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106)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106화(106/466)
제 3마석 창고 인근에선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이게 축제지! 신나잖아! 안 그래? 응? 마도신가의 가주 나으리!”
하늘과 대지를 가득 채운 몬스터들의 중심에서 퍼레이드가 거칠게 포효했다.
지금 이 상황이 즐겁고, 즐거워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다.
“왜 대답이 없어? 나만 신나는 건가? 응? 나만 신나냐고!!”
퍼레이드의 마나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뻗어나간 마나는 이내 주위를 가득 채운 몬스터들의 시체에 스며들었다.
“나만 신나는 거면…….”
그러자 숨이 멎었을 터인 몬스터들의 신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 되는데 말이야! 아하하하!”
몬스터 테이머 퍼레이드.
그의 두 번째 비전 마법, 레이즈 데드. 죽은 몬스터들에게 마나를 불어넣어 언데드로서 부활시키는 흑마법.
“가라! 가서 모든 걸 파괴해!”
언데드로서 부활한 몬스터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주위를 가득 채운 마법사들의 숨을 끊어버리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날아든다.
어떠한 것은 부리를 이용해서.
어떠한 것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어떠한 것은 거대한 입을 쩍 벌린 채.
개체별로 상이한 위력적인 무기를 이용해 마법사들을 노린다.
그렇게 추가된 언데드 몬스터의 수는 무려 132마리.
현재 제 3마석 창고를 수호하고 있는 마법사들의 배를 넘어서는 물량이었다.
“하하하하! 피의 축제를 시작하자!”
언데드화 되지 않은 일반 몬스터까지 합치면 무려 300체가 넘는다. 전력 차로만 따지면 거의 5배.
“빌어먹을!”
“또 부활했어……!”
그 압도적인 전력 차에 모두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술을 짓씹던 바로 그때.
“물러나라.”
신인혁이 나직이 읊조렸다.
동시에 신인혁의 주위로 마나가 용오름 쳤다.
그 마나가 얼마나 짙고 방대한지, 주위 공기가 일그러져 보일 정도.
“휘유. 아까 그게 전력이 아니셨구만.”
그 막대한 마나량에 퍼레이드도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이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 발겼음에도 부활한다면…….”
신인혁이 양손을 부딪쳤다.
짝-!
거칠게 울리는 박수 소리.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멎었다.
“부활할 여지가 남지 않도록 티끌만 한 육편까지 모조리 지워 버릴 뿐.”
그리고 신인혁이 다시 양손을 쫙 펼친 순간.
‘올 엘리멘탈.’
‘8서클 4속성 복합 마법.’
‘천지창조(天地創造).’
한 공간의 빛이 사라졌다.
네 개의 속성이 융합된 정체불명의 마법.
마법 그 자체인 마법.
그것이 정확히 언데드 군단의 중심에 똬리를 내렸고.
그 일대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공간이 되었다.
“와우!”
퍼레이드가 혀를 내두르며 박수를 쳤다.
설마 일격에 150체 가량의 몬스터들을 완전히 지워 버릴 줄이야.
“과연 대단해! 소문 그대로야!”
4가지 속성 마법을 자유자재로 섞어 사용할 수 있다는 궤를 달리하는 마도, 올 엘리멘탈.
8서클을 상회하는 위력의 마법에 순간 넋이 나갔다.
그리고 그 빈틈을 놓칠 신인혁이 아니었다.
‘올 엘리멘탈.’
‘8서클 2속성 복합 마법.’
‘작열의 바람.’
풍, 화 속성 복합 마법.
바람 속성 마법의 속도와 화 속성 마법의 위력을 더한 융합 마법이 퍼레이드를 노리고 날아갔다.
‘이런!’
방심하고 있었기에 퍼레이드의 반응이 0.1초 늦었다.
그리고 이 정도 수준의 싸움에서 0.1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빈틈이다.
‘최소 치명상.’
퍼레이드의 신체 코앞까지 다가간 작열의 바람을 보고 신인혁이 내심 승리를 확신하고 있을 때였다.
돌연 뻗어 나온 그림자가 퍼레이드의 코앞까지 다가온 작열의 바람을 집어 삼켰다.
“오우. 뭐야. 백업 죽이는데? 땡큐 섀도우.”
눈앞을 가득 채운 그림자를 보며 퍼레이드가 껄껄 웃었다.
작열의 바람을 삼킨 그림자는 껄껄 웃는 퍼레이드를 살짝 노려보고는 허공으로 흩어졌다.
“……쯧.”
신인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설마 작열의 바람을 저렇게 쉽게 막다니.
‘대체 저 그림자 마법은 뭐지?’
