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Genius Ranker of All Times RAW novel - Chapter (93)
제93화
93화.
[플레이어 : 카이저] [레벨 : 32] [HP : 5,120 / 5,120] [MP : 2,750 / 2,750] [체력 : 790 / 790] [클래스 : 최후의 모험가 [카시야르의 계승자>] [타이틀 (7개)]-시작부터 호감도 맥스?
-최초의 슬레이어
……(펼쳐보기)
[능력치] [근력 : 80(+70)> [민첩 : 55(+69)> [체력 : 5(+69)> [감각 : 37(+67)> [마력 : 45(+65)>잔여 포인트 : 20
‘어둠 두르기 하나 때문에 마력 투자하긴 아까웠는데…….’
어둠 두르기도 기본적으로 근접 전투가 베이스이기도 하고, 마나 말곤 마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스킬도 아니다.
그래서 아직까진 웬만하면 투자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지.’
생각 이상의 사냥 속도에 차마 투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래도 부족하긴 했지만, 이전보다 한결 다루기 수월해지기도 했고.
나름 나쁘지 않은 투자였다.
이 정도면 남은 스탯을 다 투자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내 참았다.
‘올인은 조심해야지.’
도현은 올마스터다.
언제나 여유분의 포인트가 조금이라도 있는 게 나았다.
잠룡 특성 덕분에 남들보다 포인트가 여유롭기에 가능한 전략.
‘확실히 잠룡이 깡패긴 해. 만렙 이후 ‘그것’만 아니면 밸붕이었을 텐데.’
피식 웃은 도현이 천변(千變)을 집어넣었다.
-어? 그만 잡게? 나 좀만 쉬면 다시 소환할 수 있는데…….
“다 잡아서 괜찮아.”
원래는 스킬만 좀 실험해 보고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자동 사냥의 매력에 빠져서 꿀을 빨다 보니 메인 퀘스트까지 깨 버렸다.
그뿐인가.
[검술 숙련도가 LV14가 되었습니다.] [창술 숙련도가 LV8이 되었습니다.] [단검 숙련도가 LV9가 되었습니다.] [방패 숙련도가 LV5가 되었습니다.]레벨을 2개나 올린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각종 무기들의 숙련도도 원활하게 올릴 수 있었다.
‘천변을 쓰니까 다양하게 올리기가 편하네.’
숙련도 레벨이 높기도 하고, 한동안 검보다 다른 무기를 자주 쓴 덕일까.
대전사 이후로 아직까지 겨우 2레벨밖에 올리지 못했다.
다소 굼뜨게 오르는 감이 있지만, 나쁘지 않은 성장세다. 웨폰 마스터가 없는 다른 이들은 이보다 더 늦게 오를 테니까.
‘게다가 나는 검만 쓰는 게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이로써 바위 숲에서 볼일은 다 봤고…… 이제는 도시로 가서 퀘스트를 진행해야 할 때였다.
다만…….
[접속 가능한 시간이 10초 남았습니다.] [잠시 후 접속이 종료됩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십시오.]그 순간은 내일로 미뤄야 할 듯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하기야 많은 일이 있긴 했다.
사냥한 시간만 치면 갓오세를 플레이한 날 중 가장 많았으니.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기로 한 도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 갈 시간 됐다.”
-아…… 벌써? 뭐, 알았어. 내일도 같은 시간에 오는 거지?
“오냐.”
-조심히 가, 주인.
-리자리자!
폴짝거리며 인사하는 엘리자와 손을 흔드는 지하드.
이젠 그래도 며칠 같이 지났다고, 헤어지는 게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어쩌면 둘이 가디언룸을 같이 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뭐가 됐든 좋은 일이었다.
신수라는 것들은 지능이 높다 보니,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 놈들이 많다 들었으니까.
심할 경우에는 분리불안장애를 겪는 신수까지 있었다.
‘스트레스 관리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만 수천만 원이 넘는다지?’
그야말로 돈 먹는 하마가 따로 없었다.
