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Mythical Archmage RAW novel - Chapter (244)
신화 속 대마법사의 재림-244화(244/466)
두 연구원을 뒤로하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다.
대충 10분 정도 걸어갔을까.
딱 봐도 ‘여기가 입구요.’라고 주장하는 듯한 백색 문을 발견했다.
누가 봐도 연구소의 입구였고, 누가 봐도 엄중한 보안 장치로 지켜지고 있을 법한 문이었다.
‘없어?’
그러나 CCTV는 찾아 볼 수 없었다.
CCTV는 물론 다른 보안도 보이지 않았다.
내 신안엔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미호도 아무 반응이 없는 걸보면 별다른 걸 느끼지 못한 듯하다.
나와 미호 둘 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CCTV고 뭐고 진짜 아무런 보안 시스템이 없다는 말이다.
‘왜 이렇게 허술해?’
입구에도 아무런 보안이 없다니.
파리 지하에 이런 비밀 시설을 만들어 놓은 놈들 치고는 보안이 허술해도 너무 허술하다.
‘이쯤 되니 찝찝한데.’
원래라면 보안이 없단 거에 기뻐해야 하겠지만, 이 정도로 허술하니까 오히려 찝찝하고 불안하다.
‘일단…… 들어 가 보자.’
문 근처에 따로 인기척은 감지되지 않는다.
나는 곧장 문을 열고, 연구소 내부로 발을 내딛었다.
* * *
연구소 내부는 상당히 휑했다.
별다른 연구 기구가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30분 내내 연구소 곳곳을 탐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털끝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이해할 수가 없네. 뭐 이렇게 아무것도 없지?’
이런 비밀 연구소를 만들어 두고, 내부에 별 다른 장치나 인력을 배치해 두지 않다니.
뭔 연구를 어떻게 하고 있길래 이런 기형적인 구조인 걸까.
상상도 안 간다.
30분의 수색 동안 연구 일지 같은 것은 찾지도 못했고.
모든 게 오리무중이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에 안 그래도 찝찝했던 기분이 한층 더 찝찝해졌다.
‘중심부에는 뭐가 좀 있으려나.’
이그니스의 기운이 풀풀 풍겨 나오는 연구소의 중심부.
거기를 조사해 보면 뭘 좀 알 수 있으리라.
‘가 보자.’
나는 그곳으로 천천히 발을 옮겼다.
그렇게 약 1분 정도를 이동했을까.
딱 봐도 엄중해 보이는 보안문이 나를 반겼다.
그 문을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중심부엔 보안이 있어야지.’
연구소 내부에도 CCTV나 보안 시스템 같은 건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찝찝함이 더 커져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런 최심부에는 보안 시스템이 있구나.
여기까지 아무런 보안이 없었다면, 진짜 말도 안 되게 찝찝했을 텐데.
단숨에 찝찝함이 사그라지는 기분이다.
‘근데 이러면 못 들어가겠네.’
뚫으려고 하면 뚫을 수는 있다.
그렇게까지 뛰어난 보안 시스템으로 보이지도 않고.
굳이 공명이나 공진을 사용하지 않아도, 파훼만으로 충분히 뚫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뚫고 나면 무조건 내 정체가 발각된다는 것.
고로, 이 이상 나아갈 수는 없다.
오늘의 잠입은 여기서 끝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는 수밖에.’
정보는 얻을 만큼 얻었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지 말고, 추후를 노리는 게 옳은 선택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났을 때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보안으로 지켜지고 있는 연구소 내부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뜨거워! 살려… 살려 줘…! 아니, 그냥 죽여 줘어어어어!”
갑작스런 비명 소리에 반응할 새도 없이.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돌연 화염이 팽창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 보안벽이 녹아내렸다.
마치 얼음이 불에 녹아가듯이, 문은 아주 빠르게 융화되어 갔다.
문이 완전히 녹아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초 남짓.
‘위험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0.5초 정도 상황 파악이 늦었다.
나는 다소 늦게나마 뒤로 몸을 날렸다.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지만.
이대로 있으면 나도 이그니스의 화염에 불타 죽게 된다.
이유고 뭐고 일단은 전력을 다해 도주해야 한다.
