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68)
제68화
68화.
커뮤니티 하면 가장 대표적인 장점이 바로 소통이다.
홈페이지 게시글에 올라오는 수많은 공략글과 기사를 읽고, 커뮤니티로 달려와 소통을 나누며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10억 명이 즐기는 게임인 만큼 나라별로 서버가 나뉘어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 수가 무척 많았다.
-아, 요즘 뭐 소식 없냐? 10대 길드 다 뭐 함, 지금?
당연히 수많은 주제가 쏟아져 나오지만, 최근 들어 그들은 다소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걔네들 요즘 신대륙 뚫는다고 바쁘더라.
-뭐…… 누가 먼저 뚫냐 경쟁 붙었다잖냐. 당분간은 별 소식 없을 듯. 요즘 10대 길드 좀 잠잠해서 심심함.
-한창 누가 더 잘났니 뭐니 치고받을 때 재밌었는데 ㅋㅋㅋㅋ
-그래서 요즘 히어로 길드랑 슬레이어가 대세잖아.
-그 또라이도 유명하지 않음?
-아…… 걔 얘기는 하지 말자. 걘 진짜 정상이 아니야.
이젠 웬만한 이슈도 다 지나가고, 10대 길드마저 잠잠한 지금.
점점 떠들 얘기가 고갈되어 가고 있었으니까.
사실상 할 짓이 없어 커뮤니티에 죽치고 앉아 있을 뿐, 적당히 시간 때우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왕의 귀환! 돌아온 왕좌의 주인에게 자리를 돌려준 멸살?] [카이저, 그가 돌아왔다!]그러던 찰나, 거짓말처럼 귀환한 카이저의 소식은 그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다.
-미친, 카이저 떴다!
-와씨, 대박. 어떻게 돌아오자마자 1위 하냐?
-이게 클래스냐? 퇴물이라던 새끼들 다 어디 감? 멸살이 안 내려와? 풉, 2배 차이로 찌발렸쥬!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쥐엔장–!!!
당연히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커뮤러들의 관심이 쏠렸다.
[카이저, 그는 누구인가?] [뎀로크 1위 출신, 신이라고 불렸던 남자 카이저에 대해 알아보자.] [혜성처럼 돌아와 레이븐 랭킹 1위를 달성한 남자!]이때다 싶었던 기자들과 카이저의 팬들이 신나서 정보를 풀었고, 덕분에 수많은 곳에서 카이저에 대한 얘기가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그가 어떤 남자인지. 과거의 행보가 어땠는지,
어째서 그가 신이라 불렸는지…….
그의 찬란했던 전적을 요약한 글들이 쏟아진 것이다.
-와, 이렇게 정리해서 보니 역대급이긴 하네.
-저게 다 진짜인 게 레전드.
-그저 신이긴 했지.
-보다 보니 옛 생각 난다. 간만에 뎀로크 땡기네.
-진심? 그 벽돌겜을 하고 싶다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차피 이제 하고 싶어도 못 함 ㅋ
카이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난다며 향수에 젖어 있거나 맞장구를 쳤지만, 애석하게도 그를 직접 겪지 못한 사람이 더 많았다.
-이게 말이 되냐? ㅋㅋㅋㅋ 무슨 척준경도 아니고.
-압도적 1위니 뭐니 듣긴 했는데 이건 너무 과장된 거 아님?
-한국인들 종특 아니겠냐. 국뽕에 차 가지고 뻥튀기 오지게 해 놨네. 하여튼 옛날 사람 신격화하는 건 알아줘야 함.
-와 요즘 것들은 카이저를 모르네;;
-이래서 어르신들이 요즘 것들은 안 된다고 하는 건가? 나 24살인데 왠지 꼰대들 심정을 알 거 같음;; -어휴 그저 지들이 못 봤으면 구라지 ㅉㅉ
-아니, 혼자서 10인 레이드 깨고, 뭐 딜러인데 탱커를 하고, 한 번도 대인전에서 진 적이 없으며…… 어휴, 다 적기도 힘드네. 별말도 안 되는 걸 적어 놨는데 상식적으로 어케 믿음.
-아르데에서는 아무 소식 없던 것만 봐도 답 나오지 않냐? 운이 좀 좋게 풀렸나 보지 이번엔.
-근데 아르데 1위 기록 바뀌긴 했던데, 방패최고? 얘넨 뭐냐? 듣보잡인데 기록이 넘사네.
객관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믿기 힘든 정보들이 대부분이었던 탓이다.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한 의심에 꼬리에 꼬리를 잇듯 논란이 퍼져 나갔다.
[뎀로크 시절 카이저 영상이다. 아기들아, 이거나 보고 와라.]참다못한 누군가가 몇 안 남은 영상을 구해 온 건 그때였다.
다른 사람이 찍었는지 화질이 깨져 있는 오래된 영상.
