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14)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14화(14/466)
8경기 시작으로부터 약 3분이라는 시간이 흘러.
아델라는 현재 희열하고 있었다.
원체 무표정이 디폴트인 여자라, 표정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두 눈이 이 이상 없을 만큼 번들거리고 있다.
‘강해.’
잃어버렸던 아델라의 이정표가 돌아왔다.
마도신가의 초신성이 부활했다.
그 사실에 아델라는 크게 기뻐하고 있었다.
‘플레임 리볼버.’
아델라가 발한 3서클 마법 플레임 리볼버가 신하율의 윈드에 영향을 받아 궤도를 이탈했다.
플레임 리볼버의 속도를 정확히 계산. 마땅한 위력의 바람으로 궤도를 비틀었다.
플레임 리볼버의 가벼운 연사라는 장점이자 단점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어스 니들.’
바닥에서 솟구치는 대지의 송곳.
완벽한 타이밍을 노린 공격이었지만,
신하율은 이 또한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공중으로 높이 점프해 어스 니들을 피했다.
‘에어로 임팩트.’
신하율이 회피할 거란 걸 예상하고 있던 아델라가 곧장 다음 마법을 시전했다.
공기를 직접 때려 날리는 풍 속성 타격 계열 마법.
특징은 빠른 속도.
그것이 공중에 떠 있는 신하율을 향해 쇄도했다.
사람은 공중에 떠 있을 때 무방비해진다.
그걸 알기에 아델라는 ‘어스 니들’을 통해 신하율을 점프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상대가 내 마법을 모두 예측한다면, 예측해도 의미 없게 하면 될 뿐.’
모든 게 아델라의 계획대로였다.
그러나.
‘배리어.’
신하율이 그런 아델라의 계획을 읽지 못했을 리가 없다.
신하율의 발밑에 생성된 반투명한 배리어.
신하율은 그 배리어를 디딤발로 삼아, 공중으로 한층 더 뛰어 올랐다.
“……!”
에어로 임팩트가 신하율의 발밑을 지나가며 거센 바람이 불었다.
‘배리어를…… 디딤발로 삼아서!?’
아델라의 등골에 진심 어린 소름이 내달렸다.
신하율의 말도 안 되는 마법 활용력에 닭살이 돋은 것이다.
‘넋을 잃고 있을 때가 아니야!’
강화된 하체를 이용해 두 번 점프한 신하율은 제법 높은 고도에서 아델라를 향해 강습해 내려오고 있었다.
‘태양을 등지고……!’
모든 게 계산이었다는 듯이, 신하율은 태양을 등지고 있었다.
덕분에 아델라는 신하율의 모습을 똑바로 응시할 수 없었다.
‘그레이트 실드.’
아델라는 어쩔 수 없이 방어를 택했다.
아델라의 전방에 거대한 방패가 생겨났다.
지금 신하율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 진 모르지만, 1서클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신하율은 3서클 방어 마법인 그레이트 실드는 뚫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용한 안전책이었다.
‘어스.’
신하율이 지 속성 마법을 통해, 손 안에 흙을 생성했다.
심의에 의해 순식간에 생성된 흙은 이내 검의 모양이 되었다.
동시에 윈드를 시전, 추락 속도에 가속도를 붙인다.
콰아아아아아앙-!
신하율의 흙검과 아델라의 그레이트 실드가 부딪치며 무지막지한 굉음을 낳았다.
자못 강력한 충격에 아델라가 순간 인상을 썼다.
‘강하지만, 막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야.’
하지만 예상대로 그레이트 실드를 뚫지는 못했다.
이제 저쪽의 공격이 빗나갔으니, 아델라가 반격을 할 차례였다.
그러나.
‘어스 바인드.’
신하율의 행동이 더 빨랐다.
애초에 흙으로 만든 검을 휘두르는 건 목적이 아니었다는 듯이, 순식간에 몸을 낮추고 바닥에 손을 짚는 것과 동시에 1서클 구속 마법을 사용했다.
