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220)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220화(220/466)
위상현은 현재 실시간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너 이 새끼! 대체 무슨 사술을 쓰고 있는 거야!”
날아오는 월광탄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신하율이 발한 월광탄은 하나하나가 따로 의지를 지닌 것처럼 수십 갈래로 꺾여 뱀처럼 휘어 하늘을 쇄도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심지어 두 번, 세 번 궤도가 꺾이기까지 한다.
그뿐인가.
막아낸 월광탄들의 잔재가 다시 모여 새로운 월광탄으로 재탄생하기까지 한다.
신하율의 월광탄은 이미 월광탄이라 부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저것은 월광탄의 탈을 쓴 새로운 마법이나 마찬가지다.
“글쎄. 사술을 쓰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당신 같은데.”
신하율이 스태프를 다시금 쿵! 지면에 두드렸다.
그에 맞물려 허공에 떠 있던 뫼비우스의 문양이 격렬하게 회전했다.
그에 반응하듯이 주위에 흩날리던 마나가 일제히 월광탄으로 모습을 바꿨다.
탄생과 동시에 위상현을 향해 날아드는 월광탄.
“큭!”
위상현이 입술을 짓씹고는 마나를 움직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저 공격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월(月) 속성 마법.’
‘7서클, 만월.’
위상현을 중심으로 달이 생겨났다.
만월은 위상현을 완벽하게 감쌌고.
파아아앗-!
이내 무수한 달빛을 쏘아내기 시작했다.
만월의 달빛에 잠식된 월광탄들이 순식간에 소멸하기 시작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월광탄은 3서클 마법.
신하율이 사용했기에, 5~6서클 급의 위력을 담고 있긴 하지만.
태생이 7서클 마법인 만월을 당해 낼 수는 없다.
하물며 개조 AI칩으로 강화된 만큼 더더욱.
“…….”
“…….”
신하율의 월광탄이 모두 소멸하고.
위상현의 만월도 소멸하며, 정적이 찾아왔다.
그 정적을 뚫고 신하율이 비웃음을 터트렸다.
“불법 개조 AI를 쓰니까, 어때. 좀 나아?”
“…….”
위상현의 무표정으로 침묵했다.
“하긴. 그 정도 수준의 칩으론 크게 체감이 안 되려나. 누가 간신배 아니랄까 봐. 기왕 쓸 거면 좋은 거 좀 쓰지. 안전 중시형 중하급 개조 AI 칩이 뭐야?”
그 말대로.
현재 위상현이 사용 중인 AI 칩은 안전에 중점을 두고 개조를 실행한 중하급 칩이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대신, 효과도 그리 뛰어나지 않다.
“그 칩. 날 상대하려고 이식한 건 아닐 테니까. 위상철 어르신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칩인가?”
“……쯧. 그래. 맞다.”
위상현이 정색하며 웃었다.
어차피 다 들통난 거, 굳이 침묵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그게 아니라도 어차피 저놈은 여기서 죽는다.
애초에 비밀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
“의외로 순순히 답해주네? 죽은 자는 말이 없을 테니까 말해 줘도 상관없다. 이런 거야?”
“잘 아는군.”
위상현이 다시금 마법을 준비했다.
이번에 준비하는 것도 당연히 7서클 마법이다.
‘아델라를 노릴까? 아니. 그랬다간 그대로 반격을 당할 확률이 크다. 저 정체모를 짐승이 지키고 있는 이상 손쉽게 막힐 확률도 크고.’
아델라를 노리는 건 하책이다.
“그래. 잘 생각했어. 아델라를 노려봐야 네겐 아무런 득도 없어.”
위상현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마치 속마음을 읽힌 듯한 기분이었다.
“너…… 내 마음을 읽는 건가?”
“이 정도로 마음을 읽긴 무슨. 시선 처리가 그 정도로 노골적이었는데. 눈치 못 채는 게 이상한 거 아냐?”
아델라를 힐끔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 뒤에 다시 신하율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무엇을 생각했다가, 포기한 건지는 명확했다.
“근데……. 이런 당연한 시선 처리도 못 하는 걸 보면 소문이 사실이긴 했나 봐?”
“……소문?”
“어. 신비위가의 차남은 범재 중의 범재라는 소문. 아니. 둔재라고 했나? 진짜 전투 센스가 전무하긴 하네.”
범재. 그리고 둔재.
그 말에 위상현의 이성이 끊어졌다.
“……마지막 자비로서, 최대한 편히 보내주려 했다만, 역린을 건드는군.”
“역린? 재밌네. 당신이 용이라도 된다는 거야? 아. 하긴. 토룡도 용은 용인가?”
토룡. 지렁이.
위상현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이었다.
“……정말 입이 한 시를 쉬질 않는군.”
위상현의 표정이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응집되기 시작한 마나.
그것은 이내 하나의 대마법이 되었다.
‘월(月) 속성 마법.’
‘7서클, 초월(初月).’
초월.
초승달을 형상화한 마법.
만월이 달빛을 이용한 ‘빛 속성 마나’ 위주의 마법이었다면.
