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214)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214화(214/466)
내 신체에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각성의 고리를 느끼며 기뻐하던 것도 잠시.
‘기뻐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중요한 것을 깨닫고, 곧장 훈련장 밖으로 향했다.
11일이나 이러고 있었으니만큼, 다들 엄청 걱정하고 있을 테지.
조금이라도 빨리 내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전해야 한다.
“앗. 신하율 님. 깨어나셨군요!”
훈련장 밖으로 향하자, 훈련장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뭔가 울컥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반겼다.
“정말 다행입니다.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지…….”
태산 같았던 걱정이 단숨에 녹아내린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내 신변을 걱정한 건 아닌 듯하다.
생판 모르는 남인 날 걱정한 것 치고는, 감정의 밀도가 너무 크고, 감정 변화의 격류 또한 너무 극심하다.
“당장 가주님께 이 사실을 전달 드려야겠습니다.”
주인장이 빠르게 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말마따나 아버지께 전화를 걸려고 하는 거겠지.
“아마 안 받으실 겁니다. 제 전화도 안 받으시더군요.”
“아……. 안 받으시는…… 군요.”
주인장의 표정이 살짝 가라앉았다. 고작 연락 좀 안 된 거 치고는 꽤나 극적인 반응이었다.
‘대충 알겠네.’
주인장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아버지께서 제가 나오기 전까지 영업을 정지하라는 명령을 내리셨나요?”
“네? 아, 네…….”
역시나.
남자가 감격에 차오른 표정으로 날 반긴 이유는, 내가 깨어났으니, 이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걱정이 많았던 건, 훈련장의 수입에 대한 거였고.
아버지께 당장 이 사실을 전하겠다 한 건, 내 생환 보고를 하기 위함이라기보단, 영업 재개를 승낙받기 위함이었다.
근데 정작 중요한 아버지와 연락이 안 닿으니, 표정이 어두워질 수밖에.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이번 일로 피해를 받으신 부분은 확실하게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대규모 훈련장이 무려 11일이나 영업을 못했으니만큼, 그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막심하리라.
도의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내가 피해를 보상해 줘야 한다.
“휴업으로 인한 금전적인 문제는 가주님께서 미리 해결해 주셨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보상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주인장의 표정이 꽤나 어두웠다.
말만 다행이라고 하고 있지, 전혀 다행이 아닌 표정.
“단골손님들이 문제인가 보군요.”
“……예. 11일 정도면 다들 다른 훈련장으로 터를 옮기셨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니까요.”
훈련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들은 보통 단골들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 상황에서 단골들의 이탈은 장기적인 훈련장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테지.
주인장은 그걸 걱정하고 있던 것이다.
“그에 관해서도 마도신가 측에서 마땅한 대책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또 가문 단위가 아니더라도,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훈련장은 내게 은인 같은 곳이다.
만약 이 훈련장 주인이 조금 더 욕심이 많았고, 조금 더 매몰찬 성격이었다면, 나를 강제로 쫓아내려 했을 거다.
그랬다면 나는 각성의 고리를 엮는 데 실패했을 테지.
내가 각성의 고리를 무사히 엮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인장의 인내와 양보 덕도 없진 않다.
주인장이 나를 배려해 준만큼, 나도 그에 따른 보답을 해 줘야 한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신하율 님 혼자서도 따로 도와주신다는 말. 진짭니까?”
“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주인장이 내 손을 잡았다.
“홍보 모델 한번만 해 주십시오.”
“……네?”
그리고는 뜬금없는 제안을 했다.
“국민의 아들, 한국의 영웅으로 명성이 자자한 신하율 님이 홍보 모델이 되어 주신다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큰 매출의 상승을 불러 올 겁니다. 그러니 부디…….”
“음…….”
일순 뜬금없다고 생각했으나.
잘 생각해 보면 꽤나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올림피아드 직후 보다야 인기가 식었다곤 해도, 내 이름값은 여전히 높다.