‘언제 자세를……!’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아델라는 돌연 자세를 낮춘 신하율의 움직임을 확실하게 포착하지 못했다.
“큭!”
그 결과 아델라는 흙으로 된 사슬에 포박되었다.
탓-!
그 틈을 타, 신하율이 곧장 아델라의 배후로 몸을 날렸다.
그레이트 실드의 범위는 전방 뿐.
배후는 텅 비어 있다.
그 빈틈을 노릴 요량이었다.
그러나.
콰드득!
신하율의 목적은 이내 수포로 돌아갔다.
“고작 어스 바인드 정도로 절 붙잡을 순 없어요.”
순식간에 어스 바인드를 해제하고, 등 뒤의 신하율을 향해 몸을 돌린 아델라.
당연히 그레이트 실드의 방향도 180도 돌아가, 신하율의 앞을 막아섰다.
신하율은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아델라를 향해 마법을 소사했다.
‘워터 미사일.’
4개의 워터 미사일이 아델라의 그레이트 실드와 격돌했다.
물론 그레이트 실드엔 그 어떤 충격도 없었다.
1서클과 3서클의 차이는 그만큼 컸다.
“이 정도로는…….”
그렇게 아델라가 한 마디 말을 하려고 했을 때였다.
콰아아아아앙!
“꺄아아악!”
뜬금없이 아델라의 등 뒤로 굉연한 폭음이 울리며, 아델라가 비명을 질렀다.
아델라의 등 뒤에는 마법의 피격으로 인한 상처가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 * *
VIP쇼룸 내부.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신인혁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당황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떨고 있다.
“전투 센스가 상상 이상이군요.”
김강인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짧은 교전이 얼마나 고차원적인 계산에서 비롯된 움직임이었는지 알아 챈 사람은 모두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거다.
“첫 어스 니들을 피한 것부터가 설계였다니.”
방금 전 신하율의 행동은 ‘어스 니들’을 점프로 피한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설계였다.
“굳이 어스 니들을 점프로 피할 땐, 하율 군도 실수를 하는 구나 싶었습니다만. 제 착각이었네요.”
어스 니들을 공중으로 피하고, 아델라의 추가타를 유도.
배리어를 디딤발로 삼아 한층 더 고도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태양을 등지고, 아델라의 시각을 봉인했다.
그리고 이 타이밍에 신하율은 치명적인 비수를 준비했다.
“설마 태양빛 안에 지연 사출 특성을 가미한 ‘윈드 스피어’를 숨겨 둔다는 묘수를 쓸 줄은.”
아델라와 태양 사이에 윈드 스피어를 감췄다.
그리곤 아무렇지도 않게 ‘어스’를 통해 흙검을 생성.
‘윈드’로 신체를 가속시켜 아델라의 ‘그레이트 실드’를 강타했다.
그건 막히는 걸 전제로 둔, 아델라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한 공격이었다.
“흙검으로 아델라 양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어스 바인드로 시선을 아래로 돌리게 만든 뒤. 아델라 양의 배후로 돌아가는 것으로 태양을 등지게 하는 것까지.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태양 속에 감춰둔 윈드 스피어가 아델라의 배후를 노리고 강하.
텅 빈 아델라의 등을 강타했다.
이게 조금 전 교전의 진실이다.
“1서클 대마법사. 누가 붙였는지 모르지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별칭은 없네요.”
김강인이 혀를 내둘렀다.
아마 신하율보다 1서클 마법을 잘 다루는 자는 없을 거다.
1서클 마법의 활용도로만 놓고 봤을 땐, 김강인 자신도 상대가 안 된다.
‘똑같이 1서클 마법만을 사용해서 전투를 한다면, 내가 질 수도 있겠어.’
똑같은 1서클 출력과 똑같은 1서클 마법만을 사용해서, 신하율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없다.
그만큼 신하율의 마법은 완벽했다.
“좋은 아들을 두셨습니다.”