하지만 그의 플레이를 보기엔 충분했고, 이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컨트롤 실화냐.
-와, 다 피하는 것 봐. 어떻게 한 대를 안 맞지?
-이왜진?
-아니 ㅋㅋㅋ ㄹㅇ 이게 왜 진짜냐고. 보고도 얼척이 없네.
-대체 딜러가 왜 일기토 하고 있는 거임? 저게 가능한 거야?
-불가능하지.
-그럼 저건 뭔데?
영상 속 카이저는 5m가 넘는 필드 보스를 상대로 솔로킬을 도전하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소문이 전혀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쳤다…… 이래서 카이저 카이저 하는구나.
-왠지 나 팬 될 거 같아.
-남자한테 설레는 건 첨인데…… 뭐지, 이 느낌? 첫사랑의 느낌인걸?
-게이야…… 그건 좀…….
그건 사람들의 민심을 돌리기에 충분했다.
아니, 충분함을 넘어 압도되었다고 표현하는 게 옳으리라.
-더! 더 없어?
-나는 아직 목이 마르다! 영상을 더 보여 달라!
자연스레 카이저의 영상들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잊혀서 구석에 박혀 있던 그의 영상들이 뒤늦게 빛을 발하게 되었다.
PK범과 10 대 1로 결투하는 영상부터 레이드 트라이 하는 영상, 카이저의 파티와 함께 공성전을 하는 영상까지.
-와…… 미쳤다.
-어떻게 저러지? 멸살도 저렇게 못 하지 않냐?
-글쎄, 결과만 두고 보면 멸살도 가능할 거 같은데…… 뭔가 결이 다르긴 하다. 멸살은 엄청 화려하고 폭력적이라면 이건 예술작품 보는 느낌?
-살면서 480HD짜리 영상을 20분 동안 본 건 처음이다.
어디서 또 찾아온 건지 10개가 넘는 영상을 찾았지만, 겨우 그 정도론 그들의 갈증을 채울 수 없었다.
오히려 감질나서 안달 난 사람들이 성을 냈다.
그중에는 여성들도 제법 많았다.
갓오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만큼 여성 유저 비율도 높았기 때문이었다.
-아, 영상 더 없어? 덕질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잖아.
-카이저 오빠 몇 살이래? 얼굴이 다 가려져서 잘 안 보이네. 뭐 아는 거 있는 사람?
-카이저 뎀로크 시절에도 영상 잘 안 올리는 걸로 유명하긴 했음. 괜히 다 남이 찍어 준 영상인 게 아님.
-아니, 뉴튜브 안 하시나? 사냥 영상만 올려 줘도 감지덕지하고 볼 거 같은데.
-멸살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다 진심. 지금도 저 기량일까?
-글쎄? 그러니까 레이븐에서 1위 하지 않았을까?
예술과도 같은 미친 실력과 한정된 정보에서 오는 갭이 그들의 소유욕을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이제는 갓오세의 스타가 이전의 연예인 위치임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졸지에 팬이 되어 버린 그들은 소위 말하는 덕질을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뭐든 팬이 생기면, 안티팬도 생기기 마련.
-합성 아님?
-솔직히 저게 말이 되냐. 합성 같음. 화질도 ㅈㄴ 깨져 있고.
-영상 편집 관련 일 하는데 적어도 내가 보기엔 합성 흔적 안 보임. 깨져 보이는 건 그냥 화질 문제 같고…… 아니, 그걸 떠나서 애초에 영상이 몇 갠데 저게 다 합성이라는 게 더 웃기네.
-아 몰라. 저게 말이 되냐? 아무튼 합성임.
-합성 ㅋㅋㅋ 어떻게든 이 악물고 부정하는 것 보소 ㅋㅋㅋ
-아몰랑 ㅇㅈㄹ ㅋㅋㅋ 아예 레이븐 1위 찍은 것도 합성이라 하지 그럼?
하지만 그 안티팬들도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난동을 피우지 못했다.
대개 그들은 안티를 할 때 선동을 선호한다.
그것만큼 쉽고 빠르게 분위기를 초치며 논란을 만드는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선동할 거리가 있어야 하지…….
입을 놀리기엔 카이저에 대해 풀린 게 너무 없었고, 그에 반해 업적은 너무 확실했다.
저들끼리 물고 뜯으며 싸우지만, 뭐가 됐든 한 가지는 분명했다.
-니들이 암만 뭐라 해 봐야 지금 알아주는 길드들 다 카이저 영입하겠다고 불붙었음.
-여기 브리온인데 진짜 입구에 스카우터들 다 모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앞이 안 보일 정도.
-실력을 떠나서 상징성이 있는데 당연히 길드 입장에선 데려가고 봐야지.
여태껏 없었던 초대형 다크호스가 등장했다는 것.
