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15)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15화(15/466)
바이테너식 마법의 1서클.
첫 번째 고리는 ‘심의의 고리’라 불린다.
효과는 다들 아는 것처럼, 자유롭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바이테너식 마법의 절대적인 지지기반이다.
그렇다면 2서클은 어떨까.
일단 2서클은 ‘공명의 고리’라 불린다.
효과는 말 그대로 공명(共鳴).
다른 고리들과 공명하고, 주위 마나와 공명하여 마나의 순환 속도를 급격하게 상승시킨다.
즉, 공명 현상에 의한 강화.
그것이 인피니티 2서클의 효과다.
[공명의 고리는 강력하나, 정신력의 극심한 소모라는 페널티가 존재한다. 사용에 있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물론 마법의 강화라고 해서, 만능의 힘은 아니다.
서클과 마나 사이의 공명으로 강제적으로 서클을 가속화 시키는 기술이니만큼 정신력의 소모가 컸다.
‘지금의 내가 공명의 고리를 사용할 수 있는 건, 끽해야 두 번.’
그것도 별 다른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서 두 번이다.
그렇기에 나는 1서클 마법만으로 아델라를 상대했다.
정신력을 온존하면서, 상대의 정보를 수집하고, 확실한 순간에 공명의 고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바이테너식 마법의 특징은 성취가 늘어남에 따라, 마나를 통해 볼 수 있는 정보량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1서클은 찰나의 반짝임을 볼 수 있고. 2서클은 마나의 구조를 볼 수 있다.]1서클 마법으로 전투를 버텨내며, 아델라의 마나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광 속성 마법 특유의 무채색과 암 속성 마법 특유의 시린 어둠.’
[물론 마나의 구조를 볼 수 있다고 해도 단편적인 구조를 엿볼 수 있는 것뿐이다.]신비위가가 자랑하는 달의 마법을 줄곧 관찰했다.
단편적인 마나의 구조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관찰해, 하나의 완벽한 정보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
‘헤일로의 구조는 3서클 마법인 라이트 임팩트와 비슷한 구조를 지녔다.’
나는 헤일로의 구조를 파악해 내는 데 성공했다.
‘사방으로 빛을 분사하여, 다가온 적들을 공격하는 라이트 임팩트에 암 속성 마법의 위력적인 공격력을 가미한 마법.’
신비위가의 마법은 비율의 묘리를 담고 있는 마법이었다.
‘광 속성과 암 속성을 어느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마법의 효과가 정해진다.’
광 속성을 많이 섞으면 범위가 늘어나고, 암 속성을 많이 섞으면 위력이 늘어난다.
‘헤일로나 문 폴 같은 범위형 기술은 광 속성이 높고, 월광탄 같은 수속형 마탄은 암 속성이 높다.’
심지어 광 속성과 암 속성은 서로가 서로의 카운터격 속성.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 주니, 약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니까 신비위가의 마법이 여태껏 난공불락이었지.’
바야흐로 만능의 마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공략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연이은 관찰로, 나는 아델라의 마법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헤일로의 구조는 광 속성 마나 78. 암 속성 마나가 22.’
고로, 헤일로를 붕괴시키려면 이 마나의 비율을 붕괴시키면 된다.
지이이이이잉-!
공명의 고리가 울었다.
인피니티 서클이 내 전신을 울리며 회전했다.
빠르게 다가오는 달빛.
나는 코앞까지 다가온 헤일로를 마주하며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니스 블라인드.’
‘공명의 고리 강화.’
2서클 마법 다크니스 블라인드.
암 속성 마나를 사방으로 흩뿌려, 상대의 시야를 차단하는 보조 마법.
원래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쓸 마법은 아니다.
하지만.
‘다크니스 블라인드의 암 속성 마나의 방출은 헤일로와 파장이 잘 맞는다.’
내가 분석한 헤일로의 마나 구조는 놀랍게도 다크니스 블라인드와 굉장히 흡사한 형태를 보였다.
화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뻗어나가는 어둠.
그것은 순식간에 달빛과 부딪쳤고.
이내, 달무리와 섞여 노닐기 시작했다.
‘다크니스 블라인드의 마나에 영향을 받은 헤일로는 광암의 비율이 무너지며.’
