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194)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194화(194/466)
썬더 버드와 샤를의 전투는 점점 더 격렬해져 갔다.
썬더 버드는 쉴 새 없이 벼락을 내리치고, 전류를 방출하며 맹공을 가했다.
샤를은 그런 썬더 버드의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낸다.
마치 무엇이든 뚫어버리는 창과 무엇이든 막는 방패가 격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투가 얼마나 격렬한지, 제법 거리를 두고 있는 나한테까지 그 여파가 그대로 전해질 정도.
파지지지직!
빗겨나간 날벼락의 일부가 내게로 튀었다.
빠르게 배리어를 펼쳐서 막아냈다. 막대한 충격이 배리어를 강타했다.
무슨 위력이 이렇게 강한지, 배리어를 지지하고 있는 양손이 다 저릿할 정도다.
‘그래도 못 막을 정도는 아니야.’
다행히 지금 내게 날아든 벼락은 파편 수준일 뿐.
이 정도 수준의 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파직, 파지직…….
날벼락의 잔재가 내 배리어 위를 헛돌았다.
나는 배리어의 형태를 바꿔, 잔류 전력을 바닥으로 유도해, 흘려보낸다.
배리어와 연결된 나무를 통해 지면으로 흡수되어가는 전류.
나는 그제야 배리어를 해제했다.
‘역시 뇌(雷) 속성 마법은 상대하기가 까다롭단 말이지.’
수많은 마법들 중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마법을 꼽으라면 나는 뇌 속성 마법을 택할 거다.
위력이야 더 강력한 마법이 많지만, 이 잔류 데미지를 처리하는 게 까다로워도 너무 까다롭다.
잘 막아도 저렇게 잔류 전력이 남아버리니, 모든 행동이 한 차례 굼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시하면, 감전 때문에 신체에 마비가 오고.
그 외에도 까다로운 점은 산처럼 많다.
‘그 까다로운 마법을 저렇게 완벽하게 막아내다니…….’
배리어를 해제하고, 샤를을 올려다봤다.
썬더 버드의 벼락 세례를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내고 있는 샤를.
이 정도 날벼락은 자신에게 아무런 피해도 줄 수 없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기까지 하다.
자신만만한 수준을 넘어, 여유마저 느껴질 정도.
전격 마법을 저렇게 쉽게 막아내는 마법사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그것도 랭크 외 재해종, 썬더 버드 급의 전격을 저렇게 쉽게…….’
8서클 마법을 상회하는 위력을 지녔다 평가받는 썬더 버드의 전격을 어떻게 저리 쉽게 막아내는 걸까.
특별한 마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말이지.
‘이 위치에선 잘 안 보여.’
거리가 너무 멀어서, 신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샤를이 어떤 식으로 마법을 활용해서 놈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내는지도, 당연히 알 수 없다.
‘청색 마탑주님처럼 순도 100%의 물을 이용하는 것도 당연히 아닐 테고…….’
순도 100%의 물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고로, 수 속성 마법을 극한까지 연마한 마법사에겐 뇌 속성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
물론 순도 100%의 물로 수 속성 마법을 펼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청색 마탑주님 정도 밖에 없지만 말이다.
‘대체 어떻게…….’
나는 육안으로나마, 샤를의 전투를 관찰했다.
계속, 계속.
샤를의 전투 센스를 모조리 흡수하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정신을 집중했다.
샤를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다.
‘반격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줄곧 방어에만 힘쓰던 샤를이 반격에 들어섰다.
벼락 세례의 틈새를 뚫고 그대로 썬더 버드에게로 날아든다.
20미터, 10미터.
이미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마치 몸통박치기라도 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만약 지금 이 광경을 다른 누군가가 보면, 미친 거 아니냐고 했을 테지.
상시 전류를 뿜어내고 있는 썬더 버드에게 섣불리 접근하다니.
죽고 싶은 거냐고 소리칠 게 분명하다.
그만큼 현재 샤를의 행동은 상식의 궤를 벗어난 행위였다.
‘뭘 어쩌시려는 거지?’
처음부터 썬더 버드를 상대할 생각을 품고 있던 샤를이니만큼 아무 생각도 없이 돌진하는 건 아닐 터.
저 돌격 또한 계획의 일종일 것이다.
나는 눈을 날카롭게 뜨고, 샤를의 행동을 관찰했다.
3미터, 1미터.
정확히 썬더 버드의 1미터 앞에서 샤를이 멈췄다.
썬더 버드와 눈을 맞추고 그대로 씨익 웃어 보인 뒤,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올린다.
그 순간.
쿠우우우우우우우웅-!
하늘이 내려앉았다.
비유 같은 게 아니다.
신이 저 구역의 하늘을 꾹 눌러, 지면으로 떨어트린 것 같은 광경.
샤를의 염력이 최대 전력으로 펼쳐지며, 일대의 모든 것이 지면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게 염력이 주 속성 마법인 8서클 대마법사의 힘…….’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구역 내 나무들이 철판처럼 구겨질 정도. 만약 내가 저 안에 있었다면, 그대로 다진 육포가 되었을 테지.
