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Iron-blood Sword Hound RAW novel - Chapter 66
66화 부당 거래 (3)
먹구름이 달을 배부르게 삼킨 밤.
스머글러 경을 비롯한 상인 연합은 이를 갈며 수해 속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에잇! 이놈의 모기! 이제 지긋지긋하다 이딴 밀림은.”
다들 잔뜩 지쳤는지 불평불만 투성이다.
그들은 기이할 정도로 긴 침을 가지고 몸에 달라붙는 모기들을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려 잡아가면서 베이스캠프로 귀환했다.
그곳에는 험상궂은 표정의 사내들이 우글우글 모여 상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맨 앞줄에 있던 털복숭이 사내가 스머글러 경을 보며 피식 웃었다.
“죽상을 보아하니 잘 안된 모양이지?”
“…….”
스머글러 경은 대답 대신 신경질적인 태도로 짐을 내팽개쳤다.
그러자 근처의 사내들이 껄껄 웃었다.
“것 보쇼. 발락 놈들은 말로 해서는 안 된다니까.”
“그런 짐승 놈들과 거래는 무슨 놈의 거래.”
“그냥 죽여 버리고 다 노예로 만들어 버리면 그만이지. 야만족 놈들.”
그들은 제국에서 수배 중인 전과자, 탈옥수, 탈영병들이 모인 용병집단이었다.
스머글러 경은 용병들에게 경고했다.
“발락 놈들을 쉽게 봐서는 안 되오. 그들을 전투로 이기기란 쉽지 않소. 댁들은 이곳 수해가 처음이니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아 됐고, 그렇게 무서워할 거면 우리를 왜 데려왔담? 애초에 거래가 텄을 경우 뒤집어엎으려고 데려온 것 아닌가?”
“아니 뭐, 마물로부터 호위도 있고…… 꼭 발락과 전면전을 벌이기보단.”
스머글러 경은 걱정스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평소대로였다면 발락과의 전면전을 꿈도 꾸지 않았을 그조차 발락의 마을에 남겨두고 온 막대한 양의 교역품들이 눈에 어른거려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이곳 밀림이 처음인 용병들과 일부 상인들 역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허탕만 칠 수 없어! 내가 이 교역에 참가하려고 상인길드의 경합에 얼마를 썼는데!”
“우리 경호료를 상행의 총수익에서 비율로 떼 주기로 하지 않았나? 내가 이런 푼돈 벌자고 당신네들을 마물로부터 지켜 준 줄 알아?”
“발락 놈들이 별겁니까! 야밤을 틈타 기습해서 불을 지르고 물건을 빼앗으면 그만이오!”
발락과 몇 번인가의 교역을 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상인들은 발락의 전사들이 가진 무서움을 잘 안다.
하지만 그런 그들조차도 발락의 마을에 남겨 두고 온 물건들이 욕심이 나는 모양이었다.
결국 대다수의 찬성과 소수의 침묵으로 인해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스머글러 경은 허리춤의 칼을 반쯤 빼든 채 말했다.
“좋아. 밤이 어두워졌으니 이대로 조용히 가서 재고품들을 털어오자. 그리고 제일 먼저 죽여야 할 놈이 누군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알지?”
그러자 주변 용병들과 상인들의 표정이 변한다.
그들도 봤다. 오늘 교역이 누구 때문에 망했는지.
“그 시커먼 꼬마 놈 말이지? 오케이, 접수했어.”
“나는 제일 먼저 그 시건방진 흑인 애새끼 배때지에 한 칼 먹여 줄 거다.”
“근데 그놈 왠지 흑인 아닌 것 같던데? 손바닥까지 검은색이었다고. 보통 흑인이라 해도 손바닥은 희잖아?”
“설마 제국인 출신인가? 제국어를 잘했던 것도 이해가 되는데 그러면.”
스머글러 경을 비롯한 모든 이들은 한꺼번에 의기투합했다.
그들은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창과 칼을 정비했고 모든 것을 불태울 준비도 마쳐 놓았다.
이윽고.
그들은 어둠 속에서 출전 전의 의식을 치렀다.
뭐 의식이라고 해도 별 것은 없고, 그저 담배를 한 대 피울 뿐이다.
칙-
담뱃불이 붙었다.
용병 하나가 입에 담배를 물고 그 끝에 성냥을 가져간다.