범위형 방사 마법인 헤일로에 이상이 발생했다.
‘암 속성 마나의 추가로 방사형이 아니라, 수속형의 특성을 띄기 시작.’
세를 늘려 나가던 달빛이, 돌연 비디오를 거꾸로 감기라도 한 것처럼 아델라에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헤일로의 범위는 1/4이하로 축소된다.’
헤일로의 달빛 사이사이에 틈새가 생겼다.
“……!”
달빛이 사라진 틈새로, 아델라의 당황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그런 아델라를 바라보며, 속으로 웃었다.
‘당신은 곧 다시 제 목표가 되어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문득 그렇게 말하던 아델라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얼굴은 과거 내게 지고도 눈을 빛내는 어린 시절의 아델라를 보는 것 같아서,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잘 따라와 봐.’
이건 선언이다.
‘내가 돌아왔다.’
‘이게 당신들이 무시하던 내 마법이다.’
그녀에게 전하는 선언임과 동시에 날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전원에게 외치는 선언.
화르륵!
‘블래스트 랜스.’
2서클 마법, 블래스트 랜스가 내 손끝에서 타올랐다.
‘공명의 고리 강화.’
공명의 고리가 블래스트 랜스를 흔들었다.
한층 더 화려하게 타오르는 화염의 창.
‘응축.’
폭발하려고 하는 블래스트 랜스를 억지로 다독여, 더욱 견고하게 수속시켰다.
마지막 정신력까지 모조리 짜 내서 탄생한 화염의 창.
나는 그것을,
‘격발.’
쒜에에에에엑!
아델라를 향해 날렸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아델라의 신영이 갸우뚱 기우는 광경이 느릿하게 보였다.
그리고.
“전투 종료! 승자! 신하율!”
“와아아아아아아!!”
“신하율! 신하율!”
함성 소리가 내 심장 소리를 지웠다.
마치 환호성 소리들이 내 심장을 대신 채운 듯했다.
“……이겼다.”
승리의 꿀은 언제 맛봐도 감미로웠다.
* * *
전투가 끝나고.
나는 쉬는 시간을 틈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피곤해서 조금 더 쉬고 싶었지만, 이번 전투를 통해서 쌓일 법한 오해를 미리 풀어 둘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는 건, 5서클 유저가 되신 건 아니라는 건가요?”
“네. 아닙니다.”
나는 오늘 전투에서 2서클 마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내가 다섯 번째 서클을 엮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
이 건에 대해서 할 말이 있었다.
“그럼 2서클 마법을 사용하신 건 대체……?”
“비전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비전 마법이요?”
“네.”
“마도신가의 비전 마법을 말하시는 건 아니실 테고, 어떤 비전 마법인가요?”
“마법을 개량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닌 비전 마법입니다.”
“마법을… 개량해요?”
“네. 제 윈드 스피어처럼요.”
“아!”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아무리 그래도 18살에 5서클 마법사는 너무 말이 안 된다. 의심하는 사람이 100% 나올 거다.
‘나중에 3서클 마법을 쓸 때도 문제가 생길 거고.’
그땐 또 6서클 마법사라고 둘러대야 한다는 건데, 그건 진짜 말이 안 된다.
고로, 지금 이 오해를 풀어 둘 필요가 있다.
“대단한 비전 마법이긴 합니다만, 개량이랑 2서클 마법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
“간단합니다.”
어떻게 설명할지도 미리 다 생각해 뒀다.
“메모라이즈를 개량했습니다.”
“……네?”
“3서클 이하의 마법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을 개량해 2서클 이하의 마법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는 겁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헉’하는 탄성들이 터져 나왔다.
“그, 그런게 가능한 건가요?”
“네. 메모라이즈도 마법이니까요.”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취재진들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연한 반응이다.
나라도 믿기 힘들 거다.
자, 그럼 어떻게 증거를 제시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과연. 메모라이즈를 개량해 사용한 거였군요.”
“처, 청색 마탑주님.”
“김강인 님이 여길 왜……?”
돌연 청색 마탑주가 웃으며 다가왔다.
“맹점이었습니다. 설마 메모라이즈의 단점을 개량할 줄은.”
흥분한 표정으로 내 어깨를 잡는다.