나는 전력을 다해 뒤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불꽃의 확장세가 너무 빨라!’
그러나 이그니스의 화염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내 최고 속도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추월해 다가오는 화염.
이대로면 따라잡힌다.
‘공진(共振)!’
나는 그대로 ‘공진’까지 사용해서 인피니티 서클의 회전을 끌어올렸다.
하체에 더 강력한 마나가 스며들었다.
공진의 강화로 한층 더 빨라진 속도.
내 속도는 배에 가깝게 빨라졌다.
‘아직 모자라!’
그럼에도 이그니스의 확장 속도에는 미치지 않았다.
아주 살짝.
이그니스가 뻗어나가는 속도가 빠르다.
‘화염의 기세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긴 하지만…….’
다행인 건, 화염이 다가오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것.
폭발의 중심지에서 벗어나며, 서서히 힘을 잃고 있는 것이리라.
‘그래도 아슬아슬해.’
줄어드는 속도를 계산하면, 상당히 아슬아슬하다.
관건은 10초.
10초 이내에 화염이 기세를 잃으면 살 것이고, 아니면 화염에 잡아먹힌다.
화륵, 화르르륵!
점점 다가오는 화염.
그렇게 1분 같은 1초가 총 열 차례 지나가.
내 등에 화염의 흔적이 남아가기 시작할 때쯤.
‘제발 멈춰라……!’
내 바람이 닿은 것일까.
화염이 뻗어나가는 속도가 나보다 느려졌다.
‘됐다!’
단숨에 느려진 화염의 속도.
이제 내가 저 화염에 붙잡힐 일은 없다.
‘이대로 빠져나가서…….’
그렇게 안심하고 있던 바로 그때.
화륵, 화르르르르르륵-!
“……!”
돌연 화염이 다시금 팽창했다.
회광반조.
태양이 지기 전, 하늘이 순간 밝아지는 것처럼.
마지막 힘을 짜 내는 듯, 화염의 기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폭발적인 확장세는 이내 내 신체에 영향을 끼쳤고.
치이이이익-!
“큽!”
이그니스의 화염은 결국 내 손가락에 닿기에 이른다.
뜨겁다.
순식간에 불타오르기 시작한 내 검지.
‘화력이…… 너무 강해!’
다행인 건, 순간적으로 반응해서 마나를 검지에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 정도일까.
그게 아니었으면 이미 내 검지는 형체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다행인 점.
불타 없어지기 전의 마지막 반짝임이었기에, 이 이상 화염이 커질 일은 없다는 것.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아.’
나는 그대로 검지의 통증을 억누르며, 연구소 반대쪽을 향해 달려 나갔다.
생각의 정리는 여기서 벗어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 * *
이그니스의 폭주로 쑥대밭이 되었어야 할 연구소는 예상 외로 아주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흠. 또 폭주했나.”
의자에 앉아 실험체를 지켜보던 닥터에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뭐, 처음에 비해 많이 순화되긴 했군.”
처음에 이그니스가 폭주했을 땐, 이곳과 이어져 있는 메인 통로는 물론이고 비밀 통로 세 군데의 끝까지 화염이 뻗어 나갔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장족의 발전을 이룬 거다.
‘마나의 폭발세를 봤을 때 대충 연구소 초입까지인가.’
고작 연구소 초입까지 밖에 화염이 뻗어나가지 않다니.
확실히 연구가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닥터가 나쁘지 않다는 표정으로 작게 웃었다.
“누구 없나.”
“부르셨습니까.”
닥터의 말에 한 연구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석 연구원은 현재 볼일을 보기 위해 밖에 나가 있는 상태라, 다른 연구원이 온 것이다.
“화염이 완전히 멎는 즉시 정리를 시작해라.”
“평소와 똑같이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보관고의 입구에만 보안문이랑 CCTV를 설치하고. 다른 덴 그냥 둬라.”
잦은 이그니스의 폭주로 사방팔방의 보안 체계가 다 박살나는 통에 중심지를 제외하고는 굳이 CCTV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이게 이 연구실의 보안이 허술한 이유다.
“연구소 내부의 화염 내성 자재들에 영향이 없나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도록.”