내가 직접 이 훈련장의 홍보를 한다라.
다시 생각해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저는 아직 학생 신분이라서요. 상업적으로 홍보 모델을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내가 따로 홍보 모델 같은 걸 할 수 없다는 것.
“아……. 그랬죠…….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럼 아쉽지만 이 제안은 없던 걸로…….”
“그러니까 대놓고 홍보를 하기 보다는 간접 홍보를 해 보겠습니다.”
“간접 홍보요?”
“네. 마침 제가 한 유명 토크쇼에 출현하게 됐거든요. 거기서 슬쩍 이번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하면서, 간접 홍보를 해 보겠습니다.”
“아!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폐를 끼친 건데요 뭐.”
내 대답에 주인장이 감동한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훌륭한 청년이 있다니!’라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인 한 장만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희 아들이 팬이라서요.”
“음. 아쉽게도 사인은 없어서요. 대신 다음에 아들 분과 사진을 한번 찍는 게 어떨까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주인장이 크게 감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보다 아버지가 아직까지 연락이 없으신데……. 뭐 아시는 거 있나요?”
“네? 글쎄요. 딱히……. 아.”
주인장이 모른다고 답하려다가, 뭔가 깨달은 듯 탄성을 내뱉었다.
“생각해 보니 오늘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 진짜 뭔가 일이 있긴 한 모양이다.
“오늘. 마도신가와 신비위가 사이에 협상이 있을 거라고 얼핏 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신비위가와 협상이면…….”
머릿속에 신비위가 가주의 동생. 위상현의 이름이 떠올랐다.
흑색 마탑의 스파이로, 자신의 입지를 올리기 위해 새 프로젝트를 준비한다고 했던 정보도 덩달아 떠올랐다.
“혹시 11종의 마석 정제권에 관한 협상입니까?”
“아, 네. 맞을 겁니다. 11종인진 모르겠지만, 마석 관련이라곤 들었습니다.”
“……그렇군요.”
내가 집중하고 있던 11일 동안, 상황이 꽤나 긴박하게 변해 버린 모양이다.
“죄송한데. 지금 당장 차 좀 준비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 *
마도신가와 신비위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회의장 내부.
신인혁은 잠시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샤를과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네 말대로인 것 같군.”
“거 봐. 내가 뭐랬어. 위상현 그 새끼 스파이라니까.”
신인혁의 말에 샤를이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쉰 뒤 답했다.
이제야 믿어 주는 거냐는 표정이다.
“반쯤 믿고 있긴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소피아 님의 말이었으니. 오늘 아예 확신을 얻은 것뿐이다.”
“반쯤 믿고 있었다는 건, 반은 못 믿었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게 어딜 봐서……. 에휴. 됐다. 말해 뭐해.”
샤를이 다시금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쉬었다.
신인혁의 올곧음과 확고한 신념은 분명 큰 장점이지만, 이런 면으로는 아주 답답하기 짝이 없다.
‘아, 하율이 보고 싶네.’
이 남자의 완고함을 꺾는 덴, 신하율 만한 게 없는데.
신하율만 있었으면 지난 일주일 간 그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테지.
그렇게 생각하자, 괜히 그리움이 더 커졌다.
“아무튼 이제 내 말을 100% 믿는다는 거지?”
“그래. 상현이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상황이 너무 이상해서 말이지.”
“상황이 이상해? 뭐가? 난 그런 건 모르겠던데.”
신인혁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이번에 신비위가가 새로 제조하겠다고 하는 11종의 마석은 지금까지 우리 마도신가가 독점하고 있었던 항목들이다. 그 이유가 뭘 것 같나?”
“글쎄? 계약상의 이유 같은 거 아냐?”
신인혁이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샤를을 노려봤다.
“나라가 잘도 그런 독과점 행위를 법적으로 용납해 주겠군.”
“……아님 말고.”
샤를이 슬쩍 시선을 돌렸다.