“하하! 감복했습니다. 정말 좋은 구경을 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청색 마탑주의 눈은 이미 루비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홍옥의 눈’으로 내 신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의 눈은 마나 서클간의 격돌이 낳는 미세한 마나진(마나의 지진)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5서클 마법사부터는 평소부터 미세한 마나진이 흘러나온다.
즉, 내게 마나진이 감지되는가만 확인해도 내 말의 진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다섯 번째 고리를 엮은 건 아니네요.”
“네. 아닙니다.”
당연히 현재 내 인피니티 서클은 마나진을 뿜어내지 않고 있다.
“처, 청색 마탑주님. 그 말이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하율 군의 심장 주위에선 5서클 특유의 마나진이 감지되지 않아요. 하율 군은 5서클 마법사가 아닙니다.”
“아!”
“물론 불법 인공지능이나 불법 도핑류도 아닙니다.”
청색 마탑주가 내 목덜미에 손을 얹고 싱긋 웃었다.
“불법 인공지능은커녕, 인공지능도 감지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내 신체 곳곳을 어루만지며 또 다시 웃었다.
“불법 도핑류 특유의 반응도 보이지 않고요.”
“그럼, 정말로…….”
“네. 메모라이즈를 개량했다라는 하율 군의 말은 진실이라는 말이 됩니다.”
“아!”
취재진들이 그제야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말하는 사람의 차이인가.
“그, 혹시 이 말을 기사에 실어도 될까요?”
“네. 물론입니다. 제 ‘공증’이라고 덧붙이셔도 좋습니다. 하하!”
“아! 가, 감사합니다!”
취재진들이 기뻐서 방방 뛰었다.
당연하다. 지금 뜨거운 감자인 나를 단독으로 인터뷰 한 것 만해도 큰 성과인데, 무려 청색 마탑주의 ‘공증’이라는 신뢰성 높은 정보까지 얻었다.
아마 회사로 돌아가면 크게 칭찬받으리라.
“그나저나 하율 군. 마지막, 플레임 발칸부터 블래스트 랜스까지.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청색 마탑주가 내 어깨를 마구 두드리며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특히 다크니스 블라인드! 설마 그게 헤일로와 작용하면 그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어요! 앞선 전투에서 굳이 힘을 온존하고 버티는 식의 싸움을 한 건, 혹시 그 헤일로를 분석하기 위해서였습니까?”
“……네.”
“역시! 아델라 양에게 계속해서 접근하는 이유가 뭔가 했는데, 헤일로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던 거군요! 설마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복선이었다니. 감탄밖에 안 나오네요. 마법전을 보면서 감탄한 게 얼마만인지, 마치 극상의 요리를 만끽한 것만 같은 만족감이…….”
* * *
“……진이 다 빠지네.”
왜 청색 마탑주님이 투 머치 토커라고 불리는 지 오늘 뼈저리게 느꼈다.
얼마나 말을 많이 하는지, 입에 속사포라도 달아 둔 줄 알았다.
물론 그만큼 내 전투가 흥미로웠다는 방증이긴 한데.
아무튼 20분 넘게 시달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진이 빠지더라.
‘아무튼 청색 마탑주님 덕분에 인터뷰도 쉽게 넘어갔어.’
나는 가볍게 기사들을 확인해 봤다.
[신하율의 비밀은 비전 마법? 그의 마법에 대해서 파헤쳐 보자.] [청색 마탑주 또 다시 공증! 마도신가, 드디어 청색 마탑과 공조하는가.] [신하율의 승리에 담긴 모든 것들.] [신비위가의 마법 파쇄! 이것이 불러 올 영향력은? 마법 올림피아드의 각 나라별 전세에 대하여.]별의별 기사들이 다 쏟아져 나오고 있는 와중, 내 비전 마법에 대한 기사들이 상당수 있는 걸 확인했다.
이것으로 내가 5서클 마법사라는 오해는 풀렸을 테지.
“앞으로 마법도 내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고.”
마법을 개량하는 비전 마법이라는 편리한 프레임을 썼으니,
추후 어떤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의심을 받는 일은 없을 거다.
추후 3서클, 4서클 마법을 쓸 때도 걸리는 게 없을 거고.
완벽하다.
“이제 남은 건…….”
남은 세 시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아버지와 담판을 짓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