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49)
제49화
49화.
‘히든 필드라니…… 미쳤다.’
본대륙은 넓고, 수많은 필드가 존재한다.
각 도시마다 최소 2개 이상의 공식 필드가 있는데 사실 여기엔 숨겨진 필드들이 존재했다.
어떠한 설정으로 인해 자의로든 타의로든 몬스터들이 위치를 숨긴 필드.
‘갓오세도 이런 건 마찬가지구나.’
하기야 갓오세의 콘셉트 자체가 모험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보다 매력적인 설정이 없겠지.
그렇다면 곧 일어날 일 또한 비슷할 것이다.
[숨겨진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돌발 퀘스트 ‘전사들의 시험’이 발생합니다.] [전사들의 시험]-등급 : 돌발 퀘스트
-설명 : 히든 필드 전사들의 서식지에 주거하고 있는 전사들은 결코 침입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위대한 전사들의 맹공을 버텨 내고, 가장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 ‘그자’의 시험을 통과하자.
-클리어 시 보상 : 100골드, 일정량의 경험치, 중급 스킬 뽑기권 1개, ???
-실패 시 리스크 : 다시는 전사들의 서식지에 접근할 수 없다.
-제한 시간 : 48시간
예상했던 대로의 알림에 도현이 씨익 웃었다.
‘역시…….’
NPC들에게 받는 것이 아닌 필드에서 돌발적으로 주어지는 퀘스트.
이 돌발 퀘스트야말로 뎀로크에서 히든 필드가 꿀단지로 불리었던 이유이자, 히든 필드의 존재 이유였다.
그리고 도현이 가장 좋아하는 퀘스트이기도 했다.
‘돌발 퀘스트 보상은 확실한 편이니까.’
비정상적으로 어려운 난도나 히든 피스에 관한 보상에서 확실했던 뎀로크의 특성상, 이것만이 도현의 살길이었던 것이다.
‘중급 스킬 뽑기권!’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저 마지막 보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려 중급 스킬 뽑기권을 확정적으로 주지 않나.
일반 스킬만 나왔던 하급 스킬 뽑기권에 비해, 중급 스킬 뽑기권은 일반~희귀 등급까지 나온다.
진리의 눈을 생각하면 웬만하면 희귀 스킬이 뜰 것이다.
스킬 하나가 귀한 지금, 이보다 달달한 보상은 없었다.
‘깬다, 무조건.’
도현이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그 옆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지하드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혼자 허공을 보고 멍해 있더니 연신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대뜸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이 서쪽 숲을 학살하기 전과 흡사했던 것이다.
-미안하다, 워리어들아…….
두 손을 모아 짤막하게 애도를 표한 지하드가 도현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레이븐 최초로 전사들의 서식지에 입장하는 순간이었다.
* * *
[히든 필드 ‘전사들의 서식지’에 입장하셨습니다.] [최초 발견자 혜택이 적용됩니다.] [돌발 퀘스트 ‘전사들의 시험’이 시작됩니다.] [워리어의 시험 내용은 ‘침입’입니다. 얼마나 깊숙이 영역을 침범하는가에 따라 퀘스트의 보상이 달라집니다.] [2시간 내로 침입에 실패할 시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녹화를 시작합니다.]왼쪽 하단에 떠오른 자그마한 RCD 표시를 보며 도현이 작게 감탄했다.
나름 히든 필드이니 녹화해 두면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켠 것이다. 녹화를 켠 김에 도현이 주변을 슥 둘러보며 풍경을 담았다.
전사들의 서식지라는 말에 걸맞게 이곳은 황무지에 가까웠다.
숲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색다른 분위기.
장식품이나 고블린 워리어들이 오랜 세월 지내왔다는 흔적이 느껴졌고, 곳곳에 무기를 휘둘러 온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만 하면 녹화가 된다는 거지? 참 편리하네.’
뎀로크 때는 직접 프로그램 장비를 설치했어야 했는데, 여러모로 편의성이 좋아지긴 했다.
심지어 화질도 고화질이라니 4K 이상을 욕심 부리는 게 아니고서야 그냥 이대로 써도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첫 녹화에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키륵? 키에엑!
휘익-.
‘어이쿠, 인사 참 빠르네.’
입장하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반겨 주는 워리어들에 도현이 가볍게 뒤로 피하는 것으로 답해 주었다.
곧바로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쾅!
애꿎은 땅을 찍은 대검.