용병인 샤를은 이러한 정치적인 관계나 법적인 내용에 대한 지식이 상당히 부족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11종의 마석을 정제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간단한 이유였네…….”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마도신가밖에 없다.
그렇기에 필연적인 독점.
11종의 마석은 마도신가의 상징 같은 것이 되었다.
“그럼 마도신가의 마석의 정제 방법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말이야?”
“이런 데선 또 눈치가 빠르군.”
11종의 마석을 쟁점으로 이러한 협상 테이블이 열린 이유라고 하면 이것밖에 없다.
“그래. 아무래도 상현이는 마도신가의 마석 정제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다.”
신인혁의 눈이 다시금 날카롭게 빛났다.
마도신가의 극비 중의 극비인 마석 정제법을 외부인인 위상현이 알고 있다는 건, 샤를의 말대로 마도신가와 신비위가의 내부에 흑색 마탑의 스파이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같은 스파이끼리, 극비 사항을 공유하는 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니까.
“근데 마석의 정제법 같은 건 국제 특허법으로 지켜지지 않나? 걔네가 마도신가의 정제법을 그대로 사용한 거면 그거야 말로 법에 걸리는 거 아냐?”
“그대로 사용했다면 걸렸겠지.”
그대로 사용했다면 말이다.
“애초에 개인의 지적 자산권, 특허권은 침해를 인정받기가 꽤나 까다로운 법이다. 고서를 통해 얻은 마법들이나 기술들의 경우, 비슷한 기술들이 많고. 별도의 고서에서 얻었을 수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방식이 겹치더라도 용납할 수밖에 없지.”
“그거야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계산식이나 수식 하나하나에 재산권을 인정해 주면, 그거야 말로 악법이니까.
“상현이는 그 법의 틈새를 아주 잘 이용했다. 11종의 마석 중 특색이 강한 3종의 마석은 우리와 완전 똑같은 정제법을 사용하고. 남은 8종의 마석은 미세하게나마 정제 방법을 바꿨다.”
정제 방법을 바꾸는 게 불가능한 3종의 정제법은 그대로 두고.
바꾸는 게 가능한 8종의 마석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 8개의 마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도신가와는 전혀 다른 공법입니다. 저희가 별도의 고서를 통해 마석의 정제법을 얻었다는 증거죠.’
‘이 3개의 마석은 워낙 개성이 강한 마석들이라, 제가 얻은 고서에서도 어느 정도 방식이 비슷한 것 같더군요. 마도신가에서 정제한 마석과 똑같아서, 저도 놀랐습니다.’
‘의심하실 수도 있으니, 추가적인 증거도 하나 제시하겠습니다. 여기, 저희 신비위가만이 제작할 수 있는 신종 마석. 회복석입니다.’
3개의 유지, 8개의 변화, 1개의 추가.
이것으로 신비위가는 자신들의 기술이 훔친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당위성을 만들었다.
이것으로 인해 특허법은 의미를 상실했다.
현행법상으로, 신비위가의 기술력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등록될 확률이 크다.
“용의주도하네.”
샤를이 다소 감탄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용의주도하지.”
신인혁의 눈에서 이채가 흘렀다.
“그리고 용의주도라는 사자성어는 상현이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신인혁은 신비위가의 가주인 위상철과 친구다.
수십 년 지기이니만큼, 위상철의 3살 아래 동생인 위상현과도 어느 정도 교류가 있었다.
그렇기에 위상현의 그릇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
“뭐, 이 판은 위상현이 만든 판이 아닐 테니까.”
위상현은 이런 완벽에 가까운 판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인재가 아니다.
이 정도의 능력이 있었다면, 위상철이 위상현을 중역으로 기용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이번 일의 배후는 따로 있다.
“그래. 상현이를 뒤에서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리고 그건 사냥개. 네 말대로 흑색 마탑일 확률이 매우 높지.”
8종의 마석 정제법을 개량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녔고.
