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6)
제6화
6화.
[시작부터 호감도 맥스?]-등급 : 희귀
-설명 : 튜토리얼에서 NPC의 호감도를 최대치까지 찍은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효과 : NPC의 호감도가 보다 빨리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치 + 2
타이틀은 뎀로크에서도 얻기 힘든 보상 중 하나였다.
그야 당연했다.
플레이어가 낸 결과나 행동이 칭호가 내려질 만큼의 대단한 업적이라 인정받아야만 주어지는 게 타이틀이었으니까.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움직이고, 확실하게 결과를 내야만 하는 것이다.
‘희귀 타이틀 정도면 귀하지.’
그중에서도 희귀 등급 정도면 만족스런 결과였다.
일반, 희귀, 영웅, 전설.
등급별로 능력 차이가 큰데 희귀 정도면 어디 가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으니까.
뎀로크 시절에도 도현이 가장 많이 활용한 등급이 희귀 등급이었다.
그리고 이 등급 시스템은 갓오세에서도 마찬가지.
희귀 등급의 중요도도 비슷할 터였다.
‘시작이 좋아.’
그런 면에서 튜토리얼에서부터 희귀 등급 타이틀을 얻은 건 아주 기분 좋은 스타트라 할 수 있었다.
그것도 호감도작에 도움을 주는 옵션.
비록 전투에 도움이 되는 옵션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다행히 갓오세는 호감도 보상까지 뽑기인 건 아니니까.’
정말 놀랍게도 피드백을 반영해서 만든다더니 어느 정도 개편은 한 것이다.
하기야 그러니 갓오세가 전 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었겠지. 뎀로크처럼 운영했으면 아무리 최초의 가상현실이어도 논란이 많았을 거다.
보상 확인을 마친 도현이 고개를 들었다.
‘음.’
눈을 빛내며 세상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찰리가 보였다.
답답하다는 듯 끌고 가다시피 하던 첫 만남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이었다.
“덕분에 예상보다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었네. 모두 자네 덕분이야.”
목소리도 눈에 띄게 부드러워져 있다.
‘그냥 전투만 했는데…… 이렇게 쉬워도 되나?’
따지고 보면 뭘 해 준 것도 없는데 이걸 순수하다 해야 할지…….
하기야 지금은 전시 상황이니 빠르게 마물을 정리해 주는 도현이 고마울 법도 하리라.
전장이었지만 나름 화기애애해진 분위기 속에서 그가 앞을 가리켰다.
“이제 저곳으로 가기만 하면 되네.”
그가 가리킨 건 복도 너머의 문이었다.
드디어 이 튜토리얼도 끝을 바라보는 것이다. 저 문으로 가면 이제 마지막 이벤트가 나온다.
“저 안에 있을 흑마술사만 제거하면 이 전쟁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
찰리가 복도를 달리며 말을 이어 갈 때였다.
“……!”
한 100m 정도 남았을 즘.
쿠구구구-.
돌연 지나온 복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무너지는 바닥 밑에서 기분 나쁜 검은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갑작스런 이변에 찰리가 당황했다.
“맙소사……! 벌써 소환이 시작된 건가?”
본래 계획보다 더 빠르게 소환이 진행된 탓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무너진 바닥에서 기괴하게 생긴 마물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좀 전까지 보았던 녀석들을 포함하여, 박쥐처럼 생긴 놈들까지.
한 명은 놈들을 막아야 했다.
“이런……! 이곳은 내가 맡겠네, 자네는 먼저 가 있게! 저 안으로 들어가면 되네. 꼭 소환술사를 저지해 주게!”
“……?”
“본래 이런 건 단장인 내가 가야 하지만…… 자네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군. 아니, 오히려 내 쪽에서 부탁하고 싶네. 영웅이여…… 부디 도와줄 수 있겠나?”
그에 도현이 순간 상황도 잊고 멍하니 자신을 가리켰다.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나 그 뜻을 잘못 받아들였는지 찰리가 고맙다며 기도를 내리기 시작했다.
“부디 전쟁의 영웅에게 아르렌성의 가호가 깃들기를…….”