이윽고, 옆에 있던 용병이 그 성냥을 받아 담뱃불을 붙였다.
그리고 이내, 그는 성냥불을 꺼 버리려 했다.
그러자 세 번째 용병이 손을 뻗어 막으며 짜증을 냈다.
“아 왜 성냥을 꺼, 아직 더 태울 수 있구만.”
“이 자식 이거, 초짜라서 뭘 모르네.”
첫 번째 용병과 두 번째 용병은 세 번째 용병을 비웃었다.
“전쟁터에서는 성냥 한 개비를 세 명이 돌려쓰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 것도 모르냐?”
“뭐? 그런 게 어딨어?”
“있어. 성냥은 두 명까지만 불을 붙이는 게 원칙이야.”
그러자 세 번째 용병은 코웃음 쳤다.
“나는 그딴 말 안 믿어.”
그는 말을 마친 뒤 불이 꺼질 새라 황급히 입에 문 담배를 성냥에 가져간다.
이윽고, 세 개비의 담배에 불을 붙인 성냥이 확 꺼지는 순간.
…퍽!
둔탁한 소리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세 번째 용병의 담뱃불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머리통도.
첫 번째 용병과 두 번째 용병은 얼굴로 확 튀는 뜨끈한 액체를 뒤집어쓴 채 그 자리에서 멀뚱멀뚱 눈을 끔뻑였다.
피. 목이 날아간 동료의 피.
그들이 미처 현실을 파악하기도 전에.
…퍽! …퍽!
두 대의 화살이 더 날아왔다.
화살은 담뱃불을 겨냥하고 있었고 정확히 용병들의 입이나 목에 꽂혀 몸통과 머리통을 분리시켜 놓았다.
“히익!?”
스머글러 경은 재빨리 담배를 땅바닥에 버렸다.
그러자.
…퍽!
땅에 떨어진 담뱃불에 어김없이 화살이 박혀들었다.
박히는 즉시 주변을 폭파시켜 놓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화살들, 그것들은 수해의 어둠 저 너머에서 소낙비처럼 빗발치고 있었다.
“담배! 담배를 버리…… 억!?”
큰 소리로 지시를 내리던 용병대장의 입안으로 화살이 박혀들었다.
용병대장은 목젖과 아래턱만 남기고 머리통의 거의 대부분을 잃어버린 채 수해의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그 외,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 잠시라도 비명을 질렀던 사람들 모두 입과 목 부근에 화살을 맞고 나자빠졌다.
백 명이 넘던 용병들의 수가 순식간에 반 토막, 반의 반 토막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몇 초 되지 않아서 말이다.
……한편.
화살비가 내리는 저편에서는 발락의 궁수들이 이를 갈고 있었다.
“첫 번째 담뱃불은 위치, 두 번째 담뱃불은 거리, 세 번째 담뱃불에 쏴라.”
사냥조장 아이옌의 오더가 내려진다.
…핑!
방금 막 화살 한 대를 쏘아 보낸 아이옌은 고개를 돌리며 싱긋 웃었다.
“정말 있었군. 우리에게 먼저 싸움을 걸어오는 미친놈들이.”
발락은 기본적으로 전투민족이다.
애초에 먼저 싸움을 거는 것이 예사인 부족인데 걸어오는 싸움을 피할 리가 없다.
아이옌은 유쾌, 상쾌, 통쾌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 멀리 있는 용병들과 상인들을 향해 저격을 퍼부었다.
극도로 작은 불빛, 극도로 작은 소리도 잡아내는 발락의 전사들이다.
그들은 아주 희미한, 담뱃불 정도의 밝기만 특정할 수 있어도 그 곳으로 어김없이 살을 박아 넣는 기술을 가졌다.
소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말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든, 아직 목젖 부근을 지나고 있든, 폐에서 미처 출발하지도 않았든 간에 소리가 머물러 있는 그 부분에는 어김없이 화살이 박힌다.
한참을 신나게 활을 쏘던 아이옌, 이내 비키르가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제 그만.”
그러자 아이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다 죽여서는 안 돼. 일부는 살려 줘라.”
“왜 그래야 하지?”
아이옌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설마 용서라거나 관용이라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 물러터진 제국인 샌님 같은 말은…….”
“그게 아니라.”
