쩡하지가 않아 요즘.]“…….”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갓오세의 2년에 달하는 역사 동안 터진 큰 사건들의 반은 도현이 시작한 후인 4개월 사이 터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으니까.
‘……진짜 많이도 해 먹고 다니긴 했구나.’
이 정도면 사실 자신이 문제가 아닐까 싶었지만, 도현으로서도 할 말은 있었다.
도현도 원해서가 아닌, 반강제적으로 휘말린 것에 불과했으니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제야 메인 퀘스트가 발견된 것이니 사건이 많이 터지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푸념을 늘어놓던 아스트의 분위기가 돌연 진지해졌다.
자연스레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업데이트 소식 들었냐?]“업데이트? 못 들었는데, 그런 소식이 있었나?”
[2시간 전에 올라왔다. 이번에 네가 저지른 일이 워낙 스케일이 커서 좀 묻히는 감이 있긴 한데……. 가히 역대급이야.]“그 정도라고?”
덩달아 도현의 눈빛도 진지해졌다.
단순히 아스트 분위기에 동조해서가 아니었다.
‘아재가 역대급이라고 칭할 정도면 보통은 아니라는 건데.’
그와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역대급이라고 표현한 적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재가 역대급이란 표현을 썼다는 건 게임의 방향성이나 궤도가 달라질 정도의 큰일일 터.
그 예상은 적중했다.
[신대륙 대규모 업데이트.]“신대륙? 공략 시도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꽤 되긴 했지. 본격적으로 공략한 거로 쳐도 반년이 넘었는데.]“아, 맞네.”
[뭐, 얼마 안 됐다고 느낄 만하긴 해. 막상 제대로 된 소득이 없어서 개척한다는 느낌에 가깝긴 했으니까.]그게 도현이 10대 길드와도 상대가 가능했던 이유기도 했다.
사실상 초월이나, 신대륙에서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몇몇 장비 등을 제외하고는 도현과 크게 차이 날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부턴 달라진다.
[이제부터 이종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더라. 퀘스트도 준다는데 미궁 던전이나 이종족 관련 새로운 콘텐츠들이 열린다고 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