도현으로선 당혹스런 일이었다.
‘……내가 들어간다고? 네가 아니라?’
그도 그럴 게 이건 갓오세의 튜토리얼에서 확정적으로 일어나는 일종의 이벤트였다.
‘그것’이 소환되고 찰리가 먼저 그 괴물을 상대하러 들어간다.
그리고 괴성이 들린 후 사망하며 벽을 뚫고 ‘그것’이 나오는 연출인 것이다.
갓오세를 처음 하는 도현조차 알고 있을 정도로 모두에게 동일하게 일어나는 이벤트.
그런데 그 이벤트가 바뀌었다.
‘유저가 하는 짓에 따라 좀 달라진다고는 하던데…… 이 정도로 바뀌기도 하나?’
이상한 일이었다.
찰리가 전투에 거의 개입하지 않은 거나, 박수를 치는 것쯤은 진행에 큰 지장이 없는 사소한 것이지만…… 이건 필연적으로 일어나야만 하는 이벤트가 아닌가.
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메시지가 떠오른다.
[한 번에 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망 시 봉인진이 붕괴되며 보스의 모든 상태이상이 해제됩니다.] [정말 입장하시겠습니까?]잔뜩 겁을 주는 메시지.
튜토리얼에서 이런 메시지가 뜬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아는 사람은 알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루트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걸 뎀로크에선 이렇게 불렀다.
이스터 에그.
혹은…….
‘히든 피스.’
게임 속에 고의적으로 숨겨 둔 장치.
그리고 이런 장치는 대개 높은 난도를 자랑했고, 그만큼 보상 또한 일반적인 것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뎀로크와 비슷한 갓오세라면 이것 또한 마찬가지일 터.
어떤 원리로 히든 피스가 작용된 건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마 찰리의 인정과 호감도가 큰 몫을 했을 거다.
‘운이 좋군.’
정말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설마하니 이런 비밀이 깃들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
지금이라면 찰리의 오글거리는 반응들을 얼마든지 기분 좋게 받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입장하시겠습니까?]“그래.”
이런 히든 피스를 거절할 도현이 아니었으니까.
거침없는 대답과 함께 문을 열자 눈부신 빛이 도현을 감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크아아아!
“끄아악! 왜,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널 소환한 종주다! 내 말을 들어! 아, 안 돼! 으아아악!”
어둠으로 물든 거대한 무언가가 소환술사로 보이는 사람을 잡아먹고 있었다.
아니, 그건 사람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론 사람에 가까운 실루엣이지만, 언뜻 드러난 신체는 마물의 그것과 같았으니까.
[심연과 계약한 어둠의 소환술사]-타이틀 : 심연과 계약한 자
-타입 : 혼종
-특성 : 흑마법, 소환술, 저주
-설명 : 공포의 세계, 심연과 계약한 흑마술사. ‘그것’을 소환하여 아르렌성을 함락하려 하고 있다.
드러난 정보도 인간이 아님을 밝히고 있었다.
하나 도현의 시선은 놈을 보고 있지 않았다.
놈을 집어삼키고 있는 칠흑과도 같은 어둠. 그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파충류의 그것과도 같은 동공.
[구속된 철혈(鐵血)의 마용종]-타이틀 : 전설급 네임드 보스
-타입 : 용족
-특성 : 봉인당한 상태입니다.
-설명 : 철혈(鐵血)의 이름을 담당하고 있는 심연의 마용종입니다.
그들에 대한 정보는 아직 인간에게 밝혀진 게 거의 없으며, 두려움의 근원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현재 구속구로 인해 모든 능력이 봉인되어 있으며 신체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전설급?”
그것의 정보를 확인한 도현이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 * *
갓오세는 뎀로크에서 많은 것을 따왔다.
그중 하나가 등급 시스템이었다.
일반 – 희귀 – 영웅 – 전설로 이루어지는 시스템.
도현이 얻은 타이틀은 물론 아이템, 스킬까지 모든 것에 등급이 부여되어 있다.
그리고 그건 몬스터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몬스터가 그런 건 아니었다. ‘보스’라는 타이틀이 붙은 몬스터에게만 부여되는 게 등급이었으니까.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별한 보스가 바로 네임드 보스였다.
