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236)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236화(236/466)
그 후, 약 20분이 추가로 흘러.
세인 비노슈가 업무가 있다며 먼저 돌아가고 난 뒤.
스텔라 비노슈가 신하율을 배웅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어머니와 대련까지. 너무 갑작스러웠죠? 죄송해요.”
“확실히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만, 나쁘진 않았다.”
신하율이 썩 재미있었다는 듯이 웃었다.
“이번 대련으로 새로 배운 것도 있고 말이지.”
스텔라가 감탄했다.
검사에게 있어 깨달음이란 자신의 부족함을 자각했을 때 발생하는 법이다.
이번 대련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건, 신하율이 자신을 부족하다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저 정도 경지에 올랐음에도, 저 겸손함이라니…….’
그의 진취적인 욕구와 선한 인품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멋있다.’
비굴함이나, 기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겸손은 이리도 멋진 것이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임시 교관증은 언제 발급되는 거지?”
“아, 교관증이라면 내일 바로 발급될 거예요.”
“흠. 그럼 모레부턴 학교에 가도 된다는 건가?”
“출입 자체는 당장 내일부터도 가능해요. 물론 신분을 보장해 줄 교관증이 없으니만큼, 제가 동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겠지만요.”
신하율이 잠시 고민했다.
“가능하다면 내일 바로 시설 확인이라도 먼저 해 보고 싶다만…….”
신하율의 목적은 학교 내 이그니스의 탐지다.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시작하는 게 이득이다.
‘첫 날이니만큼, 안내해 줄 사람이 있으면 더 좋고.’
가능하다면 내일 스텔라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돌아다니고 싶다.
하지만.
‘이 이상 수고를 끼치는 건 피하고 싶은데.’
임시 교관증부터 시작해서 이미 상당히 신세를 졌다.
이미 충분히 귀찮게 했는데, 여기서 더 귀찮게 하는 건 좀 그렇다.
누군가에게 시설을 안내 해 주는 건 상당한 신경과 시간을 소모하는 일이니까.
“흠. 아니다. 내일 교관증을 받고, 모레 정식으로 출입하도록 하지.”
그냥 욕심을 좀 버리자.
어차피 하루 차이다.
그리 큰 차이도 아니다.
신하율은 그렇게 마음을 정했다.
“그, 만약 절 배려해 주셔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라면 신경 안 쓰셔도 되요!”
그런 신하율의 생각을 읽은 듯, 스텔라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시설의 안내야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일 오시던, 모레 오시던, 처음에 시설을 안내 해 줄 사람은 필요하니까요.”
“안내가 필요하긴 하겠다만. 그 안내를 굳이 네가 할 필요는 없지.”
모레, 정식으로 입장하게 되면 알아서 안내자가 붙을 거다.
그럼 굳이 스텔라가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너도 너 나름대로의 일정이 있을 터. 굳이 나한테 맞춰 줄 필요 없다.”
나름의 배려가 잔뜩 섞인 말이었다.
루안 팔라티아를 연기하고 있기에 상당히 건조하고 무뚝뚝한 말이 됐지만 말이다.
“그 말은…….”
아니나 다를까 스텔라의 표정이 굳었다. 뭔가, 욱한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
“딱히 제 안내는 받고 싶지 않다. 이런 말인 거죠?”
“그게 왜 그런 의미가 되지?”
“너는 너 할 일이나 하라니. 그런 의미로밖에 안 들리는 걸요.”
살짝 뾰루퉁한 표정.
아주 미세하게 튀어나온 입술이 ‘저 지금 삐졌어요.’라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다. 너도 네 훈련이 있을 텐데, 굳이 중요한 시간을 내게 낭비할 이유가 있냐는 말이었다.”
“아, 그건 괜찮아요. 내일은 실전 훈련보단 실내 수업이 많은 날이라서요. 들으나 마나 별 차이가 없답니다.”
“실내 수업도 중요한 수업이다.”
“괜찮아요. 어차피 들으나 마나 만점이라서요.”