이 연구소는 애초에 화염 내성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강력한 화염 내성 자재를 모조리 때려 박아서 불타는 일은 없고.
연구소 내부에서 화염이 고립되어 추가 폭발을 일으키지 않도록 연구소 중앙부터 복도, 비밀 통로까지 화염을 확산시켜 잠재울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게 이 연구소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규모 조형의 비밀이자, 세 개의 비밀 통로의 존재 의의다.
“예. 실험체의 폐기까지 확실히 처리해 두겠습니다.”
“실수는 용납지 않는다.”
“주의하겠습니다.”
연구원의 대답과 함께 닥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염의 성질을 분석하러 가십니까?”
“그래.”
“보조를 붙일까요?”
“필요 없다. 폭주가 컸던 것도 아니고. 너희는 정리에 전념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닥터는 연구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향했다.
향하는 곳은 화염이 폭발해 나간 방향. 화염이 멎은 곳의 끝.
닥터는 주머니에서 성질 관찰 시약을 꺼내, 이리저리 뿌리며 길을 나아갔다.
‘확실히 안정화 되고 있어.’
시약과 만나 녹색으로 변해가는 검댕들.
뒤로 갈수록 연한 색을 띄기 시작한 검댕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닥터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시약을 뿌리고 관찰하는 행위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연구소의 초입 부근에 도착했다.
닥터는 마지막으로 그을린 벽면에 시약을 뿌렸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색이 변하기 시작한 검댕.
“이건…….”
그 순간 닥터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현재 닥터가 뿌리고 있는 시약은 마나의 잔재와 반응하는 시약으로 화염 마법의 잔재와 만나면 녹색으로 변화한다.
강한 화력일수록 짙은 녹색으로.
약한 화력일수록 옅은 녹색으로 변화하게 되는 식이다.
녹색의 명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색으로 변화하는 일은 결코 없다.
“푸른색?”
그런데 마지막 구역의 검댕은 시약과 만나 푸른색으로 변화했다.
화염의 마나만으로는 절대 푸른색을 띌 수가 없다.
이 말은 즉.
“연구소에 침입자가 있었다?”
이런 말이었다.
“내 성에…… 쥐새끼가 침입했다고?”
닥터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감히 어떤 새끼가…….”
그리곤 저 멀리, 어둠이 드리운 통로 너머를 뚫어져라 노려봤다.
* * *
이그니스의 화염을 피해 도주한지 어언 20분.
전력을 다해 달려왔기 때문일까.
2시간 걸렸던 통로를 고작 20분 만에 주파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곧바로 비밀 통로에 손을 가져다 대고, 열 때와 반대로 조작을 했다.
이 구조의 문이라면 역 동작으로 열릴 게 분명하다.
‘열렸다.’
내 예상대로였다.
아무 소리도 없이 열리는 비밀 통로.
비밀 통로 너머 햇빛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아침이 된 모양이다.
나는 그대로 비밀 통로를 나서 건물 옥상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멈추는 일 없이 건물 사이를 뛰어넘어 도주했다.
‘이번엔 상당히 과감하게 움직였어. 누군가가 내 움직임에 눈치 채고 따라 붙었을 수도 있어.’
혹시 모를 미행을 경계하면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호텔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아니야. 혹시 미행이 붙었을 수도 있어. 조금 선회해서 돌아가자.’
생각을 마침과 동시에 동선을 수정했다.
그렇게 약 40분 정도가 흘러.
약 두 배의 시간을 더 소모해 호텔에 도착했다.
‘다행히 들키진 않은 것 같네.’
다행히 미행은 붙지 않았다.
혹시 몰라 인근을 빙빙 돌아보기도 했는데, 수상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그니스의 폭주 때문에 마나가 묻혀 내 마나를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다.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
‘상태가 말이 아니네.’
반쯤 타버린 옷을 벗어 버리고, 마지막에 불타버린 검지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윽.’
과연 이그니스라는 걸까.
전력을 다해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상당하다.
조금만 반응이 느렸다면, 세포가 모조리 괴사해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됐을 거다.
‘3도 화상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지.’
나는 짜릿한 통증을 억누르며 손가락에 연고를 발랐다.