초승달은 그 형상 자체를 이용한 ‘어둠 속성 마나’ 위주의 마법이다.
거대한 초승달이 부메랑처럼 하늘을 날아간다.
그 거체에 어울리지 않는 빠른 속도가 눈에 띄었다.
“그 촐싹거리는 입을 더 이상 나불댈 수 없게 만들어 주마.”
순식간에 신하율의 앞까지 도달한 초승달.
신하율의 실력이 예상 보다 뛰어난 건 인정하지만.
7서클 마법을 막을 수는 없을 테지.
위상현은 그렇게 확신했다.
“고작 이 정도로?”
그러나 그건 위상현만의 착각일 뿐.
신하율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자신만만하고, 여유가 넘친다.
신하율이 그대로 스태프를 앞으로 내뻗었다.
위상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저 문양. 이동도 되는 건가?’
동시에 신하율의 머리 위에 떠 있던 뫼비우스의 띠 문양이 스태프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한을 의미하는 뫼비우스.
그것이 그 이름에 걸맞게 무한궤도로 회전했다.
‘파훼.’
그리고 위상현이 발한 초승달은 신하율의 문양과 닿음과 동시에.
쨍그랑-!
산산이 깨져 허공으로 흩날렸다.
“마법…… 무효화?”
그 자리에는 회색빛 마나의 잔해만이 날리고 있었다.
“처음 본 마법을 무효화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땐 그랬지.”
아직 5서클이던 시절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각성의 고리를 엮은 지금의 신하율에겐 그런 제약 따위 없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좀 많이 다르거든.”
신하율이 다시금 스태프를 지면에 쿵! 두드렸다.
그와 동시에 뫼비우스의 띠가 다시금 위치를 바꾸었다.
스태프의 끝부분에서 아래쪽으로.
문양은 스태프 바로 아래.
지면 위에 자리 잡았다.
‘모여라.’
그 순간, 파훼되어 허공을 흩날리던 초승달의 잔재가 스태프를 중심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재결합된 마나.
집결과 동시에.
“초월(初月).”
신하율이 작게 읊조렸다.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었지만, 구태여 마법의 이름을 입으로 주창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너……!”
위상현을 정신적으로 흔들기 위해서.
당황하는 위상현을 바라보며 신하율이 씨익 웃었다.
그와 동시에 신하율의 사선 위에 초승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 전, 위상현이 사용했던 초승달 보다 크기는 반 정도 작고, 품고 있는 위력도 50%가 채 안 되지만.
그것은 명백히 초월(初月)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내 마나의 잔재를 이용해서……?’
심지어 그냥 따라한 것도 아니다.
저 초월은 위상현의 마나를 품고 있다.
즉, 저 마법은 위상현의 마법을 이용해 만든 복제품이라는 말이 된다.
“무효화시킨 마법을…… 그대로 다시 돌려주는 마법이라고……?”
위상현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정답. 이런 건 또 눈치가 빠르네. 학자를 하면 좀 나았겠어.”
그 순간, 초승달이 부메랑처럼 위상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 새끼가……! 감히 내 마법을……!”
마법을 빼앗긴다.
처음 겪는 경험이지만, 상당히 치욕적인 감각이었다.
마치 여자 친구를 빼앗긴 것만 같은 감각.
‘초월(初月)!’
위상현이 분노에 찬 표정으로 다시 ‘초월’을 시전했다.
“그딴 열화 카피로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위상현의 초승달과 신하율의 초승달이 빠르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격돌하려는 순간.
“딱히 힘겨루기를 할 생각은 없어서.”
신하율의 초승달이 궤도를 틀었다.
마치 에어쇼를 하는 비행기가 아크로바틱 하게 궤도를 꺾은 듯했다.
위상현의 초승달을 피해 날아드는 신하율의 초승달.
“큭!”
위상현은 다가오는 초승달을 보며 몸을 비틀었다.
‘지금은 저 마법을 막을 만한 수준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모든 마나를 신체 강화에 집중하여 회피에 전력을 다했다.
휘이이이잉-!
초승달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전력을 다한 보람이 있었다.
위상현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그때, 머리에서 경종이 울렸다.
‘저놈은 마법의 궤도를 무한히 수정할 수 있다…….’
그리고 초승달은 부메랑과 흡사한 타입의 마법이다.
그 말은 즉.
‘부메랑처럼 되돌아 올 가능성이 크다!’
위상현이 그대로 다시 몸을 옆으로 날렸다.
휘이이잉-!
아니나 다를까, 원래 위상현이 서 있던 자리 위로 초승달이 지나갔다.
위상현의 예상대로 부메랑처럼 꺾여 되돌아 온 것이다.
“헉, 헉…….”
위상현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죽음을 앞에 두면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던데. 그거 때문인지. 아니면 생존 본능이 뛰어난 건지……. 뭐가 됐던, 감이 좋네.”
까드드득.
위상현이 입술을 짓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비아냥대는 신하율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려고 하는 중.
“그, 그 초월은…….”