스텔라가 싱긋 웃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 뒤에서 신하율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만약 지금 이 자리에 지순찬이 있었다면, ‘신하율 도플갱어……. 재수 없음이 두 배…….’ 라고 중얼거리지 않았을까.
“그러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되요.”
스텔라가 살짝 혀를 내빼고 귀엽게 웃었다.
“솔직히 다 아는 내용 한 번 더 듣는 것보다, 루안 님을 안내 해 드리면서 산책이라도 하는 게 더 좋아서요. 부디 안내할 수 있게 해 주셨으면 해요.”
“……그렇군.”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더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그럼 그 호의. 고맙게 받겠다.”
신하율이 작게 웃으며 감사를 전했다.
“별말씀을.”
스텔라도 싱긋 웃었다.
아주 여유로운 미소였다.
‘됐다!’
물론 여유로운 건 표정뿐.
속으로는 요란하게 환호하고 있었다.
어이없는 이유로 좋은 기회를 날릴 뻔했는데. 어찌어찌 잘 해결했다.
‘내 순발력. 아주 칭찬해.’
스텔라가 스스로를 칭찬하며 베시시 웃었다.
벌써부터 내일이 기대된다.
“분위기 좋은 와중에 죄송해요.”
그때, 뒤에서 두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릴리안 님.”
“왠지 세인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거 같아서 그냥 갈까 싶기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인사도 안 하고 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릴리안 스테어트가 호의 서린 목소리와 표정으로 신하율의 앞에 섰다.
“반가워요. 릴리안 스테어트라고 해요.”
그리곤 그대로 오른손을 내밀었다.
“아, 혹시 스테어트가에 대해 모르시는 건 아니죠?”
장난스런 목소리와 눈빛.
다소나마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다분한 모습이었다.
“프랑스인 중에 스테어트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신하율이 릴리안이 만든 부드러운 기류에 편승하듯이 오른손을 맞잡았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저는 루안 팔라티아. 별거 없는 떠돌이 기사입니다.”
“어머. 별거 없는 떠돌이 기사라니. 그럼 세인은 별거 없는 떠돌이 기사한테 고전을 면치 못했단 말이네요.”
“세인 님이 많이 봐 주셨습니다.”
“네에?”
릴리안이 호들갑을 떨며 눈을 크게 떴다.
“세상에. 대상의 자질을 확인해야 하는 시험관이, 힘을 빼고 설렁설렁했다는 건가요? 그건 큰 문제네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어요.”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신하율이 진심으로 당황했다.
이렇게 꼬투리를 잡힐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는 표정이다.
그런 신하율의 표정에 릴리안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아이 참. 농담인데 뭐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세요. 아까 전에 세인을 압박하던 검사랑 동일 인물 맞나요?”
“……겉보기와 달리 짓궂으신 면이 있으시네요.”
사실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을 했다. 릴리안 스테어트는 평소에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친한 사람에게 만큼은 의외로 짓궂은 면을 보인다는 건 루안은 몰라야 하는 정보니까.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요.”
“기분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럼 다행이구요.”
릴리안이 다시금 미소 지었다.
아델라에게 조금 더 연륜이 생기면 딱 저런 미소가 나오지 않을까.
“아, 그리고 이쪽은 제 딸. 아델라에요.”
릴리안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던 아델라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델라. 인사해야지.”
“……아델라 스테어트입니다.”
“루안 팔라티아입니다.”
아델라가 꾸벅 고개를 숙였고, 신하율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 희대의 천재라고요.”
“……아닙니다.”
아델라의 표정이 아주 살짝 흔들렸다.
진짜 천재한테 희대의 천재라는 말을 듣다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뭔가 비아냥처럼 들리기도 하고.
‘물론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표정 관리. 우린 처음 보는 사이다. 우린 초면이다…….’
아델라가 자기 암시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그럼요. 제 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아델라는 천재 중의 천재랍니다.”
“어, 엄마……!”
아델라가 부끄럽다는 표정으로 소리죽여 소리쳤다.
진짜 천재가 보고 있는 앞에서 저런 말을 들으니, 배 이상으로 부끄럽다.