괜히 사람들이 신수를 아무나 키우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네크로맨서와 더불어 부자의 상징과도 같은 게 신수 테이머였으니까.
그런 면에서 도현은 땡전 한 푼 들이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놀면서 편안함을 느끼니 얼마나 운이 좋은 일이란 말인가.
[최대 접속 시간을 채워 접속이 종료됩니다.]그 문구를 마지막으로 캡슐에서 눈을 뜬 도현이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뼈가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지르는 건 뼈만이 아니었다.
“어우, 배고프네.”
배가 밥을 달라고 요동친다.
아직 돈도 많겠다, 오늘도 소고기나 먹을까 싶어 거실로 나간 도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도 없네?”
거실은 물론, 현아의 방에도.
그리고 안방에도 아무도 없던 것이다. 당황해서 까똑을 보내자 금방 답장이 왔다.
[나 : 야] [엄마딸 : ?] [나 : ㅇㄷ] [엄마딸 : 술 마심] [나 : 아 ㅇㅋ] [엄마딸 : 왜?] [나 : ㄴㄴ 엄마는?] [엄마딸 : 엄마도 모임. 좀 있다 들어갈걸?] [나 : ㅇㅋㅇㅋ]까똑을 끈 도현이 휴대폰을 휙 던졌다.
모임이면 엄마도 밥을 먹고 있을 테니 혼자 끼니를 때워야 할 듯했다.
‘이럴 땐 막도널드지.’
자고로 혼자 배달시킬 땐 햄버거만 한 게 없었다.
푸짐하게 빅X 세트와 스낵랩까지 주문한 도현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털썩.
자연스레 의자에 앉아 마우스를 딸칵이는 도현.
평소라면 습관처럼 홈페이지를 확인하기 위함이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어디 보자…… 얼마나 올랐나.’
이제는 어엿한 뉴튜버.
과연 게임을 하는 동안 얼마나 변화가 생겼나 확인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뉴튜브에 로그인을 마치고 내 채널에 들어간 순간.
“헐?”
도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카이저 TV]구독자 : 144만
‘144만이라고? 100만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79만 명이었다.
10시간 사이 2배에 가까운 구독자가 추가로 생겨난 셈.
겨우 20시간 남짓한 시간 만에 맨땅에서 144만 뉴튜버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럼 조회 수는 대체 몇인 거야?’
꿀꺽 침을 삼킨 그가 영상 하단을 확인했다.
[조회 수 : 746.1만]“……미친.”
……잘못 보고 있나?
두 눈으로도 보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나 눈을 몇 번이고 끔뻑여 봐도 바뀌는 건 없었다.
아니, 바뀌는 게 있긴 했다.
-엉엉 오빠 날 가져요.
└여자임?
└ㄴㄴ 남자임.
└?
└잘생기면 다 오빠랬음.
└가면 쓰고 있는데 잘생긴지 어케 암.
└플레이가 존잘이잖슴.
└아 ㅇㅋ; 인정
-진짜 말이 안 된다…… 지금 5번째 돌려 보는데 볼 때마다 새로워. 늘 짜릿해.
-14 : 01 여기 패턴 어떻게 씹은 거지? 저걸 패링할 수가 있었나?
└ㄴㄴ 안 되지.
└ 그럼 저건 뭔데?
└신이잖아;;;
-이 남자 침대에선 어떨까?
└카이저라면 침대에서도 다 피할 듯
└ㄹㅇㅋㅋㅋ
└포브스 선정 침대에서 최악의 남자 1위 ㅋㅋㅋㅋㅋ
영상에 달린 댓글들.
그것이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구독자 늘어나는 속도 봐라. 진짜 요즘 핫한 게 체감되네.
-카이저 이번에 또 브리온에서 뭔가 터트린 거 같던데. 이건 영상 안 올라오나?