그리고 그의 등장이 차후 갓오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것.
-와, 나 브리온이라 잠깐 봤는데 100대 길드 마크만 벌써 셋이나 봄.
-100대 길드? 10대 길드가 아니라?
-100대 길드를 몰라? 너 뉴비지?
-10대 길드처럼 공식적으로 정해진 건 아닌데 일반 길드라기엔 너무 센 길드들 걍 가져다 붙인 거. 띄워 주기지 뭐.
-그래도 나름 기준이 체계적이라 하위권은 좀 갈리긴 해도 중위권까진 보통 인정하는 분위기임.
-아하.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그 예측은 사실이었다.
[피닉스 길드 마스터 제니퍼, 카이저 영입 의사 밝혀 화제…….] [제니온 길드와 백두산 길드도 움직였다! 초대형 스카우트 전쟁! 카이저를 영입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세간에서 100대 길드라 불리는 이들마저 탐내고 있다!]웬만한 길드는 모두 움직인 이 대규모 영입 전쟁에, 엉덩이 무겁다는 100대 길드까지 움직인 것이다.
-근데 왜 10대 길드는 안 움직임? 카이저면 움직여야 하는 거 아냐?
-걔네 지금 바쁘잖아, 여력도 없을걸.
-그리고 그게 아니어도 눈치 보이겠지. 겨우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카이저라는 상징성 있는 애가 들어가 버리면 어케 되겠냐. 바로 전쟁인 거여.
-서로 눈치 싸움 하고 있는 거지. 아마 당분간은 지켜볼 듯.
-와 진짜 기대된다. 과연 어느 길드가 카이저를 영입할까?
이에 유저들의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반나절도 안 되어 역대급 규모의 스카우트 전쟁을 일으킨 이 대형 폭탄이, 과연 어느 길드에 들어갈 것인가.
그 기대감에 모두가 시선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속보) 지금 카이저 뜸 들이기 하는 듯?
-와, 100대 길드가 움직였는데 지금 배짱 놓는 거?
-그럼 카이전데 배짱 좀 놓을 수도 있지, 그게 뭐 대수라고.
-100대 길드고 일반 길드고 신 앞에선 평등한 법.
-와씨 ㅈㄴ 흥미진진하다.
카이저가 길드들을 상대로 뜸 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그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갓오세가 출시한 지 벌써 1년 6개월이다.
스타가 될 재목은 이미 다 뜰 대로 뜬 지금, 누가 감히 100대 길드에게 뜸 들이기를 할 생각을 하겠는가.
과거에 얼마나 잘나갔든 후발대는 후발대답게 길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카이저이기에 가능한 짓이었고, 이는 유저들에게 그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특수한 상황이었다.
-근데 좀 아쉽다. 뜸 들이기 하는 거면 하루아침에 끝나진 않겠네.
-어쩌면 10대 길드가 움직일 때까지 버티는 걸 수도 있음.
-하긴…… 카이저 급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거 이러면 10대 길드끼리 전쟁 날 수도 있는 거 아님?
-대박, ㅈㄴ 재밌겠다 진짜.
-팝콘, 팝콘 가져와, 빨리.
최근 들어 이리도 흥미진진했던 일이 있었던가.
족히 며칠, 어쩌면 한 달이 넘어갈지도 모를 이 대규모 뜸 들이기마저 그들에겐 설렘으로 다가올 정도.
-어디 길드 들어갈까?
-글쎄. 그건 모르겠고 일단 일주일 예상한다.
-ㄴㄴ 내가 볼 때 한 달 넘어가야 10대 길드 움직임. 카이저면 그래도 10대 길드 정돈 들어가 줘야지.
-에이, 그럼 한 달을 육성 못 하는 건데 오바지.
-설마 길드 아예 안 들어가려는 거 아님?
흥분에 찬 유저들이 떠들며 상황을 추론했다.
-에이, 아무리 카이저여도 그건 아니지.
-왜, 뎀로크 때는 정식 파티 멤버 구하기 전까지는 솔플 유저였다며?
-그때랑 지금이랑 같냐? 규모랑 시기 자체가 다른데. 그때도 후발대긴 했어도 겨우 몇 개월 차이였음.
-지금 다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서 길드 안 들겠다 하면 ㄹㅇ 걍 공적 되는 거. 다들 적으로 돌아서는 건데 그런 미친 짓을 하겠냐.
-여제도 스카우트 다 무시하고 길드 안 들어갔잖아.
-그거랑은 다르지. 여제 땐 초창기이기도 했고, 이 정도로 집중됐던 건 아니잖아. 지금 분위기가 여기서 무시하면 그냥 ‘세상아 덤벼라, 나 카이저다’ 이거임.
그렇게 떠들길 수십 분.
온갖 추론이 쏟아지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얘들아, 나 방금 카이저 본 거 같은데?]한 게시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