비키르는 손을 들어 아이옌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허둥지둥 움직이는 몇 개의 불빛들을 차가운 눈으로 응시했다.
“……저 정도 규모면 후발대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하는 말이다.”
비키르는 일부러 생존자들을 남겨 둔 뒤 그들의 도주 루트를 파악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후미에 있을지도 모르는 베이스 캠프의 위치까지도.
물러 터지기는커녕 훨씬 더 단단하고 날카로운 비키르의 태도에 아이옌은 살짝 멈칫했다.
이윽고, 그녀의 입가에 웃음기가 맺힌다.
“……좋아. 역시 합격이다.”
전부터 자꾸 뭐에, 그리고 어디에 합격점을 주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비키르는 생각했다.
* * *
비키르의 예상은 적중했다.
어깨를 화살에 관통당한 스머글러 경은 허둥지둥 도망쳐 바위와 바위 사이에 있는 좁은 협곡을 통과했다.
그 뒤에 있는 널찍한 야영지에는 대기하고 있던 용병들의 나머지 잔당이 있었다.
얼추 백은 되어 보이는 숫자들이 막사에서 나와 패잔병들을 엄호한다.
“백병전이라면 우리도 자신 있지!”
“방패를 겹쳐놨으니 화살도 소용없을 것이다!”
“아우라 유저들 다 나와!”
“마법사들 집합! 쉴드로 화살을 막아라!”
용병들 중에는 마법사들도 다수 끼어있었는지 이내 화살비를 막을 방패들이 곳곳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핑!
이번에는 다소 이상한 것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몇 대의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위에서부터 떨어졌고 그것들은 화살 꽁무니에 밧줄을 늘어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밧줄들의 끝에는 커다란 나무 통 하나씩이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기름?”
용병들이 황망히 중얼거렸다.
화살 몇 대가 힘을 합쳐 기름통을 하나씩 매달고 온다.
펑! 콰직! 철퍽!
기름통은 땅에 떨어지거나 방패에 부딪치는 즉시 나무 파편을 흩뿌리며 박살이 났고 온 사방에 기름을 뿌려 놓는다.
그리고 뒤이어 쏟아진 불화살들이 기름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쿠르르륵!
순식간에 발생한 화마는 용병들의 베이스캠프를 완전히 포위해 버렸다.
그들이 화재로부터 몸을 피한다고 해도 식량이나 물, 의약품, 무기 등등은 모두 막사 안에서 불타고 있으니 이제 밀림을 살아서 탈출하는 것은 글렀다.
죽은 목숨.
운이 없어 죽은 자나 더 운이 없어 아직 죽지 못한 자나 모두 같은 운명이다.
스머글러 경은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화살 여러 대에 밧줄을 묶어서 기름통을 날려 보냈다고? 이 자식들이 이렇게 머리가 좋았나?”
스머글러 경은 발락의 궁수들이 싸우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지만 그들이 이런 식으로 싸울 줄 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적들이 이토록 영악한지 미리 알았더라면 애초에 싸움을 걸지 않았을 텐데.
바로 그때.
번져 가는 불길에 허둥거리던 스머글러 경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비키르.
그가 이글거리는 불길 너머로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스머글러 경은 이를 뿌득 갈았다.
“이 자식! 이것도 네가 꾸민 짓이냐!”
“……눈치가 빠르다고 해야 하나?”
비키르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주변에는 온통 시체, 불길, 죽음, 폭발뿐이다.
애초에 눈치가 빨랐다면 이런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조롱이었다.
스머글러 경은 그 말을 듣고 눈이 뒤집어졌다.
“죽여 버리겠다 이 새끼!”
그 순간.
비키르가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바로 활과 화살이었다.
핑-
나름 힘 있게 날아간 화살이 스머글러 경의 하복부에 꽂혔다.
“어헉!?”
애매한 부위에 맞았다. 바로 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꽤나 고통스럽고 치명적인 부위.
“……이런, 딱히 노린 것은 아닌데.”
비키르는 미안하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아이옌에게 궁술을 배우긴 했지만 아직 모자란 감이 많다.
끼릭-
미안한 것은 미안한 것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한 발을 더 장전하는 비키르.
스머글러 경이 화들짝 놀라 피칠갑이 된 손을 뻗어 휘저었다.