-ㄹㅇ 기다리느라 목 빠지겠네
└영상 올라온 지 이제 하루임 ㅋㅋㅋㅋㅋ
└아 하루가 너무 길다고~
└1일 3영상 가야함 ㄹㅇ
“……음.”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늘어나는 댓글들을 보던 도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쩐지 기분이 묘했다.
이전에도 팬층이 제법 두터웠던 도현이지만, 그때는 피부로 와닿지 않았었다.
그야 게임에서는 뒤통수에 비수를 꽂으려는 놈들만 접근해 왔고, 팬들은 다소 떨어져서 지켜보는 이들이 대다수였으니까.
사람들이 자신을 찬양하고 동경한다는 걸 알고만 있을 뿐.
이런 식으로 소통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런 거구나.’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중간마다 악플이나 이상한 드립을 치는 이들도 제법 보였지만, 호의적인 댓글이 압도적이기도 하고.
‘이래서 뉴튜브를 하는구나.’
소통도 하고 응원도 받고 심지어 돈까지 번다?
이걸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아직 얼굴이 알려지는 건 꺼림칙하지만, 그것도 영상을 올릴 때 모자이크 기능이 있어서 상관없었다.
‘가면 모자이크 같은 것도 있으니까, 이런 건 좋네.’
외모를 크게 바꾸지 못하는 가상현실 특성상, 초상권 보호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닐까 싶다.
덕분에 버추얼 뉴튜버들이나, 얼굴이 밝혀지는 걸 꺼리는 이들이 잘 써먹고 있다 했나.
어쩌다 보니 도현도 그 수혜자 중 한 명이 되었다.
‘어제 가면 처리하고 올리길 잘했네.’
……뭐, 워낙 유명해지는 바람에 얼굴을 가려도 잘만 알아보긴 한다만.
이건 나중에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장비를 바꾸거나, 지하드 복장을 바꾸면 되는 일이니까.
“그런 의미로 이번에도 잘 부탁한다.”
씨익 웃은 도현이 마우스를 딸칵였다.
캡슐과 동기화한 덕에 금방 다운받아진 영상이 마우스질을 할 때마다 휙휙 바뀌었다. 그래도 어제 한 번 올렸다고 조금은 덜 어색해진 손놀림.
그렇다고 편집이라 부를 만큼 많은 걸 하는 건 아니었다.
“내보내기 좀 그런 부분들은 자르고…… 모자이크해 두고. 영상은 두 편으로 나누는 게 낫겠지?”
그래도 아직 편집 초보인 도현에겐 쉽지만은 않은 작업.
장장 2시간에 걸쳐 편집을 마친 도현이 비로소 영상을 업로드했다.
[업로드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됐다.”
그제야 마우스에서 손을 뗀 도현이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나중엔 편집자를 구하든 해야겠네.’
지금이야 유명세를 타서 이렇게 조잡하게 올려도 먹히는 거지, 시간이 지나 인기가 조금 시들해지면 편집자의 힘이 분명 필요할 터.
그걸 떠나서 이 짓을 매일같이 하자니 벌써 피곤했다.
‘일단은 어쩔 수 없지.’
물론 지금으로선 감수해야 했다.
아직은 안정적인 수익이 없으니까. 좀 더 육성하면서 차분하게 알아봐도 늦지 않았다.
‘이런 기세면 다음 달에 수익 기대해 봐도 되겠는데?’
구독자도 쏠리고 있겠다, 이 기세를 몰아 영상만 잘 올려도 수익이 짱짱하게 나올 터.
한두 달 상황 봐서 편집자를 구해 봐도 될 듯했다.
지금 남은 돈도 있고, 경매장에 올린 아이템도 팔리면…….
‘뭐지? 왜 이렇게 잘 풀리지?’
막혀 있던 돈 운세라도 터진 듯 술술 풀리는 흐름에 도현은 기쁨보다 의문을 품었다.
그런 말이 있지 않나.
갑자기 일이 너무 잘 풀린다면, 의심부터 하라고.