“아, 물론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인에게 인정받을 만큼의 실력을 지닌 당신만큼은 아니지만요.”
“그……. 아닙니다.”
신하율이 뭐라 대답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런 신하율의 표정이 귀엽다는 듯이, 릴리안이 씨익 웃었다.
“아이 참. 자꾸 그런 반응 보이면, 제가 장난을 칠 수밖에 없잖아요.”
두 눈에 호의가 가득 깃들어 있다.
‘희대의 천재 검사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친해 질 가치가 있었는데. 이런 성격과 인품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전형적으로 친해져 둬서 나쁠 거 없는 타입이다.
“아델라. 어때? 너도 엄마 닮았으니까 남자 취향은 비슷할 텐데.”
“……뭐가 어떠냐는 건가요?”
“뭐긴. 남편감으로 어떠냐고.”
“네에에?”
그런 릴리안의 말에 반응한 것은 의외로 아델라가 아니라 스텔라였다.
시종일관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스텔라가 세상 놀라서 ‘네에에?’라고 소리쳐 버렸다.
“어머? 스텔라 양이 왜 놀라요? 내가 해선 안 될 말이라도 했나?”
릴리안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아뇨. 그건 아닌데…….”
“그건 아닌데?”
“그니까…….”
“뭐에요. 아까 세인이 뭐라 할 땐 그런 거 아니라고만 소리치더니. 연막이었어요?”
“그게, 그러니까. 뭐냐면…….”
스텔라가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그런 스텔라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이 릴리안이 다시금 크게 웃었다.
“아, 진짜. 둘 다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뭔가 풋풋하다고 해야 하나. 순수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 순수해서 장난치기도 미안해지네.”
릴리안이 스텔라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였다.
“걱정 마요. 농담이었으니까.”
“……농담이요?”
“네. 우리 아델라는 이미 줄 사람이 정해져 있거든요. 아시지 않나요?”
“아! 오벨리스크 아카데미의 신…….”
“엄마아!”
신하율의 하라는 글자도 나오기 전에, 아델라가 크게 소리쳤다.
“깜짝이야. 갑자기 왜 소리를 치니? 어릴 땐 하율이랑 결혼할 거라고 노래를 불렀으면…….”
“아아아아!”
아델라가 붉어진 표정으로 릴리안의 입을 막았다.
“얘는. 왜 이러니. 누가 듣는다고. 여기서부터 부끄러워해서야 나중에 어쩌……. 읍.”
아델라가 필사적으로 릴리안의 입을 막았다.
“알았어. 안 할 게. 안 할 테니까, 손 떼 이 기지배야.”
릴리안이 세상 즐겁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 * *
그 후, 릴리안 님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떠났다.
‘그럼 저도 세인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먼저 가 볼게요.’
세인 님도 그렇고 릴리안 님도 그렇고.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수고가 많으시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한 이유가 있다, 이런 말이겠지.
아무튼 그렇게 릴리안 님까지 떠나고. 우리 셋도 각자 귀가 준비에 들어섰다.
“그럼 두 분 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아니, 셋이 아니라 둘이 귀가 준비에 들어섰다고 해야 할까.
이번 시험은 스텔라의 본가에서 치러졌다.
스텔라는 그냥 위로 올라가면 그게 귀가다.
고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건 나와 아델라뿐.
“그래. 내일 1시까지 가겠다. 그때 보지.”
“예. 기다리고 있을게요.”
스텔라가 내게 싱긋 미소 지어 보이고는, 내 옆에 타 있는 아델라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숙소까지 잘 부탁드려요.”
“예.”
스텔라는 상당히 불만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손님인 아델라가 나를 직접 데려다 준다는 게 불만인 것 같다.
손님을 손님에게 맡긴다.
내가 초대자의 입장이었어도 뭔가 찝찝할 것 같긴 하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여쭈는 건데, 진짜 따로 차를 안 내 드려도 되는 거 맞죠?”
“예. 정말 괜찮아요. 어차피 돌아가는 길인데요 뭐. 차를 두 대나 움직이는 건 낭비에요.”