“자, 잠깐만! 나를 죽이면 안 돼! 그랬다간 크게 후회할 거다! 진짜야!”
“그건 왜지?”
비키르가 되묻자 스머글러 경은 품을 뒤져 피 묻은 서류 한 장을 꺼내들었다.
“이, 이건 언더독 시에서 받은 탐사허가서다! 지, 진짜야! 위조 아냐! 새로 부임한 부집정관의 낙인도 찍혀 있어! 내 뒤에는 바스커빌가가 있다고!”
스머글러 경의 말은 일단은 진짜였다.
그는 정식으로 탐사 허가를 받은 연구원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자 비키르는 잠시 손을 멈췄다. 그러더니.
“그것을 이리 가져와 봐라.”
스머글러 경을 향해 손을 까닥거리는 비키르.
스머글러 경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피 묻은 그 허가증을 가져가 비키르의 앞으로 내밀었다.
반대쪽 손으로는 허리춤에 숨겨놓은 단도를 슬며시 잡은 채로.
바로 그때.
쓱쓱-
비키르가 얼굴에 묻은 검댕을 지웠다.
그 순간, 스머글러 경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다, 당신은……!?”
비키르의 정체를 알아본 스머글러 경은 어찌나 놀랐는지 잡았던 단도마저 땅바닥에 떨굴 정도였다.
땅에 떨어진 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비키르는 건조하게 한번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이건 취소다.”
얼굴의 검댕을 손가락에 묻혀 허가증에 찍혀 있는 낙인에 엑스 자를 그렸다.
허가증은 스머글러의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법적 효력을 상실해 간다.
직접 지장까지 찍어서 허가증의 권한을 말소한 비키르는 최종적으로 그것을 불길에 던져 태워 버렸다.
동시에.
…퍽!
스머글러 경의 미간 정중앙에 화살 한 대가 박혀든다.
그리고 이어서.
…퍽! …퍽! …퍽! …퍽!
거의 같은 곳에 네 대의 화살이 추가로 틀어박혔다.
스머글러 경의 머리통은 여러 번 쪼개져 거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싱거운 놈이었네.”
아이옌이 콧방귀를 뀌며 비키르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바로 그때.
“대장! 이제 빠질 때야!”
불길 뒤에서 아훈의 신호가 들려온다.
아이옌은 재빨리 비키르를 공주님 안듯 안아들었다.
그리고 뒤에 대기하고 있던 늑대 바키라의 등 뒤에 올라 바람처럼 빠져나간다.
뒤에서 살아남은 용병과 상인들이 외치는 소리가 떠들썩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발락 놈들이 내뺀다! 저놈들도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가 봐! 추격하면 승산이 있어!”
“흐하하! 불길도 거의 다 잡았어! 저놈들이 불로 공격해 왔다는 건 무력에 자신이 없다는 거겠지!?”
“우린 살았다! 나머지 보급품들만 건지면 돼! 발락 놈들에게 반격이다!”
그 소리를 들은 아이옌은 가당찮다는 듯 피식 웃었다.
“머저리들. 우리가 제놈들 때문에 불을 지른 줄 아나.”
“……곧 알게 되겠지.”
비키르는 차갑게 대답했다.
이윽고.
스스스스스스……
수해가 반응을 보인다.
넓은 범위 내의 잎사귀들이 일제히 한쪽 방향으로 쓸리는 소리.
거대한 무언가가 어둠을 뚫고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츠츠츠츠츠츠츠……
암흑을 짓누르는 한층 더 무거운 농암(濃暗)이 수해에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
상인과 용병들의 베이스캠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폭음 소리와 밝은 빛, 높은 톤의 고함소리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때 아닌 소란에 반응을 보이는 존재가 여기에 하나.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진 마담(Madam)’.
괴담과도 같은 전설 한 토막. 미증유의 공포가 이쪽에 관심을 보이는 순간.
“불을 꺼! 불만 끄면 우리가 역전할 수 있……!?”
“반격이다! 반격 시……!?”
“어? 반대편에 뭐가 있지 않았어? 방금 뭔가 커다란 게……!?”
“으아아아악 살려주……!?”
비명소리가 하나둘씩 픽픽 꺼진다. 꺼져 간다.
아이옌과 비키르는 바키라의 등에 몸을 맡긴 채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
뒤에서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