마도신가에서 극비 정보를 빼 낼 수 있으며.
위상현을 꼭두각시로 삼을 수 있을 만큼의 입지를 지닌 존재.
그런 존재는 흑색 마탑 정도밖에 없다.
“거기에 추가로 소피아 님의 확언을 더하면 거의 100%. 네 말은 진실이라는 게 된다.”
정황상 증거에 더해, 소피아라는 믿을 만한 인물의 확언까지.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놈들보다 당신이 더 용의주도한 거 같은데?”
샤를이 혀를 내둘렀다.
신인혁의 합리적인 판단과 냉철한 사고의 흐름에 감탄한 것이다.
“아무튼 지금이라도 믿어 줘서 고마워. 이제야 좀 뭐가 되겠네.”
“딱히 널 믿은 게 아니다. 현 상황과 내 눈을 믿은 거지.”
“뭐가 됐던.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샤를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결론은 뭐야? 막을 수 있을 거 같아?”
신비위가가 새로이 11종의 마석 정제권 특허를 등록하는 걸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가 담긴 질문이었다.
“이대로면 힘들다. 반반 싸움으로 몰고 갈 수는 있을 것 같다만…….”
반반으론 안 된다.
“심사관은 물론, 사회자도 매수됐을 가능성이 커. 반반으론 힘들 거야.”
“그래. 그게 문제지.”
신인혁의 표정이 한층 더 가라앉았다.
‘상현이가 흑색 마탑의 꼭두각시라면, 이대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게 둘 수는 없다.’
여기서 위상현이 조금 더 입지를 키우게 되면, 위상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이 될 터.
그렇게 되면 흑색 마탑이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할 테고, 위상현이 신비위가를 점령하게 될 테지.
그럼 여러모로 귀찮은 상황이 된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오늘 이 협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최초의 첫 걸음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그렇게 신인혁의 두뇌가 빛의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할 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아버지. 저 하율입니다.”
문 밖에서 신하율의 목소리가 들렸다.
“!”
샤를과 신인혁의 눈이 동시에 화등잔 만해졌다.
샤를이 호다닥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
“신태식이! 일어났구나!”
그리고는 반가운 마음을 가득 안고 신하율을 껴안았다.
“예.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아냐. 뭐, 깨달음이라는 게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나. 죄송할 게 뭐 있어.”
샤를이 세상 기쁜 표정으로 웃었다.
“그래. 그만한 결과는 좀 얻었어?”
“……크흠.”
그때, 뒤에서 조용히 있던 신인혁이 헛기침을 했다.
적당히 하고 떨어지라는 샤를을 향한 무언의 압박이었다.
“너희 아버지. 좀 글로벌스럽지 못한 스타일이시구나?”
샤를이 신하율의 귓가에 슬쩍 그렇게 속삭이고는 곧장 몸을 뗐다.
자유의 몸이 된 신하율이 그대로 신인혁의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이쪽으로 온 게냐.”
“예.”
“조금 더 쉬지 않고.”
“괜찮습니다. 컨디션이 그리 나쁘진 않아서요.”
오는 길에 아에스를 걸치고 있었더니, 컨디션은 어느 정도 회복됐다. 물론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쉬고 있을 상황도 아닌 것 같고요.”
신하율의 눈에서 이채가 흘렀다.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눈빛.
그 눈빛을 보며, 신인혁이 속으로 ‘호오’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군.”
“상황은 오는 길에 석현 아저씨께 들었습니다.”
오는 길에 김석현을 만났다면, 상황 파악을 끝냈을 만도 하다.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그 자신감이라…….”
이 답이 없는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당당하고, 자신이 넘친다.
그 말은 즉.
“생각해 둔 게 있나보군.”
이 상황의 타개책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예. 하나, 떠오른 방법이 있습니다.”
신하율이 작게 미소 지으며 긍정했다.
“아버지께서 절 믿어만 주신다면, 이 협상을 완벽하게 뒤집어엎어 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