도현이 그 대검을 발로 밟고 점프하여 그대로 놈의 목덜미를 잡고 플라잉 니킥을 갈겼다.
빡! 빠각!
빠악-!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이어진 연속 무릎찍기.
설마하니 검을 놔두고 니킥을 날릴 줄은 몰랐던 것일까. 코피가 터진 워리어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키엑!
옆에 있던 워리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박자 늦게 합류했고, 그제야 도현이 목덜미를 놓아주었다.
하지만 그냥 놓아주지는 않았다.
푹-.
[기본 스킬 ‘급소 찌르기’를 사용합니다.] [살수의 단검의 출혈 효과가 발생합니다.] [출혈 스킬을 적중하였습니다. 상대가 상태이상 ‘출혈’에 걸립니다.]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HP가 50% 이하입니다.]그사이 품에 보관하던 단검을 꺼내 찌른 후 내팽개친 것이다.
중첩 딜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고, 순식간에 놈의 HP가 50% 밑으로 내려갔다.
그런 워리어의 붉은 피부가 한층 더 붉어졌다.
키에엑!
[특성 ‘워리어’가 발현합니다.] [숲의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모든 능력치가 상승하며 ‘광폭’ 상태가 됩니다.] [특성 워리어의 ‘광폭’ 효과로 신체 능력이 상승하고 유저의 공격, 이동 속도가 4% 저하됩니다.]잔뜩 분노하며 새빨간 근육을 자랑했지만, 도현에겐 그저 재롱 잔치일 뿐이었다.
[특성 ‘영웅’이 정신오염을 차단합니다.] [광폭 효과에 면역됩니다.]키…… 륵?
영웅 특성이 가뿐하게 무시해 줄 테니까.
저놈의 능력치가 오르든 말든 어차피 도현에겐 위협이 되지 못했다.
서걱- 휘익-.
단숨에 목을 벤 후, 뒤늦게 습격해 오는 워리어들의 공격을 대검의 검면으로 막는다.
그러곤 몸을 숙이며 하단을 차 워리어들을 자빠트리고, 마저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심장을 꿰뚫었다.
[숲의 레드 고블린 워리어를 처치했습니다.]엘리트 몬스터의 말로라기엔 초라한 죽음.
누군가 봤다면 믿기지 않을 모습이었다.
관전하던 지하드마저 순간 멍하게 쳐다볼 정도였으니까.
서쪽 숲에서 학살을 할 때도 느꼈지만, 다시 봐도 인간이 맞나 싶은 전투 센스였다. 저러니 자신이 한 대를 못 맞혔지.
‘아차, 빨리 주워야지. 또 잔소리할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지하드가 움직이려던 때였다.
“지하드, 좀 있다 주워.”
-아, 응……!
언제 또 이쪽을 봤는지, 귀신 같은 타이밍에 들려온 말에 본능적으로 움직이려던 지하드가 멈칫했다.
아직 두 마리나 남은 데다, 저 멀리 워리어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지금 괜히 잡템 줍겠다고 끼어들었다간 영락없이 휘말릴 것이다.
본신의 힘이 멀쩡했다면 모를까 1레벨이 된 지하드로선 안전하게 구경하는 게 최선이었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지하드에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브 때문인가, 어그로가 잘 안 튀네.’
도현이 최대한 어그로를 잡아 두는 것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한 마리 정돈 튈 법도 한데 튄 놈이 없다.
로브에 붙어 있는 얼굴 인식방해 옵션이 몬스터들에게도 통한다고밖에 볼 수 없는 현상.
생각지도 못한 옵션 활용법이었다.
직접 개입하면 방해하겠지만, 이렇게 떨어져 있을 땐 괜찮을 듯했다.
즉, 도현만 잘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럼 집중해 볼까.’
상황 파악을 마친 도현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유저라곤 자신뿐인 사냥터에서, 수많은 몬스터들을 독점할 수 있다?
심지어 그 몬스터가 그냥 몬스터도 아니고, 엘리트 몬스터?
그야말로 최고의 꿀사냥터다.
‘폭업 간다.’
광렙의 시간이었다.
* * *
[레벨이 올랐습니다.]“오?”
10분 정도 사냥했을까?
갑자기 들려온 경쾌한 알림에 도현이 검을 멈추었다.
정체되어 잘 오르지 않던 레벨이 오른 것이 반가웠던 것이다.