그래비티 가의 중력 마법도 저 정도의 위력은 아닐 거 같은데.
상식을 초월하는 위력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저 대단한 마법을 코앞에서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공중에 떠 있는 썬더 버드다.
지금 느껴지는 염력 따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유롭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
아니, 실제로 아무렇지도 않은 걸 테지.
파직, 파지지지지지직!
썬더 버드는 상시 전류를 두르고 있다.
일종의 전격의 배리어 같은 거다.
저 배리어가 있는 이상, 썬더 버드에겐 그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후우우우우웅-!
그 순간, 썬더 버드의 주위가 일그러졌다.
전류를 뿜어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마나를 주위에 집중시킨 것이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전류가 폭발했다.
썬더 버드를 중심으로 10미터 반경으로 전격이 빗발쳤다.
전격은 순식간에 샤를의 전신을 감쌌다.
“……!”
순식간에 전류 속으로 사라진 샤를.
순간 뭔가 잘못된 건가 싶었다.
하지만.
“안 통해. 짜샤.”
괜한 걱정일 뿐이었다.
전류의 폭풍 속에서 샤를은 여전히 여유로움을 뽐내고 있었다.
샤를의 주위에 뭔가 무형의 배리어가 있는 것처럼, 썬더 버드의 전격은 샤를의 주위로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뭘 하신 거지?’
나는 눈을 똑바로 뜨고, 샤를의 주위를 관찰했다.
마치 무형의 힘이 전격을 밀어내고 있는 듯하다.
보이지 않는 피뢰침이 전류를 일정 방향으로 유도해서, 샤를의 주위로 전류를 회전하게 만든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설마.’
내 동공이 서서히 커졌다.
하나의 가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샤를 단장님의 마법은 염력. 그리고 염력이란 아무런 작용 없이 대상에게 힘을 행사하는 마법…….’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염력을 단순히 원거리에서 힘을 가하는 것뿐인 단순한 마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염력은 훨씬 복잡하고, 난해한 프로세스를 지닌 마법이다.
‘아무런 작용 없이 무형의 힘을 가하는 마법이기에, 대상이 뚜렷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두드려서 바람을 만들 수도 있다.
물에 힘을 가해서 폭포를 역으로 흐르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자에 힘을 가해, 전류를 유도할 수도 있다.
‘팔라티아의 염력 만능론.’
과거, 염력이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이라 주장했던 팔라티아란 마법사가 주장했던 이론.
세상 만물에 힘을 가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마법도 염력을 이길 수 없다.
분명 그런 이론이었지.
‘염력을 이용해 전자를 유도, 전력을 유도한다.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마법일 뿐이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전자를 일일이 컨트롤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아니, 불가능해야 한다.
‘진짜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근데, 그걸 현재 샤를 단장님이 실현하고 있다.
불가능해야 하는 일을 가능케 하고 있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
‘그런 기술이 있다면…… 날벼락 세례 따위 아무렇지도 않게 막는 게 당연해.’
전자의 자유로운 유도.
썬더 버드 따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할 만도 하다.
“하하…….”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역시 세상은 넓구나.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그로부터 약 28분이 흘러.
샤를과 썬더 버드의 전투가 끝이 났다.
“후아. 간만에 운동 빡세게 했드아!”
지면에 추락해, 바닥에 널브러진 썬더 버드의 거체.
샤를이 그 위에 서서 기지개를 켰다.
“아슬아슬했다잉?”
썬더 버드의 반쯤 열려 있는 두 눈은 이미 빛을 잃었다.
위에서 샤를이 방방 뛰고 있음에도 썬더 버드는 일말의 미동조차 없다.
숨이 멎은 것이다.
“이 누님의 실력이 어떻든?”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필요 있으니까 빨리 말해 봐. 어땠어?”
“대단했습니다. 보는 내내 감탄사밖에 안 나오더군요.”
“큭큭. 그치?”
샤를이 썬더 버드의 위에 서서 V자를 그렸다.
“이게 누님의 실력이다~ 이 말씀이야.”
샤를이 껄껄 웃으며 그대로 썬더 버드의 위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허리춤에 걸어 둔 단검을 꺼내, 그대로 썬더 버드의 몸에 박아 넣었다.
“가죽 벗겨내시려고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썬더 버드의 가죽은 비싸다.
전류 내성이 100%에 준할 만큼 뛰어나고, 마나 전도율도 훌륭하다.
이 정도 크기의 가죽이라면 못해도 수십억은 받을 수 있을 거다.
“아니. 가지고 갈 방법도 없는데 뭐 하러 가죽을 뜯어.”
즐겁다는 듯이 휘파람을 불며, 그대로 가죽을 벗기고, 살점을 떼어낸다.
“가져 온 천 있지. 거기다가 넣어 둬.”
그리고는 그대로 내게 던졌다.
나는 그대로 고깃덩이를 받았다.
“식량 비축이었군요.”
“엉. 비상식을 챙겨 오긴 했지만, 그거 맛없기도 하고. 식량은 챙길 수 있을 때 챙겨 놔야지.”