“좋은 아들이라…….”
신인혁이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봤다.
조금 전의 일격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몰아붙이는 신하율의 모습은 감탄하기에 충분했다.
“그래 봐야 1서클 마법밖에 쓸 수 없는 결점투성이 마법사일 뿐이지.”
하지만 그뿐이다.
신하율이 보여주는 모습이 제 얼마나 치밀하고 계산적이더라도, 신하율은 결국 1서클 마법밖에 사용할 수 없는 반푼이일 뿐이다.
“그 증거로 저렇게 우세한데도 불구하고,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신인혁이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본다.
“심지어 아델라 양은 아직 비전 마법을 꺼내지도 않았는데도 말이야.”
신인혁이 생각했을 때.
자신의 아들인 신하율의 한계는 명확하다.
18살에 4서클.
메모라이즈라는 구시대의 마법을 활용한 새로운 전투 방법.
개량한 마법을 이용한 치밀한 전투.
모두 대단하긴 하지만, 그뿐이다.
“전략, 전술, 분석. 그러한 능력을 제아무리 갈고닦아 봤자, 압도적인 힘 앞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어.”
신하율에겐 힘이 없다.
상대를 실드 채로 찍어 누르는 압도적인 힘이 말이다.
“1서클 마법은 무슨 짓을 해도 1서클 마법일 뿐이야.”
그것이 결여되어 있는 이상, 신하율은 최고의 마법사가 될 수 없다.
그 증거로.
“시작됐군.”
아델라의 신체 주위로 신비로운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신비위가의 자랑. 월(月) 속성 마법.”
이제 탐색전은 끝났다는 듯, 아델라가 제대로 된 비전 마법을 사용해 오기 시작했다.
“3서클 마법. 헤일로(Halo).”
헤일로.
해석하면 달무리.
말 그대로 달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모습의 마법.
그 마법 한 방에 전세는 순식간에 기울었다.
신하율과 아델라의 공수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저게 답이야. 하율이는 결코 최고가 될 수 없어.”
신하율은 최고가 될 수 없다.
신인혁은 그렇게 확신했다.
“확실히. 아델라 양이 있는 이상 한국 최고가 되는 건 무리긴 하겠네요.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신하율이 대단하다곤 해도, 지금으로선 세계의 난다 긴다하는 천재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쉬웠다.
‘하율이가 부적합자만 아니었다면.’
그렇게 생각하자, 절로 아쉬움이 몰려왔다.
신인혁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외투를 입었다.
“어디가십니까?”
“이미 끝난 싸움을 이 이상 지켜볼 필요가 있나?”
신인혁은 이미 이 싸움이 끝난 싸움이라 판단 내렸다.
이 이상 지켜봐 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다.
“흠. 그렇군요.”
김강인도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비전 마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하율 군의 움직임도 아까만 못하고. 이기긴 힘들겠네요.”
“그럼 난 먼저 가 보겠네.”
“네. 나중에 또 뵙겠습니다.”
그렇게 신인혁이 몸을 돌렸을 때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돌연 VIP쇼룸 너머로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말도 안 돼!”
동시에 김강인이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신인혁이 몸을 다시 돌렸다.
그리고 쇼룸 유리창 너머 경기장의 전경을 확인한 바로 그 순간.
“……!”
신인혁의 눈동자가 이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2서클…… 마법?”
신하율의 손바닥 위에는 2서클 화 속성 마법, ‘플레임 발칸’이 또렷한 형상을 빛내고 있었다.
그리고 메모라이즈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신하율이 2서클 마법을 사용했다는 것은.
“하율이가…… 다섯 번째 고리를 엮었다고?”
신하율이 5서클 마법사가 됐다는 말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김강인과 신인혁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양 마구 요동쳤다.
* * *
“2서클… 마법…?”
“왜 놀라? 아까 말했잖아. 널 쓰러트릴 준비를 하느라 늦었다고.”