아델라가 평소의 무표정한 표정으로 넌지시 답했다.
“뭐, 다른 목적이 있으신 건 아니죠?”
“다른 목적이라뇨?”
“그거 있잖아요. 그거.”
“……?”
아델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
아예 감도 안 잡힌다는 표정이다.
“아니면 됐어요.”
그런 아델라의 반응에 스텔라가 안심한 듯 작게 미소 지었다.
“아무튼 진짜 가 보겠습니다.”
아델라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이라고 생각하는 표정으로 적당히 인사를 했다.
“예.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렇게 진짜 마지막 인사가 끝나고, 창문이 닫힘과 동시에 차가 출발했다.
그렇게 약 2분이 흘러.
차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할 때쯤.
“이 차의 보안은 완벽해요. 어머니가 사적인 얘기를 할 때 쓰는 차거든요.”
아델라가 지쳤다는 듯이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양손으로 양쪽 볼을 어루만졌다.
마치 안면 근육 마사지라도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시종일관 무표정을 연기하는 게 꽤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운전 중인 집사님도 못 들으니까. 편히 말씀하셔도 되요.”
훨씬 편안한 표정이 된 아델라가 내게 시선을 돌렸다.
평소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묘하게 강압적인 느낌이다.
마치 ‘저한테 하실 말이 있지 않나요? 많을 텐데요?’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런 아델라에게 답을 하기 보단, 먼저 마법을 사용해 뒷좌석을 살폈다.
이 안에 감시 카메라라든지 도청 장치 같은 건 없는지 확인한 것이다.
‘깔끔하네.’
아델라가 단언할 만큼은 되는 듯, 뒷좌석은 아주 깔끔했다.
이 정도면, 마음 편히 얘기해도 될 것 같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나쁘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네. 저도 놀랐어요.”
설마 아델라와 이렇게 엮이게 될 줄은.
다시 생각해도 참 기묘하다.
“일단 접선 방법부터 새로 정하자.”
“예.”
관계가 변한 만큼, 이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는 없다. 안면을 튼 이상 접선 방법은 바뀔 수밖에 없다.
“다음 정기 만남까진 바에서 만나자. 다행히 아델라 너는 바에 올 땐, 몰라 볼 정도로 어른스러운 화장을 하고 오기도 하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 본인이었군. 같은 느낌으로 접근할게.”
세부적인 접선 방법은 추후에 다시 정하기로 하고.
일단 다음 접선 방법부터 정했다.
“음. 자연스러운 방법이긴 한데……. 의심받진 않겠죠?”
“괜찮아. 세인 비노슈가 껴 있는 이상, 이 판 자체가 조작됐을 거란 생각은 못할 거야. 우리가 이상한 짓만 안 하면, 걸릴 리가 없어.”
이번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다리를 두 개 정도 건너, 만나기도 했겠다. 나와 아델라의 관계에 대해 의심을 품을 여지는 거의 없다.
‘아무튼 자연스럽게 안면도 텄겠다. 정보를 교환하는 게 훨씬 수월해지겠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번 만남은 나쁘지 않은 헤프닝이다.
“다행이네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했는데…….”
아델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보다 미리미리 알려주셨으면 이렇게 당황할 일은 없었잖아요. 기사 신분으로 활동한다는 건 왜 말 안 해 주신 거예요?”
“어……. 말 안 했던가?”
“예. 말 안 했어요.”
잠시 생각해 봤다.
어지간한 건 다 말 했는데, 기사로서 활동한다는 건 아예 말 안 했구나?
“그리고 마나 코어는 대체 뭐에요? 그 실력은 또 뭐고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세인 님과 상대가 될 수준이라니. 어떻게…….”
아델라가 세상만사 모든 게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폭풍처럼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단 진정해. 진정하고 하나씩 얘기하자.”
아무래도 얘기가 좀 길어질 것 같다.
“일단 마나 코어는 딱히 마나 서클과 상극인 게 아니야…… 마나 코어와 상극인 건…….”
나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