신인혁도 난생 처음 보는 종류의 마법.
마법을 삼키고, 마나를 지우며, 몬스터를 강화한다.
대체 저 마법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신인혁의 눈이 의문으로 가늘어졌다.
“자. 그럼 다시 붙어 보자고. 한국 최강의 마법사 나으리.”
퍼레이드가 입술을 핥으며 다시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 순간, 허공이 쩌억 벌어졌다.
‘8서클 흑마법.’
‘몬스터 게이트.’
쩍 벌어진 허공의 균열에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으리의 정신력이 먼저 끊어질지, 아니면 내 몬스터들이 먼저 소멸할지. 어디 붙어 보자고.”
“…….”
쏟아져 나오는 수백 체의 몬스터를 바라보며 신인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트키쉬. 퍼레이드가 폭주하고 있는 것 같다만, 저대로 둬도 되는 건가?”
한편,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섀도우가 트키쉬에게 말을 걸었다.
“상관없다. 저대로 놔두도록.”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퍼레이드가 전력을 다 쏟아내는 건 썩 나쁜 일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좋다.
퍼레이드가 날뛰면 날뛸수록 이쪽이 목적을 달성하기가 더 쉬워진다.
“그보다 그림자의 성역은 언제 완성되지?”
“3분 정도면 완성된다.”
“……딱 적당하군.”
그 순간 바람이 불어닥쳤다.
카아아아앙-!
그와 동시에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청명하게 울렸다.
“뭘 그렇게 기분 나쁘다는 듯이 혀를 차?”
트키쉬가 생성한 배리어와, 민가연의 세검이 부딪치는 소리였다.
카가가가각-!
돌풍을 두르고 있는 세검이 트키쉬의 배리어를 갉아먹으며 마찰음이 울렸다.
“왜? 뜻대로 안 돼서 좀 그래?”
민가연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와 동시에 세검을 감싸고 있던 돌풍이 형태를 바꾸었다.
‘풍신검(風神劍).’
‘제 4형.’
‘삭(削).’
깎다.
베는 것에 모든 걸 건 절기.
민가연의 검이 공기 마찰은 물론 마나까지 베어내는 수준의 절삭력을 품었다.
서걱-!
검은 순식간에 트키쉬의 배리어를 두 동강 내고 트키쉬의 신체를 절반으로 쪼갰다.
좌우로 나뉘어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트키쉬.
자유낙하 하는 트키쉬의 신체를 바라보며 민가연이 다시금 자세를 취했다.
승부가 끝났음에도 방심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그리고 그런 민가연의 투쟁심에 반응하듯, 두 동강난 트키쉬의 신체가 안개처럼 변해 흩날리기 시작했다.
“질문을 했으면 적어도 대답할 때까지는 기다려 줘야 하는 법 아닌가요?”
그리고 잠시 후.
트키쉬의 두 동강난 신체는 완전히 사라져, 민가연의 앞에 원래의 모습이 되어 나타났다.
“진짜 어이가 없네. 뭐 불사신이라도 되는 거야?”
민가연이 미간을 찌푸리고 트키쉬를 노려봤다.
“불사신은 아닙니다. 불사신에 가깝긴 하지만요.”
벌써 5번째다.
목을 자르든, 신체를 두 동강 내든, 트키쉬는 아무렇지도 않게 부활하고 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안개가 되어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기분이다.
“……후.”
민가연이 깊게 숨을 내쉬었다.
제 4형을 쓰며 과하게 소모한 숨과 마나를 고르기 위함이었다.
민가연의 침묵과 함께 정적이 내려앉았다.
“포기하신 거라면, 조용히 길을 터 주시는 게 어떤가요.”
트키쉬가 차갑게 조소했다.
“헛소리. 절대 안 놓쳐.”
민가연이 검을 부드럽게 다시 쥐며 자세를 한층 더 낮췄다.
“어차피 3분 뒤면 다 끝납니다.”
섀도우가 준비하고 있는 마법식. 그림자의 성역은 3분 내에 완성된다.
그것만 완성되면 이 자리에서 바로 도주할 수 있다.
“그니까 서로 쓸데없는 힘 빼지 말죠.”
이번 작전은 실패다.
이 이상 힘을 써 봐야 헛된 소모에 불과하다.
가능하면 이 이상 힘을 쓰지 않고 넘어가고 싶다.
‘목숨의 스톡을 쓸데없이 5개나 잃었다. 가능하면 이 이상의 소모는 피하고 싶다.’
하물며 트키쉬의 비전 마법은 충전형이다.
이 이상 추가적으로 목숨의 스톡을 잃고 싶지 않다.
“3분이면 널 죽이기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야.”