나는 놀란 토끼처럼 눈을 한껏 크게 뜨고 있는 아델라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정말로…… 5서클을?”
아델라가 넋이 나간 얼굴로 물었다.
“보면 알잖아?”
내 손바닥 위에서 플레임 발칸이 선명한 붉은색으로 타올랐다.
“그걸 왜 이제야……?”
왜 여태껏 2서클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걸 숨긴 것이냐.
그렇게 묻고 있는 것이다.
“네가 비전 마법을 계속 아끼고 있던 것과 같은 이유야.”
아델라는 처음에 날 상대하며, 비전 마법이 아닌 범용 오픈 소스 매직만을 사용했다.
그 이유가 뭘까.
“……탐색전. 당신도 절 관찰하는 게 목적이었다는 건가요?”
“그래.”
그건 바로 정보 수집을 위해서다.
비전 마법은 정신력의 소모가 크다. 정보 수집엔 어울리지 않는다.
고로, 정보 수집을 위해 소모가 적은 일반 마법을 사용해 탐색전을 펼쳤다.
그리고 정보 수집이 끝나,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순간, 비전 마법을 사용해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나도 똑같다.
내 2서클 마법도 정신력의 소모가 만만치 않다.
확실한 승기를 잡지 않고서는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1서클 마법만을 사용해 아델라의 마법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렇다면 지금 2서클 마법을 사용하신 이유도…….”
“탐색전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뜻이지.”
지금은 이길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그렇기에 2서클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가요.”
아델라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내 말이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다.
“그럼 간다.”
나는 자세를 낮추고 미리 준비해 둔 ‘플레임 발칸’을 발동했다.
열댓 발의 화염탄이 그 이름답게 발칸포처럼 적에게 쇄도했다.
‘그레이트 실드.’
아델라가 조금 전처럼 3서클 방어 마법을 사용해 내 플레임 발칸을 막았다.
1서클 마법과는 확연히 다른 파괴력의 2서클 마법의 연타.
아델라가 버겁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렸다.
‘고정 포대.’
나는 그 즉시 플레임 발칸을 허공에 고정시켰다.
이것으로 내 신체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플레임 발칸은 공중에서 오로지 아델라를 향해 화염탄을 쏘는 고정 포대로 변했다.
나는 그 상태로 곧장 아델라의 배후를 노리고 돌아들었다.
“……!”
플레임 발칸에 발이 묶여 움직일 수도, 그레이트 쉴드를 해제할 수도 없는 아델라.
나는 그런 아델라의 배후로 접근해, 지근거리에서 마찬가지로 2서클 화 속성 마법인 ‘플레임 쇼크’를 시전했다.
그렇게 내 화염이 아델라에게 닿으려던 바로 그 순간.
‘헤일로(Halo)!’
아델라의 신체 주위로 달빛이 터져 나왔다.
아델라를 중심으로 뿜어져 나오는 달무리가 내 ‘플레임 발칸’과 ‘플레임 쇼크’를 소멸시키며.
빠르게 내게로 다가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달빛 너머로, 아델라의 뒷모습이 보였다.
살짝 고개를 돌리고 있어, 한쪽만 보이는 눈이, 승리를 확신한 듯 웃고 있다.
광 속성과 암 속성 마법의 융합체인 저 마법은 어지간한 방법으론 파훼할 수도 없는데다가, 위력도 굉장하다.
이 가까운 거리에서 ‘헤일로’를 시전하는 데 성공했다.
승리를 확신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설퍼.’
그녀는 내가 헤일로라는 마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접근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어야 한다.
헤일로를 유도하는 게 내 목적이었음을 눈치 챘어야 한다.
내가 여지껏 헤일로를 계속해서 관찰해 왔음을 깨달아야 했다.
[바이테너식 마법의 두 번째 고리는 다른 말로 ‘공명(共鳴)’의 고리라 한다.]지잉-!
‘간다.’
내 몸 안의 두 번째 인피니티 서클이 내 주위의 마나와 공명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