‘이름을 소유하고 있는 유일 보스.’
그들은 본인을 상징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개체였으니까.
죽으면 다시 리젠되는 보스와 달리, 그들은 죽으면 그게 끝이었다.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보스.
그런 만큼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는 설정이 부여되어 있고, 때문에 같은 등급이라도 더 높은 난도를 자랑했다.
‘전설급 네임드…….’
그런 놈이 무려 전설급 타이틀을 달고 있다.
빨갛다 못해 검게 보이는 이름과 함께.
‘이래서 절대 못 잡는다고 하는 거였구나.’
이제야 이해가 된다.
애초에 이건 잡으라고 만든 몬스터가 아니었다.
정해진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무조건, 확실하게 유저를 죽여야만 하는 임무를 받은 보스 몬스터.
그게 튜토리얼 보스의 정체였다.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튜토리얼에서 절대 못 잡는 몬스터를 끼워 넣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게임은 게이머라면 익숙한 일이었으니까.
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
‘영상 속에선 이름 말곤 모든 게 물음표로 떴었는데…….’
때문에 강할 거라곤 생각했어도 이 정도로 무지막지한 놈일 줄은 몰랐다.
아마 저놈의 정체를 아는 자는 없지 않을까?
‘아니, 1년 6개월 정도면 아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그 정도 시간이면 웬만한 히든 피스는 다 밝혀졌을 테니까.’
물론 있다 해도 감히 잡을 생각을 한 자는 없을 터였다.
어쨌거나 여기까지 온 이상 선택을 해야 했다.
놈을 잡을지.
아니면 깔끔하게 포기할지.
그런 도현의 고민을 돕듯, 눈이 마주치자 놈이 포효를 내질렀다.
10m는 되는 거구가 내지르는 포효는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 뜨는 메시지들은 더 소름이었다.
크아아아아!
[‘구속된 철혈(鐵血)의 마용종’의 포효를 들었습니다.] [압도적인 존재의 포효에 신체 능력이 저하됩니다.] [이동 속도가 20% 감소됩니다.] [공격 속도가 20% 감소됩니다.] [방어력이 30% 감소됩니다.] [마법 저항력이 25% 감소됩니다.]“……양심도 없네.”
가뜩이나 강한 놈이 디버프까지 야무지게 넣고 있다.
그게 꼭 자신을 상대할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나름 공평한 조건이기도 했다.
덜그럭- 덜컥.
크르르르…….
놈의 손과 발, 그리고 몸통과 목까지.
전신의 모든 것을 묶고 있는 구속구에 놈은 벽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마치 집을 지키는 개처럼.
일정 범위 이상을 나가려 하면 구속구에 막히고 있었다.
그나마 팔은 좀 여유로운지 구속구를 차고도 휘두르고 있지만, 그 속도가 느렸다.
-HP : [1,000,000 / ???]
심지어 상처를 입었는지 전신에 피가 낭자했는데, 그 때문인지 전설급 네임드 보스라기엔 초라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설명에 나와 있듯 모든 능력까지 봉인된 상태.
한마디로 팔다리 다 잘리고 죽어 가고 있는 열화판 중의 열화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저 무지막지한 생명력과 한 대 맞으면 골로 갈 게 틀림없는 무식한 크기의 팔.
상식적으로 1레벨 유저가 잡으라고 있는 보스가 아니었다.
‘내가 죽으면 봉인과 상태이상이 풀린다고 했지?’
아마도 원래의 튜토리얼에선 찰리가 죽으며 봉인이 풀린 덕에 온전한 모습을 찾은 것이리라.
그렇다면…….
‘……할 만하지 않나?’
어쩌면 지금이 유일한 기회가 아닐까?
잡을 수 없는 보스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이런 상황은 뎀로크에서도 종종 있었다.
우연히 발견했지만, 미치도록 높은 난도의 히든 피스들을 앞에 두고 늘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다.
그때마다 도현의 선택은 한결같았다.
“좋아, 해 보자.”
카이저, 그는 이런 도전을 마다할 남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