신하율의 위에서 빙빙 돌고 있는 두 번째 초승달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거? 네가 방금 쓴 초월이야. 어떻게 만드는지는 아까 봤잖아?”
신하율이 싱긋 웃었다.
그와 동시에 되돌아가던 첫 번째 초월이 신하율의 근처에서 멈췄다.
“한번 날렸던 초월을…… 다시 회수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고?”
“또 다시 정답.”
신하율의 좌우 사선 위에서 돌고 있는 초월을 보며 멍하니 중얼거린다.
“신기하지? 나도 이런 게 될 줄은 몰랐어.”
각성의 고리가 마나의 처리 효율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마법의 활용 능력이 대폭 상승했다.
이제는 이처럼 한번 발동시킨 마법을 반영구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자, 그럼 이번엔 두 개야. 어디 잘 막아 봐.”
다시금 하늘을 날아가는 두 개의 초월.
위상현이 이를 악물고 마법을 사용했다.
‘놈이 궤도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이상, 같은 초월을 써 봐야 아까 그 상황이 반복될 뿐. 그렇다면…….’
위상현은 다시 ‘만월’을 펼쳤다.
‘궤도를 꺾어도 의미가 없도록, 단숨에 지워버린다!’
방어에 특화되어 있는 범위 기술이니만큼, 저 정도 크기의 초월 두 개를 지우는 건 일도 아니리라.
번쩍-!
완성된 만월에서 달빛이 쏟아져 내린다.
‘됐다!’
그리고 예상대로, 초월은 만월에 휩싸여 순식간에 소멸했다.
“그딴 사술론 날…….”
그딴 사술로 난 이길 수 없다.
그렇게 말하려던 중.
“바라오니―.”
신하율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울렸다.
“!”
저 귀에 익은 말.
‘저건……. 저 영창은…….’
TV를 통해 수차례나 재방송되어, 못 들으려야 못 들을 수가 없는 말.
신하율의 명성이 크게 치솟게 된 계기가 된 마법의 첫 시동어.
‘영구동토!’
놈은 지금 영창을 하고 있다.
위상현은 단숨에 조급해졌다.
그 마법을 쓰게 둬선 안 된다.
그 마법만큼은 자신도 막을 수 없다.
위상현은 그런 확신을 갖고 반격을 위해 몸을 날렸다.
“헛짓거리 하지 마라!”
신하율의 ‘영구동토’는 영창을 이용한 마법이다.
그때, 영상으로 본 바에 의하면 영창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40초.
‘그 긴 영창을 완성하게 둘 것 같으냐!’
절대 완성하게 둘 수 없다.
위상현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연달아 날렸다.
동시에 위상현 자신도 신하율의 품으로 달려 들어갔다.
콰아아아아앙-!
위상현이 먼저 쏜 마법이 신하율에게 적중하며, 그대로 폭발했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위상현은 쾌재를 부르며 연기 속으로 몸을 날렸다.
“1:1 전투에서 영창 같은 걸 하다니. 멍청한 놈!”
그리고 무방비한 상태의 신하율에게 일격을 날리려던 중.
“글쎄. 멍청한 게 누굴까.”
휘이이이익-!
연기가 걷히며, 신하율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옥에 직접 발을 들인 걸 환영해.”
마법에 피격당한 흔적 따윈 찾아볼 수도 없는 말끔한 모습으로, 자세를 낮추고 위상현에게 얼굴을 들이민다.
그리고는 그대로 어깨와 등을 이용해 쿵!
‘철산고!’
퍼어어어억-!
“커헉!”
위상현을 날려 보냈다.
‘영창은 페이크였나!’
영창을 하는 척, 위상현을 유인한 거였다.
“이 새……끼가!”
이런 뻔히 보이는 수작질에 넘어가다니.
위상현이 이를 악물고 낙법을 취해, 그대로 몸을 뒤로 굴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껏 유인하고 나서 한다는 게 고작 이딴 몸통박치기뿐이라니! 어설픈 놈! 이 기회를 놓친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거다!”
그리곤 신하율을 노려보며 필사적으로 비아냥댔다.
“그렇게 생각해?”
신하율은 위상현에게 스태프를 내밀고 있었다.
방금 전 철산고로 날려 보낸 직후, 이미 스태프를 내밀고 있었던 것이리라.
“그거 알아? 영창은 미끼였지만, 영구동토는 미끼가 아니야.”
“그건 또 무슨 헛소…….”
쩌저적-!
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신하율을 중심으로, 세상 모든 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카일룸, 고유 권능.’
카일룸에서 뿜어져 나오던 검은빛이 한층 더 어둡게 물들었다.
‘그레이트 메모라이즈.’
‘영구동토. 해방.’
카일룸의 고유 권능에 따라, 미리 저장해 둔 영구동토가 발동되었다.
쩌저저저저저저적-!
그 위로, 뫼비우스의 띠가 휘감겼다.
카일룸과 각성의 고리가 강화한 영구동토.
안 그래도 강력했던 위력을 자랑하던 영구동토가, 한층 더 강력해진 위력으로 주위 모든 것을 얼려버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