샤를이 입술을 핥으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랭크 외 재해종의 고기는 맛있다고? 아직 못 먹어 봤지? 먹어 보면 깜짝 놀랄 걸?”
몬스터들의 고기는 맛있다.
정확히는 품고 있는 마나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맛있다.
“자.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적당히 5덩이 정도 잘라낸 샤를이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로 충분한가요?”
“어. 어차피 더 챙겨 가 봐야 다 먹지도 못 할 텐데 뭐. ……쩝. 몬스터 고기가 다 좋은데, 너무 금방 상하는 게 단점이란 말이지.”
샤를이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몬스터의 고기는 유통기한이 짧다. 딱히 현장에 냉동 보관할 설비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애초에 몬스터 고기는 냉동 보관하던, 상온 보관하던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몬스터 고기를 보존함에 있어서 중요한 건 마나.
고기에 함유되어 있는 마나가 사라지지만 않으면 절대 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마나가 모조리 유출되면 고기는 완전히 폐기물이 된다는 말과도 같다.
그래서 몬스터의 고기를 보존하는 게 힘든 거다.
고기가 상하지 않게 하려면 계속해서 마나를 공급해 줘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다른 부산물도…… 거의 다 포기하긴 해야겠네. 아까워라.”
이런 법칙이 적용되는 건 비단 몬스터의 살점만이 아니다.
가죽도, 눈알도, 심장도 모두 잔여 마나가 사라지면 쓰레기가 돼 버린다.
그렇기에 샤를이 저런 말을 하는 거다. 지금 당장 돌아갈 게 아닌 이상 부산물을 무사히 챙겨 갈 방법이 없으니까.
……애초에 가지고 돌아가도 문제다.
지금 우리가 한 행위는 불법 수렵이라서 100% 문제가 생긴다.
애초에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갔단 것도 큰 문제가 될 테고.
“만약 이놈의 시체를 아주 안전하고, 은밀하게 옮길 수 있으면…….”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내게는 방법이 있다.
“그 판매 금액의 절반을 제게 주실 수 있습니까?”
“……엉?”
샤를이 그건 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방법 있어?”
“예.”
“일정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니고?”
“예. 일정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을 겁니다.”
“……어떻게 옮길 건데?”
“음…….”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
“그 전에, 지금 보시는 건 비밀로 해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뭔데 그래?”
“…….”
나는 무언으로 약속해 줄 것을 종용했다.
샤를이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답했다.
“마담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소피아 님 정도면…… 상관없을 것 같네요.”
“아, 그래? 그럼 아무 문제없지. 오케이. 비밀 엄수할게.”
샤를이 검지와 엄지를 이용해 OK사인을 보냈다.
“그리고 만약 그게 가능하면, 판매금의 절반이 아니라 70%는 너한테 준다. 아니, 거기에 더해서 네 부탁 하나 들어 줄게. 무상으로.”
“좋습니다. 그럼 70%의 수익에 더해서, 방금 전 썬더 버드를 상대할 때 사용하셨던 전자 유도의 요령도 알려주세요.”
샤를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전자의 유도라는 건 또 어떻게 알았어?”
“어쩌다 보니 알게 됐습니다.”
“그 거리에서 그걸 간파해 냈단 말이지. 무서운 놈.”
샤를이 괴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근데 알려 줘도 못 쓸 걸?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나 정도가 아니면 못 쓰는 방법이야.”
“들어 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하면 되죠 뭐.”
“……하긴. 뭐든 해 봐서 나쁠 건 없지. 알았어. 알려줄게.”
“감사합니다.”
나는 그대로 오른손을 어깻죽지로 가져갔다.
샤를이 너 뭐하냐는 듯이 날 바라본다.
“갑자기 왜 그래? 어깨 간지러워?”
“보시면 아실 겁니다.”
허공을 쥐고, 그대로 로브를 두르듯이 손을 움직였다.
이제 익숙해진 동작.
아에스를 꺼내 입는 동작이었다.
“……너, 너 그거 무, 뭐야?”
순식간에 내 신체를 감싼 붉은 로브. 아에스.
갑작스런 로브의 출현에 샤를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공간 마법이라고 아십니까?”
“아공, 아공간? 내가 아는 그 아공간?”
“예.”
“그 로브가 아공간 로브라고? 그럴, 그럴 리가…… 아공간 마법은 물론, 공간 마법도 환상 속의 산물이라고 불리는데…….”
“믿기 힘드신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나는 그대로 썬더 버드에게 손을 가져다 댔다.
“말만으로 믿으라곤 안 합니다. 확실한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시체를 아에스에 넣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이런 미친…….”
다음 순간, 썬더 버드의 사체는 소멸했다.
아에스 내부의 아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보셨죠?”
“……하, 하하. 허허허허.”
샤를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 그대로 자신의 뺨을 꼬집는다.
“……현실이네.”
꿈이 아닌가 의심한 모양이다.
“아까 제시한 조건, 잊으시면 안 됩니다?”
“어. 그거야 안 잊는데……. 어이가 없네 진짜.”
샤를은 여전히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듯, 멍한 표정으로 연신 헛웃음만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