이내 숨을 회복한 민가연이 다시 검을 휘둘렀다.
카아아앙-!
그 검과 트키쉬의 마법이 격돌하며 다시금 굉음이 울렸다.
“……정말 끝까지 귀찮게 하시는군요.”
트키쉬가 혀를 찼다.
이대로 또 격돌하게 되면, 2분 사이에 목숨을 2개는 더 잃을 테지.
그건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어떻게 끌면 좋을까.
‘그게 좋겠군.’
트키쉬의 눈이 어둡게 빛났다.
“좋습니다. 그럼 이건 어떤가요? 조용히 절 놔 주신다면 좋은 정보를 하나 제공하겠습니다.”
“헛소리로 시간을 벌 속셈이라면…….”
“저희는 유망주들의 납치를 위해 각 팀의 숙소에 암살자를 보내 둔 상태입니다.”
“뭐?”
당황으로 몸이 굳은 녹색 마탑주를 바라보며 트키쉬가 속으로 웃었다.
* * *
갑작스런 폭발 직후.
김석현의 도움으로 하늘로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무너져가는 호텔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련님. 상처는 없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
김석현이 순간적으로 결계를 통해 폭발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다행입니다.”
내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김석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도련님. 이건 역시…….”
“네. 아마 흑색 마탑이겠죠.”
석현 아저씨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무너지는 호텔 주위를 샅샅이 살폈다.
“일단 주위에 생체 반응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나 반응을 감지할 수 있으면 위치를 특정할 수 있겠습니다만…….”
방금 전 마법으로 인해 마나가 불안정해져서, 지금 당장은 마나 감지가 불가능하다.
나도 신안을 사용해서 주위를 살펴봤다.
내 눈으로도 습격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그만큼 주위 마나는 엉망이었다. 이 흐트러진 마나 사이에서 기척을 감추고 있는 습격자의 위치를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조심하십시오. 마법의 위력으로 보아, 7서클 급의 실력자입니다. 절대 저한테서 떨어지시면 안 됩니다.”
“네.”
김석현이 한껏 경계하는 표정으로 마나를 움직였다.
“일단 지원을 부르기 전에 방비부터 굳히겠습니다.”
짙은 마나가 이내 구(球) 형태의 결계가 되어 주변을 감쌌다.
한 겹이 아니다.
두 겹, 세 겹. 결계는 점점 늘어 총 열 겹이 되었다.
‘역시 석현 아저씨야.’
은신 마법과 결계 마법에 특화된 특수 마법사.
7서클 유저지만, 대상 호위라는 면에선 어지간한 8서클 마법사만큼 뛰어나다.
김석현이 내게 딱 붙어있는 이상, 내 몸에 이상이 생길 일은 없다.
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그러나.
그런 내 확신은 속절없이 어긋났다.
“으흐흐흐.”
습격자로 보이는 남성의 비열한 웃음소리가 흙먼지를 뚫고 귓가에 전해짐과 동시에.
쿠궁-!
대기가 작게 진동했다.
타락한 마나를 품은 마나는 순식간에 결계에 스며들어 내 코앞까지 들이닥쳤다.
‘빠르……!’
다. 라고 끝까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순식간에 세를 넓힌 타락한 마나는 순식간에 내 몸을 휘감았다.
반항할 새도 없었다.
그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여긴…….”
나는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된 정체불명의 콜로세움 안에 서 있었다.
‘석현 아저씨가 없어?’
심지어 나 혼자다.
바로 내 옆을 지키고 있었을 터인 석현 아저씨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신안을 활성화하고 주위를 살폈다. 공간 자체가 마나와 마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난생 처음 보는 구조의 술식인 데다가 단편적인 마법식밖에 볼 수 없기에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결계.”
이 구조는 확실히 결계다.
“눈치가 빠른데?”
그 사이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걸걸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
터벅, 터벅.
모래를 밟는 소리와 함께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신 근육질에 스킨헤드.
딱 봐도 한 주먹 할 법한 신장 2미터 크기의 거구.
“서로 자웅을 겨룰 사이인데 먼저 인사부터 해야겠지.”
그가 내 10미터 앞에 서서 어깨를 붕붕 돌렸다.
“내 이름은 단. 코드 네임은 더 피스트.”
육식 동물을 연상케 하는 살벌한 표정.
“그리고 이곳은 검투사의 콜로세움. 나와 내가 선택한 사람. 딱 두 명만 출입할 수 있는 신성한 결투장이자…….”
마치 고대의 공룡을 연상케 하는 묵직한 기세를 뿜어내며 씨익 웃었다.
“171번째 사형이 진행될 사형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