[숲의 블루 고블린 워리어를 처치했습니다.]다행히 때마침 출혈 딜에 마지막 워리어가 죽어서 굳이 검을 휘두를 필요가 없어졌다.
슉- 슈슉-.
주변을 둘러보며 워리어가 없음을 확인한 후 후다닥 아이템을 수거하는 지하드의 모습에 도현이 피식 웃었다.
툴툴거리긴 해도 시키는 건 참 잘하는 녀석이었다.
아이템이 드롭되는 걸 보며 도현이 상태창을 켜려다 멈칫했다.
‘아, 녹화 중이지.’
지금 상태창을 켜면 능력치가 녹화에 담길 것이다.
워낙 비정상적인 스탯을 지닌 만큼 굳이 위험 부담을 가지고 올릴 필요는 없었다.
‘나중에 확인하지 뭐.’
모처럼 오른 레벨이라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상태창을 보고 싶었지만, 잠시 그 영광을 미뤄 두기로 했다.
‘경험치 진짜 잘 오르네.’
1시간을 들여도 오르지 않던 레벨이 불과 10분 만에 올랐다.
도현의 사냥 속도가 말이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확실히 엘리트 몬스터답게 훌륭한 경험치량이었다.
뭐, 그간 경험치가 쌓였던 것도 한몫했겠지만…….
‘이 정도면 오히려 경험치가 오버되겠는데?’
이곳의 보스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졸업 레벨 이상으론 안 오르는 걸 생각하면 좀 아까운 일이었지만, 중급 스킬 뽑기권을 생각하면 그쯤이야 용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용서 가능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가죽 상의를 얻었습니다.] [블루 고블린 워리어의 푸른 가죽 벨트를 얻었습니다.]…….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가죽 상의] [등급 : 희귀] [설명 : 숲의 레드 고블린 워리어의 가죽으로 만든 상의.레드 부족이 창출한 위대한 전사의 가죽인 만큼 질기며 신축성이 무척 뛰어나다.] [레벨 제한 : 20] [착용 제한 : 없음] [물리 방어력 : 90] [마법 저항력 : 75]
-근력 + 1
-체력 + 1
[블루 고블린 워리어의 푸른 가죽 벨트] [등급 : 희귀] [설명 : 숲의 블루 고블린 워리어가 착용하던 벨트다.푸른 부족에서 워리어의 칭호를 따낸 위대한 고블린들만이 착용하는 벨트로 마법에 높은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레벨 제한 : 20] [착용 제한 : 없음] [물리 방어력 : 56] [마법 저항력 : 71]
-체력 + 2
-민첩 + 1
그 외에도 견장, 하의 등등…….
여러 가지 아이템이 수두룩하게 떨어진 것이다.
하도 많이 잡고 다닌 것도 있지만, 최초 보상으로 드롭률이 오른 덕이었다.
스탯 증가치는 워리어 세트에 비하면 1씩 낮지만, 다음 도시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레드 부족 전사 세트 옵션>-3set : 인간 타입 외 적에게 추가 대미지 + 4%, HP + 650
[블루 부족 전사 세트 옵션>-3set : 인간 타입 외 적에게 추가 대미지 + 4%, HP + 650
‘추가 대미지에 피뻥이면 괜찮지.’
고블린에게만 종합 옵션이 붙어 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몬스터에게 추가 대미지가 박히는 옵션.
비록 4%라도 이건 훌륭한 옵션이었다.
대인전에서는 피뻥뿐이라는 게 유일한 흠이라면 흠일 뿐.
‘나한텐 딱히 필요 없겠다.’
생명력이야 지금도 충분하고, 워리어 장비들이 방어력이나 마저는 더 낮아도 기본적인 스탯양이 높았다.
세트 옵션에 모든 능력치 + 2까지 붙어 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버리고 갈아타기엔 아쉬운 성능이었던 것이다.
하기야 그러니 준졸업템임에도 열화판 워리어 세트라고 불리는 거겠지.
보통은 전사 세트에 족장이나 개미굴에서 얻은 장비를 덧붙여서 부족한 스탯 증가량을 채우는 추세인 모양이니까.
‘슬슬 워리어들도 잘 안 보이는데…… 아직 멀었나?’
나름 깊숙한 곳까지 온 거 같은데…….
어떻게든 도현을 막으려고 몰려오던 워리어들도 슬슬 보이지 않을 즈음이었다.
콰앙!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온다 했던가.
묵직한 굉음과 함께 돌로 이루어진 벽이 부서지며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