그리고 마무리로 밴드를 붙인 뒤, 붕대까지 감았다.
이걸로 끝.
이 정도 상처는 2일 정도면 흉터도 남지 않고 사라질 테지.
할짝.
연신 내 품에 안겨 있던 미호가 내 손가락을 살짝 핥았다.
괜찮냐고 묻는 듯했다.
“난 괜찮아. 미호 너는 어디 다친 데 없고?”
미호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어.”
나는 그런 미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미호가 기분 좋다는 듯이 울었다.
우우우우웅-!
그때 침대 옆에 놓아 둔 폰이 진동했다.
[AM 7:00]출근 시간을 알리는 알람이었다.
‘쉴 새가 없네.’
나는 곧장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고, 제복으로 갈아입었다.
“미호 너는 먼저 미미르의 서에 가 있어. 미미르한테 내 안부 인사도 좀 전해주고.”
재빨리 옷을 갈아입으며 미호에게 안부 전달을 부탁하고, 그대로 미미르의 서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자마자 신발을 신고 그대로 호텔을 떠났다.
* * *
수업 시작 3분 전, 학교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늦은 출근이었지만 딱히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몇몇 분께선 늦잠이라도 잤냐며 핀잔 같은 장난을 치시긴 했지만, 진심이 담겨 있진 않았다.
평소의 행실 덕분일까.
아니면 진짜 지각한 건 아니라 그런 걸까.
아무튼 나는 지각하는 일 없이 출근에 성공했다.
‘후우.’
그렇게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내 자리에 앉았다.
조금 여유가 생기자, 안 그래도 복잡했던 머리가 한층 더 복잡해지는 듯했다.
하기야.
연구소 잠입이 끝나자마자 따로 생각의 정리도 못하고 바로 출근한 거니까.
머리가 복잡한 건 당연했다.
‘지각이고 뭐고, 미미르랑 얘기 좀 해 보고 올 걸 그랬나.’
그런 후회도 살짝 들었다.
평소 행실을 생각하면 지각 좀 한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았을 텐데.
‘이미 등교해 버린 거 어쩌겠어.’
아에스가 있는 이상, 시간과 장소만 허락한다면 미미르의 서엔 언제든지 갈 수 있다.
첫 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가 봐야지.
‘그때까진 일단 생각을 비우자.’
그렇게 다짐하며 온갖 것들을 머릿속 한편에 쑤셔 넣었다.
“후우…….”
심호흡까지 마치니, 어느 정도 평정심이 되돌아왔다.
“다들 잠시 괜찮으십니까?”
그때, 교관실에 이사장님이 찾아 오셨다.
평소라면 출근하지도 않았을 시간인데. 무슨 일이시지?
“수업 시간입니다만…….”
“잠시면 됩니다. 중요한 손님이 오셔서요. 소개만 좀 시켜드리려 합니다.”
“중요한 손님이요?”
다들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 시간에 올 중요한 손님이 누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들어오시지요.”
이사장이 환한 미소로 손님을 반겼다.
문 너머에서 훤칠한 외모의 중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깔끔하게 정돈한 머리와 정장이 돋보였다.
“매 년마다 저희 학교에 많은 기부금을 내 주고 계시는…….”
남자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내 동공이 확장되었다.
“프로페서 아슈인 님이십니다. 바쁘신 분이십니다만, 오늘은 기부금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 차, 이렇게…….”
이사장님의 말은 더 이상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타락한 마나…….’
이사장님이 프로페서 아슈인 이라고 소개한 남자에게선 흑색 마탑의 증거나 마찬가지인 타락한 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렝 스미스 급의 마나와는 그 성질부터가 다른.
‘트키쉬, 퍼레이드와 동급이야.’
간부급의 마나가 말이다.
“반갑습니다. 이사장님께선 ‘프로페서’라 부르고 계십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 호칭보단…….”
남자가 웃었다.
일순, 상쾌한 웃음처럼 보였지만, 내 눈엔 상당한 이질적인 미소로 보였다.
“‘닥터’라는 호칭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부디 닥터 아슈인이라고 불러 주시길.”
아마도 진짜 ‘닥터’
그가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