잘나가다가 한순간에 부도 난 사업가들이 자주 하는 말인 만큼 나름 유명한 명언이었다.
‘내가 이렇게 잘 풀린 적이 있었나?’
강화만 했다 하면 터지고, 하이랭커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전설급 스킬 하나 가지지 못한 게 도현이다.
아니, 기껏 처음 한 게임이 뎀로크라는 똥망겜이라는 것부터가 이미 문제였다.
힘들게 1위를 달성했는데 서비스가 종료되어 버렸으니까.
‘그뿐이면 다행이지.’
기껏 그 경험을 살릴 수 있게 갓오세라는 역대급 차기작이 나왔건만, 정확히 출시일에 군대를 간 도현이었다.
그야말로 운이라고는 밥 말아 먹은 남자.
그게 도현이 겪어 온 삶이었다.
한데 군대를 전역한 이후, 갓오세를 하는 내내 너무 잘 풀리고 있지 않은가.
‘지금껏 당해 온 게 사실은 액땜이었나? 모두 이 순간을 위한 빌드업?’
내가 무릎을 꿇은 건, 기동성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런 것처럼 갓오세에서 떵떵거리기 위해 그 모진 고생을 한 것일 수도 있…… 을 리가 없지 않나.
말도 안 되는 생각에 피식 웃은 도현이 이내 상념을 접었다.
‘아무렴 어때.’
지금 중요한 건 기회가 주어졌다는 거였다.
그렇다면 그 기회를 누구보다 소중히, 그리고 확실히 다루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퀘스트도 마찬가지야.’
한 번 고꾸라지면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는 메인 퀘스트.
레이븐 1위만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는 순간 사라지는 히든 퀘스트.
이것들도 모두 기회였다.
그렇기에 도현은 누구보다 훌륭하게 완수할 생각이었다. 기껏 얻은 기회를 날릴 만큼 도현은 멍청하지 않았으니까.
과연 무슨 퀘스트를 줄지는 내일이 되어야 알 일이었지만.
[10 : 36 PM]힐끔 시간을 확인한 도현이 상념을 털어 냈다.
저건 어차피 내일 되면 알 일.
지금은 더 중요한 고민이 있었다.
‘1시간이라…….’
헬스장이 12시에 문 닫으니 가는 시간 생각하면 대략 1시간이 남는다.
집중해서 하면 충분한 시간.
‘스읍, 갈까? 쉴까?’
하나 그러기엔 너무 졸리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수마가 몰려오고 있었다.
이대로 침대에 누우면 얼마나 달콤할까.
달콤한 유혹에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지만, 최근 운동을 며칠 빠져서 주 6일을 지키지 못한 게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세기의 고민이로다.’
군대에서 매일같이 운동하던 게 아까워서라도 가?
엄연히 갓오세가 직장인데 내일 컨디션을 생각해서 무리하지 말고 자?
두 선택지를 두고 저울을 재고 있는 도현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결국 선택을 내릴 수 있었다.
“……하아. 가야지 뭐.”
기껏 만든 몸이 망가지면 자기만 손해이지 않겠는가.
가뜩이나 집에서 게임만 하는데 운동이라도 가서 활동량을 채우는 게 타당했다.
그렇게 어두워진 안색으로 무거운 걸음을 떼는 도현이었다.
* * *
그리고 그날 밤.
끝내 운동을 다녀온 도현이 뒤도 안 돌아보고 침대로 다이빙하여 꿈나라를 영접하고 있을 때.
갓오세 공식 홈페이지에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왔다.
-떴다! 떴다고 씨X!
└?? 뭐가 떠?
└내 야동!!
└???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제목의 글.
하나 곧 이어진 말을 확인한 순간, 그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시국에 가장 핫하다 할 수 있는, 족히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그토록 기다리던 것이 올라왔으니까.
-카이저 TV 영상 떴다!
-미친!?
-와, 진짜네. 바로 보고 온다.
-나도, 나도!
뉴튜브에 거대한 폭탄이 떨어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